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공시 초읽기 속 은행들 ‘분주’···역효과 우려 여전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5.16 07:16 ㅣ 수정 : 2022.05.16 07:16

새 정부 출범에 예대금리차 공시 속도
예대금리 평균 내 공시하는 방안 무게
정책 취지 고무적이지만 역효과 우려도
정부 시장 개입 잦아질까 은행권 경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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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권이 윤석열 정부의 금융 정책 중 하나인 예대금리차(예대마진) 공시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은행들의 ‘이자 폭리’ 논란이 점화한 만큼 시행 초기 공개될 수치에도 사장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는 금융 소비자 권익 제고를 목적으로 한 정책이지만, 실효성엔 여전히 의문이 뒤따른다. 일각에선 정책 역효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정부와 은행권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고, 공시 주기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담긴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개편안’ 이행에 따른 것이다. 

 

예대금리차는 말 그대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다. 이 수치가 벌어지면 은행들이 예금으로 내주는 이자보다 대출로 걷어 들이는 이자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은행들 입장에선 그만큼 돈 벌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 속 은행들의 이자 폭리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대금리차 공시 추진도 힘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내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92%p로 지난 2019년(1.95%p)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는 예대금리차 공시 정책을 시행하면 금융 소비자와 은행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은행들의 금리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소비자 권익 제고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매 분기 보고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개했다. 다만 잔액 기준의 예대금리차이기 때문에 신규 대출 실행자들이 참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국은행연합회 역시 각 은행들의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 금리를 공시하고 있으나, 전월 취급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예대금리차 공시 준비에 나섰다. 공시 주기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내용과 세부 방안이 도출된 단계는 아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평균을 낸 뒤 공시하는 쪽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금리차 공시 초기에는 은행들의 경쟁 촉진 효과가 먼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각 은행들의 ‘얼굴’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수치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 소비자들이 예대금리차 공시를 토대로 금융사 선택에 나서기 보다는, 기존처럼 대출 비교 플랫폼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금리차 공시의 취지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정책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들이 수치 관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중저신용(중금리) 대출 회피 태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높은 금리의 대출 취급은 예대금리차를 벌리는 주요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들의 대출금리가 높은 건 부실 위험에 따른 담보 성격”이라며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 속 중저신용 대출이 예대금리차 상승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커지면 수익과 별개로 (중저신용 대출을) 점차 줄여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은행권에서 예대금리차 공시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금융 소비자 보호를 명목으로 은행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에 대해선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늘어나진 않을까 하는 우려다. 

 

대표적인 게 가산금리 공개다. 대출금리는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에 따라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하는데, 최근 은행들이 과도한 가산금리 책정으로 대출금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는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 적절성 점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필요에 따라 금융당국이 담합 효소 점검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가산금리 공개는 ‘영업 비밀’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는 순이자마진(NIM)과도 관계가 있고, 지금까지 아예 공개하지 않던 자료도 아니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거 같진 않다”면서도 “가산금리 공개는 얘기가 다르다. 각 은행들의 노하우이자 영업 비밀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격이 올라간다고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제조 원가를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지 않느냐”며 “대출금리 인하 유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시장 개입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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