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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공군 이야기 (18)] 강원도에서의 초급장교 생활③ 멘토가 된 대대장과 스나이퍼 스토리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리스트] 강원도 부대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있었고 좋은 점도 있었지만,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훌륭한 분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즉, 필자가 군생활 하는 동안 정신적인 스승으로 삼았던 선배 장교를 알게 되었고, 지금도 만나서 격의없이 지내는 동료 장교들을 사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후에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때 멘토가 되었던 분은 체감온도 영하 55도일 때 장교들에게 순찰을 지시했던 대대장, 그분이다. 이 분은 사관후보생(현재는 학사장교)으로 임관한 분으로서 이 분의 지휘 스타일은 처음에는 엄격하게만 보았다. 그러나 이 분의 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교로서의 책임감과 의무감’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많이 배웠다.   훈련 후 중대원들과 함께. 이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진=최환종]   예를 들면, 어느 조직이나 ‘규정’이 있다. 그러나 세세한 부분까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애매한 경우에 일부 지휘관(또는 상급자)들은 결정을 유보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분은 본인이 가진 권한과 책임 내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바는 주저없이 시행하는 성격이었다. “그것은 내가 책임진다. 시행하라.” 이런 식이었다. 물론 불합리한 것은 위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분이었다.   훗날 본인이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때, 필자가 사관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것과 더불어 나도 모르게 이 분의 지휘 스타일을 따르고 있음을 느꼈다.   ■ '정의'를 실천했던 군의관 장 대위, 지금은 명망있는 의사로 활약   친하게 지낸 장교 중 1명은 군의관인데, 필자가 군생활을 하면서 본 훌륭한 군의관 2인 중 한명이다. 군의관 중에 그렇게 직업의식(군인정신)이 투철하고 책임감 있는 군의관은 거의 못보았다. 부대 군의관인 '장 모(某)' 대위는, 일과 중에는 군의관으로서 환자 진료에 충실함은 물론이고 가끔 버릇없는 병사들이나 복장 위반하는 병사가 있으면 현장지도는 물론, 불응하는 병사일 경우에는 헌병반장(중위)에게 얘기해서 잘못된 점을 시정토록 하는 ‘정의’가 살아있는 장교였다. 그러다보니 대대장도 당연히 군의관을 신뢰하였고, 우리들도 좋아했다.   군의관 ‘장 모(某)’ 대위는 일과 이후에는 늘 책을 보면서 공부를 했다. 이 분은 전역 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 00병원에서 중요 직책을 역임하였고 지금도 명망 있는 의사로 활약하고 있다. 필자는 군의관 ‘장 모(某)’ 대위와 같은 방을 사용하면서 인생의 선배인 그에게 여러 가지 많은 조언을 들었고, 룸메이트가 매일 저녁공부를 하니 필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언급한 영어 공부라던가 독서 등은 군의관 ‘장 모(某)’ 대위에게 받은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지금도 만나는 장교는 2명이 있는데, 두 장교 모두 학사장교 출신으로 단기장교로 근무했다. 한명은 필자와 동기급으로 인사장교였고, 다른 한명은 필자보다 1년 후배 기수로서 보급장교였는데, 서로 나이가 엇비슷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다. 셋이서 같이 강원도 부대에서 같이 근무한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거친 환경에서 동고동락하면서 강한 유대감이 형성되었고, 지금도 가끔 만나 골프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필자가 부대 배치받은 다음 해 봄, 부대는 공군작전사령부 전투태세 검열을 받게 되었다. 부대 특성상 작전분야를 제외한 부대원의 전투태세 검열 주 내용은 제식훈련, 총검술 등 기본군사훈련 과목이 주가 되었다. 당시 장교중에 필자가 가장 막내이자 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라는 이유로 필자가 기본군사훈련 전 과목에 대한 교관 및 지휘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그때 기본군사훈련 전 과목을 지휘하면서 부대 부사관 및 병사들과 많이 가까워지게 되었다.   약 한 달간의 준비를 거쳐서 드디어 검열 당일이 되었다. 검열대상으로 무작위 선정된 부대원들을 지휘하여 한 과목씩 무사히 진행해 나갔다. 3번째 과목이 되자 검열관은 필자를 보더니 “또 귀관이 지휘하나?” 하면서 씩 웃는 것이었다. 기본군사훈련 모든 과목 검열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으로 사격 평가에 들어갔다.   ■ 스나이퍼 수준이었던 필자의 사격 실력, 총구에서 나가는 탄두 볼 정도로 시력 좋아   필자는 권총 사격자 명단에 포함되었고, 38구경 권총으로 사격을 실시했는데, 검열관은 그해 검열한 부대중에 필자의 사격점수가 가장 우수한 점수라고 얘기했다. 옆에서 사격을 지켜보던 부대장은 이 얘기를 듣자 얼굴이 환해지더니 그 자리에서 필자에게 특별휴가(4박 5일)를 주었다. 세상에! 난 내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휴가라니! 검열관과 부대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검열이 종료된 후 필자는 오랜만에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뵈었다.   사격 얘기가 나왔으니, 그 당시 필자의 시력과 사격 성적을 잠시 얘기하자면, 거의 스나이퍼(Sniper) 수준이었고, 시력도 좋았다. 시력이 얼마나 좋았는가 하면, 중위때 필자가 사선에서 사격 통제를 할 때였는데, 타 장교가 권총사격 시 38구경 권총 총구에서 탄두가 나가는 것을 순간적으로 보았다.   권총 총구에서 탄두가 나가는 것을 본 것은 이때가 유일한데, 그 만큼 필자의 시력이 좋았다. (필자는 지금도 시력이 2.0이 나올 때가 있다.) 중위 때는 20대이고 공기 좋은 산속에서 생활했으니 시력이 매우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초원에 사는 몽고 사람들의 시력이 어머어마하게 좋다는 얘기같이.   그리고 M-16 소총, 권총(38구경) 사격은 합격 불합격이 문제가 아니고 부대원 중에 누가 1등이냐 2등이냐를 다툴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표적지 한가운데에 담배를 붙여놓고 사격해서 순위를 정할 만큼 사격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필자는 전역할 때까지 공군 지상사격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군 지상사격대회 출전자는 무작위로 선발하는데, 필자는 그 무작위 명단에 선발되는 행운이 없었던 것이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  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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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 나의 공군 이야기
    2020-03-19
  • [기자의 눈] 정의당 비례대표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은 또 다른 취업 부조리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류호정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의 대학 시절 ‘대리게임’ 논란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류 후보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재학시절에 게임 동아리(이화여대 e스포츠 동아리 클라스) 회장으로 활약했으며, 아프리카TV에서는 ‘게임 아이돌’이라 불리는 게임방송 BJ로 활동했다.  그는 대학 시절인 2014년 자신의 아이디를 다른 사람(남자 친구 등)이 사용하도록 해서 부당하게 게임 실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류씨는 사과 입장문에서 “경각심이나 주의 없이 연인 및 주변인들에게 아이디를 공유해 주었음을 인정한다”면서 “문제가 된 아이디를 파기하고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 정당한 방법으로 실력을 쌓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류 후보의 행위를 철없었던 한 대학생의 단순 실수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류씨를 재신임하는 절차를 취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당시 논란 뒤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아 있다. 류 후보가 대리게임을 통해 자신의 게임계정의 등급을 올렸고, 취업 혹은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높은 등급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씨는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게임회사 취업과정에서는 게임등급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단 정규직 전환과정에서는 게임등급을 제출했지만 대학시절에 대리게임을 시켰던 것과 다른 새로운 계정의 게임등급이었다"고 주장했다.   류 후보는 "당시에 논란이 되는 게 비대위 활동이나 회사 취직이나 대회 출전을 대신한 것 아니냐. 이런 식의 논란이 있는데요. 그것들은 다 시기적으로 안 맞는 것도 많고 취업을 할 당시에는 제가 등급을 기재하지 않았다"면서 "정규직 전환 때 쓰기는 했다"고 밝혔다. "그때는 1년도 더 지난 후에 제가 직접 반성을 하고 이런 부분들은 관계자 증언도 있고 그리고 그 당시 문서라든지 이런 걸로 제가 소명을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리게임을 시켰던 게임계정의 등급을 활용한 바가 없다는 게 해명의 핵심이다. 하지만 높은 게임 등급이 게임회사 취업이나 정규직 전환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류 후보가 인정한 것은 간단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가 대학재학시절에 높은 게임등급의 사회경제적 효용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철부지의 '단순 실수'라는 주장은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게 된다.   2030청년 세대들이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위해 사투를 벌일 때, 류 후보가 취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대리게임'을 시켰다는 사실은 많은 청년들에게 실망스러운 사건일 수밖에 없다.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은 사실상 국회의원 배지를 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1992년생인 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될 경우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핀란드에서 34세의 최연소 총리가 탄생하면서 세계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 선진정치문화를 위해서도 청년들의 목소리에 정치인들이 귀를 기울여야만 하고 그들을 대변하기 위해 청년 정치인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대리게임을 통해 높은 등급을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게임회사 취업 등에서 유리한 스펙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류 후보가 타인에게 자신의 게임계정을 빌려준 것은 작은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 심각한 취업난 시대에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부조리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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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
    2020-03-17
  • [기자의 눈]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생존전략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전 세계로 커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국내 유통업계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면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가릴 것 없이 모두 문을 닫았다. 전례 없는 휴점이다. 과거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신종플루 등 대한민국을 강타한 전염병이 몇 차례 있기는 했지만 매장 전체가 문을 걸어 잠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0.6% 급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38.6% 감소했다.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와중에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줄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준 것이다. 여기에 확진자 동선이 포함된 매장은 2~3일씩 문을 닫아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면세업계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면세점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12월 2조2847억 원보다 약 11.3% 줄어든 2조247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온전히 받았던 지난 2월 매출이 1월보다 더 떨어졌을 것임은 충분히 예견 가능하다. 반면에 쿠팡, SSG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가는 와중에 소비자들이 사람 간 접촉을 기피하는 ‘언택트’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미 지난 1월 로켓배송 출고량이 역대 최고치인 330만 건을 넘어섰으며 여전히 일평균 300만 건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도 매일 배송 마감 100%에 육박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도 온라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디지털화·온라인화’라는 지각변동은 이제 시작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뛰어난 택배 시스템은 온라인 매출을 폭증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디지털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던 상황 속,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그 촉진제 역할을 한 것일 뿐이다. 이미 오프라인 유통업체 수장들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 키워드로 ‘디지털 전환’을 내세운 바 있다. 문제는 차별점이다. 쿠팡, 티몬 등 이미 탄탄한 입지를 다진 이커머스 기업이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시장 진출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차별화가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 이미 포화 상태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를 뛰어넘는 ‘혁신’을 덧붙이는 전통 유통업체만이 급변하는 유통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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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3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8) 중대장 시절의 이기심,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지름길
    편안할 때에 위기를 생각하고(居安思危). 대비태세가 되어 있으면 근심이 사라진다(有備則無患), 선승구전(先勝求戰), 먼저 승리를 만들어 놓은 이후에 전쟁을 한다.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춘추시대에 진(晉)나라의 왕 도공(悼公)에게는 사마위강(司馬魏絳)이라는 유능한 신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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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20-03-03
  • [나의 공군 이야기](17) 강원도에서의 초급장교 생활② 추운 여름에 만난 '반면교사(反面敎師)', 선풍기 찾다 야전잠바 요구한 검열관
    ▲ 눈 쌓인 어느 따뜻한(?) 겨울. 선배 장교와 함께 [사진=최환종] 어느 일요일 아침 날이 밝지 않아? 밤새 내린 눈이 장교숙소 전체를 덮어[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초급장교 시절을 보냈던 강원도 지역은 겨울철에 눈이 참 많이 내렸다. 부임하던 날(4월 중순인데도), 마을의 시외버스 정류장에는 눈이 무릎까지 쌓여 있었다고 지난 회에 얘기를 했는데, 필자가 그곳에 근무할 당시 가장 눈이 많이 내렸던 기억은 따로 있다.두 번째 겨울의 어느 일요일 오전! 필자는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눈을 떴다. 그런데 아직도 창밖이 어두웠다. ‘아직 해가 안떴나?’ 하고 더 잤다. 한참을 자다가 다시 깨어서 창밖을 보니 아직도 어둡다. ‘이상한데’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시계를 보니, 시간은 낮 12시가 지나고 있었다. 혹시나 하고 장교숙소 현관으로 가보았다. 순간 처음 보는 광경이다. 밤새 눈이 많이 내려서 눈이 장교숙소 지붕을 덮고, 숙소 현관도 눈이 쌓여 밖으로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상황실에 전화를 해서 눈이 얼마나 왔는지 확인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장교숙소(1층 건물) 전체를 눈이 덮을 정도니 적설량이 최소한 1.5 m 이상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부대가 눈 속에 파묻혀 있었고, 영내에 있는 전 병사는 이미 부대내 제설작업(주요 통로 개척작업 위주)을 하고 있었다.   1.5m높이로 쌓인 눈을 삽으로 치우며 장교숙소와 내무반 사이 길을 뚫어  그날 장교 숙소에는 필자와 야간 근무를 한 장교 1~2명이 있었는데, 상황실에서는 제설작업에 치중하다보니 필자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때부터 장교숙소와 내무반 사이의 통로개척 제설작업이 시작되었다. 장교숙소와 내무반 사이의 거리는 대략 농구장 두 개 정도의 거리였는데, 이 거리를 삽으로 제설작업(폭 1.5 미터 정도의 통로)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병사 두어 명이 비교적 눈이 적게 쌓인 지역을 돌아와서 장교들과 합류 후, 제설작업을 했다. 내무반쪽과 장교숙소 쪽에서 각각 눈을 퍼내며 통로개척 제설작업을 하는데 약 3 ~ 4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히도 바람은 불지 않았고, 삽으로 눈을 퍼내다보면 땀이 나서 야전상의를 벗을 정도였다.   제설작업 중간에 눈구덩이(정확히 표현하면 양 옆으로 눈이 어른 키만큼 높이 쌓인 통로 속)에 앉아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었다. 쉬면서 건빵과 물로 점심식사를 대신했다. 에스키모인들이 이렇게 살았을까? 그리고 드디어 양쪽에서 눈 치우던 병사들과 서로 만났다. 매일 보는 병사들인데도 얼마나 반갑고 흐뭇하던지. 병사들과 진한 전우애를 느꼈다.   강추위와 제설작업 등으로 힘겨웠던 경험은 지휘관의 소중한 자산돼돌이켜보면, 그 당시 겪은 추위, 눈 등은 그때는 너무나 힘들었다. 그러나 그때 겪은 추위나 제설작업, 식수 문제 등 여러 가지 경험은 필자가 이후 부대를 지휘할 때 정말 귀중한 자산이 되었는데, 그러한 환경에 처해 있을 때의 작전수행, 또는 부대원들의 애로사항이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 한 예이다.요즘 TV에서 가끔 “시베리아(또는 알래스카)에서의 생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그때 생각이 나서 출연자의 고통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지는 느낌이다. 그 당시에 그런 추위와 눈을 경험한 결과, 요즘은 일기예보에서 “금년들어 첫 강추위! 오늘 최저 영하 10도!” 이렇게 얘기를 하면, 속으로 웃으며 이런 생각을 한다. “봄날이네!”. 물론 필자가 체감하는 온도는 춥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영하 10도는 추위도 아닌 것이다.겨울의 추위가 어느 정도 심했는지를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부대내 BX(육군은 PX라고 한다)는 인행계장 소관인데, 친하게 지내던 인행계장이 어느 날 이런 푸념을 하는 것이다. “BX 창고에 있는 소주가 모두 얼어서 터졌어...” 당시 소주 도수는 24도로 기억한다. 24도라면 왠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을텐데, 얼마나 추웠으면 소주가 얼어서 소주병이 터졌을까. 대단한 추위였다.    여름에 찾아온 공군본부 검열관, 선풍기 찾다가 야전잠바 요구해 부대사정도 모르고 검열하겠다는 상관은 존중받을 수 없어기상에 따른 에피소드는 한가지만 더 얘기하고 마무리하려 한다. 아마 둘째 해 여름으로 기억하는데, 8월의 어느 여름날, 공군본부에서 검열팀이 온다고 연락이 왔다. 인근 비행장을 거쳐서 필자의 부대로 오는데, 헬리콥터 편으로 온다고 한다. 헬리콥터로 온다는 것은 헬기 운용이 가능한 ‘양호한 기상’이라는 얘기다. 그날 기상은 보기 드물게 맑은 날씨였고 시정은 매우 양호했다. 바람도 구름도 없었고. 따라서 제 3자가 보았을 때 경치가 매우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부대원들은 8월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전상의를 착용하고 있었다.중령이 선임자인 검열팀은 대대본부에 도착하여 상황실에서 부대현황 브리핑을 받았다. 브리핑 도중에 검열관이 이렇게 얘기한다. “너희들은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근무하니 좋겠구나!” 자기들은 격려한다고 한 것 같은데, 우리들은 순간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필자의 부대는 1년 중 안개일수가 80% 이상이고, 부대 업무의 많은 부분이 추위와 자연과의 싸움인데, 날씨 좋은 날 헬기를 타고 와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 정도라니. 우리는 거의 동시에 모두 같은 생각을 했다.‘당신들도 여기 일주일만 있어보시오. 그런 얘기가 나오나!’브리핑 이후 복도에서 우연히 필자를 만난 검열관은 “중위! 날씨가 더운데 선풍기 없나?” 하는 것이었다. 하긴 자기들은 무더운 여름날에 인근 비행장에서 있다가 왔으니 더울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 부대는 한여름에도 야전상의를 입고 다니는 부대인데, 선풍기가 있을리 없다. 필자는 “부대에 선풍기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그러자 검열관 왈 “어떻게 부대에 선풍기도 없나? 형편없는 장교구만!” 표현을 점잖게 해서 그렇지 검열관의 말투는 필자를 경멸하는 욕설이 섞인 말투였다. 황당했다. 공군본부에서 올 정도면 예하부대 사정을 잘 알고 올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하다니.......한 시간 정도 후에 다시 그 검열관과 마주쳤다. 그리고 필자에게 묻는다. “중위! 야전잠바 없냐?” 이번에는 추운가보다.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 그때 그 ‘검열관’들의 언행은 필자에게 좋은 교훈이 되었고, 이후 필자는 타군 또는 타부대 검열을 가거나 지휘순찰을 갈 때 절대 그런 ‘무책임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장교, 부사관들에게도 그 얘기를 들려줬다. 그런 ‘무책임한’ 언행을 하지 않도록.   틈틈이 공부했던 영어가 많은 도움이 될 줄은...한편, 부대로 숙소를 옮긴 이후, 퇴근 이후에는 몇 백 미터 떨어진 숙소에 가서 생활을 하니 저녁에 가용시간이 많이 남았다. 물론 주말에는 가끔 인근 도시에 가서 목욕도 하고 밀린 빨래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부대로 복귀했지만, 타부대로 이동할 때까지 주로 부대 내에서 생활했다. 그 부대에서 근무기간은 거의 3년이었고, 그중 2년여는 부대 장교숙소에서 생활했다.장교숙소에서 거주한 기간에는 일과 이후에 비교적 책도 많이 보았고, 영어 공부도 했다. 그 당시는 지금과 같이 인터넷 강의 같은 좋은 교보재가 없던 시절이라 영어 공부는 예전에 보던 영어 참고서, 영어 회화 카세트 테이프 등을 이용해서 공부를 했다. 그때는 영어 공부를 하면서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때 틈틈이 공부하며 기초를 닦은 것이 후에 많은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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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 나의 공군 이야기
    2020-02-27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7) 화천 만산동 계곡의 '취약지 상주훈련', 의기에 찼던 그 시절
    ‘무소불비 무소불과(無所不備 無所不寡)’와 ‘피실격허(避實擊虛)’는 선택과 집중, 집중과 절약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의미, 평시 심심산골 취약지역에 침투간첩의 은거/활동 가능 때문에 취약지관리 필요, 행군 간 계곡 및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험으로 고개길에서의 휴식 회피, 장거리 행군에 따른 허기 때문에 미숙한 야전취사로 인한 설익은 밥도 꿀맛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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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20-02-27
  • [기자의 눈] ‘제자리걸음’ 원격진료, 정부와 의료계 이제 타협점 찾아라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병원에 직접 가지 않고 전화로 상담·진단·처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24일부터 시행된 원격진료 한시적 허용 정책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병원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 여러 곳을 전화해 확인해봐야 한다. 진료가 가능하더라도 약은 배송이 안 되기에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와야 한다.   이런 상황은 그간 의료계의 반발로 원격진료가 도입되지 못했던 탓이 크다. 2000년도에 들어 복지부는 원격진료 정책을 꺼내놓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 와중에 미국·중국·일본 등은 일찍부터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미국은 1997년부터, 중국은 2014년부터, 일본은 2015년부터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시범사업만 계속하고 있다. 2000년 강원도 16개 시·군 보건진료소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시작한 것으로 20년간 시범사업 중인 것이다. 대상은 교정시설, 도서벽지 등 의료 취약지 환자들 위주였다.   이미 원격진료를 도입한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효과적 진료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진료 6건 중 1건이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고, 중국도 원격진료 이용자가 1억 명을 넘는 등 원격진료 플랫폼을 통해 병원과 의사, 환자를 연결한 진료와 상담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횡행할 때 비대면 의료는 감염 가능성을 제로(0)로 만들어 안전성 측면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다만 의료계는 ‘원격진료가 대면접촉 없이 이뤄져 오진의 위험이 있다’, ‘대면 진료보다 수가가 낮아 의료인의 생존권이 보장받을 수 없다’, ‘의료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 등의 이유로 원격진료를 반대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한시적 허용 결정을 내린 것에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통해 원격진료 도입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의 확산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병원 방문, 대면 접촉은 되도록 삼가야 하기 때문이다. 진즉에 원격진료가 자리를 잡았다면, 코로나19 사태에 원격진료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활용되었을 것이다.   의료계의 걱정도 일리가 있지만, 그런 이유로 원격진료를 막을 수 없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원격진료는 확산하고 있고, 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정부와 의료계 간 합의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재진 환자에 국한하는 등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20년간 제자리걸음 해 온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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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6
  • [기자의 눈] 현대차보다 절박한 중소기업의 '코로나 쇼크', 수입처 다변화가 해법
    중국산 제품 수입 막히면서 '차이나 리스크' 현실로USB 케이블 등 생필품 된 IT 소모품 대다수 중국에서 와기업은 대체 수입처 찾고 정부는 국내 기업 '유턴' 도와야[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코로나19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의 확산으로 중국 설 연휴가 수 차례 연장되면서 중국에서 물건을 떼어 오거나 중국산 부품을 쓰던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피해 체감속도는 빠르고 ‘차이나 리스크’를 피해 갈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피해 업체들은 크기도 업종도 다양하다. IT 소모품점, 저가형 생활도자기 판매점, 배관 부속품을 수입해 쓰는 집수리 전문점과 같은 소상공인들부터 현대-기아자동차, 한국 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기업까지 주기적으로 들여오는 중국산 제품을 필요로 하고 별다른 대체 수입처를 마련하지 않았던 곳들이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같은 대기업도 어렵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충격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몸집이 큰 대기업은 태풍을 견딜수 있지만, 몸집이 작으면 아예 공중분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중에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도 있다. USB 케이블이나 스마트폰 충전에 쓰는 포트를 바꿔 주는 컨버터(일명 ‘젠더’), 셀카봉 등 시중의 저가 IT 소모품은 십중팔구 중국산 제품이다. 때문에 용산전자상가에 즐비한 IT 소모품 유통상들도 ‘코로나 쇼크’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중국 이상의 조건을 가진 구매처가 없어 이들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다.특히 대규모 물량을 미리 당겨 와 쌓아 두고 팔 여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들은 구매처 다변화가 그저 ‘언감생심’이다. 중국 공장들의 가동 중단으로 그때그때 들여와서 팔던 물건들의 수입이 막혔고,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르는 물건만 기다리며 보유 중인 재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용산전자상가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IT 소모품 유통상 A씨는 “물건을 중국에서 우리 쪽으로 보내야 하는데 중국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안 해버리니까 많이 어렵다”라며 “어차피 (주문)하면 (제품이) 금방 오니까 거의 딱 맞춰서 시키는 물품들도 있고, 재고를 소진한 다음에 한 번에 왕창 받는 물건들도 있어서 못 오고 있는 물건들이 많다”라고 털어놨다.그는 “연락한 후 물건을 받기까지 한 달은 걸려야 한다. 중국 춘절(설날)이 원래 10일까지 밀리는 거였으니 기다리면 재가동이 된다는 건 말뿐인 것이다”라며 “일부 제품은 재고는 이미 다 소진됐다. 주로 케이블이나 컨버터 같은 것들이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렇게 말을 하면 뭐가 바뀌기는 하는 것이냐”라고 토로했다.같은 분야에서 이보다 규모가 큰 점포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은 재고량을 미리 많이 확보해 중국 공장 폐쇄 사태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진 않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국에서 들여오는 재고량이 소모되고 나면 별도의 조달 방법은 없는 상황이어서 소상공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발 리스크에 맞설 ‘카드’가 없다.이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으로 운송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건 없다고 봐야 한다”라며 “중국 업체들의 직원들이 업무 복귀가 안 돼가지고 생산라인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그는 “중국의 설 연휴는 원래 굉장히 길기 때문에 그걸 저희가 염두에 두고 미리 (발주) 진행을 해서 거의 다 받은 상황”이라며 “중국 생산라인의 업무 복귀가 안 되다 보니까 지금 못 받은 물건들과 그쪽에서 선적해야 할 물건들이 늦어지고 있는 정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메이드 인 차이나’가 없는 제품이 없다며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고 넘어가던 시기는 지났다. 기업들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소재 구매처를 물색하고 정부는 저금리 융자와 같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기업의 해외 소재 공장들을 국내로 ‘유턴’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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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9
  • [기자의 눈] 유감스러운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 신종코로나보다 중요한 기업의 목소리
    지난해 졸속 행정 비판받은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올해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으로 간판 바꿨지만 신종 코로나로 연기참여 동기 찾기 어려운 기업들, 힘있는 정부부처 눈치보기?[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지난해 1월 처음 개최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으로 간판만 교체해 올해도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졸속 진행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해서 이름만 바꿨다는 지적이다. 행사의 주무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다. ‘한국판 CES’로 불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 1월 29일 처음 열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서 선보인 한국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국민들의 요구 바탕으로 꾸려졌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CES 참여 기업들이 이 행사를 준비하는 기간은 채 열흘이 안 됐다. 당시 방문객들의 기대가 컸던 LG전자의 롤러블TV는 단 한 대만 전시됐고, 이마저도 다음 달 열리는 해외 전시 일정으로 개최일 밤에 철거됐다. 행사가 급조된 탓이었다. '다른 간판'으로 올해도 진행될 예정인 이 행사는 원래대로라면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우한 폐렴으로 잠정 연기됐다. 주최 측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로 행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의 상황을 살피면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해 행사에 참여했던 업체들 사이에서는 “미국 CES는 기업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홍보 효과 등을 얻을 수 있어 참가 목적이 뚜렷한, 반면 이 행사는 어떤 취지로 열리는지 알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해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통상 18만 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박람회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에는 1만여 명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한국판 CES’의 참여 업체들은 정부의 요청에 마지못해 응한 듯한 분위기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굳이 참여할 동기를 찾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힘있는 정부부처들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집단이다. 정부의 압력을 느껴 불필요한 행사에 끌려다니면 결국 손해보는 측은 국민이다.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을 언제 개최할지 저울질하기에 앞서서, 정부 부처의 '생색내기'를 위해서 기업이 동원되는 구태가 되풀이되는 상황이 아닌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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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3
  • [기자의 눈] 불황 맞은 보험업계, 인슈어테크와 플랫폼이 불황돌파 핵심
    사상 최악의 불황 맞은 보험업계 디지털 다변화와 인슈어테크 기반으로 불황돌파 다짐 보험상품과 고객 이어주는 플랫폼 기반으로 고객과 심리적 거리 좁혀 [뉴스투데이=이영민 기자] 작년 보험업계는 국제적 초저금리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등 수많은 경제적 이슈,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극악의 손해율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불황에 직면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 새 국제 금융 기준인 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IFRS17도입 이후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현재보다 커지고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러 악재로 인한 불황에 보험업계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 채널 다변화와 인슈어테크 기술기반의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다변화와 인슈어테크 기반 혁신으로 불황돌파 의지 보여 실제로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인터넷 다이렉트채널의 판매 채널이 성장세를 보여줬고 보험사별로 인슈어테크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 챗봇을 도입하여 인터넷 고객상담에 이용하면서 디지털 다변화를 통한 판매 채널 확대와 인슈어테크 기반기술 발전의 신호탄을 올렸다. 삼성화재는 종합 건강증진 애플리케이션 애니핏(Anyfit)을 도입하여 보험가입자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삼성화재 보험가입자라면 누구나 애니핏을 이용 할 수 있으며 하루 할당 운동량을 채우면 포인트가 제공되는데 포인트를 보험료납부나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에서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다. 교보생명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한화생명도 AI카메라를 이용한 식단 영양 분석 프로그램 헬로(Hello, Health Log)를 출시하여 인슈어테크 혁신 경쟁의 불을 붙였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의 약진 국내 대형보험사들의 혁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국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다다익선’은 크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을 필요로하는 다수의 고객을 모아 보험사와 보험료 및 보장내용을 협상해 고객에게 알맞은 보험을 설계해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 설계된 보험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설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혁신을 이뤘다. 크라우드 플랫폼을 앞세운 다다익선과 다르게 ‘마이리얼플랜’은 인공지능 보험진단 애플리케이션인 ‘보닥‘을 출시해 보험사 상관없이 AI 설계봇을 통해 가입한 보험이 내게 맞는 보험인지 진단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플랫폼과 AI봇의 보험진단을 이용한 비대면 채널의 장점과 매칭된 전문가의 조언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대면 채널의 장점을 고루 활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차별화된 플랫폼과 서비스로 고객 사로잡아야 지난 수십 년간 보험이 가진 사회적 이미지는 좋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는 보험 아주머니들의 방문과 권유 전화는 대중들이 보험에 갖는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물론 방문과 권유 전화로 방대한 네트워킹을 형성해 큰 수익을 내는 소위 보험왕, 보험 여왕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 이런 영업방식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거듭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한 간편한 소비를 선호하고 정보수집에 민감해 자신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품을 단지 사람만 보고 가입하는 경우는 적다. 이제 누구에게나 인터넷이라는 방대한 네트워킹이 존재한다. 차별화된 플랫폼과 대중이 원하는 서비스만 있다면 언제든 대중과 소통 하며 영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계에서 제일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보험업계도 디지털 다변화와 인슈어테크를 기반으로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차별화된 플랫폼과 서비스로 대중들에게 접근한다면 기존 보험이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와 업계 불황을 이겨내고 보험의 재도약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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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06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6) 첨단 과학과 원시적 활동이 병존하는 ‘창끝 강화훈련’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필자가 중대장 근무시 육군참모총장은 정호용 대장(육사11기)이었다. 정총장은 ‘전쟁시를 대비하여 창끝 전투력 강화’를 강조했다. 전술토의, 지식/지휘능력을 배양 등 간부교육 강화로 가장 높은 전투력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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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06
  • [전문가 기고] 장애인 자립의 근본은 취업이다
    박홍열 관장 “지역사회 사업체 올바른 장애인식 등 다양한 요인 뒷받침…더 나은 사회 만들어가야” [뉴스투데이=박홍열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등록 인구는 258만여 명으로 전체인구 5138만 여명의 5%이다. 이 중 15세 이상 장애인의 인구대비 취업률은 34.5%로 전체 인구 취업률인 61.3%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장애인 근로자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보다 약 1.5배가량 높기도 하다.필자는 영양군, 경북도청, 청송군 등 오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2019년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관장으로 취임한 첫날 “장애인 자립의 근본은 취업”이라는 생각을 밝혔고,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해 지역의 여러 업체를 직접 방문하며 장애인 취업을 독려하고 장애인 취업의 순기능과 장애인 취업 지원 제도를 알렸으며, 더 나아가 지역 사업체와의 긍정적 관계형성과 유기적인 협조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취업 의지가 있는 장애인들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중증 장애인지원고용 사업 등 지속적인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업체상담, 취업 후 적응지도 등 상시 모니터링과 관리로 지역 사업체와 장애인들의 징검다리 역할에도 충실했다. 그 결과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전년(15명) 대비 160% 많은 24명의 장애인을 취업알선하고 이중 10명(41.6%)을 취업시켰다. 아울러 취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지원고용 사업을 통해 29명의 인원을 수료시켜 전년(10명) 대비 290%의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으나,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관장 및 이하 직원·담당자들의 장애인 취업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이다. 그리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자하는 의지와 노력이다. 물론 장애인 취업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사업체의 올바른 장애인식, 장애의 특성에 맞는 직무개발, 장애인 개인의 특성, 장애인 취업 관련 법령 등 다양한 요인들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의 이행률이 45.5%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과 일부 사업체에서는 고용부담금을 내고 말겠다는 식의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현재 장애인 고용 실태를 생각해본다면 이 모든 문제 해결의 선결 과제가 장애인 취업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 사업체, 당사자, 복지기관들의 의지라고 하는 것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현재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도 장애인 취업에 대한 의지와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장애인 취업에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그렇다면 보다 많은 장애인 취업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사회 전반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장애인들의 취업이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는 책이 있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비장애인들도 장애인들의 자립을,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가길 원하고 그것이 올바른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생각이 머리에만 머물고 가슴으로 가지 못해 장애인 취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머리에 머물고 있는 올바른 생각을 가슴으로 옮겨 함께 행동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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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06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5) 유격훈련 중 찾아온 잔인한 불청객과 신부된 정훈장교의 축복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간부들의 일년 365일 중 퇴근 날은 약 150일, 힘들고 어려운 근무 여건…심신의 한계를 극복하여 자신감을 배양하는 유격훈련의 의미…잔인한 4월에 찾아온 죽음의 불청객은 결국 심장마비 훈련병을 데리고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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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31
  • [기자의 눈] 청년 실업률의 진실과 문 대통령이 떠나간 청춘들을 붙잡는 법
    청년 고용률 13년 만에 최고치, 청년 실업률 8.9%로 최저치 초단기 일자리 증가가 만들어 낸 '분식 통계'청년층의 확장실업률은 22.9%[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정부가 일자리에 역대 최대의 예산을 투입한 결과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발표한 경자년 신년사 중 일부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명 증가해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5일 발표된 통계청의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취업자 수는 394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4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 측면에서도 전년 대비 0.8%p 상승한 43.5%다. 이는 2006년 이후 13년 만에 나온 최고치다. 이와 함께 청년 실업률 역시 8.9%로 2013년 이후 최근 6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들만 보면 청년 고용 상황은 문 대통령의 희망 메시지처럼 확실히 개선됐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일자리 증가 발표는 일종의 '분식 통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년층이 직면한 현실의 맨얼굴은 '확장실업률'을 따져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확장실업률이란 근로시간이 주당 36시간 이하이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최근 구직활동을 안 했을 뿐 일자리를 원하는 ‘잠재구직자’ 등 넓은 의미의 실업자를 반영한 수치다. 즉, 기존의 실업률 통계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주 1시간 이상 일하면 취업자로 구분하는 반면 확장실업률은 단시간 업무 중인 취업준비생을 '실업자'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년층의 확장실업률은 22.9%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청년실업률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확장실업률 증가 원인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전일제 환산 고용률(FTE)'에서 확인 가능하다. FTE란 국가별로 근로시간과 시간제 비중 등이 서로 다른 상황을 감안하기 위한 보조지표다. FTE는 고용률과 주당 실근로시간의 곱으로 계산된다. 고용률이 높아도 주당 실근로시간이 줄어들면 FTE는 하락한다. 우리나라 FTE는 2017년 72.3에서 지난해 69.3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FTE 하락은 근로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 정책의 효과, 여성,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영향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고용률의 증가폭보다 주당실근로시간의 감소폭이 더 크기 때문에 FTE가 하락한 것이다.초단기 일자리가 취업자 수 증가 견인그러나 단시간 일자리 급증이 주당실근로시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더 중요한 대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에 주당 1시간~17시간 일하는 '초단기' 일자리가 작년 대비 30만1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36시간 이상 일자리(10만5000명)의 3배 가량이다. 단시간 일자리 증가가 FTE 하락에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수치들이 고용률이 개선됐음에도 청년들이 체감 못하는 이유를 대변한다. 주당 36시간 미만인 시간제 근로자들은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주에 더 많은 시간 일하기를 원하셨습니까' 질문에 "현재 하는 일의 시간을 늘리고 싶다", "현재 하는 일 외에 다른 일도 하고 싶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직장으로 옮길 생각이 있다" 등을 꼽았다. 청년들은 초단기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 증대를 원하고 있다.정부 일자리 예산, 노인층 '사랑'하고 청년층은 '외면' 문 대통령, 2년 전 발언 실천해야 떠나간 청춘들 돌아와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정부의 직접 일자리 본예산 중 노인 일자리 사업 비용은 2018년 6300억원, 2019년 8220억원, 올해 1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3년 새 두 배 가까이(90.5%) 증가해 직접일자리 예산 중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지원사업(2000억원), 장애인 일자리 지원사업(1400억원)을 합한 것보다 3배 이상 많다. 자연스레 청년 일자리 예산 비중은 감소했다.정부는 단시간 일자리를 통한 노인 예산 증대는 고령화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노년층 표를 위함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 비판을 받아들여 청년층 일자리 관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겸 제5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최우선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지금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지 못하면 우리 사회는 한 세대를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진보성향인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남성 청년층의 지지율은 대단히 낮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일자리 기근이 가장 큰 원인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 2년 전 발언을 실천해야 떠나간 청춘들의 마음을 돌려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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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29
  • [나의 공군 이야기](16) 강원도에서의 초급장교 생활① 영하 55도에서 소변이 어는 방식을 실험하다
    ▲ 겨울철 어느날, 부대 주변 계곡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선택한 '마을 자취', 음주 잦아져독서와 자기개발 위해 부대안 장교 숙소로 이사[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자대 배치 후, 필자는 부대에 인접한(인접했다고 하지만 부대에서 마을까지는 트럭으로 40~50분, 걸어서 3~4시간 거리이다) 마을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사관학교에서 통제된 생활을 하다가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으니 굳이 부대 안의 장교 숙소에서 생활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도 했지만, 일과 이후에는 부대를 벗어나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에 자취를 선택했다. 그러나 마을에 살다보니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려웠다. 퇴근 후에는 선배 장교들이나 중대원들과 어울리는 횟수가 많았고, 이들과 어울려서 음주 또는 당구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내 생활이 없다시피 했다.자대 배치 후 6~7개월 정도가 흐른 시점에서 ‘도대체 내가 뭘하고 있지? 매일 술이나 마시고...’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안되겠다. 부대로 숙소를 옮겨서 퇴근 후에는 책도 보고 공부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부대장의 허락을 얻어, 며칠 후에 부대 안의 장교숙소로 짐을 옮겼다.부대안의 장교숙소는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부대는 산꼭대기에 있었는데, 때로는 저산소증(Hypoxia)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높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난방이나 급수 문제는 오히려 병사들 내무반이 더욱 좋았다. 여기서 잠깐 그 지역의 기후를 얘기하면, 겨울은 9월말에 시작해서 다음해 5월 중순까지 지속된다.즉, 9월 말 정도에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한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20도 내외다. 거기에 강풍까지 불면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뚝 떨어진다. 그리고 5월 중순까지 눈이 내린다. 정말 기나긴 겨울이다. 돌이켜보면 강원도 부대에서의 생활은 추위나 눈, 강풍 등을 비롯한 자연과의 싸움이 가장 컸다.부대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안개(산 밑에서 보면 구름)가 많았고, 이런 환경이다보니 늘 습기가 많았다. 옛날 이야기를 보면 신선들이 구름속에서 살고 또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은 구름속에서 사는 것이 무슨 신선놀음을 하는 줄 안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이다. 안개(산 밑에서 보면 구름)가 많은 지역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습기와의 싸움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숙소내부와 피복류는 늘 눅눅하고, 장비(특히 전자 장비) 관리에도 엄청 많은 신경이 쓰인다. 사람 몸에도 결코 좋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장교 숙소는 병사 내무반보다 시설이 열악그래서 일부 24시간 운영부서에서는 1년 내내 경유 난로를 가동(난방 및 습기 제거 목적)했고, 또 겨울이 일찍 시작하는 관계로 9월부터는 부대 전체가 난방을 시작했다(때로는 8월 말부터도). 물(식수 및 생활용수)도 부족했다. 지하수 또는 지표수를 모아두었다가 일정한 기간에 한번씩 제한급수를 하는 여건이었고, 장교들도 개인별로 양동이 한 개에 물을 받아서 일주일 정도를 사용했다. 이 물로 식수 및 세면을 하는데 이용했다.화장실의 경우 수세식 화장실은 있으나 물이 부족한 관계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대부분 야외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겨울철에 야외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또다른 고통이었다.또한 그곳은 여름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8월 한여름의 일주일 정도(서울에서 폭염이라고 할 때)를 제외하고는 늘 영상 10도 내외에 안개가 끼어 있을 때가 많아서 체감온도는 낮았고, 그래서 여름철에도 늘 야전잠바를 입고 생활해야 했다. 온수 공급은 거의 없었기에 한여름에도 샤워를 하려면 30분 정도 운동을 해서 신체 온도를 높인 후에 해야만 했다.따라서 겨울철은 물론이고 한여름에도 커피포트에 물을 끓인 후, 끓인 물을 찬물에 섞어서 냉기만 겨우 없앤 물로 머리를 감던가 제한적인 샤워를 해야했다. 혹자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반문한다. 공군에도 그런 부대가 있느냐고. 사람들은 자기가 알고 경험한 범위 내에서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군에도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열악한 환경을 가진 부대가 있었다.고지대에 위치해 체감 온도 55도로 떨어지기도추운 날씨와 관련해서는 지금도 생각하기 싫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가장 추웠던 날의 기억은 다음과 같다. 즉, 두번째 겨울의 어느 날 아침! 상황보고 시간에 기상파견대장(상사)이 그날의 기상을 보고한다. “대대장님! 현재 기온은 섭씨 영하 35도, 풍속 25~30노트! 따라서 현재 체감온도는 영하 55도 이하입니다.”영하 55도라는 수치도 체감온도 환산표에서는 더 이상 환산할 수 있는 데이터(섭씨 영하 35도, 풍속 25~30노트)가 없기에 환산표에 있는 최저치인 영하 55도로 계산하였다고 한다. 즉, 실제 체감온도는 더 낮을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말에 모두들 눈이 동그래진다. 이 부대 창설 때부터 근무했다는 부사관도 이런 추위는 처음이란다. 이에 대대장이 지시한다. “현 시간부로 초병 등 최소 근무자를 제외하고 건물 밖 출입을 금지한다. 단, 장교들은 2명씩 조를 편성해서 야외 순찰을 실시해서 혹한에 따른 피해가 있는지 또는 피해가 예상되는지 확인하라!”영하 55도라! 생전 처음 듣는 수치에 기가 질렸다. 그러나 대대장님의 지시인데 즉각 이행해야지. 장교들은 조를 편성해서 부대를 돌아보았다. 한편 필자는 순찰에 앞서서 전투복 안에 겨울 내의는 물론이고 체육복까지 껴입고, 방한모에 스키 파카(뒤집으면 흰색인 겨울 위장용 파카인데, 보온기능은 없다고 봐야 한다)까지 입고 순찰에 나섰다. 그러나 역시 영하 55도의 위력은 대단했다. 건물 밖을 나선지 5분도 되지 않았는데도 뼈속까지 추워지는 느낌이 온다. 춥다 못해 아프기까지 하다. 이런 세상에...순찰돌던 선배장교와 함께 '소변 실험' 실시, 만화책의 '오류' 확인아무튼 부대를 한바퀴 돌아보고 이상유무를 확인한 후에 대대본부로 향했다. 이미 몸은 걸어다니는 ‘동태’ 수준이다. 북극이나 남극 탐험가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을지 대략 상상이 갔다. 그러나 이러한 추위와 고통 속에서도 머릿속에 반짝하는 것이 있었으니, 어릴때 만화책에서 보던 장면이 생각났다. 즉, 극심하게 추운 곳에서 소변을 보면 소변을 보는 순간 얼어붙는 장면이었는데, 같이 순찰을 하던 선배 장교에게 제안을 했다. “0중위님! (소변 보는)실험 한번 해볼까요? 순찰도 끝나가는데!” 같이 있던 선배 장교는 킥킥 웃으면 그러자고 했다. 체감온도 영하 55도, 야외에서 소변을 보면 언제부터 얼기 시작할까?실험 결과 소변은 땅에 떨어지면서 얼기 시작했다. 즉, 몸에서 배출될 때는 체온 때문에 얼지 않다가 땅에 닿으며 튀는 순간 얼음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만화책이 틀렸다는 것을 확인했다. 잠시 영하 55도의 고통은 잊고 서로 웃고 있었다. 한편, 장교숙소의 난방은 전기히터로 천장에서 더운 바람이 나오는 구조였는데, 24시간 가동되는 것이 아니고 일과 이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한번에 1~2시간씩 두세번 가동하는 식이었다. 건물의 외벽이 얇아 단열효과는 거의 없어서 히터 가동이 끝나면 방안의 온도는 빠르게 내려갔다.밤새 추위에 시달리다 따뜻한 병사 내무반으로 달려가그런데, 그마저도 히터 가동이 안 될 때가 있었으니 그때는 야외 혹한기 훈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환경에서 잠을 자야했다. 즉, 외부에서 공급되는 전기가 강풍 등으로 중단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부대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여 부대 내에 전기를 공급한다. 그러나 장교숙소는 전기공급 우선순위가 가장 낮아서 상황에 따라서는 전기 공급이 안 될 때가 있었고, 그럴 때는 전기히터 가동도 안되고 전기장판도 작동이 안되니 자다가 추워서 잠을 깬다.새벽녘이 되면 실내 온도는 거의 영상 2~3도 정도로 떨어진다. 추위가 그렇게 고통스럽다는 것을 그때 많이 경험했다. 기상 시간이 되면 몸은 웅크려져서 마치 거북이가 손, 발, 머리를 자기 몸 안에 넣고 있는 그런 형태가 된다. 24시간 난방이 되는 병사 내무실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럴 수는 없고, 빨리 출근 시간이 되어서 사무실에 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음에 계속)·예비역 공군 준장·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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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 나의 공군 이야기
    2020-01-29
  • [기자의 눈] 퀸 멤버 메이의 태극기 퍼포먼스는 호날두와 차별화된 직업정신
    전설의 록그룹 퀸의 보컬 메이, 태극기 퍼포먼스 통해 팬서비스 축구스타 호날두의 '노쇼사건'과 극명한 대조[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지난 18~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전설적인 록그룹 ‘퀸(QUEEN)’이 첫 단독 내한공연을 펼쳤다. ‘퀸’은 1971년 영국에서 결성된 밴드로 프레디 머큐리(보컬&피아노), 브라이언 메이(기타&보컬), 로저 테일러(드럼&보컬), 존 디콘(베이스)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로 데뷔 이후 총 15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세계적인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기자는 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무려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에 티켓예매에 성공했다. 퀸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Now I’m Here], [Seven Seas of Rhye], [Hammer to Fall], [Don’t Stop Me Now], [Somebody to Love],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Under Pressure], [I Want to Break Free], [Radio Ga Ga], [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등의 수많은 명곡들을 열창하며 140분 동안 공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 퀸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수많은 명곡들을 열창하며 한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사진=임은빈 기자] 무엇보다 이 공연의 클라이 막스는 마지막 앵콜 무대에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의 태극기 티셔츠 퍼포먼스였다. 지난해 7월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일명 ‘노쇼사건’은 외국 대중스타들이 내한 시 최악의 팬서비스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그러나 ‘브라이언 메이’는 열띤 공연을 펼친 후에 마지막 앵콜 무대에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올랐다. 이는 자신을 기다려준 한국팬들을 위한 서비스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 마지막 앵콜 무대에서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공연을 펼치고 있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사진=임은빈 기자] 영국대학 총장까지 지낸 메이, '직업정신'의 아름다움 보여줘호날두는 직업정신 없는 '하급 축구 기술자'에 불과메이와 호날두에 대한 미래평가는 이미 정해져스포츠스타, 연예인 등 대중스타의 핵심적 직업정신은 팬서비스이다. 대중의 인기를 받고 사는 직업의 기본이다. ‘브라이언 메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중문화적 가치로 봤을 때 ‘브라이언 메이’가 훨씬 우위인 것이다. 더욱이 팬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던 호날두의 팬서비스는 가히 직업정신이 소멸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무례한 행동이었다. 호날두는 '하급 축구 기술자'에 불과한 인물이다. 기술은 가지고 있지만 직업정신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체물리학자로서 영국의 리버풀 존무어스대학교 총장(2008~2013년)을 역임한 메이는 철저한 직업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We are the Champions] 곡을 끝으로 어느 공연과 마찬가지로 [God Save The Queen]이 연주되며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아담 램버트, 객원 연주자들이 무대 중앙에서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국내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보통 해외 뮤지션들은 국내 공연에서 1시간 30분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날 퀸은 2시간 20분 가까이 노래했다. 퀸도 국내 팬들의 정성에 정성을 다한 것이다. '진정한 대중스타' 메이와 '축구 기술자' 호날두에 대한 미래평가는 이미 정해져 있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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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23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4) 회자정리(會者定離)와 굼벵이의 '구르는 재주' 발견
    ▲ 군부대 내 노후 된 막사 외부의 주변환경(좌측)과 당시 생활관 내부의 유일한 보온시설 이었던 페치카 화구안에 조개탄을 넣는 모습 [사진자료=3사단/김희철] ‘생자필멸(生者必滅),거자필반(去者必返),회자정리(會者定離)’는 세상사의 진리 사단 구원투수로 칭찬받았지만 전출간 친구의 빈자리는 허전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부재자 투표가 끝나고 정상적인 부대운용으로 돌아오자 사단에서는 GOP교대 준비 지시가 하달되었고 연대는 GOP투입전 교육을 시작했다.필자가 속한 대대는 예비로 지원임무가 하달되었고, 신원조회가 통과된 일부 간부 및 병사들은 GOP투입부대의 인원보충을 위해 전출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인접 10중대장으로 근무하던 동기 고(故) 한황진 대위([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35) ‘호국보훈의 길에도 통하는 미스트롯을 키운 힘’ 참조)는 GOP투입 대대로 떠났다.생자필멸(生者必滅, 산 사람은 반드시 죽고), 거자필반(去者必返, 떠나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오며),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정한 이치이다)라는 명언처럼 “모든 것이 무상함을 뜻한다”는 법화경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부재자 투표로 늦어진 GOP투입준비 때문에 공식적인 환송회식도 못하고 그를 아쉽게 떠나 보내야 했다. 승리부대 전입동기로 2년전 GP장 시절부터 정도 많이 들었는데…, 적과 대치하는 GOP중대에서 건강하게 근무 잘하고 기회가 되면 침투하는 간첩을 잡아 영웅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했다.그가 떠난 지 일주일이 되자 다른 대대는 GOP투입 준비에 바쁘게 보내고 있었지만 필자가 속한 대대도 전투준비 및 부대관리에 대한 사단 감찰검열이 있어 정신이 없었다.다행이도 새롭게 보강된 대대작전장교 지동수 소령(전 사단교육장교)이 치밀하고 깐깐하게 준비했고, 대대장의 명확한 지도가 있어 수감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감찰참모가 검열결과 강평시 구원투수로 부임해 나름의 역할을 한 작전장교와 보직 해임된 중대에서 몸부림을 쳤던 필자를 칭찬해주어서 보람을 느꼈으나, 왠지 GOP투입부대로 전출 가버린 인접 중대장 동기생의 빈자리가 너무도 허전했다.‘상호 현상태보존' 원칙을 안지킨 막사는 폐허 수준 문제병사 전입 많아 180명으로 늘어난 중대원 관리에 난감드디어 GOP부대 교대가 이루어졌다. 중대는 대성산 전방에 위치해 유격장을 담당했던 부대에서 예비임무인 적근산 후사면의 좁고 깊은 골짜기 지역으로 이동했다.부대교대는 많은 에피소드를 낳는다. 상급 부대에서는 부대교대 원칙인 ‘상호 현상태 보존 후 인원만 이동’을 강조했다. 이것은 노후 된 막사 생활을 위해 시설을 보강하고 소소하게 설치했던 편의시설과 부착물들을 그대로 남겨놓아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방지하자는 지침이었다.그러나 교대전에 지휘관들은 사전 협조회의에서 이 원칙을 준수하기로 상호 약속하지만 부대원들은 새롭게 이전한 부대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모두 떼어갔다.따라서 상호교대 후에 지휘관들은 교대전 좋은 관계에서 교대후에는 서로 불편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시에도 부대 이동후 인수한 막사에 들어서니 거의 폐허 수준이었다. 이른 봄의 문턱에서 기온은 약간 올라 낮 양지녁에는 따사하지만 밤이 되면 전방 골짜기의 삭풍은 막사안에서도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중대원들은 1~2년 뒤에 또 이동할 막사이지만 내 집으로 생각하고 정리를 시작했다.마치 신축 건물에 입주한 것처럼 모든 것을 새롭게 보강해야 했다. 전방의 봄은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춥다. 그래서 창문에 바람 막는 문풍지도 붙이고 당시 유일한 보온 수단이었던 페치카도 보수하는 등 분주하게 편의시설을 보강했다.그러던 중 부대원이 하나 둘 씩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GOP투입은 하였지만 추후 신원조회가 불분명하거나 사고뭉치로 판단된 병사들이 GOP에 적응을 못하고 예비인 필자의 중대로 전입오기 때문이었다. 지난 사단의 감찰검열 이후 연대에서는 부적격이나 GOP근무에 회의를 품은 병사들까지 타 중대도 있는데 모두 필자의 중대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소대장과 선임하사관들은 전입 면담부터 이러한 문제사병 관리에 짜증을 내고 있었고, 연대에서 중대장인 필자를 믿고 맡기는 것도 좋지만 이런 전입자를 포함한 중대원이 180명까지 늘어나자 시설도 부족하고 신상 등의 부대관리에도 부담감이 늘어나 난감할 지경이었다.▲ 중동부전선 GOP철책과 우측, DMZ 에서 국군장병들이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는 모습 [사진자료=국방부] 폭우로 전방 GOP철책 150m가 전도되어 경계에 취약점 발생GOP근무 '부적격 병사'가 맹활약해 공사기간 단축에 기여 부적격 병사는 '구르는 재주' 가진 굼벵이어느덧 여름이 되어 폭우가 일주일 동안 쏟아지자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더 중차대한 임무가 부여되었다.퇴근 후 관사에서 모처럼의 휴일을 즐기던 일요일 밤에 군용 전화벨이 힘차게 울렸다. 중대 막사는 관사에서 약 3분 거리로 인접해 있어 전화가 뜸했는데 그것도 밤에 걸려온 전화라 급박한 위급상황이 발생했는지 걱정이 되었다.“나 연대장인데, 9중대장 지금 쉬고 있지?”하며 연대장이 대대장도 아닌 중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그동안의 폭우로 전방 GOP철책이 대규모로 전도되어 다음날 아침에 중대원들을 인솔하여 GOP 철책복구를 위해 투입하라는 지시였다.필자는 연대장 통화가 끝나고 바로 대대장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대대장도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소대장들을 비상소집 시키고 중대로 들어갔다. GOP 철책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원이었다. 중대원의 3분의 1이 새로이 전입 온 GOP 근무 부적격자로 실제 투입가능한 인원을 선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보안부대 담당관은 부적격자들을 모두 제외한 인원들만 투입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어쩔 수 없이 투입지역에서 근무하다 전입 온 병사와 면담을 했다. 보안부대 담당관의 이야기처럼 그가 변심해서 월북이라도 하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지만 이 병사를 제외하고 투입할 때에는 그는 중대원들에게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다행히도 그 병사는 자신을 꼭 데리고 가달라고 건의했다. 그 지형도 잘 알고 있으며 동기들도 많이 있어 이번 공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간청했다. 소대장들도 그 병사가 중대 전입 후 생활을 잘했다며 포함시키는 것에 동의했다.결국 “중대장이 직접 관리하면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보안부대 담당관을 강력히 설득하여 투입인원에 포함시켰다. 밤새 공사도구를 점검하여 부족분은 연대에 건의하고 GOP 지역에서는 3인조 행동을 하는 원칙준수를 위해 조편성도 마쳤다. 잠시 눈을 붙인 후 아침에 연대에서 지원 나온 트럭을 타고 출발했다.공사지역에 도착에서 숙영준비부터 했다. 마침 그 지역은 필자가 DMZ 에서GP 장으로 근무했던 곳으로 작전시 늘 다니던 익숙한 지형이었다. 그곳은 위의 좌측 사진 같이 경사진 곳으로 GOP 철책 150미터 정도가 폭우에 쓸려 내려가 흔적도 없었고, GOP중대에서 경계병을 촘촘히 배치해 놓은 상태였다.숙영지 편성 중에 공사용 철책들이 도착했다. 현장지도 나온 연대장은 “최대한 빨리 철책을 설치하는데, 2주내에 완료하라”고 강조했다. 아마도 전도된 GOP철책 지역으로 간첩이 침투하거나 변심한 인원들이 월북하기에 용이하다는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불안했던 것 같다.중대원을 2개 팀으로 편성해서 양쪽에서 동시에 시작하기로 했고 철책설치조, 시멘트비빔조, 운반조, 기타 지원조로 편성했다. 물론 GOP중대의 경계병 외에 일단 유사시를 대비하여 실탄을 휴대한 상태로 자체 경계조도 배치했다.쏜 화살처럼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고 있었다. 소대장은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야간 작업을 건의했다. 보안부대 담당관이 "야간 작업은 병력관리에 특히 위험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주간작업만 하는 것은 연대장의 조기 공사완료 지침을 해소하기에는 안일한 조치 같아 야간 작업을 감행했다.곳곳에 횃불을 만들어 대낮같이 밝힌 상태에서 중대원들은 참으로 열심히 임무를 수행했고 필자는 중대원들이 자랑스러웠다. 특히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처럼 GOP근무 부적격자로 낙인찍혀 중대에 전입왔던 그 병사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했던 GOP 소대에서 근무용 간식인 라면과 빵 그리고 추가로 필요한 도구 등을 확보해 중대원들에게 나눠주며 그 누구보다도 동분서주 바쁘게 뛰어다녀 중대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처음에 연대장이 2주로 공사 기간을 한정했던 것 보다 4일을 단축시킨 10일 만에 완료되었다. “남아(男兒)는 자신을 믿고 인정해주는 사람을 위해 충성을 다한다”는 말처럼 굼벵이(?)까지 포함된 중대원들이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정확히 129m, 43칸의 철책설치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겸임교수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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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20-01-23
  • [나의 공군 이야기](15) 초급장교 생활① 희망을 품고 부임한 첫 임지에서 깨진 고정관념들
    ▲ 소위 시절, 복장을 보니 8월 한여름에 촬영한 사진 같다 [사진=최환종]강원도 첫 임지로 가는 길에 대설 만나 시간 지연 무슨 일이 생겨도 시간 엄수? 군대도 사람 사는 곳[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인생이란 우연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이제까지의 내 삶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서 이끌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것이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일까?” 첫 임지에서 3년간 배우고 익히고 경험한 것들이 앞으로 필자에게 주어지게 될 많은 임무와 연관이 있게 될 줄은 몰랐다. 작전사령부에서 보직을 부여 받은 후, 필자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임지로 향했다. 그해 4월 중순의 어느 날 오후, 필자는 전투복 차림에 무거운 군용 잡낭(Duffle bag. 아마도 ‘f’ 발음이 어려웠던 사람들에 의해서 ‘더블백 또는 따블백’으로 불려왔던 것 같다)을 들고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강원도 00지역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작전사령부에서 발급한 부임증에는 ‘00년 0월 0일 20시까지 00부대에 부임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그날 서울은 약한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시외버스 안에서 졸다가 밖을 보니 주변이 온통 흰색이었다. 순간 ‘강원도는 비가 흰색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잠을 깨고 다시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 4월 중순인데 눈이 오다니. 어떻게 보면 이때부터 남들이 잘 모르는 공군 생활이 시작되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흥미진진한 ‘나의 공군 생활’이 ...잠시 더 졸다가 눈을 떴는데, 버스가 서 있었다. 고속도로 위에. 무슨 일인가 하고 상황을 보니, 고속도로 제설 작업이 지체되어서 차량들이 제자리에 서있는 것이었다. 거북이 걸음으로 버스가 운행하다가 중간 휴게소에 들렀다. 이미 시간은 18:00. 이런 운행속도라면 부임증에 적혀 있는 20시까지 부대에 도착은 어림도 없다.공중전화로 부대에 전화를 걸어서 “신임 소위인데, 눈 때문에 도로가 막혀서 20시까지 갈수 없다‘고 얘기를 했더니 상대방은(누구였는지, 계급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걱정하지 말고, 부대 근처 마을에 오면 전화하란다. 생도 4년간 ’시간 엄수‘를 철저히 교육받고 생활화했던 필자는 너무 여유 있는 대답에 잠시 적응이 안되었다.눈은 계속 내렸고, 거북이 걸음으로 가던 버스는 마침내 부대 근처 마을의 작은 버스 정류장에 멈췄다. 그때 시간이 대략 21:30. 눈은 무릎까지 쌓여 있었다. 부대에 전화를 해서 지금 도착했다고 하니까,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부대로 출근하란다. 당시 필자로서는 이해가 안되었다. 군(軍)은 시간엄수가 생명인데 이렇게 해도 되나???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그날 밤에 부대로 갈 수 없음을 확인한 필자는 마을에서 가장 깨끗해 보이는 여관을 찾아 짐을 풀었다. 그런데 여관 주인이 양초를 하나 준다. 정전이 되었으니 방에 촛불을 켜라고. 마을 도로에는 가로등이 켜 있었는데, 이 여관만 정전인가보다. 다시 60년대 시골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4월 중순에 내리는 눈, 부임시간에 별 관심 없는 부대원, 여관에서 주는 양초 등등... 신임 장교의 눈에는 많은 것이 신기했다.모두 '엄한 상급자'? '자상한 ' 중대장도 있어여관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필자가 배치받은 부대의 중대장(즉, 필자의 직속상관)이라 하면서, 00다방에 있으니 나오라고 한다. 직속상관 명령인데 즉각 나가봐야지. 재빠른 동작으로 옷을 갈아입고, 00다방에 가서 중대장을 만났다. 중대장 얘기인 즉, ‘오후부터 눈이 많이 내려서 퇴근 버스 운행이 중지되었고, 중대장은 필자가 오늘 부임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필자를 만나기 위하여 걸어서 퇴근했다’는 것이다. 사관학교에서 배운 상급자는 엄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분이 있다니. 이래저래 그날은 필자의 ‘공군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지기 시작한 날이었다. 그리고 중대장이 필자에게 묻는다. ‘최 소위! 맥주 한잔 하겠나?’. ‘네, 감사합니다.’ 그날 저녁은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다음날, 부대로 가는 트럭(정확히 표현하면 트럭과 버스를 합한 그런 형태다)을 타고 부대로 향했다. 전날 확인한 사항이지만 부대는 마을과는 꽤 떨어진 곳에 있고, 마을에는 부대원 가족들이 거주하는 군 아파트가 있을 뿐이었다.부대에 도착했다. 같은 중대의 선임장교가 대대본부에 가서 신고준비를 하라고 하는데, 내 눈에는 대대본부가 어떤 건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건물이 창고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부대는 전시(戰時)에 이동을 하는 부대라 모든 건물을 조립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사관학교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사항들이다. 더구나 필자는 비행단은 가봤어도 이런 소부대는 가본 적이 없기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아무튼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을 출발하면서 놀라움의 연속이다.전자장비 관련 보급이 첫 업무, 영관급된 후 그 가치 깨달아혈기왕성한 신임 소위가 소부대에 가자마자 특별히 할 일은 없었다. 이 부대는 전자통신 관련 부대로서, 지상전투가 아닌 ‘첨단 전자장비’를 운용하는 것이 주임무인 부대에서 신임소위는 작은 부서의 ‘관리자’였을 뿐이다. 필자에게 처음 1년 간 주어진 임무는 전자장비와 관련한 보급 업무였다. 처음에는 보급 업무가 대단히 따분하고 ‘나는 통신 장교인데, 이런걸 왜 해야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훗날 영관 장교가 되면서 이때의 보급 업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보급 업무의 흐름을 안다는 것은 계급이 올라갈수록 필자에게 대단히 도움이 되었다.특히 중령 진급 후,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할 당시, 연합작전계획을 공부하면서 전쟁수행에서 ‘군수(보급)’의 비중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군수업무를 경험하지 않은 많은 이들에게 군수(보급)의 개념을 이야기하면 ‘의식주 정도를 지원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볼 때 ‘군수’는 실로 어마어마한 개념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전쟁 = 군수’라고 할 정도다.한편 부임 후에 필자에게 주어진 중대장의 첫번째 지시사항은 ‘관련 규정’부터 공부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규정에 따라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술 잘먹는 장교가 일도 잘한다"는 속설이 군림하던 시절한편, 사관학교 4년간 술, 담배 등을 하지 않았던 필자는 임관 이후부터 술을 배웠다.사관학교에서는 3금(禁) 제도가 있는데, 이에따라 생도생활 4년간 세가지(술, 담배 등)는 금지사항이다. 그러나 담배는 배우려 해도 몸에서 받지 않았는데, 담배를 배우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술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고 하지만 담배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하다고 하지 않는가.그 당시 분위기는 ‘술을 잘 마시는 장교가 일도 잘한다’는 다소 억지스런 주장이 인정되던 때였다. 필자도 일과 이후에는 마을에서 선배 장교들과 ‘누가 누가 술을 많이 마시나’ 하는 경쟁을 벌이다시피 했다. 어떤 면에서는 강원도에서의 초급장교 시절이 필자의 군 생활 기간 중 가장 마음 편할 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 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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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종 나의 공군 이야기
    2020-01-20
  • [기자의 눈] '고객주의' 제시한 신동빈과 정용진, 누가 승자될까
    불황에 휘청거렸던 유통업계,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 단행롯데와 신세계의 오너 CEO들 '고객의 니즈'를 해법으로 제시'말랑말랑한 조직'이 미소짓는 승자될 듯[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지난해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경자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에 나서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유통업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유통업계에 닥친 불황 타개를 위한 대책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올해는 그야말로 위기의 해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올해 국내 유통업계 신년사 키워드는 ‘고객’, 그리고 ‘위기 극복’이었다. 주요 유통업계 수장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기존 사업구조의 재검토와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비즈니스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5년 후의 모습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데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 지속해서 소통해 고객의 니즈, 더 나아가 시대가 추구하는 바를 빠르게 읽어내어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결국 답은 고객의 불만에서 찾아야 한다”며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경영 이념의 의미를 되새겨 고객의 불만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유통업계의 대표적 오너 CEO들이 공통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위기 돌파의 실마리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연말에 진행된 정기 인사에서 불었던 칼바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외부에서 대표 이사를 수혈하는가 하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전문경영인들을 잇달아 대거 교체하면서 ‘세대교체’의 의지를 강하게 보이기도 했다.그러나 고강도 쇄신 인사와 조직개편만으로는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유통 구조를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겪고 있는 불황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인식이라고 볼 수 있다.산업 혁명의 선도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저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내게 5년 후, 혹은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는 묻지 않는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절대 외면하지 않는다.”결국 답은 ‘고객’에게 있고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둬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누가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아마도 '경직된 조직'은 불리할 것 같다. 급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킬 수 있는 '말랑말랑한 조직'이 미소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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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13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3) 정치적 중립 고민속에서 체험한 '기쁨', 겨울아이와 선거혁명
    군인의 정치적 중립을 배워왔던 필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워…… 부대별로 지지도 확인하여 해당 지휘관의 지휘능력 평가에 반영, 민병돈 장군의 정치적 중립 처신은 반전되는 재평가 받아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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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20-01-08
  • [나의 공군 이야기](14) 중등비행훈련의 '뼈아픈' 기억과 개인적 미숙함
    ▲ 1년 전, 팔라우(Palau) 상공에서! 바다색이 환상적이다. 중등비행 훈련때 광양만 상공에서 보았던 남해 바다도 깨끗하고 환상적인, 연하고 투명한 에메랄드색이었다. [사진=최환종] 즐거웠던 초등 비행훈련과 달리 '긴박했던' 중등비행훈련[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초등 비행훈련 중반 이후에는 그렇게도 자신만만하고 즐겁게 비행훈련을 즐겼는데, 중등비행훈련 입과해서는 모든 것이 엉망이 된 느낌이었다. 더위가 한창인 어느 여름날, 중등 비행훈련에 입과했다. 오전에 00 비행단으로 출발할 때는 모두들 자신감 있고 활기찬 분위기였는데, 이상하게도 비행단에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비행교관들의 우리를 맞이하는 분위기도 초등 비행훈련 대대와는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숙소를 배정받고 다음 일과를 준비했다.다음날, 기본적인 행정 처리와 더불어 정밀 신체검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학술교육! 공부해야 할 양이 초등비행훈련에 비해서 두세 배 이상 많아진 것 같았다. 암기해야 할 것도 많고. 당시 중등비행훈련은 ‘T-37C’ 라는 쌍발 제트엔진 항공기를 사용했다. T-41B 와 가장 큰 차이점은 엔진이 제트 엔진이라는 것이다. 항공기 시스템도 복잡했고. 항공기 외부점검은 물론 조종석 내부점검, 시동 절차 등 이륙하기 전의 기본적인 절차도 T-41B 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복잡했고 공부할 것도 많았다.고3때 만났던 선배 생도를 반갑게 해후, 신분은 '비행교관'소정의 학술교육 기간이 끝나고 첫 비행하는 날이 왔다. 중등훈련에서 첫 비행할때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미 초등훈련을 거친 이후라 자신있게 첫 비행에 임했다. 한편, 첫 비행에 배정된 교관은 안면이 있는 분이다. 다름아닌 고교 3학년때 ‘주말에 사관학교를 안내해줬던 그 생도’가 비행교관(중위)으로 와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러나 고교 선배라고 마냥 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항공기 시동을 걸고, 유도로(taxi way)에 진입하는데, 교관은 필자에게 적정 속도를 맞추어 활주로까지 taxi(항공기가 이륙 직전 또는 착륙 직후에 활주로에서 천천히 달리는 것을 말함)를 해보라고 한다. 이정도쯤이야 하고 생각하며, 자신있게 대답하고 taxi way에 진입했다. 그런데 생각만큼 유도로 상에서 방향유지가 잘 안되었다. 교관이 쳐다본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지상에서 taxi 하는 방법이 T-41B와 약간 다른데 필자는 아직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이륙 후 훈련공역에 도착해서, 비행교관은 나에게 마음대로 비행기를 조종해 보라고 한다. 마음대로 조종해봤자 기본적인 상승, 강하, 선회 등등인데(실속 등등의 과목은 아직 비행기 특성을 모르니 함부로 못했다), 수평선회를 할 때 고도계가 마구 요동을 친다. 필자는 기종이 다르고 속도가 다르니 아직 익숙하지 않겠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잠시 후, 교관이 어떤 기동을 보여줄까 묻기에 루프(loop, 공중회전) 기동을 보여 달라고 했다. 교관은 필자를 한번 쳐다보더니 루프를 하였다. 5~6G 정도의 중력 가속도가 몸에 가해지는 것을 버티면서 말로만 듣던 루프를 체험했다. 첫 비행은 나름 뿌듯한 기분으로 마치고 돌아왔다.건강에 문제 생겼지만 제대로 대처 못해 아쉬워 한편, 중등비행 훈련에 입과할 즈음해서부터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휴가 기간에 뭘 잘못 먹었는지, 아니면 훈련 비행단이 바뀌면서 마시는 물이 몸에 맞지 않았는지, 중등비행훈련 입과 이후에 계속해서 위장(胃腸)이 좋지 않았다. 식사 후에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잦았고, 의무대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고교 3학년 때도 위염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었는데, 지금같이 중요한 시기에 위장(胃腸)이 좋지 않으니 답답했다.자연스레 학술교육 집중도가 떨어졌고 체력도 떨어짐을 느꼈다. 위장은 이후에도 가끔 문제를 일으켜서 업무에 힘들 때가 있었다. 특히 지휘관 임무를 수행할 때 주로 발생했다. 신경성인가? ... 지금 같으면 비행교관에게 건강 문제를 얘기하고 비행차수를 연기해달라고 건의한다던가 집중 치료를 받는 등의 조치를 강구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비행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했을텐데, 그때는 그렇게 할 생각을 못했다. 돌이켜보면 답답한 상황이었다...T-41B와 T-37C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중등훈련 초기에 적응하기에 조금 어려웠던 것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었다. 처음 착용하면 약간의 고무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에도 적응을 해야 하고, 약간의 공중기동을 하면 호흡이 가빠질 때가 있는데, 처음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심호흡하기가 다소 불편했다. 물론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다.한편, 요즘은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당시에는 훈련 상태가 교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 개인적으로 또는 단체로 물리적인 스트레스(당시 군복무를 했던 대한민국 남자들은 ‘물리적인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가 많이 가해졌다. 중등훈련 당시에 ‘물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할때는 며칠 동안은 조종석에 앉을 때마다 정말 조심해서 앉아야 했다. 전투조종사(또는 제트 훈련을 받는 학생 조종사)가 조종석에 앉을 때는 낙하산을 메고 앉는데, 이때 좌석에는 방석같은 사각형의 두툼한 물체를 깔고 앉는다. 조종석의 '생존키트'가 물리적 스트레스 되는 아이러니이 두툼한 물체는 생존키트(Survival kit)로서, 그 안에는 비상탈출시 생환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무전기, 비상식량, 신호탄 등등)이 들어있고, 이 생존키트는 낙하산 하네스와 연결되어 있어서 비상탈출시에 조종사가 땅(또는 수면위)에 착지 후에 생존키트를 열어서 필요한 물품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생존키트에 들어있는 물품들 때문에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평소에 그 위에 앉을때도 엉덩이에 뭔가 뾰족하거나 둔탁한 것이 닿는 느낌이 있는데(잘못 앉으면 비행 내내 불편하다), ‘극심한 물리적인 스트레스’이후에 생존키트위에 아무 생각없이 앉게 되면 (울퉁불퉁한 표면 때문에) 많은 통증을 느낀다.이러한 ‘물리적인 스트레스’는 초등훈련때는 레크레이션 수준이었으나 중등훈련때는 도가 지나칠 때가 가끔 있었다...아무튼, 중등훈련 첫 비행 이후 비행시간은 늘어나는데, 필자의 비행수준은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교관의 기대에 미칠 수 있겠는가? 아무튼 건강문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여기서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다... 이 글(중등 비행훈련 부분)을 쓰는 며칠 동안은 그때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 만큼 중등 비행훈련은 필자에게 있어서 너무도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다음에 계속) 예비역 공군 준장, 순천대학교 초빙교수(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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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08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52) 전방오지 산짐승과 눈싸움 그리고 셋방살이 오강의 추억…
    고등군사반(OAC) 과정 수료 후 이사도 못한 채, 한달 가까이 영내 근무, 별빛에 반사된 산짐승의 눈빛 보다 사람의 인광이 더 강해, 옛날 혼수였던 ‘오강’, 전방 오지에서는 필수 생활용품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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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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