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제주항공 군산공항 철수가 '뜨거운 감자' 된 이유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2.03 05:00 ㅣ 수정 : 2022.12.03 22:17

제주항공, 군산~제주 운항 이달 15일부터 중단
전북-군산시, 지역 혈세 포함됐다며 크게 반발
제주항공 "군산공항 원래부터 항공기 띄웠던 곳 아냐"
코로나19 엔데믹 따른 국제선 항공노선 증가에 따른 궁여지책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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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주항공·한국공항공사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군산~제주 노선 신규 취항 2년 만에 하늘길을 닫기로 한 결정이 항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선에 배치한 항공기를 다시 국제선에 투입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군산과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0년 10월 8일 처음 시작된 군산~제주노선 운항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군산발 제주행은 오전 11시 10분과 오후 6시, 제주발 군산행은 오전 9시 30분과 오후 4시 20분 일정으로 매일 2회(주14회) 운항해왔다.

 

군산공항은 전라북도민의 유일한 하늘길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이 빠지면 도민이 겪게 될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또다른 LCC 진에어가 오는 15일부터 군산과 제주를 하루 세 차례 잇는 왕복 항공편을 운항하는 유일한 업체가 된다.  결국 전북도민이 진에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하면 청주공항이나 광주공항 등 다른 지역 공항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 제주항공, 군산공항 취항에 전북도민 혈세 포함 '논란'

 

이와 함께 제주항공이 군산∼제주 노선을 취항할 때 전북도민 혈세가 상당히 지원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전북과 군산시는 항공사 착륙료 지원금과 손실보전금으로 2020년부터 2년간 제주항공에 총 12억9200만원에 이르는 지방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군산공항 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을 활성화하려면 노선 다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LCC의 지방 출발 취항지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LCC가 군산공항에 취항하기는 커녕 있던 제주항공마저 떠나는 상황이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여수~김포노선을 운영해온 진에어가 여수~제주노선을 매일 3회 왕복운항하기로 결정해 도민 편의가 조금 개선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구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의원은 지난달 21일 열린 제39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항공이 군산~제주노선을 운항한 지 2년 만인 오는 12월 15일 군산공항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해 도민 불편은 물론 군산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군산공항 이용객이 늘고 있고 도민 혈세로 항공사에 많은 예산을 지원했지만 기업 이윤만을 앞세워 철수를 결정한 제주항공의 무책임한 행태에 도민들은 실망감에 이어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규탄했다.

 

그는 “민간 항공사는 수익구조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 또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지 모른다”며 “전북도가 군산공항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제주항공 "국제선 증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

 

그렇다고 해서 이번 사태를 놓고 제주항공만 탓할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어 국제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제선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유지하려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제주항공측 설명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군산공항은 원래부터 항공기를 띄웠던 곳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항공기가 쉴 때 들어갔던 노선”이라며 “이제 항공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어 국제선을 원래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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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인 LCC 항공기 [사진 = 연합뉴스]

 

LCC의 지방공항 철수는 군산공항과 제주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에도 여수공항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진에어는 지난 9월 울산공항에서 제주∼김포를 오가는 노선 운항을 멈췄다. 에어부산도 내년 1월부터 울산공항에서 제주∼김포 노선 운행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지역공항은 국내선 노선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국공항공사도 지방공항 활성화에 대한 고민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공개한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에서 LCC를 대상으로 신규 취항사에 지원하는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인센티브를 ‘취항 6개월후 지급’에서 ‘취항초기 선지급’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 운영경비가 연평균 약 6000만원 절감된다.

 

이와 함께 항공사가 일정한 탑승률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급하는 ‘손실보전금’도 있다. 다만 이는 지급 주체가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이며 지급 기준과 규모가 제각각이다.   

 

LCC의 지방공항 이탈을 막기 위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일원화된 대책이 없어 LCC 운항 차질은 계속될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이 문제가 민간기업 차원에서 풀 수 있는 숙제가 아니라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슬롯은 항공사에게 큰 경쟁력인데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 국제선 항공기를 반드시 띄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기는 한정돼 있고 국제선 슬롯을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를 계속 띄워야 하는데 항공사가 무조건 지방공항 노선 운항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이제 회복세로 접어들어 그동안 공백을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손실보전금이 지원되지만 실제 손해본 만큼 다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LCC가 지방공항에서 유지할 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지역 주민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건 지나치다"며 "항공사는 공공기관이 아니며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기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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