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이재용·정의선·최태원 등 재계 빅4 ‘신협력시대’ 연다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11.10 06:51 ㅣ 수정 : 2020.11.10 06:51

지난 해 6월 승지원 회동은 이재용 부회장 주도/지난 9월 이은 이번 모임은 최태원 회장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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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영면에 들면서 국내 4대 그룹은 모두 3·4세 총수 시대를 맞았다. 이들은 창업주와 경영인 2세가 보여왔던 경쟁구도 유지보다는 서로 화합하는, ‘신협력시대’를 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51), 최태원 SK그룹 회장(61), 구광모 LG그룹 회장(43)은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모임은 지난해 6월 이 부회장이 직접 주선한 ‘승지원 회동’과 다른 모양새이다. 지난 9월 4대그룹 총수 회동과 마찬가지로 최 회장이 주선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모임의 정례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2019년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 4대 그룹 총수들 '해외파' 경력, 협력의 필요성 커진 것도 변수 
 
이날 모임은 고 이건희 회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이후의 첫 만남이어서 이 부회장에게 위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 회장직에 오른 정의선 회장에 대한 덕담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향후 배터리·자동차·전자 등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 여부와 경제단체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인문가치 포럼 기조강연에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가 기업과 기업인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역할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현재 정부·여당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수도 있다.
 
재계 안팎에선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전 세대인 기업 창업주와 경영인 2세대가 보인 면모와는 다르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대학을 나온 이들이 경영을 맡은 만큼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주력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점하고자 하는 기조가 강하다고 보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이 부회장은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정의선 회장은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최태원 회장은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학사,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했다. 4대 그룹에서 막내인 구광모 회장도 로체스터공과대학에서 학사를 취득한 해외파 출신이다.
 
■ 4대 그룹 총수들 번갈아 모임 주선, 다음은 정의선 회장이 ?
 
이번 회동으로 인해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이 연간 2,3차례 정례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직접 주선한 ‘승지원 회동’을 시작으로 4대 그룹 총수들의 비공개 회동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회동을 직접 주선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최 회장이 주선한 회동인 만큼 향후에는 정 회장 혹은 구 회장이 주선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이번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의 주력업종이 유통이므로 배터리·자동차·반도체 산업 등과는 달리 비즈니스 협력의 필요성이 적은 탓이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