[문성후의 ESG 칼럼] ESG, ‘네카라쿠배’도 할 때가 되었다

문성후 소장 입력 : 2021.06.14 10:10 ㅣ 수정 : 2021.06.16 09:10

CSR은 학자나 NGO에 의해 추동돼 / ESG추동 주체는 투자자, 고객, 종업원, 정부, 협력사 등을 모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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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문성후 ESG중심연구소 소장] ESG는 투자자들이 먼저 화두를 던졌다. 블랙락의 래리 핀크 회장을 필두로 수많은 기관투자가, 금융기관이 ‘ESG 요소가 잘 준수되지 않으면, 기업에 돈을 끊거나, 줄이겠다’고 선언하며 ESG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업에게 가장 민감한 경영환경은 돈줄의 변화다. 돈의 흐름이 ESG로 바뀌니 당연히 바뀐 흐름을 쫓아 기업은 ESG를 중심에 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ESG가 과연 투자자들만의 힘으로 가능했을까? 기업 입장에서는 돈에 관한 흥정이라면 금융기관과 다시 조건을 맞추어 거래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워런 버핏처럼 ESG 요소를 후 순위로 두는 투자가를 찾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SG에 천착했던 다농 전 CEO 에마뉘엘 파버를 쫓아낸 행동주의 주주 블루벨 등을 찾아가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ESG는 여전히 폭발력을 가지고 돌진 중이다. ESG의 주체가 투자자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CSR과 ESG의 차이점을 종종 논의한다. CSR과 ESG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동 주체의 차이’이다. CSR은 학자나 NGO에 의해 추동되었다. 기업은 CSR을 하나 안 하나 크게 타격은 없었다. 그래서 경기가 어려워지면 기부금 예산도 줄고 사회공헌활동도 감소하였다.

 

그런데 ESG는 추동 주체가 다르다. 투자자, 고객, 종업원, 정부를 포함한 사회. 협력사 등이 모두 추동 주체이다. 예를 들면 ESG의 추동 주체로서 협력사는 아주 강력하다. 애플 등의 선량한 갑질(?)로 글로벌 공급망이 새로 재편되고, 넷 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면 협력사 리스트에서 아예 제외되는 것을 보라.

 

정부는 어떤가? CSR에 대해 정부가 관치는 있었을지언정 그것을 규제까지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ESG에 대해서는 다르다. 우선 ESG라는 용어 자체가 UN 보고서에서 처음 나왔다. 글로벌하게 기후변화협약을 맺어 국가 간 목표를 제출하고 ESG 실천을 약속하고 있는 형국이다. 

 

ESG는 오래 갈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중심인 MZ세대가 요구하기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이해관계자를 ‘세대(generation)’로 구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MZ세대는 이제 또 다른 이해관계자의 분류가 될 듯하다. ESG를 잘 준수하여야 기업이 지속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브룬트란트 보고서에서는 ‘지속 가능 발전’은 ‘미래 세대의 욕구를 해(害)함이 없이 현재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취지로 표현되어 있다. 미래 세대인 MZ세대가 앞으로 본인들이 살고 숨 쉬어야 할 환경, 사회, 그리고 그 요소들을 실천할 주체인 경영진의 건실한 지배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그 MZ세대가 이해관계자의 한 축을 차지하는 고객이자 종업원이다. 그들은 방관자가 아니다. 고객과 종업원은 기업의 외부 평판과 내부 평판을 모두 형성하는 이해관계자들이다. 특히 직원은 기업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당사자이다. MZ세대인 그들은 SNS로 자신들이 본 것을 그대로 전파한다. MZ세대는 행동하는 세대이다. 본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을 실천하는 세대이다. MZ세대는 늘 ESG를 워칭하고 행동할 것이다. ESG 세대로 불릴 만하다.  

 

최근 국내 일부 IT 기업, 플랫폼 기업들이 겪는 ESG 진통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처음 ESG가 대두되었을 때 IT 플랫폼 기업, 벤처 기업, 게임 회사 등은 별로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했다. 그 회사들은 특별히 환경을 해치는 에너지/장치 산업도 아니고, 이미 지배구조는 의장, 대표이사, 오너 등이 분리되어 가장 선진적으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MZ세대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이슈를 피해 가거나 선점하여 정리해가고 있었다. 그저 데이터 센터에서 나오는 에너지만 친환경으로 바꾸고, 사회적으로 민감할 만한 차별 대우 이슈 정도 만들지 않으면 충분하였다.

 

그런데 그들도 큰 허점이 있었다. 정작 내부 고객인 MZ세대 종업원들에게 ESG를 실천하지 못하였다. ‘네카라쿠배’라고 통칭되는 꿈의 IT 기업들은 대우도 좋고, 모두 선망하는 직장이다 보니 회사가 어느새 너무도 교만해져 있었다. 판교 밸리에 있으니 마치 첨단 기업같고, 자유로운 복장과 파괴된 호칭으로 수평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듯 보였지만 속은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간 기존 대기업들은 직원을 기성 세대와 MZ세대로 나누어 MZ세대를 압박하는 기성 세대에게 라떼니 꼰대니 하며 경각심을 심어주고 행동 교육을 새로이 시켰다. IT 기업들은 이미 상사며 리더가 MZ세대로 많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세대 갈등이 심한 기존 기업들과는 다르다고 오판했다. 하지만 세대 차이만큼 중요한 차이는 권력의 차이다. 호칭이 무엇이건 그 위에는 늘 상사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한 회사에서 자살한 직원의 직책도 ‘리더’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위에는 여느 기업처럼 ‘상사’가 있었다. 기업의 자만과 방심을 파고든 불행한 사건이다.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라면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직원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근무 시간을 준수하고, 과중한 업무 부담을 조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이 없도록 시스템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S다. 경영진이나 임원진은 학연 등으로 끼리끼리 모여 그들만의 리그에서 의사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성과급 하나만 해도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투명한 의사 결정을 하여야 한다. 이것이 G다.

 

이제 ‘네카라쿠배’로 통칭되는 IT 기업들도 ESG를 할 때이다. 예외는 없다. 아니, 그들의 고객이자 직원이 바로 MZ세대라 더욱 그렇다.

 

 

◀문성후 소장의 프로필▶ ESG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부를 부르는 평판(한국경제신문 간)'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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