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언택트인간 (2)] 예쁨받지 못한 ‘미개봉 중고’ 20학번, 그들이 만들 '다른 세상'은?

이채원 기자 입력 : 2020.10.28 08:11 ㅣ 수정 : 2020.10.29 08:24

비대면 수업만 받은 대학 신입생, '대학생활' 모른다/대인관계 쌓지 못하고 '우울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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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간관계가 변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은 자제돼야하고,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기업의 직장인들은 출근 아닌 재택근무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친구를 사귀지 못한 초등학교 1학년생, 캠퍼스의 낭만을 경험하지 못한 대학 신입생, 선배와 교류가 적은 직장 초년생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대중화 시대의 일시적 소멸, 마스크를 안 쓴 사람과 군중집회에 대한 적대감 같은 사회현상도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언택트 산업‘이 흥하는 속도에 맞추어 사람과의 직접적 소통 기회를 갖지 못하는 인간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뉴스투데이는 이를 ’언택트 인간‘이라고 칭하고 그 현상과 문제점을 심층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 이전과 이후 대학강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대학20학번 새내기들은 긴 시간의 수험생활을 마치고 입학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인해 평범한 대학생활을 할 수가 없다. 대학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실습이 필요한 수업이 아니면 전부 비대면수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선배나 동료학생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실태를 호소하는 새내기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대학 새내기들은 다음해, 코로나가 풀린다는 가정하에 평범한 대학생활을 다시 한다고 해도 21학번이라는 새로운 신입생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배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미개봉 중고’ 학번이라고 불리곤 한다.

 

하지만 웃을 일이 아니라 심각한 현상이다. 대학 새내기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언택트 인간'이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 청년층과 '경험의 단절'을 겪고 있는 20학번들이 만들어나갈 세상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주교대 박금숙 교수, "만나지 못한 새내기들 대학생활 적응하는 지 걱정돼"/건대 3학년 A씨, "예쁨받은 기억 없을 신입생이 불쌍해" 

 

공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박금숙 교수는 27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화상수업을 진행 할 때 교수도 학생들과 비언어적인 소통이 되지 않아 힘든데 학생들은 오죽하겠나 특히 신입생들은 더욱이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화상으로 대화할 때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일부러 한명 한명 출석을 부르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는데 이 친구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는지 대학생활에 적응을 잘 하고있는건지 가늠이 잘 안돼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2학년 이상 학년은 전공수업에서도 실습수업이 있어 대면 수업도 가끔 진행됐지만 1학년은 전공실습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지 않아 그조차도 흔치 않았다.


건국대학교 기계공학부 3학년 A씨(22세)는 “일학년 때는 거의 기초적인 전공수업을 듣기 때문에 일학년이 전공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실습수업은 거의 없어 대부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다”며 “학교에서 신입생을 거의 본 적이 없고 대학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관심받고 예쁨 받는 시기는 일학년 신입생 때여서 그 기억으로 남은 대학생활 열심히 보내는데 지금 일학년들은 그 시기를 통째로 날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충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재학중인 S씨(23세)는 “코로나 사태로 학교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지금 일학년들이 가장 불쌍하다”며 “특히 남학우의 경우 일학년 끝나고 2학년부터 군대에 가는 일이 많은데 지금 20학번 남학우들은 동기랑 선배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일학년을 마치면 다시 복학했을 때 정말 학교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거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과에 비해 실습수업이 많은 체육교육과 D씨(22세) 또한 “과 특성상 대면 수업이 꽤 진행되었는데 신입생들이 실습 수업에는 적응을 했지만 일학년 때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아리나 엠티, 미팅 등을 경험하지 못한다는게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을거다”라고 말했다.

 

대전대 양혜진 교수, "20학번 신입생,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우울감 증가"/신입생 H씨, "대학가도 못 놀아서 허망한 느낌"

 

대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혜진 교수는 2020년 ‘코로나 19상황에서 대학신입생들의 자아탄력성 정도에 따른 우울감과 심리적 정서의 차이’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 4월 6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코로나19로 인해 20학번 신입생들이 특히 우울감 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인 불안과 초조 답답함, 무기력 등의 감정이 크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올해 관광학부에 입학한 신입생 H씨(20세)는 “우리는 지금까지 중간고사 때문에 벚꽃 놀이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며 “기숙사 들어갈 준비하느라 생활용품까지 다 사놨는데 기숙사 생활도 못했다”면서 “친구들과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벚꽃놀이 외에도 대학 들어가면 즐기고 싶었던 것들도 많았는데 코로나로 모두 제약이 생겨버리니 허망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주위에 4년제 대학에 간 친구들은 덜하지만 2년제 대학에 간 친구들은 정말 대학생활을 즐길 시간이 1년밖에 없으니까 이같은 상황을 더욱더 아쉬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