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단체관광객 85명 무더기 미국 입국 거부 사태 후폭풍 부나…원인과 문제점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7-11-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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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관광객 85명이 무더기로 입국이 거부된 미국 애틀랜타 공항. ⓒ하이프포타무스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한국인 85명이 한 명상단체가 주관하는 힐링행사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돼 한국으로 돌아온 사건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비자면제프로그램(VWP, Visa Waiver Program)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도 85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원이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돼 돌아오는 초유의 사태의 원인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힐링여행을 주관한 명상단체와 여행사의 어설픈 입국안내는 물론, 한국 영사관측의 미숙한 대처방식, 미국측의 독선적인 태도 등이 어우러져 이번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누가, 왜 미국을 방문하려 했나 =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입국이 거부된 85명은 대부분 60, 70대로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스와니 메디테이션이란 명상단체가 주관하는 수양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스와니 메디테이션은 한국에 본부를 둔 마음수련이란 명상단체의 계열로 알려졌다.

마음수련은 충남 논산에 본부가 있고 전국에 220여개 지역센터를 둔 명상단체다. 마음수련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단체는 국내 유수 대기업을 비롯해 대학,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업연수를 하는 등 활발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번 미국 프로그램은 플로리다에 있는 한 농장에서 명상을 통해 힐링을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특별한 비자가 필요 없어 한국인 일행은 ESTA(전자여행허가증)를 발급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왜 입국이 거부됐나 = 일행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에 도착한 것은 19일(미국동부시간) 오전 9시10분쯤. 이중 36명은 대한항공 KE035편을 타고 도착했고, 나머지 49명은 인천-애틀랜타 직항노선인 DL26편으로 입국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입국수속을 위해 미세관국경보호국(CBP) 세관원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실제 입국목적지와 입국신고서에 적은 주소지가 다른 점을 놓고 세관의 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입국심사에서 ‘농장’이란 단어가 나온데다 일행의 인원이 많아서 불법체류를 의심한 미국세관이 이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입국거부조치를 내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스와니 메디테이션 측은 이번 여행을 도와준 여행사 측에서 미국 주소지를 실제 목적지와 다르게 기재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여행사가 주소를 다르게 적은 것은 과거 여행객 중 농장 체험이라고 했다가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나 = 한국인 85명이 무더기로 입국이 거부된 사례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건이다. 그것도 비자면제프로그램이 적용되는 국가의 국민이 이렇게 대규모로 입국이 거부된 사례는 유사한 기사조차 찾을 수 없다. UPI등 미국언론에서도 20일 이를 보도할 만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과정에서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미국세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사안이라면 당일 애틀랜타 총영사관과 연락이 취해졌어야 한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애틀랜타 총사관측은 뒤늦게 사건을 전해 듣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일행 모두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뒤였다고 미주 중앙일보는 지적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입국이 거부됐을 경우 국가 또는 재외공관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은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입국 더 까다로워지나 = 미국은 지난달 26일부터 미국행 항공기를 타는 탑승객 전원에 대해 공항 출국장 카운터에서 사전인터뷰를 의무화하는 미국 교통보안청 보안 강화 지침을 발령하는 등 미국입국 절차와 과정을 더 복잡하고 까다롭게 바꿨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이 터지자 미국입국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과 함께 미국측의 입국거부 처사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거꾸로 한국에서 미국인 관광객 85명이 무더기로 입국이 거부됐다면 미국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미국정부도 이번 무더기 입국거부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세관국경보호국(CBP) 그레그 스콧 공보실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국토안보조사국(HSI)의 지휘아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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