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談] 코로나19로 돌아간 전공의 가슴에 남은 불씨, 의료수가에 대한 ‘N가지’ 쟁점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09.08 16:39 ㅣ 수정 : 2020.11.21 12:11

고생하는 의사일수록 의료수가 낮아지는 ‘역차별’ 주장 vs 의보재정 악화 등으로 국민적 합의 끌어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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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던 전공의들이 8일부터 업무복귀를 결정하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장장 18일 만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지루한 싸움 사이에는 공공의대 설립, 의사 수 증원, 건강보험료 등 다양한 쟁점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 중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최대 쟁점은 ‘의료수가’ 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가 근본적인 해결의 가닥을 잡지 못한다면 전공의들의 가슴에 남은 불씨가 언제 다시 타오를 지 알 수 없다는 게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이다.

 

8일 서울 아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집단휴진에서 복귀한 전공의 등 의료진들이 업무에 앞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의료수가가 무엇? 의료서비스에 대해 의료기관이 지급받는 비용

 

의료수가는 의료서비스에 대해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는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를 합산한 가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치료원가와 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인의 인건비와 전기료 등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부대비용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의료수가의 결정과 인상은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정도, 서비스 제공자의 소득, 물가상승률 같은 경제지표 등을 토대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결정한다. 수가인상률은 매년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각각의 가입자단체와 건강보험공단이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하지만 단체 간 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합의로 결정되는 경우가 드물다. 올해도 의료계와 건정심 간 협상 결렬로 2021년 의료수가 인상률은 건정심이 정한 2.4%로 결정됐다. 이로써 2021년 의원 초진 진찰료는 1만6530원이다.

 

■ 의료수가 모든 진료에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의료수가는 일종의 사회보장제도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정해진 의료수가 그 이상을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은 정해진 의료수가만 내면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진료가 의료수가로 가격이 묶여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비급여항목’이라 부르는데 대부분 의료수가를 정해두지 않은 치료 항목이다. 대표적으로 미용 목적 등 생명에 직결되지 않는다고 분류되는 치료들이 이에 속한다. 예컨대 쌍꺼풀, 콧대 수술 등 단순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들이 성형외과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시력교정술료(라식,라섹) 치과보철료(임플란트,크라운), 도수치료 등이 있다.

 

■ 의료수가 인상론, 비인기학 진료과 및 지역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돼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상당수 의사들이 생존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이들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과에 의사 수가 부족한 이유도 수술을 진행할수록 의료수가가 낮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기피과인 외과나 산부인과는 절개를 하고 피를 보는 수술이 많다 보니 의료사고가 날 부담이 큰데, 그 부담에 비해 의료수가가 낮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최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나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하여 파업을 선언한 전공의들의 역시 의료수가 개선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한다. 지방에 의사가 가지 않고 또 인기과·기피과가 나뉘는 건 낮은 의료수가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수가 인상을 통해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고, 기피과에 가도록 하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의사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수가 가산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의사들한테 건강보험에서 수가를 추가로 주자는 것이다.

 

■ 의료수가 인상 반대론, 건강보험 재정악화 가능성이 동력

 

의료수가를 올린다는 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돈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을 더 써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건강보험공단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2018년 매출 75조3653억원, 영업손실 4조3474억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매출 84조8096억원, 영업손실 4조264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민 소득이 감소해 건강보험료 수입이 줄어 재정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건강보험을 보장받을 사람은 많아지는 반면 출산율 저하로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의료수가 인상 반대에 힘을 싣는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부양인구는 늘어나는 탓에 의료수가까지 오르면 건강보험료, 진료비 모두 올라 서민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료수가 인상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발표한 ‘2018 한국 직업 정보’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가장 연봉이 높은 직업으로 외과의사가 1억2307만원으로 3위, 피부과의사가 1억1317만원으로 5위, 내과의사는 1억1007만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세청이 2019년 발표한 국세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3647만원이다. 의료수가가 낮아 힘들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국민들에게는 낮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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