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LG그룹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 '3대 화두' 분석해보니...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26 00:15 ㅣ 수정 : 2022.11.26 09:51

러시아-우크라 전쟁·미국發 인플레 영향으로 정기 인사 '조직 안정'에 방점
실력과 전문성 갖춘 인재 전진배치해 '미래 먹거리'와 '지속가능 성장' 마련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퇴진으로 '4인→3인 부회장단 체제'로 변화
계열사에서 여성 CEO 2명 발탁돼…실력 있는 여성 임원들 지속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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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LG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그룹이 국내 주요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2023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인사 시즌 돌입에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등 전 세계를 휩쓴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주요 기업 2023년 정기인사 화두는 ‘혁신·변화’ 보다 ‘안정’에 방점을 둘 것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보여주듯 한 재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 때 노련한 전문가를 중요하게 여기고 대대적인 인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많은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객 중심의 혁신’을 줄곧 강조해온 구광모(사진)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전진배치해  미래 설계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그리며 올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포인트를 안정 속 혁신에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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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LG에너지솔루션)‧신학철(LG화학)‧권봉석(LG) 부회장 [사진 = LG그룹/뉴스투데이 편집]

 

■ ‘혁신과 안정’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LG그룹 인사 

 

LG그룹은 올해도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주도할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군(群)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승진자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었던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신규 임원 가운데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또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으로 30대다. 

 

LG그룹이 이처럼 경쟁력 있는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는 배경에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기르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한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특히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인재도 중용했다. 이를 보여주듯 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에 이른다. 이에 따른 그룹 내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총 196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한 LG그룹은 그동안 연말 정기 인사와는 별개로 세계적인 경쟁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19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 이는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에 달한다.  

 

자칫 혁신과 변화 과정에서 올 수 있는 불안정에 대한 우려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해 상쇄했다. 

 

다만 ‘4인의 부회장단’ 체제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퇴진과 함께 깨졌다. LG그룹 최장수 CEO인 차 부회장은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성장을 달성을 이끈 인물이다.

 

그의 퇴진으로 LG그룹은 향후 권영수(LG에너지솔루션)‧신학철(LG화학)‧권봉석(LG) 부회장 등 유임하게 된 3인 부회장이 이끌게 됐다. 인사 발표 전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LG그룹 측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2023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이 해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LG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임원인사 역시 일관되게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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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철 LG전자 신임 사장, 김광진 LG디스플레이 신임 전무, 은석현 LG전자 신임 부사장 [사진 = LG그룹/뉴스투데이 편집]

 

■ 인사로 시사한 그룹 핵심 먹거리 ‘가전·TV·전장’ 성장 가속화 

 

특히 이번 인사는 LG그룹이 효자 사업인 가전·TV 부문과 구광모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자동차 전자 장비) 부분 성장 가속화에 주력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LG전자에서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이바지 한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류 신임 사장은 1989년 입사한 이래 R&D, 생산 등 여러 부문을 거치며 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을 맡아온 생활가전 전문가다. 그는 2021년부터 H&A사업본부장직을 맡으며 매출 성장을 이끈 공로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류 신임 사장과 함께 은석현 VS사업본부장(전무)는 전장 사업의 손익 개선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안정적 운영과 미래준비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쾌거를 이뤘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프리미엄 TV 시장 내 입지 강화에 힘쓴 김광진 상무(대형영업/마케팅 그룹장)가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또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 기술 차별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확보에 일조한 김병훈 오토 제품개발2담당, 제조 공정 자동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 및 제조 DX(디지털 전환) 경쟁력을 높인 오준탁 제조 DX담당 등이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LG이노텍에서는 카메라모듈 신제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하는 데 성공했고 생산 공정 자동화 및 제조 지능화 확대를 통해 글로벌 카메라모듈 사업 1등 지위 강화에 힘쓴 조지태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그와 함께 세계 최초로 센서 시프트(Sensor Shift) 손떨림 방지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모듈을 출시하고 3D(3차원) 센싱모듈 ‘ToF(Time of Flight, 비행시간 거리 측정 모듈)’ 매출 확대, 액추에이터 등 핵심 요소기술 역량 내재화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노승원 광학솔루션연구소장도 전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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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CEO, 박애리 지투알 신임 CEO [사진 = LG그룹/뉴스투데이 편집]

 

■ 핵심 계열사 첫 여성 최고경영자 발탁으로 이목 끌어

 

국내 100대 기업에서 근무하는 여성 임원 수는 400명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여성 임원 비율이 처음 5%를 돌파했지만 이른바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약 25%와 비교하면 국내에는 여전히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견고하다.

 

유리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이런 가운데 LG그룹 핵심 계열사에서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무려 2명이나 발탁됐다. 

 

그 주인공은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 대표인 이정애 부사장으로 사장 승진과 함께 CEO에 내정됐다. 그는 앞으로 18년간 신임을 얻어 온 차석용 부회장을 대신해 LG생활건강을 이끌게 된다.

 

이정애 신임 사장은 생활용품사업부장, 럭셔리화장품사업부장, 음료사업부장을 지내며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신임 사장이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 LG생건이 당면한 해외 사업 부문의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 화장품 사업 고전 등 문제를 개선하고 얼마 만큼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신임 사장과 함께 그룹내 광고 계열사 지투알에서도 박애리 전무가 부사장 승진과 함께 CEO 자리에 올랐다. 

 

기업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LG그룹에서 7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 4대 그룹 상장사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은 두 사람이 최초다. 뿐만 아니라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래 LG그룹 여성 임원은 2018년 29명에서 올해 인사를 포함해 64명까지 늘어났다. 불과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LG그룹 관계자는“미래 준비를 위해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들이 계속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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