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긴급돌봄 없는 정부의 ‘영어유치원 차별’ 유감

강소슬 기자 입력 : 2021.01.06 18:36 ㅣ 수정 : 2021.01.12 18:50

영어유치원 원아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인 54일간 교육과 돌봄에서 배제돼/탁상행정 벗어나 규제 형평성 회복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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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나들자 지난 12월 8일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선포하며, 해당 지역에 학원으로 등록된 영어유치원은 ‘긴급돌봄’ 없이 전면 휴원을 결정했다.

 

그 결과 맞벌이부부의 보육엔 치명적인 공백이 생겼다.

 

근본 문제는 형평성 위배에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서울에 위치한 일반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공립과 사립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부 사립은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긴급 돌봄 서비스’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대상인 영유아가 다니는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는 규정상 학원으로 분류되며, 정부가 지원하는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해 돌봄의 사각지대가 생겼다.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를 보내는 맞벌이 부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회적 2.5단계 격상으로 당장 다음날부터 아이가 등원할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2020년 초 코로나가 확산하던 시기와 지난 8월에 시행된 1차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대부분 휴가를 소진한 맞벌이 부부들은 출근은 해야 하는데, 아이를 봐줄 곳이 사라져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8월 30일부터 9월 13일까지 2주간 시행됐던 1차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학원은 집합금지에 포함됐지만, 예외적으로 고3 수험생을 지도하는 학원 등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는 전면 휴업명령이 내려지며 정부의 돌봄 서비스는 받을 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 영어유치원에서는 원비를 받지 않거나 30% 정도 받으면서 줌으로 원격수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업제도이며, 돌봄을 대체할 수는 없다. 원격수업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온라인으로 접속해 수업이 진행되는데, 어른의 도움 없이 영유아가 혼자서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부모가 옆에서 아이를 돌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위치한 유아 대상 반일제(1일 4시간 이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은 2020년 기준 438개소로 수도권 유치원 수인 2762개의 약 16%에 이를 정도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유아 대상 놀이학교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영유아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지난해부터 오는 1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는 동안인 54일 사실상 교육과 돌봄에서 배제된 것이다.

 

정부는 현행법상 학원으로 등록된 영유아 교육 시설은 긴급돌봄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중잣대는 맞벌이부부의 현실을 배려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의 결과이다.  규제의 형평성을 회복시키면 문제가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