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이슈 진단 (47)] 여단·대대급 드론, 전술적 운용개념 구현에 맞춰 전력화 추진방향 재검토해야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1.05.27 17:33 ㅣ 수정 : 2021.05.27 21:21

육군 수뇌부부터 관심 갖고 적극 나서야…국내업체 기술 수준 향상시키는 방안 모색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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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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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드론쇼 코리아’에서 한 중소업체가 제작한 ‘수직 이착륙 드론’이 전시돼 있다. [사진=서일수 아세아무인항공교육원장]   

 

여단급은 연구개발하고 대대급은 상용드론 구매로 전력화 추진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4월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드론 전시회인 ‘드론쇼 코리아’가 개최됐다. 당시 열린 세미나에서 서정원 육군교육사 드론봇전투발전센터장은 2030년을 목표로 드론 전력화를 추진하겠다며 “여단급 이상은 국내기술을 활용해 연구개발하고, 대대급 이하는 진화적 요구 성능을 적용한 상용드론으로 조기 전력화를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즉 20㎞를 비행해야 하는 여단급(구 연대급) 드론은 무기체계로 분류해 연구개발하고, 6∼8㎞미만의 대대급 드론은 전력지원체계로 분류해 필요한 성능을 구비한 상용드론을 매년 구매하겠다는 취지였다. 군이 상용드론을 적극 도입해 미래 위협에 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드론산업 발전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육군은 지난 2017년 육군정보학교에 드론 교육원을 창설한 이후 ‘드론봇전투체계’를 표방하면서 2018∼2020년 간 323.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1551대의 상용드론을 구매했다. 이 중 약 80%가 교육용(622대) 및 전투실험용(599대)이었고 경계용도 일부(111대)를 차지했다. 이 시기에 공군도 95.6억원을 들여 200대의 드론을 구매했고, 교육용 및 경계용으로 활용 중이다.

 

당시 연대 및 대대급에서 드론 전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 초창기여서 상용드론 구매는 모두 육군의 교육훈련 예산을 활용했다. 이후 육군은 지난해 말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공동연구를 통해 드론을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로 구분했다. 지난 2월초 육군이 공개한 분류기준(안)에 의하면, 무기체계는 정찰·공격·특수목적용 등 3개종 18개 유형이고, 전력지원체계는 감시지원(경계)·작전지원·교육훈련용 등 3개종 15개 유형이다. 

 

운용개념 구현 명확하지 않아…상용드론 수준 향상 ‘표준화’가 해법

 

육군은 이렇게 임무 유형에 따라 획득방법을 구분한데다 그동안 전투실험을 통해 드론의 전술적 운용방법도 고민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운용개념 정립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여단급은 말할 것도 없고 대대급도 고정익 드론인 ‘리모아이’를 2015년 정찰감시용으로 전력화했지만 회전익 소형드론인 ‘멀티콥터’가 주종이 되면서 새로운 운용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사력 건설은 먼저 싸우는 방법 즉 운용개념이 정립된 다음 이에 적합한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것이 순서다. 그런데 드론의 경우 설사 운용개념이 있어도 구현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력화 방향을 여단급은 연구개발, 대대급은 상용구매로 정했다. 게다가 국내 드론산업 육성이라는 짐까지 지고 나갈 모양새다. 이에 따라 상용구매는 국내산 제품으로 한정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런데 그동안 군에 납품된 상용드론 대부분은 중국제 부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하는 형태여서 국내 드론산업의 기술 수준은 세계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핵심 기술이나 부품은 거의 외국산(주로 중국산)에 의존하면서 국내업체가 조립 위주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이런 방식으로 과연 군이 요구하는 운용개념 구현과 드론산업 육성이 가능할까?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서일수 아세아무인항공교육원장은 “기술력을 가진 국내업체들의 의견을 모아서 드론 부품의 표준화 기준을 정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하면 소요제기 과정의 업체 유착 오해도 불식시키고 기술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일견 타당하지만 소형 군용드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글로벌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산화와 해외도입 균형점 찾고, 국내업체 기술 향상 강구 필요

 

미군이 운용하는 소형드론의 80% 이상을 공급해온 에어로바이런먼트의 홍요섭 대표는 “국산화와 해외도입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업체가 글로벌 업체의 뛰어난 기술을 이전 받을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해야 한다”면서 “위탁생산을 유치하거나 부품·소재 공급에 참여하는 방안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인호 KAIST 을지미래육군과학기술연구소장은 “군이 다양한 드론 운영개념과 방법을 충분히 적용해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육군과 업체가 서로가 원하는 부분의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업체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방산 전문가들은 “국내산업을 육성한다며 무조건 국내업체가 납품하는 제품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수준의 소형드론과 국내제품의 성능을 비교하면서 상용구매 시 해외제품을 일부 병행 도입하거나 국내제품 수준에 맞춰 전술적 운용으로 풀어가는 방법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결국 국내산업 육성과 함께 현 여건에서 가능한 전력화 방향을 어떻게 정립할지 육군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여단 및 대대급 드론의 전술적 운용개념 구현에 맞춰 현행 드론 전력화 추진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 또 국내업체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 모색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현행 제도가 갖는 한계를 면밀히 짚어보고 대안을 강구하는 노력에 육군 수뇌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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