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성진경 박사, 포스코 권오준 회장 연루된 ‘특허도용 의혹’ 4대 근거 제시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7-10-25 17:30   (기사수정: 2017-10-26 10:54)
2,693 views
Y
▲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성진경 큐브스틸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기업의 기술탈취 사례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성진경 박사, “허 모 박사 앞세워 내 특허기술 재가공, 권오준 회장 친인척도 특허자 명단에 올려” 주장
 
포스코, 성 박사 주장 전면 부인하면서도 현재 사용중인 자체 기술의 특허 내역에 대해선 함구
 
뉴스투데이, 25일 ‘포스코 특허 탈취’ 의혹을 제기한 성진경 박사 단독 인터뷰
 
세계적인 철강기업 포스코가 개인 연구자의 특허를 무단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만약 포스코가 대기업의 지위를 남용해 ‘기술 탈취’를 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정 경쟁 사회’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6년 12월 성진경(큐브스틸 대표) 박사가 특허 출원한 ‘고자속 밀도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친인척이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국감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 성 박사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8년 무렵부터 성 씨의 해당 특허기술에 대한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다가, 2013년 1월 최종적으로 기술도입을 거절했다. 더욱이 성 박사에 따르면, 포스코가 성 씨의 기술도입을 검토하던 기간인 2012년 3월에 허 모 박사가 성 씨의 기술 이론을 적용한 특허를 새로 출원했다. 허 씨는 특허를 출원한 뒤 한 달이 지난 2012년 4월 포스텍 교수로 임용됐다.
 
성 박사는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포스코가 허 모 박사를 앞세워 나의 특허를 교묘히 재가공해 다시 특허를 출원시키는 방법으로 기술을 탈취했다”며 “이 과정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친인척이 허 씨 특허의 공동개발자로 이름을 올려 특허료를 부당으로 취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성 씨의 모든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25일 성진경 박사 및 포스코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 박사의 주장과 근거, 그리고 이에 대한 포스코 측의 해명을 함께 취재했다. 성박사의 인터뷰 내용은 이번 논란을 둘러싸고 양측이 엇갈리고 있는 핵심 쟁점 4가지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 [자료=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쟁점① 포스코는 왜 수년간 성 박사의 특허기술 도입을 검토하다 거절했나?
 
◇ 성 박사 측= 포스코 측은 몇 년이나 내 기술을 검토했지만 나중에는 ‘우리들(포스코 기술연구소)도 이 정도는 만들 수 있다’며 거절했다.
 
나는 2004년부터 무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한 기술 개발을 준비했고, 당시 포스코 독립법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소속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개발 계획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연구소 측은 개발 연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대신 나는 RIST 내에서 ‘연구원 창업’을 해 3년간 연구 기회를 얻었고, 2006년 말 해당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소 측은 ‘(그 기술이) 뭐가 어렵냐’는 반응이었고, 포스코 측은 기술 도입을 고사했다.
 
◇ 포스코 측= 성 박사는 RIST 소속 연구원이었으나 포스코와 직접적인 협업관계는 아니었다. 당시 특허를 출원한 성 박사가 본인의 기술을 도입하지 않겠냐고 회사에 제안했으나, 포스코는 도입 검토 후 ‘상용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하지만 성 박사 측은 회사의 거절 이후에도 계속해서 본인의 기술을 수정·보완해 몇 차례 더 제안을 해 왔다. 전체적인 검토 기간이 길어진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 기자 분석= 양 측의 주장에 따라 ‘성 씨는 당시 포스코 연구소 소속 연구원이었고, 포스코는 성 씨의 특허기술 도입을 장기간 검토했다가 최종 거절했다’는 정황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의 거절 이유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 측은 기술적 검토 끝에 ‘상용화 불가능’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성 박사의 주장처럼 포스코 측이 ‘충분한 검토’를 통해 자체 기술을 개발할 시간을 벌었을 가능성도 논리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쟁점② 허 모 박사가 성 박사의 특허를 짜깁기해 ‘조작된 특허’를 출원했다?

 
◇ 성 박사 측= 허 모 박사가 출원한 특허는 ‘가짜 데이터’로 만든 ‘가짜 특허’다. 실제로 특허청은 특허를 심사할 때 기술의 진위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논리적인 가능성만 판단한다. 가짜 데이터를 이용해 교묘히 재가공한 가짜 특허를 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다만 이에 대해 일개 개인이 대기업과의 소송까지 진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 포스코 측= 이번 논란은 어디까지나 성 박사와 허 박사 간의 공방이다. 특허 도용을 주장하는 사람은 성 박사, 특허 도용 의혹을 받는 것은 허 박사다. 포스코는 전혀 관련이 없다. 만약 성 박사가 포스코로부터 특허 침해를 느꼈다면 소송을 제기하고 법적 보호를 받으면 된다.
 
◇ 기자 분석= 우선 성 씨 주장대로 이미 출원된 특허에 대해 누군가 고의적으로 짜깁기해 특허를 재출원하는 일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스투데이가 24일 특허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특허 심사 과정에서 심사관들은 제출된 자료를 일일이 검증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우선 제출된 자료를 믿고 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신 특허 침해가 일어날 경우 무효 심판을 통해 피해자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포스코 측의 주장대로 성 씨는 법적 절차를 거쳐 자신의 특허권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 씨가 허 씨의 배후에 포스코가 있다고 판단하고 대기업과의 소송에 심적 부담을 느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쟁점③ 포스코는 허 모 박사를 앞세워 기술을 탈취하고 부당이익을 취했고, 허 박사는 포스텍 교수로 영전? 권오준 회장의 친인척 의심 인물이 허박사 특허 공동 명의자
 
◇ 성 박사 측= 내가 개발한 기술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소위 철강 선진국에서 1960년대부터 열심히 찾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몇 년에 걸쳐 그 기술을 개발해내자마자 허 박사가 비슷한 특허를 출원하고 곧바로 포스텍 교수가 됐다.
 
포스코는 허 박사와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허 박사 측은 나에게 다르게 얘기했다. 특허 탈취 논란 이후 연락이 왔던 허 박사 측에서는 포스코가 허 박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애초에 내가 허 박사의 특허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포스코의 한 핵심 연구원으로부터 건네 들은 것이다.
 
또한 허 박사 특허기술의 공동발명자들 중에는 ‘권혁기’와 ‘권선미’라는 이름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기술과 전혀 상관없는 청년과 주부였다. 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친인척으로 의심되는 두 인물이 조작된 특허와 그 특허료로 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 포스코 측= 포스코는 성 박사의 기술도, 허 박사의 기술도 모두 사용하고 있지 않다. 포스코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논란과 전혀 무관하다. 실제로도 성 박사는 허 박사가 자신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허 박사와 포스코 간의 연결고리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 기자 분석= ‘허 모 박사와 포스코 간의 연관성’을 뒷받침해줄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포스코의 지적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스코와 권오준 회장 측이 모든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허 박사 특허의 공동발명자 중 2명의 권 씨가 권오준 회장의 친인척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자료=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쟁점④ 포스코는 왜 자체 보유한 ‘독자기술’의 세부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을까?
 
◇ 성 박사 측= 내가 개발한 기술은 풍력발전기, 전기자동차용 모터, 드론용 모터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4차 산업 관련해 시장성이 매우 크다. 발전량을 줄이는 대신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업계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기술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내가 개발한 이 기술이 유일하기 때문에, 만약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은) 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포스코는 독자 기술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 독자기술이 무엇이고 특허 번호가 무엇인지 답하지 않고 있다. 그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와 연구원이 누구인지 오히려 내가 직접 묻고 싶다.
 
◇ 포스코 측= 현재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독자기술은 ‘무방향성 전기강판 제조방법’에 관한 것이다. 다만 정확히 어떤 기술인지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금속학에 관해 상당히 전문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칫 전달과정에서 제대로 이해가 안 되면 왜곡이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포스코는 고객사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의 독자 기술이 특허 출원된 것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성 박사와 허 박사 간의 특허 침해 공방이다. 확실한 것은 포스코가 보유한 자체기술에는 어느 박사의 기술도 들어가지 않았다.
 
◇ 기자 분석= 실제로 국내 몇몇 전문가들은 성 박사가 개발한 기술이 상당한 시장 가치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0조 원, 그리고 앞으로도 수백 조 원의 가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성 씨의 기술적 가치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대목이다.
 
또한 양 측이 보유한 기술은 모두 ‘무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한 기술로, 서로 전혀 연관성 없는 기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포스코 측은 자체 보유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포스코 측이 이번 의혹을 제대로 씻어내기 위해서는 ‘포스코가 보유한 기술은 두 박사의 기술과 무관하다’는 점을 설명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