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60주년과 이성희의 개혁(2)] 젊은 농부가 주도하는 디지털농업 혁명, 일자리 지도 바꾼다

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5.18 16:07 ㅣ 수정 : 2021.05.18 16:14

농업의 개념을 진화시킨 스마트팜, '고령 농부'의 경험보다 '젊은 농부'의 디지털역량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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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이 오는 8월 15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해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6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100년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제시한 개혁과제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유통 대변혁이다.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함으로써 농민은 생산물을 제값에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농업 개혁을 통해 농업을 미래유망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셋째,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과감한 미래투자이다.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올해로 72세의 노익장인 이 회장의 개혁드라이브가 성공할 경우, 한국 농민의 삶은 대전환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 개혁의 현주소와 과제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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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두 번째 과제는 '디지털 농업'으로의 전환이다. 이 회장은 "디지털 역량은 농촌과 농협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디지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농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농업이 대세로 자리잡을 경우, 농업의 개념 자체가 근본적인 진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년간 경험을 쌓은 '고령 농부'보다 ICT와 접목된 농업의 노하우와 유통망 등에 대한 지식을 학습한 '청년 농부'가 최적화된 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디지털농업은 지역 특성에 따른 다양한 작물의 선택부터 경작방법에 따른 농산물의 특화, 첨단과학기술에 의한 농작물 관리등을 골자로 한다. 농업에서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정보과 기술이 훨씬 중요해진다.   

 

■ 디지털 농업, '농촌 고령화'와 '청년층 취업난'이라는 두마리 토끼 잡을 묘수 / 농협 관계자, "이성희 회장의 3대 정책은 선순환 관계"

 

따라서 이 회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디지털 농업은 '농촌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취업난'이라는 한국사회의 당면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서 주목된다. 디지털 농업이 정착되면, 농업의 수익성이 높아지게 된다. 농부가 고수익 직업으로 진화하게 된다면, '귀농현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많은 도시의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유망한 신직업으로서 농부를 선택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일자리들이 소멸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농축산인이 떠오르는 신직업으로 자리매길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3가지 구체적인 정책과제도 제시했다.  한국형스마트팜의 개발보급, 농사정보시스템 구축, 디지털 농업인재 육성 등이 그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들 3대 정책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호유기적으로 연결된 과제"라면서 " 스마트팜이 활성화될수록 농사정보시스템이 강화되고, 농사정보시스템이 강화될수록 스마트팜의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농업 인재 육성이 진전될수록 스마트팜과 농사정보시스템도 고도화되는 선순환 고리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 농협형 스마트팜 개발·보급...ICT기술과 정보데이터 활용한 농축산물 생산

 

우선 농협은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마트 팜이란 ICT 기술로 생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적용해 농산물과 가축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농장이다. 

 

데이터를 통해 농산물의 적절한 생산 환경을 유지 및 관리하며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스마트팜을 이용한다면 수십년간의 농업 경력이 없어도 데이터만으로 최상의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게된다. 나아가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져 고객이 농산물을 주문하면 생산해 판매하는 개인맞춤형 농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국의 스마트팜 기업 ‘엔씽’의 경우 수경재배형 스마트팜인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으로 연간 최대 12톤의 생산 규모를 보여 중동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농협도 최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농협대학교에 1차 시범모델을 완료한 상태다. 농협중앙회가 예산을 투입하고 농협대가 시설을 설치하는 구조다. 

 

농협형 스마트팜 시범모델은 ‘전통형’ ‘생력형’ ‘수직농장형’으로 운영된다. 

 

약 254평 규모인 ‘전통형’은 기존 스마트팜과 비슷한 형태로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재배하는 양액재배용 베드가 갖춰져 있다. 3월에서 8월 상추 3기작을 한 다음 9월부터 딸기재배 실험이 진행된다.

 

‘전통형’은 이 외에도 청경채·케일·쌈배추 등 기능성 고소득작물의 생육과 수확량 측정, 스마트팜 기자재의 성능 검증시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생력형’은 공중에 설치된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1∼3단 높이의 포트가 이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트가 스마트팜 내부를 꾸준히 회전하기 때문에 작업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고령층에게 적합한 스마트팜이라는 것이 농협 측의 설명이다. ‘생력형’으로는 현재 상추·딸기 등을 심어 일손 절감과 병해충 방제 효과 등을 검증하고 있다. 

 

약 84평 규모인 ‘수직농장형’은 온습도 등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6단 베드 7개와 육묘 베드 1개가 구축되어 있으며 기능성 허브류와 배추, 상추, 시금치 등의 재배를 실험한다.

 

■ 농협 관계자, "청년농부사관학교는 이성희 회장의 역점사업, 스마트팜 성공의 견인차" 

 

이렇듯 농협은 스마트팜 모델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청년농·중소농에게 보급하고 있다. 농협대는 중소농과 청년농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유형·작물 선택, 정책자금·영농자금 대출 채널 소개 등을 지원하며 스마트팜 상담·컨설팅을 연계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농협은 청년농부 양성을 위해 2018년부터 ‘청년농부사관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40세 미만의 창업농 희망자에게 6개월 동안 현장실무교육과 이론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청년농부 500명을 배출하고 있다. 

 

이성희 회장은 지난 11일 청년농부사관학교 4기 입교식에 참석해 “농업·농촌 주역이 될 디지털 청년농업인 육성에 더욱 힘쓰겠다”며 디지털 농업인재 발굴을 강조했다. 이번 청년농부사관학교 5기 입교생 50명은 예년과 다르게 지난 4월 한 달간 온라인 농업기초교육과정을 수강한 사람들 중 과제와 시험 등을 통해서 약 3대 1의 경쟁률로 선발됐다. 10월 1일 까지 합숙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교육과정은 3단계이다. 1단계는 귀농준비와 디지털농업 등에 대한 이론교육과 스마트팜 농작물 재배 실습 등이다. 2단계는 스마트팜 선도 농가 현장에서 희망 작목을 직접 키워보는 '농가현장 인턴과정'이다. 3단계는 사업계획서 작성, 농업 세무·회계 학습, 농기계자격증 취득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 플랜'과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청년농부 사관학교를 마친 졸업생들에게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스마트팜 임대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한다"면서 "이를 통해  디지털농업에 종사하는 청년농부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졸업생들은 농산물브랜드 마케팅 컨설팅도 받게 된다"면서 "스마트팜에서 어떤 농작물을 어떤 표준화된 방식으로 키워냈다는 것 자체가 그 농산물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농부 사관학교 입학생들은 교육을 마친 뒤 한국 최고의 디지털농업인으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안고 있다"면서 "청년농부사관학교는 이성희 회장의 역점사업으로 스마트팜의 성공을 견인하기 위한 승부처이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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