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금감원 권고 거부한 건 삼성생명, 유탄은 삼성카드가 맞아?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1.27 13:14 ㅣ 수정 : 2020.12.04 09:33

다음 달 3일 삼성생명이 중징계 받으면 삼성금융계열사들은 1년간 신사업 인허가 못받아/삼성생명은 지난 9월 빅데이터 업무 자격 획득/삼성카드 마이데이터사업만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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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암환자 입원보험금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생명(대표이사 전영묵)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가 다음 달 3일 나올 예정이다.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28차 제재심을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삼성생명이 중징계를 받을 경우 금감원 규정에 따라 삼성의 금융계열사들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이미 금감원으로부터 빅데이터 관련 부수 업무를 획득해 규제를 피한 반면, 마이데이터 사업허가 심사대상이었던 삼성카드(대표이사 김대환)는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권고를 거부한 건 삼성생명인데, 당장 피해를 보는 건 삼성카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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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좌),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우) [그래픽=뉴스투데이]

 

■ 금감원의 암보험 가입자들과 분쟁 빚은 삼성생명에  중징계 내리면 신사업 1년간 진출 불가

 

지난 2018년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은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직접 치료’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암 보험 가입자들과 분쟁을 벌였다.

 

당시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한 암보험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병원을 오가며 항암치료를 받은 것도 직접 치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생명보험사들은 이를 직접 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9월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 수술 직후 입원 등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 재검토 권고를 내렸다. 

 

이에 삼성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재심사를 통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암 입원 보험금 관련 분쟁조정에 지급권고 결정을 내린 551건 중 217건(39.4%)만 전부 수용했다. 이밖에 한화생명의 전부 수용률은 80.1%, 교보생명은 71.5% 등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전산시스템 구축 기한을 지키지 않은 삼성SDS로부터 지연 배상금을 받지 않은 점 등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재심 안건으로 올렸다.

   

■ 삼성카드, 빅데이터 부수 업무 9월에 허가받아/ 삼성카드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감원 심사방식 변경으로 사전철수해…제재심 영향은 없다”

  

금융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5단계로 나뉜다. 이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받으면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9월 이미 금감원으로부터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에 대한 사업 허가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데이터를 외부와 융·복합해 가명정보·익명정보·통계정보 등 비식별정보 형태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6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빅데이터 사업은 제재심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앞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련해서도 금감원의 예비허가 심사를 받던 중이었으나 지난 10월 이미 철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앞서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사 11곳은 지난 10월 금감원이 접수한 마이데이터 사업 사전 수요조사에 참여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심사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를 우선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심사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뿐 아니라 모든 보험사가 심사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제재심과 관련 없이 이때 이미 삼성생명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마이데이터 심사받던 삼성카드는 ‘대주주 리스크’로 심사 보류

 

삼성생명 제재의 불똥은 오히려 삼성카드에 튄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철수한 삼성생명과 달리 삼성카드는 현재 금감원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받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삼성카드를 포함해 대주주가 리스크가 있는 6개사에 대한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를 보류했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대주주를 상대로 금융당국의 조사·검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면 그 기간에 심사를 받을 수 없다.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만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와 달리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 및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금감원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수록 유리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금감원 제재심으로 인해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금감원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전신청에는 금융사 64곳이 참여해 삼성카드를 포함해 35곳이 선정된 바 있다. 이중 현재 심사를 받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카드, 우리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