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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투분석]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왜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됐을까?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국방부 장관에 육사 41기인 서욱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했다. 현 정부 들어 최초의 육사 출신 등용인데다, 통상 합참의장을 거치고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민 정부 출범 이후 역대 국방부 장관 중에서 육군참모총장에서 곧바로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사례는 2006년 김장수 전 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대중 정부 당시 김동신 전 장관처럼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후 조금 공백기를 가졌다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사례는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서욱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4월 15일 문 대통령이 서욱 육군참모총장의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은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 연합사와 합참의 작전부서 요직 모두 거친 연합작전 대가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모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직책을 경험했다. 이 자리는 지상구성군 사령관 직책을 겸하고 있어 전시에 한반도 지역 내 모든 육군을 통괄 지휘한다. 매년 실시하는 한미연합 연습 시에도 항상 이 직책에서 임무를 수행해 군령 계선에서는 육군참모총장보다 더 권한이 강하다.   따라서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원만하게 이끌어내려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치거나 미군 합참의장을 대리하는 한미연합사령관과 수시로 소통해야 하는 합참의장 경험이 상당히 중요하다. 서욱 장관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양개 직위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직책상 경험이 미흡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욱 장관은 한미연합사에서 가장 핵심 직위인 작전처장과 기획참모차장 직책을 수행한데다, 합동참모본부의 작전부장과 작전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처럼 연합사와 합참의 작전부서 요직을 모두 거친 장군은 거의 없다. 즉 직책 경험으로는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연합작전의 대가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서욱 육군참모총장의 이런 경력이 그동안 언론에 유력하게 거론되던 이순진, 박한기 전 합참의장과 비교하더라도 전작권 전환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할 차기 장관으로서 손색이 없고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김용우 전 총장 설계한 육군개혁 안정되게 자리 잡도록 내실 치중   차기 장관이 해야 할 또 다른 중요 업무는 국방개혁의 완결이다. 국방개혁은 해·공군의 경우 강화되는 추세여서 별 문제가 없지만 육군은 부대와 병력이 급격히 감축되면서도 전투력은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육군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차기 장관이 전작권 전환에 이어 특히 육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해군 출신인 송영무 장관에 이어 공군 출신인 정경두 장관이 임명됐기에 순서상으로도 육군이 장관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적임자로 거론된 인물이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이었다. 김 전 총장은 재임 중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아미타이거 4.0 등 과거 어느 총장도 하지 못한 육군의 도약적 변혁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미연합사 근무 경험이 없어 전작권 전환을 이끌기에는 제한된다는 평이 대두됐다.   반면, 김용우 전 총장의 후임자인 서욱 장관 지명자는 김용우 전 총장이 육군개혁 차원에서 설계한 미래 육군의 모습이 보다 안정되게 자리를 잡도록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 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 서주석 차장과 근무 인연 막역하고 9·19 군사합의에도 관여   차기 장관이 수행할 중요 업무란 관점 이외에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관계도 중요하다. 통상 정권 후반기가 되면 대통령은 내각과 여당보다 ‘순장조’로 불리는 청와대 보좌진을 중심으로 국정을 수행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상황적 여건은 국가안보실 1차장인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과 협력 관계 형성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청와대는 차기 장관 및 군 수뇌부가 학군 19기인 서주석 차장과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대인지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욱 장관은 서주석 차관 시절 합참 작전본부장을 하다가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됐다. 당시 원인철 합참 차장도 동시에 공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됐다.    즉 서욱 장관에 이어 합참의장으로 내정된 원인철 공군참모총장도 모두 서주석 차관 시절 합참에서 본부장 및 차장으로 근무한 인연을 갖고 있다. 또 차기 육군참모총장으로 가장 유력한 남영신 지작사령관(학군 23기)은 당시 국군기무사령관에 임명됐고, 기무사 해편 작업을 주도한 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창설해 사령관을 역임하다가 대장으로 진급했다.   이와 같이 신임 장관 및 차기 군 수뇌부로 내정되거나 유력한 인물들이 서주석 차장과 근무 인연이 막역하다. 게다가 서욱 장관은 합참 작전본부장이던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 현 정부의 국방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남영신 육군총장(학군) 구도 가능해져   또한 국방부 장관의 지명은 이어질 군 수뇌부 인사와도 연결돼 있다. 즉 누구를 장관으로 임명하느냐에 따라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 등의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이순진 장관설은 육사를 배제한다는 전제하에 3사 출신 장관에 육사 출신인 서욱 합참의장, 학군 출신인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구도였다.   이순진 전 의장은 문 대통령이 전역식에 참석해 축사도 했지만 현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이 아니었고 전작권 전환과 국방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만한 역량도 검증되지 않았다. 더구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결심 공판에 참석하는 등 각별한 관계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선에서 멀어졌다.     이렇게 이순진 장관이 여의치 않자 일부에서 박한기 장관설이 나왔다. 이 경우 학군 출신 장관에 육사 출신인 서욱 합참의장, 학군 출신인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구도로 학군 출신이 겹쳐 모양이 좋지 않다. 게다가 박한기 의장이 에이브람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소통은 원활했지만 청와대와 소통은 다소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합참 작전본부장 당시 9·19 남북군사합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교감이 원만했던 전남 광주 출신의 서욱 장관으로 낙점됐다. 이 경우 그동안 군의 주축 세력인 육사 출신 배제란 원망도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원인철 합참의장,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구도가 가능해져 무난한 인사란 평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거론되던 인물 중 가장 적임자 선택했다는 긍정적 반응 주류   정부의 기대처럼 군 내외적으로는 서욱 장관 지명에 대해 그동안 거론되던 여러 인물들 중 가장 적임자를 선택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정부는 금일 서욱 신임 장관의 의견을 들어 원인철 합참의장을 내정했고, 장관 및 의장 청문회를 마치면 곧바로 육군 및 공군참모총장 등 대장급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 지명 과정이 어떠했든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게 된 신임 장관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안보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은 서욱 장관 지명자가 원인철 합참의장 내정자와 함께 무너진 군 기강을 바로 세우고 안보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20-08-31
  • [뉴투분석] 정경두 교체 가닥 속 차기 국방부장관 하마평 무성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안보를 담당하게 될 차기 국방부장관 인선을 앞두고 최근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 같은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그동안 언론에서 비중 있게 거론된 인사들은 김유근 전 국가안보실 1차장(육사 36기)을 비롯하여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 이순진 전 합참의장(3사 14기),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해사 32기) 등 군 출신 인사들과 만일 최초로 민간인 출신 장관이 나온다면 안규백 전 국회 국방위원장 등이었다.   최근 교체가 거론되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병주, 신원식 의원실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전력 구축방안’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핵문제와 남북 군사합의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는데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도 떨어지는 추세여서 무리하게 민간인 출신 장관을 임명하기보다는 군 출신 인사로 방향을 정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 이와 관련, 현 정부 들어서 해군 출신인 송영무 장관이 최초로 임명됐고, 이어 공군 출신인 정경두 현 장관이 임명된 터라 이번에는 육군 출신이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육·해·공군이 마치 ‘나눠먹기’식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논리는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것보다는 차기 국방부장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따라 장관 인선의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차기 장관은 무엇보다도 국방개혁을 완결해야 하고,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전환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국방개혁으로 가장 감축되는 군은 육군이다. 따라서 육군의 속사정을 잘 알고 감축은 되지만 전력은 강화하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또 전작권 전환을 이루려면 미국과 원활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끌어낼 역량이 있어야 한다.   즉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의 방향을 잘 이해하면서 육군 개혁의 성과를 이뤄낼 역량이 있어야 하고, 미군과 업무적 교류가 많은 고위 직책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미군 수뇌부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면서 합참의장을 역임한 인물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현역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은 장관 및 연합사령관과 수시로 소통하고 청와대와 교감하면서 안보 문제를 깊숙이 다루게 되며, 다양한 군사외교 활동을 통해 장관과 유사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명 당시 이미 청문회를 거쳤으므로 장관 청문회 통과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연유로 노무현 정부 이후 현재까지 조영길, 윤광웅, 김장수, 이상희, 김태영, 김관진, 한민구, 송영무, 정경두 등 9명의 장관 중 6명이 합참의장을 거쳐 장관이 됐다. 해군인 윤광웅, 송영무 장관을 제외하면 연합사 부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장수 장관이 유일하게 합참의장을 거치지 않았다.   또한 차기 국방부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유기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정권 후반기로 다가갈수록 대통령은 내각과 여당보다 청와대 보좌진들을 믿고 국정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이들은 ‘순장조’로 불린다. 이런 업무 여건은 최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된 서주석 전 국방부차관(학군 19기)과 긴밀한 협력관계 형성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차기 국방부장관은 학군 출신인 서주석 차장과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대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마땅한 적임자만 있다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표가 적은 육사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표가 많은 3사 또는 학군 출신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언론에 유력하게 거론된 군 인사 중에서 육군 출신은 김유근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이순진 전 합참의장 등이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도 문 대통령의 신뢰는 크지만 육군이 아니어서 공직에 임명된다 하더라도 국방부장관보다는 해양수산부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김유근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미 일신상의 이유로 배제된 듯하다. 김용우 전 총장은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하다가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돼 육군의 개혁을 주도한 인물로 과거 어떤 총장보다도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 받는다. 따라서 국방개혁에는 적임자이지만 연합사 부사령관이나 합참의장 직위를 거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순진 전 의장은 인품이 훌륭하다는 평이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이어서 전작권 전환 추진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퇴임 당시 문 대통령이 항공권을 선물할 정도로 호감을 가졌던 인물이지만, 최근 김관진 전 안보실장의 결심 공판에 참석하는 등 각별한 관계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선에서 다소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언론에 아직 거론된 적은 없어도 언제나 장관 후보군에 포함되는 인물은 현직 합참의장이다. 김태영 장관과 정경두 장관이 현직 합참의장에서 곧바로 장관에 임명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한기 현 합참의장(학군 21기)이 인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박한기 의장은 현 정부에서 제2작전사령관을 하다가 합참의장에 임명됐고, 에이브람스 연합사령관과 긴밀한 업무 협조관계도 유지하고 있어 거론된 대상자 중 가장 무난하다는 평을 받는다. 서주석 차장이 국방부차관 시절 합참의장에 임명돼 함께 근무했고, 학군 출신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아직 청와대가 차기 국방부장관 인선과 관련하여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이 처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고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려면 국방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전작권 전환도 조건에 기초해 이뤄져야 한다. 안보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임명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20-08-23
  • [JOB현장에선] 군 고위 장성 행보가 야기한 ‘직업 정체성 혼란 시대’ 논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군 고위 장성의 정치 사회적 위상이 하락하면서 직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일고 있다. 이런 현상이 문민화 흐름에 따른 시대적 불가피성인지 군 장성들의 잘못된 처신이나 정부 및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 파괴로 인한 것인지 논란이 거세다.   최근 장성 인사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에 5군단장을 마친 안준석 중장을 보직한 것이 단초가 됐다. 통상 군단장 이후 보직은 대장 진급에 유리한 자리로 이동해야 영전이다.  그런데 현역 중장을 국가안보실 1차장(차관급) 예하의 1급 비서관 자리에 임명한 것이다. 게다가 현재 안보실 1차장은 예비역 중장 출신이다.   상단 좌측부터 안준석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최윤희 전 합참의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철휘 전 2작전사령관, 김근태 전 1군사령관. [사진출처=연합뉴스 및 각 선거캠프]   ■ 1급 자리인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차관급인 육군 중장 임명   이 자리는 이번 인사에서 수방사령관에 발탁된 김도균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이 준장 시절 맡았었다. 당시 김도균 준장은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소장으로 진급됐고,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옮겼다. 이후 3사단장을 마친 김현종 소장이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했고 그 자리에 계속 머물다가 이번에 5군단장으로 보직됐다.   즉 1급 비서관 자리가 현 정부에서 준장, 소장을 거쳐 중장이 보직될 수 있는 자리로 상향 조정됐다. 군단장을 마친 중장을 무리하게 임명한 청와대의 인사 배경은 알 수 없으나 이번 인사로 3성 장군의 위상은 저하됐다. 일각에서는 정부 조직 내 위계질서가 흐트러질 수도 있어 중장 보직 이유를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서관 출신인 한 소식통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면 위계질서가 좀 흔들려도 그것이 시대정신이고 바람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군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골간으로 하는 조직이어서 위계질서 파괴가 미치는 여파가 다른 조직과 다르다”고 예비역 장성들은 말한다.   ■ 이명박 정부 당시 차관급 경호처장에 예비역 대장 임명해 논란   군 인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민간 기업에서는 서열 파괴, 세대 파괴가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으나 군은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파격의 출발점은 이명박 정부 때 차관급 자리인 대통령 경호처장에 김인종 예비역 대장이 임명되면서 비롯됐다. 당시에도 군 안팎에서는 격에 맞지 않는 자리를 받아들였다는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박흥렬 예비역 대장을 임명했다. 선진국일수록 대통령 경호는 별도의 직속기구 없이 경찰 조직이 주로 담당하며, 경호조직의 수장은 미국조차도 차관보급이다. 육군을 지휘하던 참모총장이 맡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직책이다.      ■ 21대 총선에서 예비역 대장 출신 지역구 후보 모두 낙선   한편,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대거 출마한 최윤희 전 합참의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철휘 2작전사령관, 김근태 1군사령관 등 예비역 4성 장군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여당의 비례대표로 나선 김병주 전 연합사부사령관만 겨우 당선됐다. 군의 최고 계급인 대장 출신의 정치 사회적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로 인해 군 안팎에서는 적어도 최고 계급인 대장까지 진출했던 사람들은 군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정치권을 기웃거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가 입법기관이기는 해도 초선의원 지위 자체가 하층부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군의 위계질서에서 정점에 있던 사람들이 있을 자리는 아니란 주장이다. 미국도 4성 장군이 의회로 진출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도 예비역 대장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한 경우가 있었다. 조성태·김장수 전 국방장관, 정호용·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유삼남·김성찬 전 해군참모총장, 서종표·백군기 전 3군사령관 등이다. 이 중 김성찬 대장 외에는 모두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안보 전문가로서 국회에서 일익을 담당하겠다던 포부와는 달리 초선의원의 한계만 느끼다가 하차했다.   ■ 4성 장군, 공직 진출 또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봉사 바람직   일부 예비역 대장들은 “군 출신의 정치권 진출은 3성 장군 이하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며 최고 계급인 대장 출신은 그에 걸 맞는 공직에 진출하거나 명예스러운 자리에서 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렇게 4성 장군부터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싹트고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권위주의란 비판이 제기될 수 있고 다른 의견을 가진 예비역 장성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은 계급에 따른 위계질서가 대단히 중요하고 이것이 흔들리면 조직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군 고위 장성들이 직업 정체성 혼란의 시대에 놓인 상황에서 대장 출신부터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20-05-17
  • [JOB현장에선] 사단장 거치지 않고 발탁된 첫 수방사령관, 서울 방어 능력 두고 논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겨 9·19 군사합의를 주도했던 김도균(육사44기) 육군소장이 중장 진급과 함께 서울을 방어하는 수방사령관에 발탁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단장 경험이 없는 김 소장이 예하에 3개 향토사단을 거느린 군단장급 요직인 수방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수방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이다. 육군의 군단장급 지휘관 자리는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포함해 총 9석이고, 이 가운데 최고의 작전 전문가가 보직되는 요직이 주로 5군단장과 수방사령관이다.   김도균(가운데) 신임수방사령관이 남북장성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시절인 지난 2018년 10월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제10차 회담을 위해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작전 전문가 보직하던 자리에 대북협상 전문가 발탁   따라서 수방사령관을 마치면 합동참모본부의 작전 분야 최고 요직인 작전본부장으로 영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2012년 이후 수방사령관 역임자 중에는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신원식(육사37기) 전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공동대표, 김용현(육사38기) 육군협회 지상작전연구소장, 구홍모(육사40기) 예비역 중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수방사령관은 사단장을 거쳐 합참이나 육군본부의 작전 분야 참모 직위를 수행한 작전 전문가가 중장 진급을 하면서 주로 임명되던 자리로서 이종구 전 국방부장관,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김태영·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등이 거쳐 간 군의 대표적 요직이다. 이런 자리에 처음으로 사단장을 경험하지 않은 대북협상 전문가가 발탁된 것이다.   김 소장은 대령 시절 수방사 예하 사단에서 연대장 직을 수행한 이후 지휘관 경험은 없다. 그는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을 거쳐 준장 진급 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소장으로 진급했다. 이후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겨 9·19 군사합의를 주도했고, 남북 장성급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맡아왔다.    ■ 대북 정책통, 통상 임기제 준장 또는 소장이 마지막 계급   국방부는 “김 소장의 대북 협상 경험과 유관기관과의 협업 능력, 위기관리 능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방사령관은 서울시와 유기적인 협력 하에 각종 방위요소를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방위하는 ‘통합방위’ 작전에 능통해야 한다”며 “다양한 작전 요소가 혼재된 서울 방어를 연대장 경험뿐인 작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과거에는 사단장을 역임하지 않으면 중장 진급이 되지 않았고, 김 소장처럼 대북 협상이나 군비통제 업무를 담당하던 정책통은 통상 2년 복무 후 전역하는 임기제 준장 또는 소장이 마지막 계급이었다. 정책통 중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경우 임기제 중장으로 진급한 선례가 있었지만 군단장급 지휘관에 보직되지는 않았다.   ■ 정보본부장 여의치 않자 전방보다 부담 적은 직책 임명  이번 인사가 발표되기 전에 이런 문제가 제기돼 한 때 김 소장을 국방정보본부장에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정보 병과의 인사 적체에 따른 문제가 있어 5군단장과 수도방위사령관 자리가 거론됐고, 상대적으로 작전 부담이 적고 연대장 직을 수행한 수방사의 사령관으로 정리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하고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계속 머물러 있던 김현종 중장은 이번 인사에서 수도방위사령관을 희망했지만 김 소장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5군단장에 임명됐다. 결국 이번 인사의 시작과 끝이 모두 김 소장의 향배에 따라 결정됐다는 얘기까지 회자된다.   김 소장의 중장 진급과 수방사령관 발탁으로 진급 1순위로 거명되던 보병 병과 작전 특기의 군단장 진출은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무산됐다. 그의 동기생인 강인순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 황병태 2작전사령부 참모장 등은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마지막 1석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 이준 전 국방장관, 군단장 거치지 않았지만 군사령관 발탁   이와는 별개로, 군단장 직책을 거치지 않고 군사령관에 발탁된 케이스는 한 번 존재한다. 이준(육사19기) 전 국방부장관은 하나회의 견제를 받아 강원도 오지인 21사단장을 역임하고 중장 진급 후에도 군단장에 보직되지 못했다. 이후 조달본부장을 하다가 전역이 예정돼 있었으나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척결로 대장으로 진급해 1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군은 물론 영관급조차도 해당 계급의 필수 보직인 지휘관 직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다음 계급으로 진급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중령 때 필수 보직인 대대장을 거쳐야 대령 진급대상에 포함되며, 대령 때 연대장 보직을 수행해야만 장군 진급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군의 인사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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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12
  • [팩트체크] 금호그룹 누른 호남기업 ‘SM그룹’ 우오현 회장 논란의 양면성
    우오현 회장 논란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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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19
  • 해군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 3선 가능성 있음에도 총선 불출마 선언
    ▲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인 김성찬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한국당 현역의원 중 유민봉·김무성 이어 총선 앞두고 세 번째 공식 불출마민주당 공천 확실시되는 황기철 전 해군총장과 지역구 당선 경쟁 부담도[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해군총장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경남 창원시 진해구)이 내년 총선에서 3선 가능성이 있음에도 1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자유한국당 현역의원 가운데 비례대표 초선인 유민봉 의원과 6선의 김무성 의원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세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다. 김 의원은 불출마 이유로 ▲ 책임지기 ▲ 기득권 내려놓기 ▲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함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는 생각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사회적 갈등이 최악의 상태인데,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좋은 인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할 때"라며 "저의 이번 결정이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고민, 행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김 의원은 이어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생각에도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거듭 말했다.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면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확실시되는 황기철 전 해군총장과 진해 지역구에서 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두 사람은 모두 진해고 및 해사 선후배 사이인데다 총장까지 역임해서 동문들 간에도 지지 의사가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또 “세월호와 방산비리의 피해자인 황 전 총장이 지난해부터 진해 지역구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해온 점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 해군의 치부가 들어날 수 있다는 점도 선배인 김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하는데 일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진해지역 사정에 밝은 한 예비역 해군 장성은 “보수 성향인 지역 분위기를 감안하면 김 의원이 황 전 총장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상황이다”라며 “3선을 하면 상임위원장 자리도 맡을 수 있어 국회의원이면 누구나 욕심을 가질만한데 불출마를 결정한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3선 이상 중진의원 용퇴론'과 관련해 "제가 가진 게 있다면 비워야 할 때라는 생각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머지는 중진 의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향후 경남지사 출마 계획에 대해서는 "그럴 능력도 안 되고 계획도 없다"며 "단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앞장서겠다. 탄핵뿐 아니라 여러 과정에서 과거를 가지고 싸우는 것은 미래를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1954년생인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해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해군참모총장 시절인 2010년 3월과 11월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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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15
  • [단독] 한·미 현안 앞두고 미 육사 출신 표세우 주미 국방무관 소장 진급
    ▲ 지난 4월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를 방문한 정경두 장관이 섀너핸 장관 대행과 회담하는 자리에 배석한 표세우 주미 국방무관(좌측 세 번째). [사진제공=연합뉴스] 강선영 항공학교장, 여군 첫 소장 진급시켜 항공작전사령관 임명육사 수석 졸업한 김현종 중장 진급자 국방개혁비서관 계속 맡아[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정부가 8일 단행한 하반기 장군인사에서 미국 육사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의 표세우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이 준장에서 소장 진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주요 현안을 앞두고 미국 국방부 및 육군 내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웨스트포인트 출신 인사를 승진시킨 것은 비록 공사급이지만 한·미 관계에 긍정적 신호란 해석을 낳고 있다. 국방무관은 국방부장관을 대리하여 주재국에서 근무하는 군사외교관을 말하며, 주미 국방무관은 지금까지 통상 소장급이 보직돼 왔다. 따라서 준장을 주미 국방무관에 장기간 보직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며, 주재국을 소홀히 여긴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표 소장 진급자는 미국 육사를 졸업한 대한민국 최초의 주미 국방무관으로서 올해 한·미 군 수뇌부 간에 이루어진 각종 회담에 배석해 양국 간 군사외교 현안 조율에도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그의 이번 소장 진급은 양국간 군사외교관계를 보더라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는 진급 후에도 워싱턴에서 계속 국방무관으로 근무할 예정이어서 향후 한·미 군사안보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일익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8일 장군인사에서는 강선영(53·여군 35기) 준장을 여군 최초의 소장으로 진급시켜 육군항공작전사령관에 임명했다. 강 장군은 60항공단장과 11항공단장, 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에 이어 현재 항공학교장을 맡는 등 육군항공 분야 전문가다.또 이번 인사에서는 국군심리전단장과 국방정보본부 정보기획과장을 거쳐 현재 수도방위사령부 정보처장인 김주희(53·여군 35기) 대령이 정보병과 최초의 여성 장군이 됐다. 김 준장 진급자의 큰 오빠도 김기철(해사 30기) 해군준장이어서 남매 장군이 탄생했다. 국방부는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재 중 강선영(항공), 김주희(정보), 정의숙(간호 28기) 등 여군 3명을 선발해 여성 인력 진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이번 인사에서 강창구, 김현종, 박양동, 박정환, 허강수 육군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해 군단장 등에 보임되며, 육사를 수석 졸업한 김현종 중장 진급자는 국방개혁비서관을 계속 맡게 된다. 이밖에 육군 최인수 준장 등 15명과 해군 유근종 준장 등 2명, 공군 이영수 준장 등 4명을 포함한 21명은 소장으로 각각 진급했고, 육군 여인형 대령 등 53명과 해군 구자송 대령 등 13명, 공군 김준호 대령 등 11명을 포함한 77명이 준장으로 승진했다.국방부는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은 능력 위주의 균형 인사를 구현한다는 원칙에 따라, 작년에 이어 박양동, 허강수 중장 진급자 등 비(非)사관학교 출신 중 우수자를 다수 발탁하여 사관학교 출신 편중 현상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맡은 직책에서 마지막까지 묵묵히 성실하게 복무한 인원을 다수 발탁했다"며 "앞으로도 우수자는 출신·성별·특기 구분 없이 중용되도록 공정하고 균형된 인사를 적극 구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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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08
  •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 형성 산실된 ‘과학기술전문사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제6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을 모집한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탈피오트’ 벤치마킹한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 모집후보생 기간 중 매년 등록금 전액과 전문역량 개발비 500만원 지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 형성의 산실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전문사관’ 제6기 후보생을 1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과기정통부가 국방부와 함께 이스라엘의 엘리트 과학기술전문장교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마련한 제도다. 이공계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을 선발, 소정의 교육을 거쳐 장교로 임관시킨 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개발을 수행함으로써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없이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하고 전역 후 취·창업까지 연계하자는 취지다.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으로 선발되면 대학 재학 중 국방과학교육·창업전문교육·국방과학연구소 현장실습 등 추가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며, 후보생 기간 중 매년 등록금 전액과 전문역량 개발비로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 받는다.2014년에 최초로 1기 후보생을 선발했다. 당시에는 KAIST, 포항공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전기, 전자, 컴퓨터, 기계, 항공, 순수과학(물리, 화학 등) 계열 전공을 선택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여기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추가됐고, 2017년 4기 모집부터 이공계열에 일정 범위의 학기를 이수한 재학생이라면 다른 조건 없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매년 이공계 분야 전체에서 20-25명을 선발하고 있는데, 3기까지는 과기특성화대학교와 대통령과학장학금 및 이공계장학금 수여자가 지원 자격 기준이어서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한 기수의 전자전기 계열 중에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 수석이 모두 배출된 선례가 있다. 또 학부 시절에 SCI급 논문 1저자로 게재되거나 세계대회에서 수상한 사람들도 있으며, 해외 대학에서 박사과정 장학금을 포기하고 지원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이번에 선발되는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은 대학 재학 중 2년의 국방과학기술 양성과정을 거치며, 졸업 후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전문사관 과정 교육을 받고 연구개발장교로 임관해 202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복무하게 된다.과학기술전문사관이 되면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석·박사급이 하는 연구에 학사 출신이 참여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다, 일과 이후 및 주말 시간을 이용해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또 전역 후 국방과학연구소나 방위산업체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과기정통부는 전국 4년제 이공계 분야 전공자 가운데 올해 9월 현재 제4∼5학기 재학생 또는 2020년 3월 제5∼6학기 복학 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은 서류를 구비해 과학기술전문사관 지원센터(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로 193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동(F) 444호)로 직접 제출하거나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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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16
  • 국방정신전력원, ‘사진전문가 양성소’로 전락한 듯
    ▲ 국방정신전력원의 ‘사진전문 교육과정’에 입교한 교육생들이 교육기간에 촬영한 사진으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국방일보]국군 정신전력을 강화한다는 기관 설립 목표 퇴색[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방정신전력원이 ‘사진전문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홍보한데 대해, 일각에서 본래 임무인 정신전력 교육에는 소홀하면서 엉뚱한 분야에 신경 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의 도발을 ‘우발적 무력 충돌’로 설명하자, 이런 현상이 정신교육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국방일보는 17일 국방정신전력원 ‘사진전문 양성과정’에 대한 홍보 기사(‘군 사진전문가 꿈 카메라로 담다’)를 보도했다. 이 과정을 마친 교육생들이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는 내용이고, 그것을 관람하는 나승용 국방정신전력원장(육군 준장)의 사진도 실었다.국가안보와 무관한 사진전문가 된다는 군인을 홍보사진전문 교육과정은 보도사진 촬영 능력을 갖춘 사진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지난해 처음 개설돼 매년 4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과정을 마친 한 대위는 “군 전문 포토저널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국방정신전력원은 대한민국 국군의 정신전력(精神戰力)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교리(敎理)를 연구·발전시키기 위해 설치된 국방부 장관 소속기관이다.엄연히 정신전력과 관련된 교육과정이 있고 그것을 제대로 가르치고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그런데 부수적으로 사진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에 들어온 장교는 나라를 지키는 것보다 사진 전문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자랑하기 위해 군은 국방일보를 통해 외부에 홍보한다. 군이 정신전력 강화에 열중하는 내용을 홍보하기에도 모자랄 판에 그런 내용은 없고 엉뚱한 사진 전문가 양성을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예비역 장군, “정신전력 강화기관으로 회귀해야” 주문현재 군은 부족한 전투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투와 무관한 장소에 근무하는 장병들을 전투 부대로 돌려보내고 있다. 한가하게 사진전문가를 양성해 보도사진이나 찍을 때는 아니다. 정말 사진전문가가 필요하면 민간 전문가를 군무원으로 임용시키거나 관련 민간업체에 위탁하면 된다.또 긴급한 현장 사진은 군 간부들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촬영해 사용할 수 있다. 기자도 현지 취재를 나가면 종종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도기사에 활용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의 사진 기능이 향상됐고, 업무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한 예비역 장군은 “정훈장교들이 정신전력 업무보다 공보 업무에서 빛을 보는 경우가 많아 보도사진이 부각된 듯하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진전문가 양성보다는 정신전력 강화에 힘쓰는 기관으로 회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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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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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인터뷰] 부품국산화개발 ‘선구자’ 김인술 연합정밀 회장, ‘통합비용’을 논하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7일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대해 부품국산화개발 제도의 문제를 제기해왔던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와 이 분야를 상당기간 연구해온 한국방위산업학회의 꾸준한 제도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부품국산화개발 현장에서 잘못된 규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온 김인술 연합정밀 회장은 개정된 규정의 국산화율 산정공식에 일부 남아있는 ‘통합비용’의 문제를 지적했다. 대한민국 부품국산화개발의 산증인이자 선구자인 그는 “통합비용이란 모호한 용어는 이제 규정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인술 연합정밀 회장이 지난 14일 충남 천안의 연합정밀 본사 집무실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정밀]   ■ 연합정밀, 3153종의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로 국방예산 992억원 절감   ‘뉴스투데이’는 지난해부터 부품국산화개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전문성에 입각한 보도를 해왔다. 이번 규정 개정에 대해서도 ‘방산 이슈 진단’을 통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3가지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통합비용 논란이 가시지 않아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을 지난 14일 충남 천안의 연합정밀 본사 집무실에서 직접 만났다.   김 회장은 ‘방산부품의 국산화’를 목표로 1980년 연합정밀을 설립했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이 회사는 방위산업용 케이블 조립체, 회전 결합체, 전술통신 장비, 항공전자장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1984년부터 금년까지 총 3153종의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러한 연합정밀의 핵심부품 국산화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은 천안 본사에 마련된 역사관에 기록돼 있듯이 ① 무기체계 핵심부품 개발을 통해 자주국방에 기여 ② 수입품 대비 992억원의 국방예산 절감 ③ 450여명의 일자리 창출 ④ 매출의 12% 이상 수출이라는 4가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 국방규격 커넥터, 10년간 도전해 미 정부 인증리스트(QPL) 등재 성공   특히 2020년은 연합정밀이 지난 10년간의 도전 끝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MIL-SPEC(국방규격) 커넥터의 미 정부 인증리스트(QPL, Qualified Product List) 등재에 성공한 획기적인 해이다. 미 국방군수국은 까다로운 현지 업체 실사와 150여 가지의 시험 검증을 통과한 제품에 한해 전 세계의 표준이 되는 QPL 등재를 허락한다.   국방규격 커넥터는 항공우주 및 유도무기를 비롯한 무기체계 전반에 사용되지만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연합정밀 제품이 미 국방군수국의 QPL 등재에 성공함으로써 커넥터의 국산화 대체는 물론 세계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개발을 밀어붙인 김 회장의 끈질긴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방사청이 이번에 개정한 국산화율 산정공식을 보면, 기존에 하나였던 공식을 두 개로 나누어 전기·기계 부품에 적용하는 공식에는 통합비용을 제외했지만 전자부품에는 기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 통합비용이 포함된다. 그가 문제로 지적한 통합비용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다음은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과 관련하여 김인술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2001년 규정된 국산화율 산정공식, 부품국산화개발에 가장 바람직   Q.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신데?   A. 국산화율 산정공식은 하나로 만들어 적용해야지 개정된 규정처럼 제품 분야에 따라 이원화된 기준이 있을 필요가 없다. 더구나 지금까지 국산화율 왜곡의 주범 역할을 했던 통합비용이란 용어가 규정에 계속 남아있어서는 안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해 별도로 고려할 내용이 있다면 단서 조항을 두면 된다.    또한, 무늬만 국산화가 아닌 실질적인 부품국산화개발이 되려면 2001년 규정한 국산화율 산정공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 공식은 개발부품단가를 개발부품단가+미개발부품단가로 나누어 백분율로 산출하는 것이며, 이 때 미개발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이 공식이 변천되면서 개발부품단가가 국내 구매를 포함한 국내제조부품단가로 변경됐고, 이후 일부 업체들의 잘못된 주장까지 받아들여져 조립비용이 공식에 추가됐다. 그것이 통합비용이란 모호한 용어로 변경되면서 국산화율 왜곡의 주범이 됐다. 이로 인해 실제 개발이나 제조 없이 국내·외 구매와 조립만으로 국산화율 70%를 달성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개정된 현 규정에서 통합비용이란 용어를 완전히 삭제하고 국산화율 산정공식은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30% 정도 인정하고 나머지 구성부품은 40% 이상 개발했을 때 국산화된 것으로 인정하는 등의 단서 조항을 추가하면 된다.   ■ 핵심품목이 무엇인지 명확한 기준 새로 마련하는 것 쉽지 않아   Q. 이번 규정에 ‘지정된 핵심품목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한다’는 조항도 삽입됐는데.   A. 핵심품목이 도대체 뭐냐? 국산화개발관리기관이 지정하게 돼 있던데 핵심품목에 대한 정의가 없다. 아마도 수입 부품 중 수출통제 품목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핵심품목이 무엇인지 명확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다. 업체와 입장이 다를 경우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Q. 일각에서는 국산화율 산정공식이 변천해온 배경에는 방산 대기업인 체계종합업체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 체계종합업체는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것도 기술로 인정받는 것을 원하며, 개발된 국산 부품을 싸게 구입해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외국산 부품을 비싸게 들여와 제품을 만들면 사업의 외형(매출)이 커져 이윤이 상승하므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박정희 대통령, “외국 부품 3년만 쓰면 무기체계 만드는 값 들어가”   Q. 부품국산화개발과 관련하여 고 박정희 대통령이 하신 중요한 말씀이 있다던데?   A. 당시 규정에는 체계종합업체가 국산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하고 페널티를 가하는 조항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외국 부품을 3년만 쓰면 해당 무기체계를 만드는 값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부품국산화개발에 관심이 많았고, 업체가 국산화 5개년 계획을 세우면 그 기간 동안 특혜를 주며 지원했다. 그러나 기간 내에 국산화가 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았다.   Q. 윤광웅 전 국방부장관이 청와대 국방보좌관 시절 언급한 얘기도 있다면서요.   A. 1999년 당시 한국은 외국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면 국산화가 됐다는 식이어서 ‘무늬만 국산화’란 말이 나돌았다. 그 때 조선호텔에서 만난 윤 전 장관은 “조사해보니 1조원의 예산이 나와도 8천억원이 외국에 부품 값으로 다 나가더라”면서 “진짜 국산화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 후 만들어진 규정이 2001년 국산화율 산정공식이다.   ■ 국산화 개발에 적극적인 ‘한화’처럼 체계종합업체 생각이 바뀌어야   Q. 대기업인 체계종합업체가 주도하는 체계개발 단계에서 부품국산화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규정이 바뀌어도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A. 체계종합업체의 생각이 부품국산화개발에 대단히 중요하다. 실례로, 한화는 세계적 품질을 유지해 수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국산화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다른 체계종합업체들도 한화처럼 생각하면 부품국산화개발의 모든 문제가 풀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하다.   Q. 국산화와 국산화 개발은 의미가 다르다고 하던데?   A. 국산화는 2000년 이전에 부품을 수입해서 조립한 ‘37 품목’의 국산화를 의미한다. 37은 나토(NATO)가 부여한 한국 번호이다. 즉 한국에서 국산화된 품목이란 의미이다. 1999년 ‘MBC 2580’ 프로그램에서 ‘37 품목은 무늬만 국산화’라고 방영된 적이 있는데, 37 품목이 20만종이 넘는 것으로 안다. 반면, 국산화 개발은 실제로 국내 업체가 기술을 개발해 자체 제조한 품목을 의미하므로 국산화와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Q. 재개발국산화란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하시는 이유는?   A. 개발 품목은 이미 개발이 된 것이기 때문에 재개발도 수입도 할 수 없다. 단지 개발업체가 도산하는 등 생산에 문제가 있을 때만 군 전력화를 위해 재개발이나 수입을 할 수 있다. 37 품목은 국산화 개발이 되지 않았으니 개발 대상이지 재개발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개발을 하니까 이것을 재개발국산화라고 불렀다. 맞지 않는 용어이고 지금은 규정에서도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 정부, 대기업 위주 방산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에 관심 가져야   Q. 만일 주장하신 것처럼 2001년 공식으로 규정이 바뀌면 국산화율이 떨어져 정부는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A. 현재보다 국산화율이 떨어지더라도 정부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국산화 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2001년 공식으로 환원해야 한다. 규정은 원칙을 정하는 것이지 일부 업체들의 사정이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인술 회장은 “방산업체 전체를 대변하는 방진회도 그동안 방사청에 지속적으로 통합비용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소프트웨어 비용은 단서 조항으로 넣으면 가능하니 산정공식은 하나로 정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방위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의 부품국산화개발 능력을 키워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대기업인 체계종합업체 위주의 방산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제품의 품질 향상과 해외진출 기반 마련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주길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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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15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 ⑤ 인터뷰 : 보청기 거부하는 복합소재 대가의 성공 철학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2일 한국화이바 창립자인 조용준 회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본사가 있는 밀양으로 출발했다. 기자가 11시30분경 밀양역에 도착하자 안내차량이 나와 있었다. 회사로 가는가 싶었는데 도착한 곳은 인근에 있는 중식당이었다. 식당에는 조 회장이 큰아들인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와 함께 직접 나와서 기자를 맞이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식사를 하며 대화가 시작됐다. 조 회장은 수수한 옷차림에 평범한 외양이었지만 행동과 말투는 단호했다. 그 모습에서 독창력을 경영 철학으로 삼아 복합소재 기술의 국산화를 이뤄낸 저력이 느껴졌다. 조 회장은 91세의 고령이어서 보청기 없이는 소리를 잘 듣지 못했으나, 조문수 대표는 “아버님이 보청기를 사용하기 싫어하신다”고 말했다.   집무실에서 복합소재 개발 과정을 기자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조용준 회장. [사진=김한경 기자]   ■ “100억원의 손해는 용서해도 1억원의 추가 실수는 질책”   조 회장이 잘 알아듣지 못해 대화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정확한 기억과 빛나는 눈매, 그리고 자기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역력했다. 그는 비교적 또렷한 어조로 자서전에서 언급했던 창업과 기술개발 과정을 얘기하면서 “돈을 벌려는 생각보다 일본을 기술로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돼지고기와 조개에 대한 알레르기가 심해서 외부에서 식사를 꺼렸다. 그런 체질 때문에 영업보다는 회사 안에서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영업 활동은 주로 큰아들인 조문수 대표가 도맡아 수시로 국내외 출장을 다녔다. 그렇다고 해서 조 회장이 영업을 잘 모르고 개발에만 몰두하는 엔지니어는 아니었다.   조 회장은 “돈이 되지 않으면 기술이 아니라는 지론을 갖고 평생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그 기술로 얼마나 시장의 단가를 낮춰 제품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생각했고,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영업 마인드가 있었기에 조 회장은 오늘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   조문수 대표는 “아버지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 투자를 잘못하거나 개발에 실패해 커다란 손실을 봐도 ‘잊어버려. 가슴에 담고 있다간 몸만 상해’라며 상황을 끝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하게 최선을 다했다면 100억을 손해 보더라도 나무라지 않았지만 이후 판단을 잘못해 추가로 1억을 손해 보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셨다”고 덧붙였다.   식사를 마친 후 한국화이바 본사로 이동했다. 조 회장은 회사에 들어서자 그가 직접 나무를 심고 돌을 옮겨 가꾼 정원인 ‘녹산원’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인 ‘독창력’이란 글이 새겨진 자연석 앞에서 기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전격 회동은 자신의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서로 같은 생각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 담배 한 갑 사주고 하루 종일 책방에서 전문서적 독학   이어 조 회장은 조문수 대표에게 시설 안내 순서를 정해주면서 기자와 함께 직접 공장을 돌아봤다. 밀양 공장에는 그가 평생을 바쳐 이뤄낸 산물의 일단이 내부에 펼쳐져 있었다. 그라스페이퍼 생산시설과 LNG화물창 설치 판넬 제작공정 등을 둘러봤는데, 모든 설비와 내부 배치는 그가 직접 구상하고 설계했으며, 시험장비 등 일부 설비만 해외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모든 설비와 내부 배치를 조 회장이 직접 구상하고 설계한 그라스페이퍼 생산라인. [사진제공=한국카본]   조문수 대표가 대부분의 설명을 이어갔지만 조 회장도 함께 둘러보면서 일부 공정은 자신이 직접 설명하거나 조 대표에게 설명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마주치는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한 중견 책임자에게는 “20대 청년 때 입사했는데, 이제 50대 중반이 넘었다”면서 환한 미소로 격려하고 대견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장 시설 견학에 이어 한국카본 본사에 마련된 한국화이바 및 한국카본의 역사관을 돌아봤다. 역사관에 들어서자, 두 회사가 성장해온 과정을 연대별로 설명한 전시자료에 이어 창업주인 조용준 회장의 흉상과 그의 의지가 담긴 어록을 전시한 공간이 나왔다.   흉상 좌측 공간에 자리한 어록에는 한글과 영어로 “나는 평생 복합소재 한 분야만 매진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내 머릿속은 오로지 복합소재 하나로 세계 최고기업이 되겠다는 꿈만이 있었을 뿐이다. 기술 개발은 언제나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도 없다.”고 기록돼 있었다.   이처럼 조 회장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세워지면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서 독학으로 해결했다. 낚시대를 개발하던 초창기에는 주로 중고 서점에서 찾아낸 일본 전문서적으로 공부했다. 당시 중고서적도 살 형편이 아니었던 그는 “책방 주인에게 담배 한두 갑을 사주고 양해를 얻어 책방 구석에서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복합소재에 대한 공부는 일본에서 매월 발간하는 ‘공업재료’란 전문잡지와 관련 협회가 발간하는 자료 등을 40년 이상 탐독하는 등 일상이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전문지식을 토대로 그는 세계적인 전문가조차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기술까지 개발에 성공하는 등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   ■ 병원 사환으로 일하며 의사 되려고 독학해 치질약도 개발   조 회장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신이 평생 동안 이룬 성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한국카본에 마련된 집무실에 들어서자, 그는 지난해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인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책에 ‘한국화이바, 한국카본 회장 조용준’이라고 직접 서명해 기자에게 건넸다. 그리고 40년 이상 읽었던 공업재료 잡지 전체를 꽂아놓은 서가를 찍은 사진 뒷면에도 서명해서 주었다.    마침 기자의 눈에 일본어로 깨알같이 적어놓은 오래된 서류가 보였다.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초등학교 졸업 후 병원의 사환으로 일할 때 의사가 되겠다고 독학하면서 개발한 치질약 설명서라고 했다. 그가 목표를 세우면 독학으로 뭔가를 이뤄낸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보관한 것도 대단했지만, 그 방법이 당시 상당한 효과가 있어 돈도 꽤 벌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이렇듯 조 회장은 한국에 변변한 기술 하나 없던 시절에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꿈을 쫒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오늘의 ‘한국화이바’와 ‘한국카본’을 만들어냈다. 두 아들이 맡아 이끌고 있는 이 회사들은 복합소재에 관한 한 한국 최고의 기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특히 LNG운반선 화물창 설치 패널의 핵심인 가스 차단용 복합재 알루미늄시트는 세계 유일의 독점 기술이다.   유리섬유강화우레탄 폼과 복합재 알루미늄시트로 구성된 LNG화물창 설치 패널 생산라인. [사진제공=한국카본]   하지만 이렇게 대단한 성과를 이뤄낸 이면에는 조 회장이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들여 개발했지만 회사에 이익이 될 만큼 실용화되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직접 사업화하지 못하거나 사장된 기술들도 상당했다. 조 회장은 “그런 현실이 안타깝지만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 회장은 카본 섬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 때 테니스 라켓과 골프채를 만들었다. 그러나 완제품에 너무 신경을 쓰면 소재 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자신의 의지가 약화될 소지가 있어 결국 테니스 라켓은 개발한 기술과 시설을 ‘한일 라켓’에 넘겨줬다. 골프채도 품질은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홍보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길을 택했다.   조 회장은 상·하수도 및 폐수 처리장의 바닥에 쌓인 슬러지를 제거하는 슬러지 수집기도 개발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은 그의 제품을 신뢰하지 않아 미국 엔바이어스사 제품을 수입해 사용한다. 안타까운 점은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이 회사가 자사 제품보다 우수하며 생산가격도 저렴한 조 회장의 슬러지 수집기를 구매해 자사 브랜드를 붙여 역수출하기도 했다.    ■ 틸팅열차, 굴절버스, 초저상버스도 조 회장 개발 작품   조 회장이 개발한 ‘틸팅(tilting)열차’는 세계 최초로 복합소재를 이용하여 거대한 차체를 한 덩어리로 제작한 것이다. 틸팅이란 원심력을 줄이기 위해 기존 철로의 곡선구간에서 안쪽으로 열차를 기울게 만들어 제 속력을 내는 기능이다. 조 회장은 자체 기술로 만든 대형 성형기(오토 크레이브) 안에 복합소재를 넣고 고온과 고압으로 마치 오븐에서 빵을 구워내듯이 틸팅열차 1량을 한 번에 뽑아냈다.   이렇게 제작된 6량의 틸팅열차는 2007년 3월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갔고, 기술적 하자는 전혀 없었다. 차량이 가벼워 전기로 운행할 때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고 철로 마모를 줄이면서 지반을 보호하는 등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이 열차는 시장성이 형성되지 않아 안타깝게도 생산이 중단됐고, 시범 제작한 틸팅열차는 지금 철도기술연구원 창고에 보관돼 있다.    조 회장은 이후 건설교통부의 제안으로 도로와 궤도 양쪽에서 모두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인 ‘굴절버스’도 제작했다. 네덜란드 APTS사와 기술 제휴로 차체와 내장재 일체를 자체 제작하고 엔진의 조립까지 한국화이바가 맡아 2009년 출시됐다. 이 버스는 동력원을 연료전지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대기오염이 없는 차량이지만 역시 시장성이 없어 생산이 중단됐다.   이 버스를 개발하는 도중에 ‘초저상버스’를 개발하라는 추가 과제가 주어졌다. 장애인·노약자 들이 승하차가 편리하도록 기존 저상버스보다 바닥을 낮게 하고 승차감을 높인 버스다. 설계에서부터 차제제작 및 내부시설까지 한국화이바가 만들어 국가 표준형저상버스로 과천정부청사에서 공개 시승식까지 가졌으나, 회사 내부사정으로 기술과 생산설비를 타 업체에 넘겨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와 같이 조 회장은 자신의 의지나 시장 상황 또는 회사 내부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제품을 계속 개발하면서도 회사에 이익을 가져올 만큼 실용화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소재 분야에서는 그라스페이퍼, 유리섬유 파이프, LNG화물창 설치 패널 등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뤄내면서 계속 확장되는 추세이다.   ■ 조문수 대표, “아버지의 천재성, 통찰력, 추진력은 대체 불가”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는 “아버지의 천재성과 통찰력 그리고 추진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대신하기 어렵다”면서 “지금도 여전히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제 큰아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뒤로 물러선 입장이다. 자신처럼 직접 기술 개발은 어렵지만 경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평생을 복합소재만 연구한 조 회장은 이날 대화 중에 핵폐기물 저장과 관련된 해결책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유리섬유 용융로 기술을 이용하여 “유리 속에 핵폐기물을 넣으면 빠져나오지 못해 안전하다”며 “이런 방식으로 처리해 바닷물 속에 저장하면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방법의 효용성을 신뢰하지 않아 프랑스가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조 회장은 복합소재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접근해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했고 세계적 수준의 제품들을 생산해 국익 창출에 기여해왔다. 그가 평생 동안 독학으로 이뤄낸 기술적 성과는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것이며, 사람들은 복합소재 산업의 선구자인 그를 가리켜 ‘진정한 한국의 보배’라고 말한다.   조 회장의 인터뷰는 청력의 문제로 원활히 이루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고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는지는 회사 곳곳에서 느껴졌다. 조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기자에게 조용히 당부했다. “우리 아들 좀 잘 도와 달라”고. 아버지의 도움이 아직 필요하다는 아들과 아들이 잘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심정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기자는 밀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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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27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 ④ 철학 : 시장의 승자는 학력 이긴 ‘독창력’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의 인생은 ‘독창력’이란 단어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는 독창력을 무기로 복합소재 분야의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면서 평생을 살아왔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독창력만이 살 길이란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조용준 회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걸어온 90년 인생을 반추해보는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1999년에 처음 발간했던 책의 증보판 같은 성격인데, 이 책에서 그는 복합소재와 관련된 여러 기술과 생산설비 개발에 도전하여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성공에 이른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조용준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낚시대를 만들던 은성사 시절에 근무했던 동료들과 녹산원의 ‘독창력’ 자연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 쌀 한 가마 값 낚시대 사는 병원장 보며 복합소재에 호기심 가져   이 책의 서문에서 조 회장은 1962년 어느 날  쌀 한 가마 값을 주고 낚시대를 사는 병원장을 보면서 갖게 된 낚시대 소재에 대한 ‘호기심’과 그 소재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막연한 ‘꿈’이자신이 복합소재 분야에서 성공하게 된 동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남보다 특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험난했던 그 길을 가야만 살 수 있다는 절박감이 그를 사로잡아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노력한 결과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회사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 회장은 “IMF를 맞아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한국화이바는 지속적인 성장의 발걸음을 내딛었다”면서, 그런 행운의 배경에는 “오직 복합소재라는 한 영역만을 고집하면서 독창력을 발휘한 기술 개발로 선진국들의 기술과 차별화시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인 조 회장이 복합소재라는 대단히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뛰어들어 평생을 바치면서 독창력을 삶의 철학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 1960년대 방위산업 초창기에 그가 경험했던 사례가 답이 될 듯하다.   ■ 나이키 유도탄 탄두 생산권한 빼앗긴 뒤 독자적 기술 개발 다짐   1969년 조 회장은 알고 지내던 방위산업연구소 관계자로부터 FRP 소재가 없어 대전차지뢰를 미국에 의존한다는 말을 들었다. 샘플을 얻어 해체해보니 외관은 플라스틱인데 뇌관을 치는 격발장치인 스프링이 FRP 소재였다. 2주 만에 스프링 견본을 만들어 보내자 그 관계자는 깜짝 놀라며 방위산업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이후 선진국에서 쓰는 플라스틱 헬멧 개발도 요청했다. 조 회장은 한 달 남짓 연구를 통해 나일론 섬유에 자신이 개발한 수지를 결합시켜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난 플라스틱 헬멧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 헬멧을 직접 도끼로 찍어보고 이상이 없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플라스틱 헬멧은 60만 국군이 사용했고, 이란에도 수출됐다.   이를 계기로 한국화이바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대전차지뢰, 소총·유탄발사기 개머리판, 헬멧 등을 만들어 국방부에 납품했고, 후에 나이키 유도탄 탄두까지 개발했다. 하지만 유도탄 탄두 생산 권한을 힘이 없어 다른 업체에게 빼앗기면서 조 회장은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독자적인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그가 스스로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회사 임직원들에게 수시로 ‘독창력’을 강조하고 ‘독창력만이 살 길’이라고 끊임없이 주장해온 배경에는 이와 같이 방위산업 초창기에 겪은 아픈 추억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절실함이 조 회장의 평생 철학이 된 ‘독창력’을 태동하게 만든 근원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화이바는 복합소재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몇몇 제품들을 갖고 있다. 유리섬유 파이프와 LNG화물창 자재가 대표적이며,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초저상버스와 틸팅열차 등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복합소재를 이용해 일체형으로 만든 틸팅열차는 세계의 기술자들이 놀란 불가사의한 기술로서 오로지 그의 독창력이 성공시킨 프로젝트다.   ■ 독창력의 출발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 독학으로 남다른 기술 개발   2006년 9월 조 회장은 일본 복합재료학회 초청으로 고베에서 열린 행사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이 강연에서 그는 복합소재 공부를 위해 일본에서 발간된 책자와 관련 잡지를 40여 년 동안 빠짐없이 탐독했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기술 원천이 일본임을 솔직히 시인했다. 하지만 독창력으로 일본의 기술과 차별화시켜 세계 유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조 회장의 강연 내용은 언론에 자세히 보도됐고, 이후 세계적인 복합소재 학자인 한또 박사가 밀양의 회사로 찾아와 그와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 얘기가 끝날 무렵 한또 박사는 “어느 공과대학에서 공부했느냐”고 물었고 “초등학교 졸업이 내 학력의 전부”라고 밝히자 한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참으로 놀랍다”며 그의 독창력에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밀양에 있는 한국화이바 본사에는 공장 중앙에 200여 평 규모의 작은 정원이 조성돼 있다. 조 회장은 이 정원에 자신의 호인 녹산(鹿山)을 붙여 ‘鹿山苑’이라고 이름 지었다.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머리를 식히는 휴식 공간인데, 이 정원에 들어서면 2미터 이상 높이의 자연석에 한자로 ‘獨創力’이라고 크게 새겨져 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이 이 정원을 드나들 때 독창력이란 글자를 보면서 의미를 마음속에 새기길 기대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실제로 그 글자를 바라보며 독창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 가끔 녹산원을 찾아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과연 나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가?”라고 자문해 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 질문에 자신이 답하기보다 세상 사람들이 평가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카본을 맡고 있는 큰아들 조문수 대표는 “아버지의 독창력은 천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특히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에 감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독창력을 발휘한 기술의 결과물들이 이런 통찰력에서 나온 것이란 얘기다.   ■ 개발 실패로 인한 손실은 잊어라…지금도 신기술 연구 중   게다가 넓은 가슴을 가진 분이란 말도 했다. 조 회장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엄청난 손실을 보았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내 잊어버리곤 했다. 또한 직원들이 실수를 해도 정당한 방법이면 나무라지 않았다. 사업을 하면서도 여러 번 큰 손실을 봤지만 그 때마다 “잊어버려. 가슴에 담고 있다간 몸만 상해”라며 한 마디로 상황을 끝내버렸다.        이와 같이 조용준 회장은 자신이 정한 삶의 주제인 독창력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자신의 평생을 살아왔다. 그리고 복합소재라는 한 분야에서 세계의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다. 아직도 그의 머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구상으로 가득 차 있고, 조문수 대표에게도 가끔 기술에 대한 조언을 하신다.   그와 4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일본인 용융로 제작 전문가(이노우에 히로요시)는 “조 회장님은 몇 달 만에 만나면 항상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곤 해서 작업복을 걸치고 연구실에서 골몰하는 모습을 뵈면 ‘저 양반이 또 무슨 깜짝 놀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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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20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③ 성과 : 기술 국산화 통해 복합소재 분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은 복합소재 분야에서 관련 기술과 필요한 생산설비까지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모두 국산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새롭게 개발한 복합소재 기술을 토대로 지금까지 연관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이뤄내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섰다.   조 회장은 부산에서 밀양으로 회사를 옮겨 본사와 제1공장을 건립했고, 이어 인근에 밀양 제2공장도 완공했다. 2006년에는 함양 공장을 짓고 계속 증설하면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플랜트 수출, 그라스페이퍼 및 유리섬유 파이프 개발, 철도 차량 내장재와 LNG화물창 자재 개발 등에 성공해 관련 사업들은 순항 중이다.     지난 2007년 10월 16일 거행된 함양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 기공식(왼쪽 열 번째가 조용준 회장). 이 날 행사에는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공창석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천사령 함양군수, 채남희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1987년 가을, 조 회장은 인도네시아 G.F.I.사로부터 유리섬유 플랜트 수출 제의를 받았다. 처음 겪는 일이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그는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중역들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수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988년 1월 체결된 계약에 따라 연간 4,500톤의 유리섬유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과 기술자 교육까지 2년 만에 완료했고, 플랜트 사업의 성공으로 상당한 달러를 벌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 그라스페이퍼 국내 시장서 일본 누르고 아시아 시장으로 약진   1998년에는 아르헨티나에 유리섬유 원사 1만 4천 톤을 수출했다. 국내 H그룹의 무역상사가 가 수주한 물량을 납품한 것인데, 이 과정에 해프닝도 있었다. 최초 물량 1천 200톤을 보내자 불량률이 75%에 이른다는 말이 나왔다. 급히 기술진을 파견해 원인을 알아보니 아르헨티나 관수로 프로젝트의 파이프를 만드는 이탈리아 설비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자 아르헨티나 정부 담당관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설비 운용기술의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유리섬유로 만드는 종이인 그라스페이퍼도 개발했다. 90년대 초부터 국내 비닐장판 제조업체들은 온도에 따라 팽창·수축하는 비닐장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에서 그라스페이퍼를 수입해 고급 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그는 일본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그라스페이퍼를 개발했고, 1999년부터 생산 라인을 설치해 훨씬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더 싸게 팔았다.   그러자 일본 제품을 수입하던 국내 업체들이 조 회장이 만든 그라스페이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결국 국내에 생산 공장까지 건설해 호황을 누리던 일본 업체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일본으로 철수했다. 그가 생산하는 그라스페이퍼는 이후 인도네시아, 터키,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되어 외화 획득에 기여하고 있다.   1998년 10월 코엑스에서 오스트리아의 호바스, 미국의 오웬스 코닝 등 세계적인 유리섬유 파이프 제작업체들이 참여한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제작기술을 확인하던 조 회장은 유리섬유 파이프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호바스사를 직접 방문해 제작기술을 확인했고, 미국과 일본 회사에서 기계 도면 등을 구해 설비 및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   ■ 세계적 수준의 유리섬유 파이프·맨홀 생산해 내수 시장 평정   하지만 처음 2년 간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물줄기의 거센 압력을 오랜 세월 견딜 수 있는 상·하수도 파이프를 유리섬유로 만드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 시제품을 완성하고, 생산설비까지 독특한 기술로 제작하여 2005년 직경 150㎜에서 3,500㎜까지 각종 크기의 유리섬유 파이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함양 공장에 갖추었다.    조 회장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시설에서 뛰어난 유리섬유 파이프를 생산한데다, 파주 신도시 등 일부 지자체의 상·하수도관과 영산강 농업용수관에 이 제품이 사용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1월 정부는 상·하수도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한 공적을 인정하여 조 회장에게 상·하수도인상 중 최고 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2006년 어느날 3,500㎜ 유리섬유 파이프를 절단하고 남은 자투리가 공장 한 구석에 나뒹구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맨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 맨홀은 콘크리트로 제작돼 무겁고 방수처리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새는 단점이 있는데, 유리섬유 맨홀은 가볍고 물도 새지 않으며 설치 과정에 콘크리트 양생시간이 필요 없어 설치도 쉬웠다. 곧바로 제작에 들어갔고 6개월 동안 미비점을 보완해 유리섬유 맨홀 제품이 만들어졌다.   유리섬유 맨홀은 울산시에서 최초로 시공해 호평을 받았고, 이후 여러 곳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이제는 새로 시공하는 맨홀은 물론 보수 작업을 하는 곳까지도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조차 유리섬유 맨홀이 실용 단계에 이르지 않아 외국에서 구입도 늘고 있다. 맨홀에 이어 기름 유출로 인한 토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파이프 제작 공법을 이용한 유리섬유 복합재 저장탱크도 개발했다.   ■ 가볍고 불타지 않는 철도 차량 내장재 개발해 국내외서 호평   조 회장은 1998년 현대정공(현 현대로템)이 수주한 홍콩 지하철 차량 제작에 참여하면서 철도 차량 경량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홍콩 측은 차량 내장재로 당시 가장 까다로운 영국 지하철 기준(BS)의 불연 소재를 사용하고 상당히 경량화된 차량무게 조건을 제시했다. 당시 현재정공은 차체는 물론 여러 부품들이 무거운 금속으로 돼있어 무게를 줄이기 어려웠고, 특히 내장재의 불연성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정공은 이탈리아 등 외국 회사를 전전하다가 한국화이바의 뛰어난 기술력을 알게 돼 내장재를 부탁했고, 조 회장은 철도 차량 사업부를 신설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수십 번의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항공기의 경량 내장재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차량에 장착된 1.25톤의 무게를 0.65톤으로 줄이면서 불연성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내장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어 현대정공의 추가 요청에 따라 복합소재를 이용한 공기제동탱크 경량화 개발에도 착수했고, 난해한 8가지 테스트를 거쳐 홍콩의 까다로운 인증을 받아냈다. 차량 1량에는 스틸강으로 만든 공기제동탱크가 4개 장착돼 있고, 1개의 무게는 40㎏이나 됐다. 하지만 조 회장이 개발한 탱크 1개의 무게는 14㎏에 불과했다. 결국 홍콩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지하철 108량을 제작하는 사업은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조 회장은 지하철 차량 내장재를 생산하는 와중에 차량에 부착된 도어와 에어컨 제작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2002년 로템(구 현대정공)은 인도의 철도 차량 사업을 추진하면서 호주에서 수입하던 도어 패널에 문제가 생기자 조 회장에게 도어 제작을 의뢰했다. 이렇게 도어 사업을 시작한 그는 도어 엔진과 차량 에어컨까지 개발해 인도 철도 차량 240량 내부 일체를 턴키로 수주해 장착했다.    이후 기술과 실적을 인정받은 한국화이바는 광주와 대전 지하철에도 납품했고, 캐나다·유럽· 브라질 등에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 회장이 개발한 내장재를 쓰지 않은 대구 지하철에서 2003년 2월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내장재가 불에 타며 내뿜는 유독성 가스가 참사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후 대구 지하철도 조 회장의 내장재로 전면 교체했다.   ■ LNG화물창 자재 개발로 LNG 운반선 소재서 세계시장 석권 조 회장은 2000년 LNG 운반선의 LNG화물창 자재 개발에도 착수했다. LNG는 주성분이 메탄가스로 상온에서는 기체이나 섭씨 –162도 이하에서만 액화된다. LNG 운반선은 이러한 극저온의 액체를 해상 운송하는 극한 조건에서 완벽한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따라서 국내 조선소들은 그동안 프랑스 GTT사로부터 최첨단 복합소재로 만든 제품을 수입해 LNG화물창을 만들고 있었다.   이에 한 평생 복합소재에 매달려온 조 회장은 자존심이 상해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최고의 재료와 초정밀 기술이 필요해 개발 과정에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LNG화물창 설치 패널인 ‘유리섬유강화우레탄폼(R-PUF)’이 나오기까지 그는 10여 년의 시간과 엄청난 테스트 비용을 들였고, 초도 제품에서 불량품이 나와 5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게다가 이 제품은 품질 검사가 대단히 까다롭고, 설사 검사를 통과해도 LNG화물창에 사용된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잠시도 방심할 수 없다. 그동안 숱한 시련을 넘어 끊임없이 품질 향상에 노력한 결과, 한국화이바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유리섬유강화우레탄폼을 생산하며 LNG 운반선 소재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국화이바는 유리섬유로 만든 파이프와 맨홀, 건축용 보강재 등을 생산하기 위해 2006년 5월 함양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2007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인 TTX 열차, 경전철, 초저상버스, 굴절버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함양 지방산업단지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만들고자 주력하였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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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13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② 도전 :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복합소재 국산화의 선구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은 복합소재 분야의 세계 최초 기록을 다시 쓰면서 필요한 생산설비도 모두 국산화했다. 제품과 수단을 국내 최초로 동시에 직접 개발하여 생산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혁신을 이뤄낸 기업가는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화이바는 1986년 밀양 공장을 건설하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유리섬유 용융로를 개발하여 설치했다. 이른바 가스와 전기의 장점을 살려서 함께 에너지로 사용하는 복합연료 시스템 기반의 용융로가 그것이다.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가 2002년 9월 27일 복합소재 개발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복합연료 시스템은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이론상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는 불가능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 이 시스템을 개발하다가 어마어마한 재해를 입고 포기한 사례도 있어 그만큼 위험이 큰 기술이었다. 하지만 조용준 회장은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감하게 불가능에 도전했다.   ■ 불가능에 도전해 성공한 복합연료 시스템…백금 가공한 노즐도 개발   그는 복합연료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용융로가 터져 용액이 흘러서 공장 안이 아수라장이 되는가 하면, 엄청난 불량품이 발생해 전량 폐기처분하는 손실도 입었다. 하지만 갖가지 실패를 겪은 후 성공한 복합연료 시스템은 유리섬유 원가를 낮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조 회장은 이어 백금으로 가공하는 노즐 개발에 도전했다. 용융로에서 유리가 녹아 실의 형태로 나오게 만드는 미세한 구멍이 백금 노즐로 되어 있는데, 유리섬유의 품질은 노즐 가공 실력이 1차적으로 좌우한다. 제품 종류에 따라 노즐 규격이 달라져야 하므로 선진국들도 노즐은 별도의 전문업체가 제작하여 유리섬유 생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노즐 제작을 외국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고, 국내에 노즐 전문업체도 없어 자신이 직접 개발에 나섰다. 비싼 백금을 가공하는 노즐 개발을 위해 돈도 많이 들었지만 끝까지 밀어붙여 지금은 노즐 제작도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노즐을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으니 비싼 돈을 지불하며 장시간 기다릴 필요도 없고 품종이 다양해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용융로에서 노즐을 통해 유리섬유 실이 뽑아져 나오면 바인더(풀) 공정이 이어진다. 딱딱한 유리섬유 실이 매끄러우면서 끊어지지 않게 풀을 입히는 작업인데, 유리섬유 업체마다 바인더(풀)의 화학적 배합비가 다르고 이에 따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화이바는 세계 유명업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새로운 특성의 바인더(풀)도 개발했다.    이밖에 유리섬유 실을 감는 기계와 원단을 짜는 직조 기계도 국내 제품을 사다가 회사 실정에 맞게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유리섬유 원단을 복합소재로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원단에 수지를 바르는 코팅’ 공정을 위해 독자적으로 코팅 기계를 개발해 왔다. 코팅 기계의 성능이 복합소재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 복합소재 품질 좌우하는 코팅 기계 개발…최초로 일괄 생산 시스템 완비   당시 조 회장은 일본에서 코팅 기계를 구입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격을 알아보니 30억원을 달라고 요구해 결국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곧 개발에 착수한 그는 3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코팅 기계를 만들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일본 기계보다 성능이 뒤떨어졌으나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 것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화이바의 생산시설을 돌아본 영국 쉐필드 대학의 마크 로빈슨 박사는 “세계 각국의 복합소재 공장들을 방문했지만 한국화이바처럼 일괄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처음 보았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단순하게 제작된 기계들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저런 기계에서 제대로 제품이 나올까 의심이 들었는데, 품질 좋은 제품이 나오는 현장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유리섬유는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규격 속에서 생산되지만, 한국화이바는 그런 규격을 무시하고 제품의 특성에 따라 규격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했다. 조 회장은 “외장이 화려한 외국 기계는 특별한 기능이 없어도 장치가 많아 가격이 비싸다”며 “우리는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핵심 기능 위주로 설계돼 제작비가 적게 들고 설비·보수·개선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한국화이바는 유리섬유에 이어 국내 최초로 카본섬유 보강시트도 국산화했는데, 이 보강시트를 개발하면서 건축용 자재 제작에 필요한 접착제까지 개발했다. 카본섬유는 비중이 철의 25%이면서도 인장 강도는 10배 이상이어서 교각 기둥과 터널 등의 건설 구조물 보강에 사용되는 신소재이다.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고 부식이나 열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해 보강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 국내 유일의 카본섬유 보강시트 개발…건축물 보강 소재 국내 시장 40% 점유   한국화이바가 카본섬유 보강시트를 개발한 동기는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어느 날 외국 바이어가 작은 보강 소재 샘플을 가져왔는데, 담당부서에서 팽개쳐두고 있었다. 그런데 두어 달 뒤 그 바이어가 조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거 한 번 해 보시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가 “그게 뭐냐”고 묻자 각종 건축물 소재로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이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조 회장은 바이어가 가져온 샘플을 자세히 살펴본 후 카본섬유 보강시트를 여려 겹으로 붙이는 접착제가 관건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가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가장 우수한 접착제는 전량 영국에서 수입해 왔다. 그는 카본섬유 보강시트 개발을 계기로 고급 접착제도 함께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1년여의 연구 끝에 조 회장은 카본섬유 보강시트 생산설비를 개발함과 동시에 고급 접착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때 생산된 보강시트는 선진국 제품들의 단점을 보완한 ‘무수지 일(한쪽)방향’ 시트이다. 기존 제품들은 시트에 수지를 바르기 때문에 시공이 불편하고 재료 손실도 유발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한 시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에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화이바의 계열사가 생산한 카본섬유 보강시트는 특히 일본제품과 차별화하여 특허를 출원했고, 건설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250여 개소의 구조물에 보강 소재로 활용돼 뛰어난 보강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건축용 보강 소재에 그치지 않고 고급 접착제 기술과 어우러져 건축용 외장 및 내장 자재로까지 발전했다.    2000년 당시 카본섬유 보강시트 소재의 국내 시장은 한국화이바 계열사인 한국카본이 40%, 일본 업체가 30%, 기타 업체가 30%를 점유했다. 그동안 일본 제품이 상당수 점유하던 국내 시장이 한국카본 제품으로 점차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이 복합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 회장은 2002년 9월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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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6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① 경력 : 실패를 먹고 사는 위기의 승부사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국화이바(Hankuk Fiber)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재료연구소를 기반으로 복합소재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리섬유와 카본섬유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신소재 전문 기업이다.   한국화이바는 1972년 설립됐으며, 1978년에 방위산업체로 지정됐다. 본사는 경상남도 밀양시에 있으며, 차량사업부의 공장은 함양군에 있다. 사업 분야는 유리섬유, 버스, 철도차량 부품, 파이프, 케이블카, 우주항공, 방위사업 등이다.   지난 1997년 9월 29일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가 조선대학교 개교 51주년 기념식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이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는 1930년생이다. 지난해 자신이 걸어온 90년 인생을 되돌아보며 수많은 성과와 함께 뼈아픈 실수까지 가감 없이 담아낸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제목의 자서전도 발간했다.   조 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다. 호기심 많던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동네병원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원장실에 있는 일본어로 된 의학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의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945년 해방이 되면서 세상은 바뀌어 독학으로 의사가 되기는 어려워 우여곡절을 겪다가 고향인 담양을 떠나 부산의 한 병원에서 원장의 조수로 일하게 됐다. 어느 날 그는 낚시를 좋아하는 병원장이 당시 쌀 한 가마 값으로 일본에서 밀수입된 낚시대를 구입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낚시대 소재인 ‘유리섬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외국어 서적을 파는 책방을 뒤지면서 일본어 공업서적을 독학했고, 급기야 병원장을 설득해 병원 옥상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자금을 지원 받은 후 일본에서 유리섬유 원단을 들여와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수제 유리섬유 낚시대를 개발했다.   이후 제품의 질이 향상되면서 낚시대는 생산하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그는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낚시대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고, 1966년 ‘은성사’란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국내 낚시대 시장은 은성사가 장악했지만, 일본에서 유리섬유 원단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 국내 최초로 유리섬유 낚시대 개발, 공급 차질 빚자 ‘역발상’ 도전   조 회장은 결국 1972년 한국화이바공업사를 설립하고, 원사만 일본에서 수입해 유리섬유 원단을 직접 만드는 작업 공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신식방직기를 살 돈이 없어 농촌에서 쓰던 베틀 두 대를 구입해 직조에 들어갔는데, 원시적 방법이긴 했으나 유리섬유 천이 짜져서 국내 최초로 원단을 생산했다.   이 당시 원단의 품질은 일본 수입품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상품화가 가능했던 것은 그가 낚시대를 만들 때 수지를 연탄불에 끓이면서 오랜 기간 실험을 통해 얻은 수지의 응용기술을 잘 접목시켜 원단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그는 일본에서 수입하던 유리섬유 원사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새로운 모험을 시도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원사를 만드는 재료들을 배합하여 녹인 후 미세한 구멍의 백금 노즐을 통해 원사를 뽑아내는 ‘용융로(熔融爐)’가 있어야 했다.   1977년 그가 용융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회사 간부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벌이기보다 일본에서 용융로 설비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그는 “만약 우리가 일본에서 시설과 기술을 도입하면 영원히 그들에게 끌려갈 것”이라며 개발을 밀어붙였다.   이후 몇 번 일본에 드나들며 어렵게 유리섬유 생산 공장을 견학할 수 있었지만 시설을 보면서 메모도 할 수 없어 머릿속에 기억해두는 정도에 그쳤다. 그들이 겉모습만 보여줬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되었고, 용융로 제작에 필요한 정보와 관련 서적들도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 기술 독립 위해 목숨 걸고 용융로 개발, 비웃던 일본인 기술자도 놀라  조 회장은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엔지니어들과 토의하면서 제작비가 적게 드는 간접 가열식 용융로 개발에 착수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특한 방식이었지만 일본식 용융로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 당시 회사 형편에서 제작 가능한 용융로였기에 연구에 몰두했고, 2년여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그동안 연구에 몰두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입원한 병실에서 기술 서적을 보다가 아내가 책을 빼앗으며 목숨이 중하지 용융로가 뭐냐며 울부짖던 일도 생각났고, 공장 안에서 용융로만 생각하다가 쇠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한동안 고생했던 일 등 어려웠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 기술로 만든 용융로에 불을 붙이는 순간, 그는 고통스러웠던 지난날들을 모두 잊고 직원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기쁨의 시간은 잠시였다. 가동된 지 한 달도 못돼 용융로가 파열됐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그가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의 조롱이었다.   용융로를 처음 설계할 때 일본인 기술자에게 자문을 의뢰했는데, 현재 설계 방식대로 만들면 생산성은커녕 실험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자기 방식대로 밀어붙였고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일본인 기술자는 자기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탓이라며 비아냥거렸고, 개발팀 중에서 반대하던 직원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조 회장은 결코 좌절해선 안 된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직원들 앞에 섰다. 그는 “비록 개발에 실패했지만 그만큼 기술을 축적했다”면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개발팀을 독려하면서 곧바로 두 번째 용융로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 개발한 용융로가 폭발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여러 가지 기술을 보완하여 1년 만에 새 용융로를 완성했다.   첫 번째 용융로보다 용량이 크고 원사를 뽑는 방사구가 5대인 것이었다. 행여 또 다시 파열될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석 달이 지나도 이상 없이 원사를 뽑아냈다. 드디어 원사에서 원단까지 완전 국산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의 설계 방식을 비웃던 일본인 기술자도 공장을 돌아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두 번 실패 후 성공해 세계 시장 석권, ‘나프타’ 승부수로 연료비도 낮춰   그러나 가동된 지 6개월 만에 두 번째 용융로도 파열됐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놀라지 않았으며, 이미 축적된 기술이 있으니 계속 도전해야겠다는 의지만 불태웠다. 하지만 개발팀 기술자가 이런 방법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회사 내부에 용융로 개발 반대파가 결성됐다. 그는 이들을 설득하다가 결국 일부 간부들을 퇴출시키는 용단을 내렸다.   그리고 더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전보다 생산용량을 늘린 세 번째 용융로 제작에 들어갔다. 불과 6개월 만에 새로운 용융로가 완성됐고, 좋은 품질의 원사를 뽑을 수 있었다. 아직은 일본에서 수입한 원사보다 품질이 다소 뒤떨어졌지만 낚시대 소재로는 충분하여 일본 제품보다 훨씬 싼 값으로 낚시대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의 낚시대 소재는 1㎡당 10,000원을 호가했으나 한국화이바는 이를 국산화해 1㎡당 3,000원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산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고, 1977년 한국이 100억불 수출을 달성할 때 낚시대류만 4억불을 차지해 세계 시장의 70%를 석권하는 등 한국 수출의 원동력이 됐다.   조 회장은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연료 개발 과정에서도 엄청난 모험을 했다. 당시 용융로에 사용되는 원료는 LPG 가스였는데 값이 비싸게 들었다. 그는 LPG의 반값인 ‘나프타’로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나프타에 열을 가해 기체화하면 LPG처럼 사용할 수 있으리란 엉뚱한 발상을 해 본 것이다.   하지만 화학 엔지니어들은 펄쩍 뛰었다. 나프타에 열을 가하면 휘발유에다 불을 댕기는 것과 같은데 그처럼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적당한 온도의 열을 일정하게 가하면 기체화할 수 있으리란 믿음을 버릴 수 없어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험에 들어갔다. 그런데 실험 과정에서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 두려움 접고 1% 가능성 도전…조선대, 명예공학박사 학위 수여   폭발음이 워낙 커서 공장 주위에 사는 주민들이 놀라고 공장 유리창도 모두 깨졌지만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그는 실험을 중단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열의 전달이 일정하지 않아 폭발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이번에는 옥상에 설비를 하여 다시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고, 이후 연료비를 절반으로 줄여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조 회장은 기술 개발에 착수할 때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고 주도면밀한 계획 하에 시작하지 않는다. 그는 일단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생각을 갖고 검토에 들어가 가능성의 끄트머리만 발견하면 도전하고 본다. 실패할 확률이 더 많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작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7년 9월 조 회장은 조선대학교에서 개교 이래 두 번째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조선대학교가 학위를 주겠다고 제의하자 조 회장은 연구 업적도 없다며 망설였다. 하지만 당시 김기삼 총장은 “조 회장님의 복합 소재에 관한 연구 업적은 단순한 박사학위 논문에 비할 수 없으며, 소재 분야에 끼친 업적을 높이 평가해 드린다”고 말했다.   학위 수여식을 마치고 오랜만에 고향에 들른 조 회장은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오늘 당신 아들이 배우지 못한 설움을 이기고 왔노라”고 고했다. 그는 “아들을 중학교에 진학시키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다가 한을 품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박사모를 쓴 내 모습을 보고 당장에라도 뛰어나와 껴안으실 것 같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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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30
  • [뉴스 속 직업 : 군법무관] 최강욱·전원책 등 방송에서 활약한 유명 법조인 산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열린민주당 공천에서 2번을 받아 조만간 국회의원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제11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통해 10년 간 군에서 복무한 후 변호사 자격을 얻어 2005년 소령으로 전역했다. 한때 KBS에서 ‘최강욱의 최강시사’란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유명세를 탔다.   진보적 입장인 최 변호사와 달리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온 전원책 변호사도 제4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통해 군에서 복무한 후 1991년 중령으로 전역했다. 그는 JTBC ‘썰전’과 TV조선 ‘강적들’은 물론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했고, 한때 TV조선 9시 뉴스의 메인 앵커로 활약하는 등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법무관 임용시험 출신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왼쪽)과 전원책 변호사(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들이 모두 변호사가 되기 위해 거친 코스가 군법무관이다. 과거에는 사법시험 외에 군법무관 임용시험이 따로 있었다. 군대 조직이 워낙 크고 법조 인력이 필요한데 사시 출신들은 직업군인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아 별도로 만든 채용 방식이다. 이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다음 10년 간 군법무관으로 복무하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었다.   지금 활동하는 변호사 중에도 군법무관 임용시험 출신들이 상당수 있다. 그런데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300명, 500명, 1,000명으로 점차 늘면서 군법무관 임용시험은 2005년 합격한 제19회를 마지막으로 2007년에 폐지됐고,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만 군법무관에 지원할 수 있게 바뀌었다.   ■ 중위로 임관해 3년 간 병역 의무 이행하는 단기 군법무관 인기 높아   2020년 현재 군법무관 선발의 경우 사법시험의 폐지로 인해 신규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자(합격 예정자)만을 선발하게 되므로, 로스쿨과 기성 변호사 외에는 군법무관으로 진입할 통로가 없게 됐다. 군법무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단기 군법무관과 직업군인의 길을 가는 장기 군법무관으로 구분된다.   단기 군법무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들이 3년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중위로 임관해 대위로 전역한다. 단기 군법무관은 인기가 좋아서 사법연수원 수료자는 수료성적 상위 20~30% 안에 들어야 임용이 가능했다. 이에 탈락한 사람은 공익법무관으로 임용돼 각지의 검찰청, 법률구조공단 등에서 3년간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은 2014년에 입대한 3기부터 지원제를 도입하여 지원자가 정원보다 많으면 성적순으로 선발했고, 2015년에는 이를 사법연수원에도 확대 적용했다. 사법연수원은 여전히 상위권 수료자들이 과거의 기억에 따라 군법무관을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대위로 임관하는 장기 군법무관, 로스쿨 도입 이후 경쟁 치열해져   장기 군법무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직업군인으로 복무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람들로서 대위 계급으로 임관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지원자가 부족해 인력난이 매우 심한 편이었다. 왜냐하면 변호사 개업을 해도 군법무관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고, 군법무관이 맡는 법률 사무가 한정적이어서 전역 후 개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유인책으로 임관 2년 만에 소령으로 진급할 기회를 주기도 하고, 의무복무 연한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등 혜택을 주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급증하며 변호사 시장이 좋지 않자 조금씩 지원자가 늘어나 간신히 수요를 맞췄다.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군법무관 수당이 기본급의 40%로 상당히 높아졌으며,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적 장점도 있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여성과 지방대 로스쿨 출신들의 관심이 높아 첫 로스쿨 출신 군법무관을 선발했던 2012년에는 경쟁률이 8:1을 상회했고, 2014년에는 10: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위탁교육을 받고 군법무관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로스쿨 도입 이전에는 민간 법대에 학사 편입한 후 사법시험을 준비했는데, 이들은 소위 임관 당시 이미 장기복무 자원이므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당연히 장기 군법무관이 된다.   ■ 최고위직은 법무관리관(소장), 최강욱 제보 후 ‘개방형’ 직위로   군법무관의 진급 상한선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소장)이었다. 하지만 2002년 최강욱 군법무관이  법무관리관의 비리를 참여연대에 제보하면서 시끄러워졌고, 이후 개방형 직위로 바뀌어 2006년부터 민간 변호사가 임명되며 통상 장기 군법무관 출신 중에서 선발된다. 이외에 육군본부 법무실장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등 2개의 현역 장군(준장) 직위가 있다.   첫 여성 군법무관이자 법무 병과의 최초 여성 장군인 이은수 변호사는 1990년 제9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한 후 23년간 군 복무를 했다. 육군본부 법무실장을 거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마지막으로 2014년 전역했다. 로펌에서 인생 2막을 연 이 변호사는 “난 유리천장 깨는 전문가”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홍준표 전 경남지사 등은 병역을 필하고 법조인이 돼 군법무관으로 복무하지는 않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은 병역을 면제받은 케이스다. 그리고 이회창·천정배·강용석 등은 공군에서, 김기춘·황우여·조응천 등은 해군에서 단기 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 사람들
    • 뉴스 속 직업
    2020-03-29
  • [뉴스 속 직업 : 사이버 전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이버작전사로 옮겨간 엘리트 장교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12년 국방부는 국방 사이버 분야의 정예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고려대와 계약을 맺고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사이버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로 이스라엘의 ‘탈피오트’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 학과에 입학하면 대학 4년간 등록금 전액을 군에서 지원하며, 매월 50만원의 학업 장려금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육·해·공군 장교로 임관해 7년 동안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근무하며, 전역 후에는 세계 보안시장을 선도하는 국내외 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 관련 연구소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의대에 합격할 수준의 우수한 학생들이 매년 지원한다.   지난 2014년 2월 21일 대전 유성구 자운대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2014년 육군 해킹방어대회'가 열려 대회 참가자들이 해킹 방어능력 평가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처음으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들도 참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학과는 컴퓨터, 암호, 해킹, 디지털 포렌식, 보안성 평가, 블록체인, 인공지능,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정책 분야 등에 역량 있는 20여 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된다. 사이버보안 분야 현장과 연구소 경험을 가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교수들이 많은 것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요인이다. 또 국내 최초로 해킹 공격과 방어를 실습할 수 있는 최첨단 워룸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뛰어난 교육 인프라와 군부대 실습을 포함한 다양한 해킹 실전을 연마해 각종 세계 해커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뛰어난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세계 해커 올림픽인 데프콘에서 아시아권 최초로 2015년과 2018년 우승한 것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에서 열린 해킹 방어대회서도 우승과 상위권에 입상했다.   이들은 졸업하면 정보통신 장교로 임관하고 사이버 부특기가 부여된다. 7년간 의무 복무한 후 전역하지만 장기복무를 원하면 일부 인원은 계속 군 복무가 가능하며, 국내외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 위탁교육도 받을 수도 있다. 2016년 1기 30명(육군 24명, 해·공군 각 3명)이 처음 졸업했고, 현재 4기까지 120여 명이 장교로 임관해 복무 중이다.   ■ 1기부터 3기까지 ADD 배치했으나 활용 계획 부실해 성과 미흡   1기부터 3기까지는 임관 후 전원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근무한 다음 국방부에서 사이버작전사를 비롯해 정보기관 및 육·해·공군 사이버작전센터 등에 배치하고 있다. 현재 1기생은 지난해 7월에, 2기생은 지난해 12월에 ADD 근무를 끝내고 새로운 보직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임관한 4기부터는 최초 3년간 근무하는 곳이 ADD에서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변경됐다.   고려대에 사이버국방학과를 만들 당시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이었던 박대섭 세종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엘리트 군인 육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피오트는 이스라엘군이 히브리대 교수들과 함께 선발, 교육, 훈련, 복무, 활동 등 모든 과정에 대해 종합적이고 세밀한 검토를 거쳐 만들어진 제도임을 당시 국방부는 인식하지 못한 듯하다.   학과 신설 후 4년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첫 졸업생이 나올 때까지 국방부는 이들을 군에서 어떻게 양성 및 활용할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즉 탈피오트를 생각했지만 이스라엘이 인재를 양성하고 활용하는 과정은 정확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 결과 1기 30명의 진로는 졸업 직전 여러 가지 논란 끝에 ADD로 정해졌다.   당시 임종인 고려대 교수(전 청와대 사이버안보 특보)는 아직 사이버국방학과 졸업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야전부대에 곧바로 배치하기 보다는 ADD에서 인턴십 개념으로 각종 연구와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타당하게 여긴 국방부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ADD가 이들을 받아들여 효율적인 사이버인재 양성이 가능할지는 국방부의 어느 누구도 판단하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 3년이 경과했다. 지난해 8월 사이버작전사령부 관계자는 “ADD 근무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4기부터는 모두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배치해 3년 동안 근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작전사에서 안착 중…인재 활용 효율성 두고 설왕설래도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예비역 육군 중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역임)은 “인재 양성은 지속적인 진단과 관리·보완이 필요하며, 양성된 자원의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 관리가 되지 않으면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사례가 계획적 인재 육성의 대표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소장은 “이스라엘은 분야별로 필요한 인재 소요를 판단하고,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먼저 식별한다. 그 다음 심리학자를 포함한 전문가팀이 분야별 특성에 맞는 자질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고, 학문적 지식을 갖추기 위한 전문교육에 이어 실무 경험을 쌓는 양성과정을 거친다. 그 후 목적에 맞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군 수뇌부들이 이스라엘처럼 사이버 인재 양성과 활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사이버국방학과 출신 장교들의 군 복무 시작이 체계적이지 못했고 효율성도 떨어지는 측면은 있었다. 하지만 사이버사령부도 창설 초기여서 이들을 수용할만한 역량이나 환경이 구비되지 않아 당시로서는 ADD 근무가 최선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ADD 근무를 마치고 새로운 자리로 이동한 사이버국방학과 1∼2기생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장교들은 근무하는 부서나 부대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각자 열심히 근무하면서 계속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조만간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장교도 나올 것 같다.   이들이 이스라엘군 8200부대(사이버 첩보부대)를 이끄는 탈피오트 출신들처럼 한국의 사이버안보를 책임지는 인재로 거듭나려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사이버국방학과 출신 장교들의 양성 및 활용에 관심을 갖고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파격적 지원과 혜택을 부여하여 ‘사이버 전사’로 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길 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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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속 직업
    2020-03-21
  • [뉴스 속 직업 : 간호장교] 여성장군 나왔지만 대위로 대부분 전역, 직업성 보장 어려워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투입된 신임 간호장교들이 지난 4일 국군대구병원에서 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은 지난 5일부터 대구지역 민간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일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전격 방문했다. 소위로 임관하자마자 코로나 19 대응 현장인 국군대구병원으로 전원 투입될 신임 간호장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원래 계획된 졸업 및 임관식을 1주 앞당겨 지난 3일 자체 행사로 간단히 마치고 곧바로 대구 현장으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장교라고 해도 실전 경험이 없는 초급 간호장교들을 위험한 현장에 투입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선배 간호장교들과 같이 근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간호장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육·해·공군의 간호장교들은 대부분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이다. 매년 80여명 정도가 임관하며, 70여명은 육군에서, 나머지 10여명은 해·공군에서 간호장교로 복무한다. 민간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장교시험에 합격해 임관한 간호장교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6·25 전쟁 중 간호 인력의 절대 부족을 해결하고 우수한 간호장교를 안정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1951년 3월 육군군의학교 내 간호사관생도 교육과정을 신설한 것이 모태였다. 1959년 5월까지 51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교육생 확보의 어려움과 임관 후 활용 저조 등을 이유로 폐지되면서 간호장교 양성은 민간학교 위탁제로 대체됐다.   그러나 간호장교 인력난이 지속되자 1967년 8월 대구에 육군간호학교가 설립됐고, 1971년 국방부로 지휘감독권이 이양되면서 ‘국군간호학교’로 개칭됐다. 이후 1980년 1월 간호전문대학 과정으로 변경되면서 ‘국군간호사관학교’로 개칭됐으며, 1981년 1월 3년제 전문대학에서 4년제 정규 간호대학으로 개편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 때 ‘폐교’ 결정 났다가 ‘존속’으로 번복돼   1998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국방예산 감축 차원에서 학교 폐지론이 제기돼 김대중 정부에서 폐교 결정이 났다. 이 때 간호장교 출신을 중심으로 폐교 반대투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져 건국 후 처음으로 국가가 집행한 행정행위를 뒤집고 존속이 결정됐다. 이 당시 2년 간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었다가 2002년부터 다시 신입생을 선발했다.   존폐 위기를 계기로 사회 일각에서 여성 장군이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간호병과에서 최초의 여성 장군(양승숙 준장)이 배출돼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임명됐다. 이후 타 병과에서도 여성 장군이 나왔지만, 2년마다 간호병과에서 여성 장군이 나와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보직되는 것이 관례가 됐다.   2008년 이후 입학생은 정원의 10%가 교직 이수자로 선발된다. 전공이 간호학이므로 교직과정을 이수하면 졸업 시 보건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보건교사는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군에서 복무한 기간을 100% 호봉으로 인정받아 생도들이 선호한다. 2012년부터 남자도 국군간호사관학교 지원이 가능해져 매년 8명씩 선발됐고, 2016년부터 간호장교로 임관했다.     육·해·공사생도처럼 4년 공부해 임관하나 70%가 6년 복무 후 전역   간호사관생도들은 육·해·공군사관생도들처럼 4년간 기숙생활을 하며 181학점을 이수한다. 임상실습 시간만 1,080시간에 달하며, 기초 군사훈련은 물론 유격훈련, 야전간호, 전투외상간호, 재난응급간호 등 다양한 훈련들이 계속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간호장교로 임관이 가능하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간호장교로 임관하지만 이들은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처럼 장기복무 장교가 아닌 단기복무 장교이다. 따라서 임관 후 6년간 의무복무 후 장기복무자로 선발되지 못하면 전역해야 한다. 전문대 졸업자와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 수료자 중 선발해 2년간 교육 후 장교로 임관시키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이들과 같은 단기복무 장교다.   하지만 고교 졸업자 중에서 우수자를 선발하여 4년간 전액 국비로 사관생도 교육을 실시한 후 국가고시까지 통과한 전문 인력은 간호장교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졸업생의 70% 정도가 겨우 6년만 군에서 복무하고 장기복무자로 선발되지 않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무런 보장 없이 사회로 방출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물론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에게도 임관 5년차에 한 번 전역할 기회가 주어져 일부 인원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이 경우는 과거 사관학교 출신의 공무원 특채(일명 유신사무관 제도)로 생긴 전역 기회가 지금도 유지돼 일부 인원의 사회 진출 창구로 활용되는 것으로 본인들이 스스로 원해서 군을 떠나는 것이다.     30%대에 불과한 장기복무 비율, 간호병과 영관급 보직 늘려야   일례로, 육군에서 복무해온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 간호장교들의 경우 과거에는 70여명 중 20여명이 장기복무자로 선발돼 장기복무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기복무자로 선발된 20여명도 10여명만 소령으로 진급해 결국 50%는 대위 계급으로 군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복무 비율(34%)과 소령 진급율(58%)이 조금 나아지는 추세이기는 하다.   반면, 간호장교와 같이 단기복무자로 임관하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장기복무 비율은 50∼60%에 이른다. 간호장교의 장기복무 비율이 낮은 이유는 간호병과의 영관급 자리가 적어서 발생한다. 한 간호병과 관계자는 “군의, 치의, 수의, 의무행정, 간호로 나뉜 의무 5대 병과의 공통 보직을 많이 만들어 간호병과가 갈 수 있는 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근원적 해결책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의무행정 병과의 보직 중 일부를 간호장교에게 할당하거나, 간호장교 숫자를 줄이고 간호부사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또 군 내부에서만 해결이 어려우니 현재 10%인 교직 이수 비율을 높여 전역 이후 보건교사로 근무할 길을 넓혀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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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4
  • [뉴스 속 직업 : 기무사령관]② 정권의 입맛에 따라 달라진 임기와 영욕
    ▲ 지난 1996년 7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삼성항공 비리를 보고하고 있는 임재문 당시 기무사령관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현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때 이재수·조현천 중장 ‘불운’ 겪어[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7일 검찰 수사를 받다가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1주기 추도식이 대전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이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기무사령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임기 2년 중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경질됐다. 이 사령관은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에서 전역했다. 당시 군 안팎에서는 박지만 EG 회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경질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아직까지 조기 경질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같이 기무사령관 임기는 법령상 2년이지만 정권의 신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후임 사령관은 ‘계엄령 문건’ 파문으로 현 정부에서 검찰 수사대상이 된 조현천 중장(육사 38기)이었다. 그는 당시 사이버사령관으로 임명됐다가 6개월 만에 기무사령관에 보직되었고, 박 대통령 탄핵 정국과 연결돼 2년 임기를 넘어 3년 가까이 근무했다. 현재 미국 어디엔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숨어 지내며 귀국하지 않고 있다. 최초의 학군 출신 사령관인 임재문 중장은 4년 5개월 간 ‘장수’ 역대 기무사령관 중 가장 장수한 사령관은 김영삼 정부 초기에 임명된 임재문 중장(학군 3기)이다. 최초의 학군 출신 사령관이었던 그는 군 인맥이 없었던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의 출세 코스였던 기무사령관 계급을 준장으로 격하함에 따라 기무사 참모장을 하다가 사령관에 임명될 기회를 얻었다.통상적으로 기무사령관은 기무사 내부 출신보다는 외부에서 임명돼왔다. 그런데 하나회 척결로 공백이 생긴데다 비육사 출신을 찾던 김 대통령에게 기무사에서 위관장교부터 잔뼈가 굵은 임 준장은 적임자였다. 임 사령관은 김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소장, 중장으로 연이어 진급하면서 각 계급에서 각각 2년씩 총 4년 5개월 이상 근무했다. 박근혜 때 가장 ‘단명’한 장경욱 소장은 현 정부서 이라크 대사반면, 가장 단명한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 임명된 장경욱 소장(육사 36기)이다. 그는 정보 병과 장군으로 청와대 신임과 관계없이 기무사령관이 됐고, 단 6개월 간 근무하다가 중장 진급도 하지 못하고 경질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관련된 장군인사 여론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과정에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경욱 사령관이 보고 과정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오히려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연유로 갑자기 전역한 그는 울분을 삼키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지를 표명했고, 현재는 이라크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 대다수 기무사령관들은 2년 임기를 채우거나 장군인사 시기에 따라 1년 6개월 정도 근무 후 정상적으로 교체됐다. 단, 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임명된 이석구 사령관(육사 41기)의 경우 약 11개월 만에 특별한 사유 없이 경질됐다. 그는 3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국방대 총장을 역임한 후 최근 전역 대기 중이다. 이남신 중장, 하나회 출신 이후 최초로 대장 진급해 합참의장 역임통상 정권 초기의 기무사령관은 대통령이 가장 신임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하기 때문에 임기가 대부분 보장된다. 김대중 정부의 이남신 중장(육사 23기), 이명박 정부의 김종태 중장(3사 6기)이 대표적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의 송영근 중장(육사 27기)은 임기가 보장됐음에도 이례적으로 사표를 내고 임기 만료 전에 물러났다. 이남신 중장은 기무사령관을 마치고 대장으로 진급해 3군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역임했다. 송영근 중장과 3사 출신 최초의 기무사령관인 김종태 중장은 모두 2년 임기제로 중장 진급이 돼 기무사령관을 마치고 전역했지만, 이후 그 경력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송영근 사령관은 비례대표로, 김종태 사령관은 상주 지역구에서 선출됐다.기무사령관 자리는 2년 임기제 직책이다. 즉 임기가 끝나면 다음 계급으로 승진되지 않을 경우 전역해야 한다. 과거 하나회 출신이 사령관을 맡던 시절에는 일차로 중장 진급을 한 인원들이 군단장 보직 2년을 마치고 임명되는 자리였다. 따라서 전두환 보안사령관 이후 10명의 보안·기무사령관 중 8명이 대장으로 진급했다. 전두환 이후 10명의 하나회 출신 사령관 가운데 8명 대장 진급이 가운데 7번째인 최평욱 사령관은 중장으로 전역했지만 이후 산림청장과 철도청장 등 차관급 자리에 연이어 임명됐다. 하지만 하나회 출신의 마지막인 10번째 서완수 사령관은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척결 조치의 핵심 대상이 돼 당시 육군참모총장 김진영 대장과 함께 가장 먼저 해임 및 전역 조치를 당했다.기무사령관 직을 끝내고 대장 진급을 한 마지막 사례는 김대중 정부의 첫 사령관이었던 이남신 중장이다. 이 사령관은 8군단장을 마치고 부임했고 대장 진급 후 3군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역임했다. 이후에는 중장 진급에서 낙마한 소장급에서 우수자를 선발해 중장 진급과 함께 기무사령관에 임명함으로써 임기를 마치면 모두 전역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기무사령관 자리가 힘은 있지만 자칫하면 정치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어 군단장을 마친 인원들이 점차 보직을 기피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권 실세들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다가 우연히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굳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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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속 직업
    2019-12-23
  • [뉴스 속 직업 : 국군기무사령관]① 정치화된 대표적 요직, 전두환 이후 10명이 하나회 출신
    정치화된 대표적 요직, 전두환 이후 10명이 하나회 출신
    • 사람들
    • 뉴스 속 직업
    2019-12-19
  • [직격 인터뷰]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 경항모 도입과 신형 이지스함 SM-3 탑재 ‘지지’
    ▲ 지난 18일 오후 ‘뉴스투데이’를 방문하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 [사진=이원갑 기자][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10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해군 국정감사에서 경항공모함과 F-35B, SM-3를 해군의 ‘3대 비상식 무기 도입’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해군 예비역 제독 중 작전 분야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진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과 지난 18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전 사령관은 대령 시절 제1함대사 작전참모와 광개토대왕함 함장을, 준장 시절 합참에서 해군작전을 전담하는 합참 작전2처장 직책을 수행했으며, 소장 시절에는 서해 바다를 수호하는 제2함대사령관을 역임한 명실상부한 해군작전 전문가로서, 현재 해양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일본 이즈모함 수준의 경항모 도입은 해군 작전능력 향상시켜경항모 도입이 상식 밖이라는 지적은 너무 지엽적인 안목Q1. 김종대 의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염두에 두고 경항모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는데, 맞는 얘기인가? A1. 김종대 의원께서 어떤 의미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많이 의아했다. 해군의 전력증강 방향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과 핵·미사일 위협을 대비함은 물론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도 함께 고려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가 주변국과 동등한 수준의 전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무력을 사용할 경우 자신들도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느낄 정도의 전력은 보유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수준일지는 비용 대비 효과 등 여러 요소를 판단해 결정하는데, 경항모 도입도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항공모함은 배수톤수가 7만 톤 이상인 대형 항모, 4∼7만 톤인 중형 항모 그리고 4만 톤 미만인 소형(경) 항모로 분류된다. 경항모는 27,000톤인 일본의 이즈모함이 대표적으로 헬기는 물론 F-35B 12대 이상을 탑재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이 도입하려는 것은 일본의 이즈모함과 유사한 경항모다. 우리가 경항모를 갖게 되면 특히 전시에 상륙작전 능력이 강화된다. 상륙작전은 상륙군을 적지에 상륙시키는 이동수단과 상륙 과정의 화력 지원이 중요하다. 경항모는 전투기나 헬기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해상 플랫폼을 제공함으로 상륙군을 헬기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고 전투기로 화력까지 동시 제공할 수 있어 상륙작전의 효율성과 즉응성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평시에 원거리 대양작전을 통해 해상교통로 보호, 재외국민 보호 등 해양에서 국익 보호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난민 보호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맡아 공헌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국격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있다.이와 같이 경항모는 전시와 평시에 우리의 국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해군 자산이다. 그럼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두고 경항모를 도입하는 것이 상식 밖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안목이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대급' 수직이착륙기 F-35B 도입은 경항모 도입 결정 이후 문제Q2. 청와대가 F-35B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A2. F-35B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항공기로서 현존하는 수직이착륙기 중 가장 우수한 전술기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F-35B를 도입하려면 경항모 도입이 먼저 결정돼야 한다. 또한 경항모 도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탑재할 항공기는 경쟁 기종 중에서 가격과 성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평가하여 절차에 따라 획득된다. 따라서 경항모 도입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F-35B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만약 경항모 도입이 확정되면 설계 시부터 탑재할 헬기와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운영을 고려해 기존 함정보다는 훨씬 강한 선체로 비행갑판 및 격납고 등이 건조돼야 한다. 이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탑재할 기종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데 수직이착륙기 중 F-35B가 가장 우수하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듯하다. 경항모가 도입된다면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신속히 화력이 지원돼야 하며 이에 적합한 항공기가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F-35B 도입 검토를 비상식적으로 치부하지 말고 이런 기회에 충분히 검토해 국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지스 구축함에 SM-3 탑재하면 사드보다 훨씬 유리하고 효율적Q3. 해군이 신형 이지스 구축함(KDX-Ⅲ 배치-2)에 SM-3 탑재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군사적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A3.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원거리·고고도 미사일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복합다층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거리 탐지능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에 고고도 요격능력을 갖춘 SM-3를 탑재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도 극히 당연함에도 왜 군사적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은 40km 이하의 고도인 종말단계에서만 북한의 (핵·생물·화학무기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 한·미간 합의로 사드(THAAD)가 배치됐는데, 만약 이지스 구축함에 SM-3가 탑재됐더라면 THAAD를 그렇게 급히 배치할 필요가 없었고, 한·중 및 남·남 갈등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SM-3는 함정에 탑재됨으로 지상에 배치된 THAAD보다 생존성이 훨씬 높고, 북한의 발사 징후를 탐지하면 최적의 요격 위치로 사전에 기동하여 요격 확률도 높일 수 있어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훨씬 많다. 또 북한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해 핵탄두라 하더라도 잔해들은 대기권 진입 시 모두 소멸돼 잔해에 의한 2차 피해까지 막을 수 있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우리가 SM-3를 탑재할 경우 미국의 MD에 편입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의 MD에 편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천명해 왔고 독자적으로 KAMD를 구축 중에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KAMD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임을 지속적으로 이해시키면서 이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전력화는 이지스함 작전능력 획기적 보완Q4.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6천톤급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이 기본설계에 착수했는데, 전력화되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되나? A4. 우리 해군은 현재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작전·교육훈련·정비의 주기를 고려하면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함정은 1척 또는 많아야 2척이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돼 긴급히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전력 부족으로 작전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기동부대 작전 시 대탄도미사일 작전과 기동부대방어를 위한 대유도탄대항 작전 등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지스 구축함이 1척뿐이면 함정에게 매우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2척 이상 이지스 구축함이 편성돼 각각의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함정이 부족해 그렇게 운용하지 못했다.따라서 이지스 체계를 탑재한 차기구축함이 추가로 건조되어 작전에 투입된다면 우리 군의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요격 능력이 크게 향상됨은 물론 기동부대의 생존성 향상에도 기여함으로서 해상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핵잠수함, 북한 SLBM 발사 잠수함 대응 효과적...NPT 위배 안 돼Q5.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핵잠수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데.A5. 잠수함은 은밀성이 생명이며, 은밀성이 극대화 된 잠수함은 적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 은밀성을 가지려면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장시간 수중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데 재래식 디젤잠수함은 밧데리 충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스노켈(snorkel) 항해를 해야 하며, 그 시간이 가장 취약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핵추진잠수함(핵잠수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핵추진잠수함을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핵잠수함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해군이 보유하려는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니고 핵연료로 추진하는 잠수함이다.핵추진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기동성과 은밀성이 매우 우수해 적 잠수함에 대한 감시, 정찰 및 추적에 유리하다. 특히 SLBM(수중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침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전력이 될 수 있다.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면 주변국의 잠재 위협에 대한 억제에도 아주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일부에서는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 안전조치에 위반이 아니냐며 우려하지만 NPT에서는 잠수함 추진용으로 사용하는 핵물질을 규제하지 않으며, IAEA 안전조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따라서 핵잠수함은 우리 안보 현실에 매우 적합한 무기체계로서 앞으로 보유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은 현재 해양대 초빙교수, 한국해양연맹 부총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해군사관학교장,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부장, 제2함대사령관, 합참 작전2처장, 제51대잠수함전대장, 한국형 구축함 1호인 광개토대왕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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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1
  • [직격 인터뷰]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전시 한반도 작전지역 내 지휘권은 기본적으로 연합사령관이 갖는 것”
    “전시 한반도 작전지역 내 지휘권은 기본적으로 연합사령관이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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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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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경 칼럼] 백선엽 장군이 존경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법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6·25 전쟁의 영웅인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을 둘러싼 ‘모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로 100세인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 문제에서 불거졌으나 이제는 ‘친일 전력’으로 인한 ‘현충원 안장 반대론’으로 비화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사적 인물을 두고 지금처럼 당리당략적 정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이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추고, 백 장군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지난 2018년 11월 21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선엽 예비역 대장 생일파티에서 백 장군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백 장군의 사진 등이 담긴 책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미국 국립묘지, 계급별 묘역 구분 없고 묘지 면적도 동일   논란의 출발점은 국립묘지인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에 있다. 우리나라는 계급에 따라 장군, 장병(장교 및 사병) 묘역을 구분하고, 장군 묘역은 묘지 면적이 26.4㎡(8평)으로 시신을 안장하고 봉분을 조성할 수 있다. 하지만 대령이하 장교와 사병들은 묘지 면적이 3.3㎡(1평)으로 화장한 유골만 안장된다.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에는 이제 묘지 공간도 남아있지 않다.   반면,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는 장군, 장교, 사병 묘역의 구분이 없고, 묘지 면적도 동일하게 4.49㎡이다. 안장은 계급의 구분 없이 사망일시 순서에 따르며, 사망일시가 같을 때에는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른다. 영국과 캐나다·호주·뉴질랜드 같은 영연방 국가들의 국립묘지도 계급 구분 없이 묘지 면적이 모두 4.95㎡로 동일하다.   이와 같은 영·미의 전통에 대해 한 전쟁사학자는 “계급이란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했던 직책에 대한 표시였지 신분을 의미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전쟁을 많이 치룬 나라일수록 장군과 사병 관계가 부하보다 전우라는 개념이 더 강했다”면서 국립묘지에 묻힐 때 모두가 동등한 이유를 설명했다.   ■ 채명신 장군, 건군 이후 최초로 장군이 사병 묘역에 안장   백선엽 장군은 창군 원로이자 6·25 전쟁에서 이 나라를 구한 구국 영웅이다. 세계 최강의 군대인 미군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 군인이어서, 한미연합사령관들도 부임하면 제일 먼저 백 장군에게 인사를 온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혁혁한 전공에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백 장군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방법은 베트남전 당시 초대 한국군사령관을 역임했던 채명신 장군(예비역 육군중장)이 2013년 11월 25일 별세하면서 이미 보여줬다. 채 장군은 평소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전우들 곁에 묻히고 싶다”고 얘기했고, 그것이 유언으로 받아들여져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 대신 베트남전 참전 사병 묘역에 안장됐다.   건군 이후 장군 출신이 사병 묘역에 안장된 것은 채 장군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채 장군은 살아서는 ‘전쟁 영웅’으로, 죽어서는 ‘참 군인’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 해군원수 체스터 니미츠 제독도 알링턴 국립묘지 대신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해군들이 가장 많이 묻힌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국립묘지를 선택했다.   ■ 장군 3.3㎡으로 법 개정…묘역 소진될 때까지 26.4㎡ 허용   장군 묘역의 시신 안장과 봉분 조성은 제5공화국의 잔재다. 1965년 국립묘지령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국가원수 외에는 모두 화장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1983년 장군들도 시신을 안장할 수 있도록 규정이 신설됐다. 2004년 국방부는 “장군 묘역도 화장 후 유골 안치를 추진하고 봉분 조성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7월에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장군 묘역의 화장 안치 및 1기 면적을 3.3㎡으로 명문화했다. 하지만 부칙에 ‘장군 묘역이 소진될 때까지 시신 매장 및 26.4㎡ 허용’이라는 단서 조항을 넣었다. 서울현충원은 1996년 장군 묘역이 소진되었지만 대전현충원은 올해 4월말 기준으로 27위를 모실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   백 장군 측은 한 때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장지로 검토했다고 한다. 다부동은 6·25전쟁 초기 백 장군이 제1사단을 이끌고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쳐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한 곳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는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된다”면서 “내 묏자리는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 대전현충원 장군 묘역 곧 소진…서울현충원 안장 추진해야   백 장군 측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서울현충원에서 국가유공자 묘역에 백 장군 묘지를 만들겠다는 연락이 오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부터 친일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 분위기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 게다가 백 장군이 더 오래 사신다면 대전현충원의 장군 묘역조차 소진돼 3.3㎡ 규모의 장병 묘역에 안장해야 한다.   따라서 채명신 장군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전우들과 같이 사병 묘역에 안장됐듯이 서울현충원의 6·25전쟁 참전 사병 묘역에 백선엽 장군이 함께 싸운 전우들과 안장되는 모습은 어떨까? 서울현충원은 보훈처가 아닌 국방부가 관리하는데다 채 장군의 선례가 있어 백 장군만 좋다고 하면 추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친일 인사라고 ‘파묘’를 주장하던 정치인도 명분을 잃게 되고, 채명신 장군에 이어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이 안장된 서울현충원은 국민교육의 역사적 현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되며, 백 장군 또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명예로운 군인으로 국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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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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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산 이슈 진단 (31)] 신기술 적용하려면 ‘시제품 개발’ 활성화하는 제도 만들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세미나실에서 ‘4차 산업혁명과 국방분야 과학기술 적용’이란 주제로 국방정책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KRINS]   ■ 시제품 개발 후 전투실험 거쳐 체계개발로 연계하는 제도 필요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발전하는 신기술을 얼마나 신속히 무기체계에 반영할 수 있느냐가 방위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국방부 연구공학차관이 미 의회에서 “기술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현장에 기술을 접목시키는 속도가 문제”라고 언급한 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국방부가 주최하고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이 주관한 국방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4차 산업혁명과 국방분야 과학기술 적용’이란 주제로 발표한 국방과학연구소(ADD) 류태규 박사는 “미국과 프랑스처럼 최신기술을 적용한 시제품(Prototype)을 개발해 전투실험 을 통해 전력화에 필요한 요구조건을 구체화하는 신속획득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 박사는 “ADD 국방첨단기술연구원에서 추진 중인 ‘미래도전기술개발 사업’은 민간의 혁신적 기술을 무기체계 개발에 우선적으로 접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현재는 신개념의 신기술을 개발하여 그 결과물을 시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즉 사업 목표가 소요 창출에 있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시제품을 개발해 체계개발로 연계하는 신속획득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신기술·신개념 무기체계 개발은 미래도전기술개발 사업과 연계하여 시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이것이 체계개발로 발전해야 효율적일 것”이라면서 “이와 같은 유연한 개발 절차가 마련되면 전력화 소요기간이 단축돼 최신 기술의 적시 전력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속시범획득 사업도 개조 개발 및 시제품 개발과 연결 가능해야   이와 관련하여 미국은 민간의 혁신적 기술을 국방연구개발에 신속히 접목하기 위해 2018년 획득차관 밑에 있던 연구공학차관보를 연구공학차관으로 승격시켰고 예하에 이를 수행하는 국방혁신단(DIU)을 신설했다. 프랑스도 2018년 국방혁신국(DIA)을 신설, 민간의 혁신적 기술을 식별하고 신속한 시제품 제작과 전투실험을 통해 체계개발로 연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류 박사의 시제품 개발 활성화 주장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적극 공감하면서 방위사업청이 올해 처음 추진 중인 신속시범획득 사업도 이런 관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 사업은 민간제품을 신속히 구매해 시범 운용이 끝나면 종료되며, 이후 소요군이 필요하면 기존 획득 절차에 따라 중기 또는 긴급 소요로 반영할 수 있다.   아직 선정된 제품들의 시범 운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섣부른 감은 있지만 민간제품이 군 소요에 적합할지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운용개념이 맞아도 부분적인 개조 개발 또는 별도의 시제품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전문가도 “신속시범획득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개조 개발 또는 시제품 개발과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신속획득제도의 신설과 아울러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는 국가계약법의 문제까지 보완돼야 시제품 개발이 활성화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환 박사(KIST 자문위원)는 “미국·이스라엘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시제품 개발 권한을 주고 예산을 지원하는데, 우리는 시제품 개발을 경쟁시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아이디어를 도둑맞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 시제품 아이디어 절도 막고 개발 성공하면 수의계약 할 수 있어야    그는 “국가계약법에 모든 계약은 경쟁 입찰을 하도록 돼 있어서 생기는 문제”라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국가계약법에 ‘국방 연구개발의 경우 시제품 개발은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개발 우선권을 줄 수 있다’는 단서조항만 넣으면 해결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에 수의계약이 가능한 경우를 명시한 다양한 조항들이 나온다”면서 “중소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품목으로서 국방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이 군사적 효용성과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한 품목도 이 조항에  포함되면 신속시범획득 사업 등을 통해 채택된 제품의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박사와 유 센터장 등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시제품 개발 업체 선정 과정에선 채택된 기술 아이디어에 우선권을 주되 개발된 시제품이 우수하고 군사적으로 유용하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맺어진다.   현재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방위산업을 위한 별도의 계약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법 제정과는 별개로 현행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민간의 우수한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신속하게 전력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시제품 개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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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10-25
  • 양승조 충남도지사, 전력지원체계 중심의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주력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무기체계와 함께 방위산업의 또 다른 큰 축인 전력지원체계 중심의 국가 산업단지인 ‘국방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국방산업 클러스터’란 일정지역에서 국방산업 발전과 관련된 혁신주체들이 기능적 연계와 공간적 집적을 통해 방위 및 관련산업 생산체계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체계와 기업지원체계, 군사체계가 효율적으로 접합된 집합체이다.   지난 15일 개최된 ‘2020 충남 국방산업 육성 포럼’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가운데)가 박주경 군수사령관, 황명선 논산시장 등과 함께 ‘충남도 국방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충청남도]   기존의 국방산업 클러스터는 경남 창원의 무기체계, 진주·사천의 항공우주, 경북 구미의 국방 정보통신기술, 대전의 국방 연구개발 등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충청남도가 국내 최초로 남부 권역인 논산을 중심으로 전력지원체계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가 산업단지 후보지 7개 중 세종, 충주, 오송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조만간 논산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통과하면 전력지원체계 분야의 국방산업 클러스터가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력지원체계란 장병의 의식주 향상과 유사시 무기체계를 지원하여 전투지속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비, 시설, 물자 등을 말한다. 즉 평시 장병들이 먹고 자고 입는 식자재, 피복, 장구류, 의무장비 등으로 전체 방산물자의 무려 90%를 차지하는 3만 4000여종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국방부와 각 군은 스마트 국방혁신을 추진하면서 전력지원체계 관련 40여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따라서 무기체계에 비해 낙후된 전력지원체계 분야에서도 창원 같은 국방산업 클러스터를 만드는데 충남도와 논산시가 중심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입장이다.   양 지사가 충남 논산 일대에 조성할 전력지원체계 클러스터는 30만평 규모로 시작하여 100만평 이상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180여개 기업이 이 클러스터에 입주 의향을 밝혔으며 워리어 플랫폼,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첨단소재부품 및 신기술 위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충남도가 주최한 ‘2020 충남 국방산업 육성 포럼’에서 양 지사는 박주경 군수사령관, 황명선 논산시장과 함께 ‘충남도 국방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력지원체계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 충남도와 논산시가 군수사령부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이날 진행된 전문가 포럼에서는 여러 군 관계자들의 발표도 있었지만 하이라이트는 포럼을 주관한 산업연구원의 장원준 박사가 ‘충남 국방산업 현황과 육성전략’ 제하로 발표한 내용이었다. 장 박사는 전력지원체계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왔다.   장 박사는 발표에서 국내외 국방산업 클러스터 사례를 분석하여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시사점을 찾아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이 중요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을 위한 국방혁신기관이 있어야 하며, 무기체계와 동등하게 전력지원체계의 연구개발도 중시해야 한다는 점과 스타트업 육성 및 광역 클러스터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장 박사는 충남 국방산업 육성 전략으로 “소요군과 상시 소통하는 ‘군 지원센터’와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을 위한 ‘국방 테스트베드 센터’를 신설하고, 국방전력지원체계사업법(가칭) 제정을 추진하며, 창원·구미 등 주요 지자체와 함께 방사청-지자체간 ‘국방산업 발전 광역 협의체’를 신설해 유기적인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충남도-대전시 간 광역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관·산·학·연·군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국방전력지원체계 협회(가칭)’도 만들며, KAIST·건양대 등을 중심으로 관련학과를 확대해 전문인력도 양성하며, 스타트업 지원센터 구축과 국내외 기업 및 관련 기관 유치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전력지원체계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군 간 지속적인 협력 강화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논산시가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클러스터 조성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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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10-21
  • [방산 이슈 진단 (30)] 방산 선진국 벤치마킹해 ‘진짜’ 신속획득제도 도입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개최된 ‘방산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학회]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미래의 무기체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무기체계 획득 제도도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양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신속시범획득’ 제도를 만들었다. 이 제도는 창의적 신기술이 적용된 민간 제품을 구매하여 군에서 시범 운용한 후 소요 결정과 연결하여 후속 물량을 신속히 전력화하는 것이다. 방사청은 지난 6월 “군사적 활용성을 인정받고 소요가 결정된 무기체계에 대해 후속 물량을 신속히 획득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장원준 박사, 구매에서 연구개발·시제품 제작·성능개량까지 확대해야   하지만 지난달 25일 한국방위산업학회가 개최한 ‘방산정책 포럼’에서 ‘신속시범획득사업 활성화를 통한 선도형 방위산업 추진 전략’ 제하로 발표한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완제품을 구매하여 시범 적용해 보는 수준에 머물러 시범사업이 종료되면 다시 기존 획득 절차에 따라 중기 또는 긴급 소요로 반영해야 한다”면서 “수의계약으로 후속 양산사업 연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전방향으로 “미국의 신속획득제도와 국방조직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선진국 수준의 신속획득 법령 제정과 신속획득 절차·조직을 신설하되, 현행 신속시범획득사업은 수정 보완을 통해 정규 획득사업으로 제도화하고, 일정기준 충족 시 참여업체에게 후속 양산사업에 대한 우선권 또는 가점 부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신속획득사업 범위를 현 시범 운용을 위한 구매 사업에서 미국처럼 연구개발, 시제품 제작, 성능개량 사업까지 확대하고, 나아가 기존 획득절차와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소요군이 사업 특성에 따라 기존 획득절차와 신속획득사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나상웅 부회장, 신속 성능개량 도입하고 신속시범획득도 활성화해야   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인 24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강군, 스마트국방 포럼’도 열렸다. 이날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방위산업 발전방향’ 제하로 발표한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도 방위산업 육성 방안 10가지를 제시하면서 신속획득제도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미국, 중국, 일본, 이스라엘 등 방위산업 선진국들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특히 미국은 업체의 5장짜리 약식 제안서만으로 90일 내 사업계약이 체결되고 2년 이내 무기 시제품을 개발하며, 개발 성공 시 후속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 있다”면서 “우리는 국방획득 절차의 복잡성·경직성·폐쇄성 때문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방산 분야에 적용하기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나 부회장은 획득절차 개선 방안으로 “전력화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평가를 거쳐 2∼5년 이내에 성능개량을 완료하는 신속성능개량 제도를 도입하고, 현행 신속시범획득사업도 최초 과제 선정부터 소요군을 적극 참여시키며 시범사업 업체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홍용 전 소장, 긴급한 작전 소요 충족할 다양한 획득 모델 만들어야   또한,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예비역 육군중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기존의 획득 시스템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에 시스템의 정비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군의 필요성과 무기체계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고 긴급한 군의 작전 소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획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프로그램 외에도 국방 독자 소프트웨어(S/W) 중점 프로그램, 점증적 배치 S/W 중점 프로그램, 신속획득 프로그램, 혼합형 획득 프로그램 A/B 등 6가지 획득모델을 갖고 운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S/W 성격이 강한 무기체계는 획득절차와 사후관리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원준 박사와 정홍용 전 소장이 강조했듯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특성과 발전 속도에 맞게 다양한 획득모델이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시범 운용에 급급하면서 마치 곧바로 신속 획득이 이루어질 것처럼 모양만 내고 있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모델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지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방에 적용 가능한 혁신적 민간기술을 식별해 신속히 시제품을 만들고 전투실험을 통해 체계개발로 연계하는 프랑스 국방혁신국(DIA)의 획득 방식이 우리가 현재 시행 중인 신속시범획득사업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차피 상용 제품이 군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려우니 시범 운용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 빨리 만들고 시행하면서 문제 보완 바람직   한편, 국방부는 지난 7일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5가지 국방정책 중 하나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국방분야 적용’을 포함시켰다. 그 내용 중에 “신속시범획득사업의 효율적 추진으로 신속획득체계를 정착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기체계 특성에 따른 모듈형 전력화 및 S/W중심형 전력화 등 유연하고 다양한 획득방식 제도화를 검토하겠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말뿐이 아닌 진짜 신속획득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신속시범획득에서 시범이란 단어를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방산 전문가는 “시범이란 단어를 굳이 넣은 이유를 찾자면 신속획득으로 바로 가기에는 자신이 없었거나 시범 운용 후 전력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술은 급속히 변해 가는데 유연한 획득방식을 이제 ‘검토’하겠다는 국방부의 자세는 시대 흐름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며 지나치게 실패를 우려하는 것 같다”면서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하되, 업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우리 실정에 맞는 신속획득제도를 하루빨리 만들고 시행하면서 문제가 나오면 지속 보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상웅 부회장은 발표의 마지막 장에서 “성공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실패를 저지르며, 그것이 바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앤드류 매튜스(동기부여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이처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도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할 수 없으며, 지금이라도 실패를 통해 배우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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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10-18
  • [방산 이슈 진단 (29)] 북한 신형 미사일 막지 못하는 해군 대함유도탄 기만체계 전면 교체 필요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코너 리플렉터(CNR) 방식이 적용된 기만체계 중 하나인 프랑스 Lacroix Defense사의 DAGAIE NG 발사기(왼쪽)와 독일 Rheinmetall사의 MASS 성능개량형 발사기(오른쪽)의 모습. [제조사 홈페이지 캡처]   ■ 해군 기만체계, 채프 식별기능 가진 북한 신형 미사일에 효과 없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우리 해군 함정에 탑재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의 신형 미사일(대함유도탄) 교란에는 능력이 제한돼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지금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 해군 함정은 북한 대함유도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함유도탄 기만체계 분야의 한 전문가는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 진행 중인 KDDX 사업의 기만체계 ROC도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해군은 이런 사실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 함정의 기만체계 성능개량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다수의 관련 논문들을 통해서 학술적으로도 Chaff 기만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라고 덧붙였다.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는 적 항공기나 수상함에서 발사된 대함유도탄으로부터 아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해 대함유도탄을 교란시키는 체계로서 그동안 채프(Chaff), 플레어(Flare) 등의 기만방식이 사용돼 왔다. Chaff는 알루미늄 코팅된 유리섬유로 레이더 파를 반사시키고, Flare는 점화시키면 조명탄처럼 연소되면서 적외선(IR)을 방출한다.   기만체계는 기만방식에 따라 기만탄 발사기와 기만탄 그리고 운용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일례로 머리카락 사이즈인 Chaff를 가득채운 기만탄을 발사기로 발사하면 Chaff가 사방으로 퍼져 공중에 떠돌면서 레이더 파를 반사시켜 함정의 허상을 만들게 된다. 적의 대함유도탄은 그 허상이 함정인줄 알고 공격함으로써 진짜 함정은 안전해지는 원리다.   ■ 기존 기만방식 ROC 고수한 채 일부 함정 기만체계 성능개량 추진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는 MASS, K-DAGAIE, K-RBOC 등 3종류이다. 이 중 MASS가 가장 최근(2014년) 도입된 제품이지만 모두 Chaff 및 IR 기만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중국, 러시아, 북한에서 개발된 신형 대함유도탄은 Chaff 식별 기능 및 MMW(millimeter wave) 레이더 탐색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해군이 현재 보유한 기만체계로는 기만 효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신형 대함유도탄의 기능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만체계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물론 대만 해군까지도 새로운 기만방식인 코너 리플렉터(CNR), 광대역 리피터(Broadband Repeater) 등이 적용된 기만체계로 대부분 교체했거나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 해군이 사용 중인 MASS를 만든 독일의 라인메탈도 CNR 기만방식을 적용한 MASS 성능개량형을 2015년에 내놓았다.   해군작전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MASS를 가동하면 차폐막이 생겨 우리도 적의 미사일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기만 효과를 믿고 의존하는데 그게 무용지물이라면 정말 심각하다”라며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우리 해군은 현재 유도탄고속함 및 기타 함정에서 운용 중인 K-RBOC 기만체계의 성능개량을 추진하면서 Chaff 기만방식의 MASS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현행 기만체계로는 신형 대함유도탄을 교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기존의 작전운용성능(ROC)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 1조원짜리 함정도 기만방식 ROC 바꾸지 않아 적 미사일에 속수무책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일부 인원들이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10년 후 전력화가 예상되는 KDX-Ⅱ급 후속함 개념설계에서는 새로운 기만방식의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를 ROC에 반영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KDDX 사업과 기존함에 설치된 기만체계의 성능개량 사업은 이미 정해진 ROC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하다. 자칫하면 방산비리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데다 해당 업체는 다시 경쟁 입찰을 해야 하니 나설 이유가 없다. 즉 소요군인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유야무야될 상황이다.    만일 KDDX 사업이 기만체계 ROC 수정 없이 진행된다면 한 척에 1조원이상 되는 함정이 수십억짜리 대함유도탄 기만체계를 제대로 교체하지 않아 적의 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해군은 지금이라도 북한 신형 미사일에 대한 대함유도탄 기만체계의 기만 능력을 확인하여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신속히 교체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10-11
  • 방진회,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방위산업 육성 발전방안’ 제시해 주목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지향해야 할 ‘방위산업 육성 발전방안’ 10가지를 제시해 주목된다.   방진회는 국방부와 방산업체 간 교량 역할을 위해 1976년 설립된 단체로서, 방위산업 경쟁력 향상과 수출 촉진, 방위산업에 관한 조사 및 연구, 회원 상호간의 공동이익 및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강군, 스마트국방 포럼’에서 발표하는 나상웅 방진회 상근부회장. [사진제공=방진회]   방진회는 과거에도 방산업체가 원하는 일부 정책 및 제도의 개선을 위해 지원 활동을 펼쳐왔으나, 이번처럼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는 드물다.   지난달 24일 나상웅 방진회 상근부회장(예비역 육군중장)은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일보가 공동 주최한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강군, 스마트국방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방위산업 발전방향’ 제하로 발표하면서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첨단 무기체계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중국, 일본, 이스라엘 등 방위산업 선진국들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면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통해 전투원의 생명 보장 및 전투효율성 증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종합하여 방위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할 처방으로 ‘방위산업 육성 발전방안’ 10가지를 제시했다.   그 내용은 ‘4차 산업혁명 기술 방산 분야 적용’을 필두로 획득절차 유연화, 국산 무기·부품 우선 구매, 업체주관 연구개발 여건 마련, 진화적 개발, 시험평가 유연화, 성실수행 인정, 방산수출지원 활성화, 의사결정 협의체 구성, 방위사업 계약법 제정 등 10가지이다.   이 10가지 발전방안들은 크게 4차 산업혁명 기술 방산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방산업체 경쟁력 강화 지원, 관련 법규 제·개정을 통한 조치 등 3가지 사항으로 분류된다.   첫째로, 민간 분야에 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방위산업에 적용하기 곤란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행 국방획득 절차의 복잡성, 경직성, 폐쇄성이 개선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즉 획득절차 유연화, 진화적 개발, 시험평가 유연화 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는 ‘획득절차 유연화’를 위해 신속 성능개량 제도 도입 및 신속시범획득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며, ‘진화적 개발’을 위해서는 작전요구성능(ROC) 설정 시 최소·최대 요구치를 두어 최소 요구치로 개발한 후 최대 요구치로 성능개량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ROC 수정 요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시험평가 유연화’를 위해서도 현재 시험평가기본계획서 작성 후 평가기준 변경이 어려운 실정인데, 일정수준(80-90%)을 충족하면 평가기준을 수정 후 합격 시 우선 전력화하고 미충족 부분(10-20%)은 성능개량을 통해 개발하는 진화적 전력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둘째로, 방산업체의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조치로서 국산 무기·부품 우선 구매, 업체주관 연구개발 여건 마련, 성실수행 인정, 방산수출지원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나 부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국산 무기·부품 우선 구매’를 위해 연구개발 및 구매 과정에서 국산품 적용을 의무화하고 제안서 평가에도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품국산화의 경우 체계개발 단계부터 체계와 부품을 동시 개발하고 대·중소기업이 상생협업체계를 구축하며 소요군과 업체 중심으로 국산화 과제를 선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업체 주관 연구개발 여건 마련’을 위해 “기술적, 사업적, 계약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술적으로 국방과학연구소 기술 지원과 시설 및 장비의 활용이 보장돼야 하고, 사업적으로 소요군과 협의가 원활해야 하며, 계약적으로는 수정계약이 활성화돼 부정당제재 및 지체상금 감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산수출 활성화’를 위해 기술료 면제 기간을 연장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 공장신설 및 기술이전 등 국제 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대규모 방산 수출시 수출이행 보증 지원과 절충교역 이행시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셋째로, 관련 법규 제·개정을 통해 조치할 사항으로서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에 의한 성실수행 인정,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사결정 협의체 구성과 방위사업 계약법 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나 부회장은 주장했다.   ‘성실수행 인정’은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점차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의사결정 협의체 구성’은 관련 법규에 따른 방산발전협의회를 활용하여 민간(방산업체, 연구기관)이 포함된 범부처 협의회에서 의사결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국가계약법을 방위사업에 적용함으로써 불필요한 행정소송만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방위사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방위사업 계약법 제정’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법이 제정되면 적정 이윤 보장과 국산품 우선 계약 그리고 방위산업 수행기간 보장 및 성실수행 인정 등이 모두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방진회는 향후 이와 같은 10가지 발전방안을 구현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과 적극 협조할 예정이며, 방산업계도 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나 부회장은 “한국군의 미래와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방진회가 앞장서 지속적으로 10가지 발전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10-06
  • [방산 이슈 진단 (28)] 현대중공업이 KDDX 설계하라는 방사청, ‘치명적’ 공정성 논란에 휩싸여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왼쪽)이 지난 27일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을 경남 김해시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나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진제공=거제시]   ■ 대우조선해양, 방위사업청 상대로 민사 가처분 신청한 상태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총 7조원 규모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첫 단계인 ‘기본설계’ 사업이 제안서 평가 과정을 두고 치명적인 공정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범죄 혐의가 있는 ‘현대중공업’이 KDDX 관련 국책과제들을 모두 수행한 ‘대우조선해양’을 불과 0.0565점 차이로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선정됐기 때문이다.   KDDX는 해군의 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보다 작은 6000톤급으로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까지 국산화하는 것으로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기본설계 사업 예산은 200억원 수준이지만 이 사업을 따내야 ‘상세설계’와 ‘함정건조’에 이르기까지 전 사업을 수주하는데 유리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에서 2순위 평가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을 상대로 최근 민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만약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KDDX 기본설계 사업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최초 계획은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후 선정된 업체와 협상 과정을 거쳐 10월에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 현대중공업, 3급 비밀인 KDDX 개념설계도 몰래 동영상 촬영   해군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KDDX 개념설계를 완성한데 이어 첨단 함형 적용 연구, 스마트 기술 적용 연구 등 3대 국책과제들을 수행하면서 KDDX의 윤곽을 구체화했다. 이 와중에 개념설계 공모에서 떨어진 현대중공업의 직원들이 2014년 1월경 3급 비밀인 KDDX 개념설계도를 몰래 동영상 촬영하여 문서로 복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2018년 4월 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불시 보안감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비인가 서버에 KDDX 개념설계도가 저장돼 있는 것을 적발했다. 이로 인해 기밀 유출에 연루된 현대중공업 직원들과 해군장교들은 각각 울산지검과 군 검찰에서 기밀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해군장교들은 이미 기소되어 군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년 5월 방사청은 KDDX 기본설계 사업 입찰을 공고했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함정건조 실적과 기술력은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KDDX와 관련하여 개념설계를 비롯한 3대 국책과제를 모두 수행한 대우조선해양이 KDDX 기본설계에 앞서 있음은 객관적인 사실이었다.   한편, 2019년 3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계약이 체결되어 현재 세계 주요 경쟁당국의 까다로운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기업결합 승인이 이루어지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정은 KDDX 기본설계 제안서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었다.   ■ 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허용 법적으로 가능한지 논란 대두   문제는 KDDX 개념설계도를 훔쳐서 기본설계 사업 제안 준비를 해온 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를 허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것이냐이다. 왜냐하면 현대중공업의 행위는 형사상 범죄 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방위사업법 제59조에 따른 청렴서약 위반 또는 국가계약법령상 부정당제재 사유인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방사청이 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를 전혀 통제하지 않은 사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자기식별 표식 금지 원칙까지 위반해 감점 0.1점을 받았다. 평가위원들에게 인수합병 주체인 현대중공업을 알리려고 감점도 불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런데 제안서 평가 결과, 예상을 뒤엎고 KDDX 관련 국책과제를 한 건도 수행하지 않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사실상 선정됐다. 점수 차이는 불과 0.0565점이었다. 지난 8월 25일 디브리핑(업체가 요청하면 제안서 평가 결과 및 사유를 설명하는 제도)을 통해 알려진 평가 결과를 보면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눈에 띈다.   ■ 2개 평가항목 점수 격차 심해…의도적인 평가결과 조정 의심도   대표적인 것이 ① 미보유 장비·시설에 대한 대책 평가와 ②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 실적 평가다. 우선 미보유 장비·시설 평가에 대해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스마트 함정 설계 및 건조를 위한 장비·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던 관계로 해당 평가항목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단, 현대중공업은 새로운 장비·시설이 필요할 경우를 가정해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을 추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평가위원들은 해당항목 평가에서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보다 0.1286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양 업체의 최종 점수차인 0.0565점에 비해 2배나 높다. 방사청은 이에 대해 해당항목은 상대평가이므로 구체적인 기재 내용을 참고하여 점수 차를 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사청 내부에서조차 이런 평가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방사청 직원이란 사실이 부끄럽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 실적 평가 관련해서도 평가위원들은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보다 0.28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양 업체의 최종 점수차인 0.0565점에 비해 5배나 높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기본설계 9건, 상세설계 10건, 건조 23건으로 현대중공업의 기본설계 7건, 상세설계 8건, 건조 19건보다 오히려 다소 우위에 있다.   따라서 양 업체가 함정 설계 및 건조 실적 평가에서 현저한 차이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은 KDDX 개념설계 등 국책과제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따라서 의도적인 평가결과 조정이 아니고서는 현대중공업의 실적평가 배점이 대우조선해양을 압도하긴 어렵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절차상 위법이 없었고,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실적을 KDDX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지 상세히 기술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 개념설계 업체 탈락시킨 제안서 평가 공정했는지 의문 남아   하지만 세부 평가항목을 보면 ‘과거 유사함정 설계 및 건조 실적에 대한 평가’와 ‘함정설계 및 건조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소요기술에 대한 분석 및 식별을 통한 진화적 발전전략 및 기술 적용에 대한 평가’는 엄연히 구별돼 있다. 더구나 진화적 발전전략 및 기술 적용에 대한 평가항목은 대우조선해양이 오히려 현대중공업을 앞서는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실적 평가를 최소화하는 국가계약법령과 최근 평가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양 업체 간 실적 평가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점수 차이를 두어 기술력이 뛰어난 개념설계 업체를 탈락시킨 방사청의 제안서 평가가 과연 공정했을 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그 밖에도 한국전력 뇌물공여로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받는 등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에 유리한 평가를 했다는 논란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사청의 제안서 평가에 불복하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의 확인 등을 구하는 민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여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해당 사건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국회 국방위원회와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시 등에서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의 공정성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어 방사청도 현대중공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선정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연구개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업체 연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법원은 탈락한 업체의 민사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 후 10년이 지났음에도 방사청은 여전히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의혹에 휩싸여 있다. 아무쪼록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능력 있는 업체가 선정됨으로써 KDDX 사업이 정상 경로를 이탈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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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9-28
  • [방산 이슈 진단 (27)] 민·군겸용기술사업 기술료 납부 문제점 개선 필요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민·군겸용기술 과제로 개발된 ‘OO 기술’ 시제품. [사진=김한경 기자]   ■ 부처(기관)별 기술료 징수 방식 상이…방산기업 ‘정액기술료’ 적용 받아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민·군겸용기술사업은 정부출연금과 기업부담금으로 연구비를 마련해 기술을 개발하며, 개발이 완료되면 정부에 기술료를 납부한다. 기술료는 개발이 완료되면 납부하는 ‘정액기술료’와 매출이 발생해야 납부하는 ‘경상기술료’ 방식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정부부처(기관)에 따라 징수 방식 적용이 상이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그동안 민·군겸용기술사업에 여러 차례 참여해온 한 방산 중소기업이 최근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와 관련된 사업에 참여하면서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적용하는 징수 방식과 상이한 ‘기술료 관리규정’이 있음을 알게 됐다. 더구나 그 규정은 감사원이 이 분야를 감사한 후 문제가 부각돼 지적한 부분을 개선한 것이었다.   이런 사실이 방산 중소기업들 간에 알려지면서 현행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의 ‘민·군기술협력사업 공동시행규정’과 방사청의 ‘민·군겸용기술사업 공동시행규정’의 기술료 적용 조항에 대한 논란이 대두됐다. 중기부와 기술료 징수 상황이 유사함에도 별도 법령으로 다르게 적용하여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민·군겸용기술 개발과제를 주관하는 방산 중소기업들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민군협력진흥원과 협약을 맺게 된다. 이 때 협약서상에 본 협약은 ‘민·군기술협력사업 공동시행규정’(산자부 훈령)을 따르거나 ‘민·군겸용기술사업 공동시행규정’(방사청 훈령)을 따른다고 명기하게 되며, 그 규정에 따라 기술료도 납부해 왔다.   해당 규정에는 ‘영리기관의 경우 정액기술료 징수 방식을 우선 적용하고, 비영리기관의 경우 경상기술료 징수 방식을 우선 적용한다’고 기술돼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정액기술료를 적용 받아 개발과제가 종료되면 매출과 무관하게 정부출연금의 10%를 기술료로 납부해야 한다. 반면, 방산 중소기업에 경상기술료를 적용한 사례는 발견하기 어렵다.   ■ 감사원, 정액기술료 징수는 기술료 취지에 부적합하다고 이미 지적   감사원은 지난 2015년 7월 실시한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실태’에 대한 특정감사에서 기술료란 R&D 성과에 대한 실시권의 대가이므로 매출 발생과 관계없는 정액기술료 징수 방식은 기술료의 취지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술료의 제도 취지에 맞게 기술료 징수 시점을 매출 발생 시로 변경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당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은 정액기술료와 경상기술료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납부 방식의 편의성과 감면 혜택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경상기술료를 기피하고 정액기술료를 선호해 2011∼2013년간 99.5%가 정액기술료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업 설문조사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도 기술료를 납부하는 것’에 불만이 가장 많았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중기부는 지난해 2월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기술료 관리규정’을 일부 개정하여 중소기업이 정액기술료보다 경상기술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또 중소기업 기술개발 과제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도 당시에 ‘경상기술료 매뉴얼’까지 만들어 공지했다.    이 매뉴얼은 경상기술료를 정부에 납부하기 위한 세부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뉴얼 첫 페이지를 보면 ‘매출 발생과 무관하게 징수하는 현행 정액기술료는 기술료 취지에 맞지 않고 기업에 부담을 유발하므로 상용화 R&D 특성에 맞게 경상기술료를 도입한다’고 제도 도입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정액기술료 매뉴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체계종합업체가 채택하지 않으면 기술 사장돼   중기부가 이런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산자부와 방사청은 기술료와 관련된 시행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 듯했다. 물론 현행 규정에도 ‘우선 적용’이란 문구가 있어 정액기술료를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이지 경상기술료를 적용할 수 없다고 못 박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규정에 따라 방산 중소기업들은 지금까지 정액기술료를 납부해왔다.    이와 관련, 한 방산 중소기업의 과거 사례를 보면, 2∼3년 간 진행된 ‘OO 기술 개발’ 등 2개 과제에 정부가 77억 1200만원을 출연하고 이 기업도 25억 9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기술들은 개발이 완료됐지만 아직 활용되지 못해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기업은 ADD에 기술료로 3억 6천여만원을 납부했다. 그나마 개발에 참여한 다른 업체가 있어서 분담한 액수이다.    이 기술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적용될 무기체계의 체계종합업체로 어느 업체가 선정되느냐에 따라 개발 기술의 채택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한다. 만약 체계종합업체가 개발된 국산품 대신 값비싼 수입품을 선택할 경우 77억원이 넘는 정부 돈을 포함해 103억원 가까운 비용이 투입된 기술이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 중소기업은 기술료를 포함해 약 29억원의 돈을 부담하고 기술 개발을 완료해 시제품도 만들었지만 아직 단돈 1원도 벌지 못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이유는 성공하면 상당한 매출이 발생해 이윤을 얻을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그런 보장이 없다면 기술 개발에 뛰어들 기업이 과연 있을까?   ■ 경상기술료 적용으로 규정 바꾸고, 개발 기술 활용되도록 제도화해야   방산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기부의 개정 사례를 참고하여 정액기술료 대신 경상기술료를 우선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자부와 방사청의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하며, 업체가 이미 납부한 정액기술료도 경상기술료로 전환하도록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민·군겸용기술사업으로 개발된 기술은 유사 무기체계에 우선 적용되도록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한 방산 전문가들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기술 개발을 추진해놓고 체계종합업체가 개발에 성공한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업체의 피해를 초래하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반드시 활용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입장은 감사원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났듯이 정액기술료의 납부 편리성과 감면 혜택 등은 선호하지만 납부 시점은 경상기술료처럼 매출이 발생한 이후이길 원한다. 방사청은 감사원이 이미 중소기업 현실에 부합된 방향으로 답을 내놓은 상황이므로 방산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하루빨리 기술료 징수 방식에 대한 검토 작업에 돌입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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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9-24
  • [뉴투분석] 육사 출신 파격 승진 코스된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안준석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이번 군 수뇌부 인사에서  대장으로 진급했다. 육사 43기 선두주자인 그는 남영신 신임 육군참모총장의 뒤를 이어 지상작전사령관(이하 지작사령관)에 임명됐다.   육군의 대장 1차 직위는 연합사 부사령관, 지작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등 3자리이다. 이 가운데 가장 요직은 지작사령관이다. 이미 남영신 대장이 학군 출신 최초로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되면서 그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해 4월 15일 청와대에서 중장 진급 및 5군단장 보직 신고 후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안준석 대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따라서 안준석 신임 지작사령관은 이번에 함께 대장으로 진급하여 연합사 부사령관(김승겸, 육사42기)과 제2작전사령관(김정수, 육사42기)에 임명된 1년 선배 기수보다 차기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인물이다.   안 사령관은 금년 5월 5군단장을 마치고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보직됐다. 군단장을 마친 육군중장(차관급)이 1급 비서관 자리에 보직돼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청와대 직제로 보더라도 국가안보실 1차장(차관급) 예하에 차관급을 보직한 것이니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안 중장에게 영전을 축하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 말은 이번에 보직 5개월 만에 동기생 중 최초로 대장 진급을 하면서 보란 듯이 사실이 됐다. 중장 1차 직위인 군단장을 마치면 통상 2차 직위에서 최소 1년에서 2년 근무 후 진급하던 이전에 비해 파격적이다.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의 파격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초는 지난 5월 인사에서 수도방위사령관에 발탁된 김도균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육사44기)이다. 그는 준장 시절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소장으로 진급됐고,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옮겼다.   여기까지는 이전 정부와 유사하다. 그런데 9·19 남북군사합의를 이끈 대북정책통인 그를 중장 진급과 동시에 수도 서울을 방어하는 사령관에 임명한 것이다. 그는 중장 진급을 위한 필수 보직인 사단장을 거치지 않았으며, 대북협상가에게 서울 방어를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럴 경우 중장 진급을 시키더라도 과거에는 지휘관 보직을 주지 않고 정책부서에서 활용했다. 또한 정상 진급이 아닌 2년 임기제로 진급시켜 2년간 정책부서에 근무하고 전역했다. 그런데 김도균 소장은 정상 진급을 했고 수도방위사령관에 파격적으로 임명됐다.   김도균 소장에 이어 김현종 소장(육사44기)이 3사단장을 마친 후 국방개혁비서관에 임명됐다. 그는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 자리에 계속 머물다가 지난 5월 인사에서 5군단장으로 보직됐다.   5군단 지역은 한국 방어에 가장 중요한 작전지역이어서 작전 전문가들이 주로 보직됐다. 육군의 경우 보병 병과 중 작전 직능을 거친 장교들이 가장 고위직까지 진출한다. 따라서 5군단장은 작전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며 대장 진출 확률이 매우 높은 요직으로 꼽힌다.   이와 같이 현 정부 들어서 국방개혁비서관 자리가 준장, 소장을 거쳐 중장이 보직될 수 있는 자리로 상향 조정됐다. 군단장을 마친 중장을 무리하게 1급 비서관 자리에 임명하고 5개월 만에 대장 진급까지 시킨 청와대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비서관 출신인 한 소식통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현 정부에서 군 이외에 차관급 자리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1급 비서관으로 쓴 사례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한 때 국회의원(장관급)을 했던 사람을 청와대가 필요해서 차관급인 수석이나 심지어 1급 비서관으로 보직한 예는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부처에서 직급을 낮춰가며 비서관에 보직한 사례는 없다. 정말 현역 중장이 필요했다면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국방개혁비서관 자리를 이용해 현 정부가 육사 출신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군의 직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해 힘을 빼겠다는 통치권자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출신의 파격 인사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육사 출신 장군 중에 우수한 인물은 현 정부와 코드만 맞으면 어떤 계급에 있더라도 상관없이 비서관으로 발탁해 최우선 진급과 요직을 보장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 시큐리티팩트
    • 안보종합
    2020-09-22
  • [방산 이슈 진단 (26)] 국방 우주개발 성공 조건, 선장에게 키를 맡겨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사진은 국방우주기술 중 하나인 ‘우주기반 감시정찰체계’를 설명한 것으로, 이 체계는 정찰위성 같은 위성체와 지상체 및 발사체로 구성된다. [국방과학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 비닉 사업인 국방 우주개발, 과기부의 ‘우주개발진흥법’ 통제 받아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7월 28일 부로 ‘한·미 미사일지침’이 개정돼 이제 우리나라도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향후 민간 우주개발은 물론 국방 우주개발도 크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8월 우주전 통합전투사령부로서 우주사령부를 재설립(1985년∼2002년 간 최초 설립)했고, 이어서 12월 20일에는 독립된 군으로서 우주군을 공식 출범시켜 존 W. 레이몬드 공군대장이 초대 참모총장으로 취임했다. 이렇듯 우주 영역 자체가 이미 새로운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우주의 지원 없이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국방우주 분야는 감시정찰과 통신, 항법 등을 위한 군사위성의 구축은 기본이고, 우주에 배치된 우리의 자산을 보호하면서 필요시에는 선제 조치를 통해 우주의 위협 요인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각종 우주무기 개발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국방 우주개발은 민간 우주개발과 달리 공개되면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쳐 외교적 마찰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비닉(秘匿)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국방 우주개발은 2005년 당시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가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제정한 ‘우주개발진흥법’의 통제를 받고 있다. 즉 군사위성 개발도 과기부의 통제를 따라야 한다. ■ 425 사업, 국방부가 주관하되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진하도록 법 개정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한 19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의원(예비역 육군중장,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순수한 국방예산으로 군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425 사업’을 과기부가 아닌 국방부가 주관할 수 있도록 2014년에 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 국정원이 관여하면서 국방부가 주관은 하되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추진’하라는 단서 조항이 삽입된 개정안으로 최종 타협이 이뤄졌다. 425 사업은 고성능 영상레이더인 ‘사’(SAR)와 전자광학장비인 ‘이오’(EO/IR)를 탑재한 군 정찰위성을 확보하는 사업으로서, ‘사’와 ‘이오’를 숫자 ‘425’로 표기해 사업 명칭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조 2,2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SAR 위성 4기와 EO/IR 위성 1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과기부와 국정원은 개정된 법에 근거한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425 사업이 군의 방위력개선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기본전략과 관련 계획 등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대신 과기부 장관이 주관하는 국가우주위원회에 상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워 사업 착수가 기약 없이 지연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 국정원, 정찰위성 운영권 두고 이견 주장해 사업 착수 지연 초래 국정원이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일부 언론의 보도로 드러났듯이 과기부가 군 정찰위성 개발을 주도해야 국정원이 위성의 운영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2016년 초에 정찰위성 확보의 시급성을 인식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나서서 국정원을 설득함으로써 국방부가 획득절차에 따라 425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관계부처 간 합의각서가 체결됐다. 이로 인해 국방부는 425 사업의 추진 동력을 얻었지만 이후에도 감사원까지 가세하여 계속 관여함으로써 2015년 착수 예정이던 사업은 2018년 말에야 착수됐다. 당시 감사원은 이례적으로 착수 이전인 425 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국정원 주장과 거의 동일한 내용들을 지적하면서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20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의원(예비역 육군준장, 전 70사단장)이 2018년 초에 국방부가 독자적으로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군사위성의 개발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법제화되지는 못했다. ■ 현행 법규상 군사용 우주발사체와 우주무기까지 모두 과기부 주관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향후 위성개발 과정에서도 관계부처 협의를 이유로 국정원의 관여가 지속된다면 불필요한 행정 낭비와 사업진행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방부가 425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는 이유는 현행 법규에 군사위성은 물론 군사용 우주발사체와 각종 우주무기들까지 모두 과기부가 주관하도록 규정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국방 우주력 발전을 향한 국가적 열망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국방부가 주도적으로 국방우주 분야를 추진해 나가도록 우주개발진흥법을 완전히 개정하거나, 국방 우주개발에 관한 새로운 법령을 제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부처 간 소모적 논쟁으로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 생기지 않고 국방부가 획득절차에 따라 국방 우주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 아울러 국방우주 분야는 민간 분야와 달리 수출 통제 문제가 있어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과기부가 지난 30여년 동안 위성 개발에 4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대부분 해외업체에 지불하고 국내업체는 외면해 국내 우주산업 기반이 아직도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 국내 우주산업 기반 취약…과기부·국방부 함께 협력해야 극복 가능 그는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우주무기의 개발이 불가능하므로 국내 우주산업의 취약한 기반은 향후 국방 우주력 구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과기부와 국방부가 이른바 ‘2-Track’ 전략으로 민간과 국방 분야의 우주개발을 추진하면서 중복투자 방지와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이 지난 50년 동안 국내의 척박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서 오늘날 세계 무기 수출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듯이, 425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각종 국방우주체계들도 이러한 방위사업 모델을 적용하여 개발하게 되면 국내 우주산업체의 역량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우주 분야는 인류의 새로운 경제 영역이자 미래 전장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부처 이기주의나 밥그릇 싸움 때문에 우주 개발이 더 이상 지체되어선 안 된다. 이제 국가적 우주개발 역량을 국방과 민간이 균형 있게 향상시켜 우주 분야에서도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라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9-16
  • [방산 이슈 진단 (25)] KHP 사업 협약, 초과정산금의 해법은 정녕 없을까?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KHP 사업으로 탄생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모습. 훈련 중인 특공대원들이 수리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방사청 담당자, 정산에 따른 협약 대금 지급 취지로 항소심 증언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달 20일 오후 2시30분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제303호 법정에서 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대한민국(소관청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제기한 ‘한국형 헬기 개발 사업’(Korean Helicopter Program, 이하 KHP 사업) 초과정산금 청구사건 항소심 변론 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KHP 사업과 관련하여 2006년 계약 및 협약 체결 업무와 2012년 원가정산 기준설정 업무를 수행한 J부이사관(공로 연수 중)이 핵심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했다. 그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KHP 연구개발 정산 결과에 따라 각 계약 및 협약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KHP 개발투자금 보상합의서와 KHP 각 계약 및 협약을 체결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의 증언을 통해 KHP 협약 역시 계약과 동일하게 정산 결과에 따른 초과정산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음이 분명히 확인됐다. 이는 지금까지 정산 결과에 따른 협약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해 온 방사청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 것이다.   KHP 사업은 한국형 기동헬기를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획득하겠다는 목표로 방사청이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이하 산자부)와 함께 2005년경부터 추진해온 국책 사업이다. 군이 운용하던 노후화된 외국산 헬기를 국산화함은 물론 민·군 겸용 구성품을 개발하여 장차 민간에서 사용하는 헬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었다.   ■ 방사청, 협약의 경우 예산 확보 어렵다며 초과정산금 지급 거절   방사청은 KHP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사업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자 2006년 5월 개발비(최종 정산을 통한 확정액)의 20%를 참여업체들이 우선 부담하고 개발에 성공해 양산이 이뤄지면 양산 계약에서 이 비용(개발투자금)을 보전해 준다는 내용의 ‘개발투자금 보상합의서’를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한국항공) 등 참여업체와 체결했다.   방사청은 개발비의 80%에 해당하는 사업비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자 산자부의 출연금 예산을 일부 지원 받아 2006년 6월 방사청 사업비 예산은 ‘계약’으로, 부품 개발에 투입된 산자부 출연금 예산은 ‘협약’으로 체결했다. 당시 KHP 부품 개발은 한국항공과 항우연이 담당해 출연금을 재원으로 진행된 개발 약정은 ‘한국항공 협약’과 ‘항우연 협약’으로 체결됐다.   출연금은 대가 관계가 없어 개발 결과물은 통상 개발업체가 소유하나, 이번 협약은 방위력개선 사업 일환이어서 재원만 산자부가 출연할 뿐 개발 결과물을 정부가 소유하는 등 무기체계 연구개발 계약과 동일했다. 방사청도 계약과 협약의 실질과 내용에 차별을 두지 않고 개발이 종료된 시점에 투입된 비용을 정산(방산원가 적용)하여 대금을 지급한다는 기준을 정했다.   그러나 2012년 하반기에 KHP 사업 최종 정산을 통해 계약 및 협약의 초과정산금을 확인한 방사청은 계약의 경우 약속대로 초과정산금 중 80%를 개발 단계에서 지급하고 업체가 부담한 개발투자금의 초과정산금 20%는 양산 계약에서 보전해 주었다. 하지만 한국항공 및 항우연 협약의 경우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초과정산금 지급을 거절했다.    ■ 한국항공·항우연 소송 제기…서울행정법원, 공법 관계 강조하며 기각   정산 후 대금 지급을 약속했던 방사청이 태도가 달라지자, 한국항공과 항우연은 초과정산금으로 각각 130억원과 250억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방사청과 최초 협약 체결 당시 ‘분쟁 발생 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전속합의 관할로 한다’는 내용이 협약서에 명시됐기 때문이다.    한국항공 소송은 1, 2심 재판부가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최종심에서 대법원은 한국항공 협약이 출연금 예산의 집행에 관한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1, 2심 판결을 파기·취소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항우연 사건 항소심도 동일한 판결이 내려졌다.   그런데 사건을 이송 받은 서울행정법원은 공법 관계라는 특성을 강조하면서 당사자 간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항공과 항우연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 사건은 항소심도 기각돼 상고심이 진행 중이며, 항우연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태다.   한 방산 전문 변호사는 이 소송에서 다툼의 대상인 소송목적물은 초과정산금의 80%에 해당하는 산자부 출연금으로 한정되며, 20%는 개발투자금 보상합의서와 양산 계약에 따라 방사청이 사업비 예산으로 보전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즉 적어도 협약 초과정산금 20%의 금원에 대한 청구는 출연금과 전혀 무관한 사법상 계약관계에 속하는 것이란 얘기다.   이에 항우연 협약 참여업체로서 초과정산금 청구액 250억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약 초과정산금 20%에 대한 청구를 별도 민사소송으로 제기하여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에 있다.    ■ 법조계, “공법상 계약이라도 당사자 간 의사합치가 가장 중요”   법조계에서는 “사법상 계약이건 공법상 계약이건 당사자 간에 어떤 의사합치를 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일치된 의견이다. 게다가 2006년 협약 체결 당시 방사청이 원가정산 결과에 따라 초과정산금 지급을 약속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처분문서와 공문, 관련 회의자료가 다수 존재한다. 더구나 당시 KHP 사업단에서 보상합의서 및 협약서 초안 등 작성업무를 담당했던 예비역 대령 두 명(육군 J대령, 공군 H대령)도 지난해 같은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결국, 본 사건의 실체는 ‘방사청이 정산 결과에 따라 협약 대가 지급을 약속하고도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초과정산금의 지급을 거절’한 것이다. 비록 KHP 협약이 공법 관계에 해당하더라도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대가지급 의무가 부정될 수는 없다. 이와 관련, 행정법 전문가인 김연태 고려대 교수와 김대인 이화여대 교수는 “정부가 행한 약속은 공법상 계약일수록 더 확실히 지켜야 하는 것이 행정법의 기본원칙”이라고 주장했다.   KHP 협약 참여업체들은 그동안 방사청을 믿고 개발비까지 부담해 가며 연구개발에 적극 참여했다. 하지만 방사청의 부당한 약속 파기로 참여업체들이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최종 정산액 기준으로 400억원이 넘는다. 아무 잘못도 없는 참여업체들이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수백억의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유일한 희망은 대법원의 현명한 최종 판단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대법원마저 업체들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공법 관계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내 굴지의 방산업체들조차도 정부가 발주하는 무기체계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를 꺼리게 될 뿐 아니라 과거 삼성이 그랬던 것처럼 해당 기업들도 서서히 방위산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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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9-07
  • [방산 이슈 진단 (24)]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에 필요한 3가지 추가 조치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9일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한경 기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지난달 7일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을 개정했다. 부품국산화개발 제도의 문제를 상당기간 연구해온 한국방위산업학회(이하 방산학회)의 꾸준한 제도 개선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방산학회는 그동안 하부 조직으로 ‘부품국산화 연구회’를 발족하고 심도 깊은 연구를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12월 9일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관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보완 작업을 거친 자료를 국회 국방위원회와 방사청에 제출했다.   ■ 통합비용, 과다 산정되면 부품국산화율 왜곡시켜 기술개발 의지 퇴색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01년에 만들어진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이 계속 변화하는 과정에서 조립비용(현재 통합비용으로 명칭 변경)이 국산화 노력의 범주에 포함됐다. 이 통합비용이 전자 분야의 부품국산화에는 타당할 수 있지만 과다 산정될 경우 부품국산화율을 왜곡시켜 기술개발 의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왜냐하면 현행 부품국산화율 인증 요건은 원천기술 개발과 무관하게 개발품목의 원가 기준으로 국산화율이 70%(일반부품 국산화 기준)를 넘으면 국산화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일단 국산화율 70%만 달성하면 어떻게 개발했는지 따지지 않고 해당업체에 수의계약 5년이란 혜택이 동일하게 주어진다.   이로 인해 국내 구매한 재료 및 핵심 수입부품을 통합하여 국산화율을 충족한 업체와 어렵게 기술 개발에 성공해 자체 제조하는 업체 간 부품국산화 혜택에 차이가 없어 굳이 개발 위험을 무릅쓰고 업체가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일단 국산화율 70%를 달성하면 국산화가 된 품목으로 분류돼 실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국산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기술 개발 여부와 무관하게 국산화율이 달성된 품목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핵심·원천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 이원화…기계·전기류 부품은 통합비용 제외   이런 문제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 방사청은 이번 규정 개정에서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 적용을 이원화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우선 제17조(국산화율 산정)에서 부품 종류를 기계·전기류 부품과 전자류 부품으로 구분한 다음 통합비용이 의미가 있는 전자류 부품은 기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통합비용이 문제된 기계·전기류 부품은 산정공식에서 통합비용을 제외했다.   또한 전자류 부품에 적용하는 통합비용도 ‘소프트웨어 통합에 사용한 인건비 및 관련 경비 등을 말한다’라고 제17조 4항에 명확히 담았다. 즉 통합비용이란 애매한 명칭을 이용해 기술 개발보다는 국내외 구매를 통한 조립 위주로 부품을 만들어 원가 기준만 달성하면 국산화율이 부풀려질 수 있는 ‘꼼수’를 부릴 수 없게 했다.    이와 함께, 제13조 3항에는 ‘부품국산화 개발 대상품목을 선정할 경우 국산화개발업체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하는 핵심품목을 지정한다’고 명기했고, 제19조 2항에는 ‘제13조 3항에 따라 지정된 핵심품목을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한다’고 기술해 국산화개발관리기관이 지정한 핵심품목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로 충족하도록 규정화했다.   금번 규정 개정으로 그동안 가장 문제가 됐던 통합비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부품국산화 인증 기준에 국산화개발관리기관이 지정한 핵심품목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하는 요건이 추가돼 이제 핵심품목으로 지정된 부품의 경우 조립에 의한 국산화율 충족이 불가능하게 됐다.   ■ 개정된 규정에 담긴 ‘핵심품목’ 구분하는 기준 마련되고 지정돼야   그럼에도 추가로 보완돼야 할 조치사항들이 남아 있다. 이 분야를 깊이 연구해온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핵심품목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고 적절히 지정돼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면서 “해당 조항을 규정에 담아 개정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내용이 발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체제조율에 따른 수의계약 차등화 방안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방안은 유 센터장이 세미나에서 적용 방법까지 제시했으나 이번 개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는 국산화율만 충족하면 업체 혜택이 동일해 기술 개발 유인 요인이 약하다. 하지만 자체제조율에 따라 수의계약을 차등화하면 기술 개발을 많이 한 업체는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핵심품목이 지정되고 자체제조율이 적용될 경우, 마지막으로 재개발국산화의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최성빈 방산학회 수석부회장은 “기존에 이미 국산화된 것으로 인증 받았어도 여전히 수입품이 사용돼 자체 개발 또는 제조가 필요한 품목을 식별하여 국산화율과 무관하게 재개발하여 국산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 3가지 추가 조치 규정에 반영되고 수입부품 정보 접근 원활해야   이와 같은 3가지 추가 조치가 규정에 반영된다면 부품국산화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으며, 정부도 내년도 부품국산화 개발 지원에 88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해 왕정홍 방사청장은 “8만개가 넘는 품목이 아직 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개발할 것은 많지만 “개발을 신청하려고 해도 정보가 차단돼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동안 방사청과 방산학회가 부품개발업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고 국회 국방위원회도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업계와 더욱 많이 소통하면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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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9-02
  • [방산 이슈 진단 (23)] K5 방독면 초도 양산 관련 ‘방산업체 추가 지정’ 과정 논란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한컴라이프케어가 생산하는 K5 방독면 안면부(왼쪽)와 구성품(오른쪽). 구성품은 휴대주머니, 방수주머니, 보호두건, 수통마개, 흐림방지키트 등이다. [한컴라이프케어 홈페이지 캡처]   ■ 방산업체 추가 지정, 통상 수차례 양산 계약 진행 이후 검토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17년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신형 K5 방독면 개발업체인 ‘산청’을 인수하고 지난해 상호를 ‘한컴라이프케어’로 변경했다. 그런데 최근 한컴은 산청의 전 소유자를 상대로 54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거래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까지 했다.   이와 같은 분쟁이 생긴 결정적 계기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지난해 2월 대기업(CJ) 계열사인 ‘SG생활안전’에게 산청이 개발한 K5 방독면을 생산할 수 있도록 추가로 방산업체 지위를 부여함에 기인한다. 즉 방산업체 추가 지정이 그동안 K5 방독면의 독자적 공급 지위를 보장받던 산청과 관련된 분쟁을 야기한 것이다.   방사청장은 안정적인 조달원 확보 및 엄격한 품질 보증이 필요한 물자를 방산물자로 지정하며, 방산물자 생산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장관이 지정한 방산업체만 가능하다. 일례로 A업체가 개발에 성공해 국방규격이 제정되면 A업체의 요청에 따라 방사청장은 개발품을 방산물자로 지정하고, 산업부 장관은 개발품 생산업체로 A업체를 지정하게 된다.    위와 같이 방산물자 및 방산업체가 지정되는 경우 해당 무기체계의 실전 배치를 위한 양산 사업은 A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방산물자 및 방산업체 지정 제도에 따라 해당 무기체계의 전담 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이는 업체들이 개발 실패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개발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며 개발에 참여하는 유일한 이유다.   한편, 방사청과 산업부는 방산업체 추가 지정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방산물자별로 지정된 방산업체는 1개이나, 군사전략 및 후속 군수지원 등의 필요에 따라 업체를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 다만, 추가 지정은 개발에 성공한 업체의 지위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국방규격 제정 이후 수차례의 양산 계약이 진행된 다음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방사청, K5 방독면 초도 양산 완료 전에 방산업체 추가 지정 강행   하지만 지난해 방사청 주도로 이루어진 K5 방독면에 대한 방산업체 추가 지정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방사청은 산청에 대한 방산업체 지정(2015년 7월)도 이뤄지기 전인 2015년 5월부터 SG생활안전에게 K5 방독면 국방규격을 공개했고, K5 방독면 초도 양산이 끝나기도 전인 2016년에 방산업체 추가 지정 절차를 강행했다. 양산 사업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란 이유였다.   그러나, 개발업체의 초도 양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 확보에 문제가 없음에도 업체를 추가 지정한 선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양산에 적합한 생산시설을 구비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다 개발품의 양산 과정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다양한 문제의 보완 등을 감안한다면 이 시기에 업체를 추가로 지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발 위험을 감수하고 막대한 투자를 해온 개발업체의 지위가 부정되고 그 결실을 강탈당하는 근본적 문제가 제기된다. 산청의 경우 기술 개발에만 6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했고, 이어 양산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시설과 검사설비를 구축하는 등 66개월의 체계개발 및 양산 준비기간 동안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이 지급한 연구개발비는 32억원에 불과하다.   산청 관계자는 “당시 방산업체 추가 지정에 대해 결사 반대했지만 방사청이 이를 무시하고 추가 지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부도 방산업체 추가 지정이 K5 방독면에 적용된 산청의 기존 특허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 추가 지정된 업체, 후속 양산 입찰 불참해 개발업체와 수의 계약   하지만 방사청은 오히려 산청이 K5 방독면 연구개발 이전에 획득한 특허를 K5 방독면 설계에 몰래 넣어 방사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 국군화생방사령부 관계자들을 속였다는 취지로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특허실시권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산청에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이어 2018년 말부터 산청(한컴라이프케어로 상호 변경)이 기존 보유특허에 대한 제3자 실시권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을 경우 방사청은 K5 방독면 구매를 취소하거나 추가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당시 신형 방독면 예산이 삭감돼 납품이 불분명한 상황이었던 터라 한컴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월 기존 특허에 대한 제3자 실시권을 방사청에 무상으로 허여(許與)했다.   특허 침해 문제가 해결되자 방사청은 SG생활안전에 대한 방산업체 추가 지정을 추진했고, 곧바로 추가 지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K5 방독면 후속 양산은 한컴라이프케어와 SG생활안전 간의 지명 경쟁 입찰로 진행됐다. 그러나 SG생활안전의 불참으로 3차례에 걸친 입찰이 모두 유찰됐고, 방사청의 입찰참가 독려에도 SG생활안전은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에 방사청은 한컴라이프케어와 유찰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3년에 걸쳐 방산업체 추가 지정을 요청했던 SG생활안전은 막상 방산업체 지정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지만 K5 방독면 생산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SG생활안전이 애초에 방산업체 추가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방산업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부에 대한 방산물자 공급계약을 거부 또는 기피하거나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방산업체 지정 취소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방사청의 계속된 독려에도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SG생활안전에 대해서는 방산업체 지정 취소 또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행정 제재를 검토할 수 있지만 방사청은 어떠한 행정 제재도 부과하지 않았다.   ■ 정확한 경위 조사해 방산업체 지정 취소 등 합당한 제재 이뤄져야   한편, 방사청이 고발한 사건에 관해 3년에 걸쳐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올해 1월 산청(현 한컴라이프케어) 관련자들에 대하여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의 무혐의 요지는 산청이 기존 특허의 적용을 숨기지 않았고 방사청 관계자들이 관련 특허의 적용을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방사청의 형사 고발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셈이다.   한 방산업계 임원은 “K5 방독면 초도 양산 과정에서 추진된 방산업체 추가 지정은 개발에 성공한 업체의 공급자 지위를 보장하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다 대기업이 무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가져가게 했다는 점에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례”라면서 “정확한 경위 조사와 함께 SG생활안전에 대한 방산업체 지정 취소 등의 합당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5 방독면 방산업체 추가 지정을 지켜본 한 방산 전문 변호사는 “무기체계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발업체의 지위를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방산업체 추가 지정 시점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정확한 경위 조사와 함께 관련 제도를 적극 개선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8-27
  • [뉴투분석] 방위사업청장 교체설 속 3가지 후임 인선 기준 주목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최근 국방부장관 인사와 함께 취임 2년을 맞은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의 교체설이 꾸준히 제기돼 군 내부는 물론 방산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청장으로는 박재민 국방부차관과 강은호 방위사업청 차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박 차관은 행시 36회로 줄곧 국방부에서 근무하며 국방 예산 및 조직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고, 방위산업 분야 최고 직위인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을 비(非)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역임했다. 강 차장은 행시 33회로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에서 방산기술통제관, 기획조정관, 지휘정찰사업부장,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 다양한 핵심 요직을 경험했다.   이외에도 최근 언론에 직접 거명된 인물들은 아니지만 이창희 국방기술품질원장이나 강태원 국방과학연구소(ADD) 부소장 그리고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을 역임했던 일부 인사들도 얼마든지 방위산업 분야의 전문성 면에서는 방사청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인 왕정홍 현 방사청장이다. 그는 방위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거의 없었음에도 발탁됐고, 나름대로 여러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감사의 시각으로 업무에 접근하면서 감독 기능만 비대해져 실무자들이 소신껏 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직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국 이들은 책임을 회피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방산업계와 관련 학계에서는 후임 방사청장 인선 기준으로 방위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토대로 발휘되는 ‘대안 조정 능력’과 사업 진행 간 문제에 봉착하면 결정을 내리고 이에 책임지겠다는 ‘도덕적 용기’ 그리고 방사청 조직을 보호하여 실무자들이 소신껏 일할 여건을 만드는 ‘직업적 사명감’ 등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방사청의 존재 목적은 군이 필요한 무기체계를 원하는 시기에 획득해 제공하는데 있다. 이 일을 잘하려면 방위사업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문제된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다양한 대안들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법규에 입각한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 부각에만 전문성이 활용되고 사업을 제대로 추진해 원하는 때에 획득하는 ‘적기 전력화’에선 발휘되지 않고 있다.   ‘적기 전력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소요를 제기한 군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책임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사업의 절차적 정당성에만 신경 쓸 뿐 사업 진행에 필요한 결정은 유보하고 나중에 책임질 일이 없는지만 관심을 갖는다. 청장 또한 조직을 보호하면서 사업이 추진되도록 역할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된 상태다. 이런 시점에서 방사청장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차기 방사청장 인선은 사업 진행 간 봉착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안들을 조정할 수 있는 ‘대안 조정 능력’과 적시에 필요한 사항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도덕적 용기’에 두어야 한다. 또한 방사청 조직을 보호하여 실무자들이 소신껏 일할 여건을 만드는 ‘직업적 사명감’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한국 방위산업이 발전하려면 이런 사람이 꼭 필요하다.   책임 문제와 관련, 최근 방사청은 K11 복합형 소총 양산사업 해제를 결정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설계상 결함이 주원인이었고 드러난 문제가 거의 보완된 상황이었음에도 그 책임을 계약업체에게 떠넘긴 것이다. 국익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사업을 사장시킨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방위산업은 망할 수밖에 없고, 더 이상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뛰어들 업체도 없다.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방사청장이 그 역할을 실무자들에게 위임한 결과가 빚은 참사다. 오로지 사업의 투명성만 강조되고 적기 전력화는 잊혀진지 오래이며, 실무자가 책임지는 구조에서는 아무도 사업의 진척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책임을 면할 생각에만 몰두한다. K11 복합형 소총 양산사업을 담당한 실무자들도 자신들이 살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일 뿐이다.    이와 같이 실무자들은 감사 받을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업을 해제 또는 지연시키거나 법적 소송을 유도하는 행태가 벌어진다. 사업관리를 하는 팀장들이 필요한 결정은 하지 않고 선행연구만 계속 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죽어나는 것은 방산업체다. 정부는 업체의 속사정도 모르고 방산 수출이 블루오션이라는 등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감사원을 참여시키고 기록을 남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방위사업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인 ‘방위사업협의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해에 발족한 이 협의체는 국방부차관과 방사청장이 공동 주관하기 때문에 회의 준비 과정부터 많은 소통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와 같이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방법은 얼마든지 강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해부터 몇몇 세미나에서 필요한 방안들이 언급됐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방산비리를 막으려는 노력보다 실무자의 어려움을 듣고 해법을 구하려는 진지한 자세가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차기 방사청장은 대안 조정 능력을 토대로 필요한 결정을 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도덕적 용기’가 있고, 조직 보호에 앞장서 실무자들이 소신껏 일할 여건을 만드는 ‘직업적 사명감’을 가진 인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자세가 구비되지 않은 사람은 적임자가 아니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거쳐 가는 자리는 더욱 아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8-26
  • [방산 이슈 진단 (22)] K11 복합형 소총, 계약 해제 말고 다른 해결책 있었다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세계 최초로 개발된 국산무기이지만 양산사업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의 설계상 결함이 드러나면서 사업이 좌초된 K11 복합형 소총. [S&T모티브 홈페이지 캡처]   ■ 방사청, 연구개발 주관한 ADD 대신 업체에 모든 책임 떠넘겨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지난해 12월 K11 복합형 소총 양산사업을 중단시킨데 이어, 지난달 31일 이 사업의 계약상대자인 ‘S&T모티브’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연구개발을 주관한 국방과학연구소(ADD) 대신 시제품을 제작한 업체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조치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지난 3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계약보증금 1039억여원을 청구했고, 4일에는 S&T모티브에 초도 양산한 914정의 물품대금 약 162억원과 나머지 계약물량인 3264정 생산을 위해 지급했던 착·중도금 250억여원의 납입을 고지했다.   방사청이 밝힌 계약 해제 사유는 S&T모티브가 계약물량 4178정 중 3264정을 납품기한 내에 납품하지 못했고, 납품된 물량 914정 또한 품질 및 안전문제 미해결로 사고발생 위험이 상존하는 등 운용개념 미충족으로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ADD 주관으로 1998년부터 개념연구에 들어가 2006∼2008년 개발시험 평가와 운용시험 평가를 거쳐 2009년 연구개발이 완료된 K11 복합형 소총은 양산사업 과정에서 연구개발 당시 확인되지 않은 설계상 결함들이 나타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실패한 사업으로 남게 될 처지에 놓였다.   양산사업 과정에서 두 차례 폭발사고와 사격통제장치 균열 등이 나타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루어진 30여 차례의 설계 변경과 양산 적용 과정에서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은 지체됐다. 이와 같은 기술 변경을 거친 다음 체계 수락검사가 진행되던 2018년 7월 악작용이 발생했고, 이후 방사청과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은 품질보증 활동을 중단했다.   ■ ADD 설계상 결함 공식적 확인…기품원·감사원·법원도 인정   K11 복합형 소총은 ADD가 연구개발을 주관한 사업이다. 이 경우 ADD가 탐색개발 및 체계개발의 주체가 되어 제반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최종 결과물에 대한 책임도 부담하게 된다. 참여 업체는 ADD가 요구하는 설계대로 시제품을 제작해 납품하고 ADD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한다.   게다가 이미 사격통제장치와 관련해 발생한 문제의 원인은 ADD가 수행한 체계개발 과정에서 소재 선택의 한계와 내구성 개발기준(사격충격값) 설정 미흡 등 설계상 결함이란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기품원과 감사원 그리고 법원도 이를 인정했다.   실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K11 복합형소총 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사격통제장치 균열 등의 문제점들은 ADD 주관으로 수행된 설계상 결함이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법원 역시 양산계약의 납품 지체는 설계상 결함에 기인하므로 설계대로 제조해 납품해야 하는 업체의 귀책이 없다는 이유로 방사청이 업체에 부과한 지체상금 전액이 부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특히 이번 감사는 국회 국방위원회의 감사 청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감사원은 방사청 업무 담당자들이 초도와 후속 양산물량을 구분하지 않고 4178정 전량을 통합 구매계약한 부분과 전력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공중폭발탄 전량(750억여원)을 구매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인사자료에 활용하도록 조치했다.    ■ 상세설계 담당한 업체 책임 있어 vs. 업체가 임의로 설계 못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사청은 기본 설계를 ADD가 했지만 상세설계는 업체가 담당했으므로 설계상 결함에 대한 책임이 업체에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균열의 근본적 원인은 ADD가 사격충격값을 잘못 설정해 충격 내구성을 갖출 수 있는 소재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기품원도 이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업체의 상세설계 도면은 ADD의 검토 및 승인 하에 국방규격 도면으로 완성됐으며, 이 과정에서 업체가 임의로 설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즉 업체는 ADD가 제시한 기본설계 방향에 따라 상세설계를 했고, 2010년 12월 방사청은 연구개발 단계의 설계상 결함으로 불량이 발생하면 양산업체는 면책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양산사업 중단의 원인은 ADD 주관으로 수행된 체계개발 단계에서 설계상 결함으로 인한 것이어서 귀책사유가 ADD에 있는 것이지 업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사업의 계약 일반조건을 보면,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가 명백해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업체가 기한 내에 납품하지 못했고, 운용개념 미충족 등을 사유로 계약을 해제한 것이다.   ■ 문제 개선돼 시제품 새로 만들어…개발 기술 활용할 방법 찾아야    방사청이 이렇게 조치한 배경에는 ADD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그동안 업체에 지급한 금액은 물론 업체가 양산 이행을 위해 사전에 부품과 소재를 구입하는 등 준비에 투자한 비용까지 모두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그 사업 실패의 책임과 비용을 감당하지 않기 위해서 업체에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K11 복합형 소총 사업은 계약 해제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었을까? 사격통제장치 균열은 소재 선택의 문제로 ‘피크’를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다. 여타 제기된 문제들도 대부분 개선돼 이를 적용한 소총 시제품까지 새로 만들어져 있다. 여러 나라에서 구매의사도 표명해 양산에 성공하면 K9 자주포에 이은 대표적 수출품이 될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계약 해제로 이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안타깝지만 계약 해제 외에 방법이 없었다면, 방사청이 ADD의 설계상 결함을 인정하고 업체에 양해를 구해 최소 비용을 보전하는 선에서 합의를 보는 ‘합의 해제’ 방식을 취하는 것은 어땠을까? 이것이 어렵다면, 객관적으로 명백한 발주기관의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때 적용하는 ‘사정 변경에 의한 계약 해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었을까?   이런 방식들은 적어도 ADD의 설계상 결함을 방사청이 솔직히 받아들이고 비용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책임을 인정하는 시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양산사업은 비록 중단되더라도 그동안 개발한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고 새로운 사업으로 진화적 발전을 모색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 정부, 명분과 실리 모두 잃어…업체, 생존 위해 정부와 소송해야   연구개발의 어려움을 감안해 방사청은 지난 2017년 방위사업법에 ‘성실한 연구개발 수행의 인정’ 조항을 신설했고,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ADD를 방문한 자리에서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이런 환경에서도 방사청은 ADD의 책임을 면하고자 업체가 잘못하여 양산사업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사업의 내막에 정통한 한 방산 전문 변호사는 “모든 귀책사유를 업체로 돌리려는 방사청의 무책임성과 무모함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체상금 소송 판결에서 업체 책임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됐다”며 “결국 업체들은 소송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찾을 수밖에 없고, 개발된 기술은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안타까워했다.   K11 복합형 소총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문제도 식별됐고 관련 기술도 거의 개발돼 보완이 이루어진 상태다. 이제 방사청을 중심으로 ADD와 업체가 뜻을 모으면 세계 최초의 복합형 소총이 조만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써 정부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고, 방산업체는 생존하기 위해 정부와 소송해야 하며, 개발된 기술은 사장될 위험에 처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8-20
  • [방산 이슈 진단 (21)]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사업, ROC 타당성 진단 후 정부가 정책적 결심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최됐던 ‘아덱스(ADEX) 2019’에서 KAI가 전시장 부스에 설치한 상륙공격헬기 축소 모형. [사진제공=KAI]   ■ 일각에서 여전히 부정적 시각 갖고 해외도입 필요 주장 펼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사업이 두 번의 선행연구를 거치면서 해외 도입에서 국내 개발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에 무장을 갖춘 국산 무장헬기가 상륙공격헬기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해병대 예비역과 헬기 전문가, 그리고 몇몇 국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해외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이슈화된 주요 쟁점들은 헬기 성능 부족, 조종석 형상 차이, 획득 및 운영유지 비용 상이, 선행연구 결과 변경, 현 정부 실세의 외압 여부 등이다.   이런 이슈들을 분석해 보면 크게 두 가지 사항으로 귀결된다. 먼저, 합참이 설정한 작전요구성능(ROC)이 육·해·공군 합동작전으로 진행되는 상륙작전에서 해병대 임무 수행을 충족할 정도로 타당한가이다. 다음은 세계 최고 성능의 외산 공격헬기를 비싸게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성능은 다소 떨어져도 이점이 많은 국산 무장헬기를 개발할지에 대한 정책적 결심 문제다.   ■ KAI, “2차 ROC 수준 높아져”…ROC 충족하며 외압 징후 미확인   먼저 상륙공격헬기로서 ROC의 타당성 여부이다. 일각에서는 국산 헬기가 성능이 부족하여 임무 수행이 어렵고, 좌우 병렬식 조종석이어서 취약하며, 가격도 외산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두 번의 선행연구 과정에서 결과가 달라진 것에도 의구심이 있다. 즉 전 KAI 사장이 ROC 완화 등 모종의 관여를 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상륙공격헬기의 ROC는 지난 2016년 안보경영연구원이 수행한 1차 선행연구 당시보다 지난해 국방기술품질원이 수행한 2차 선행연구에서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직전 사장 부임 이후 결정된 2차 ROC의 요구 수준이 오히려 높아졌다”면서 “소형공격헬기(LAH) 시제품이 개발됐고, 이 과정에서 무장통합기술을 확보하는 등 기술 수준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산 무장헬기는 마린온에 LAH의 무장통합기술을 접목한 형상으로서 군에서 요구하는 기동성, 화력, 생존성 등 제반 요구성능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각에서 제기된 부정적 시각은 상륙공격헬기의 ROC도 모르면서 세계 최고 성능의 공격헬기와 단순 비교해 국산 헬기 성능이 문제된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만일 부정적 시각이 의미가 있으려면 상륙공격헬기의 ROC 설정 과정에 누군가 개입하여 KAI에게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등 2차 ROC의 타당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나야 한다. 하지만 그런 징후는 아직까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 병렬식 조종석 취약하지 않아…가격 저렴하고 성능 제한 없어   조종석이 전후가 아닌 좌우 병렬식이어서 취약하다는 주장은 무장사의 시야확보 제한과 동체 크기 증가를 문제 삼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전문가들은 “표적획득시스템(TADS/PADS) 탑재로 시야가 훨씬 넓어지며, 동체 크기보다 날개 회전반경이 더 중요하다”면서 “기만·경고 기능과 방호력을 갖추면 공격헬기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구권이 주로 사용하고, 미 특전사도 무장헬기로 작전을 펼치는 사례를 들었다.   국내개발을 해도 해외도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미 국방안보협력국이 체코 판매를 승인한 해병대 상륙공격헬기인 ‘바이퍼(AH-1Z)’의 가격은 500억원(국산 무장헬기의 1.6배)을 상회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 게다가 헬기의 평균 수명을 30년으로 고려할 때 운영유지 비용은 국산이 훨씬 유리하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국산 무장헬기의 성능 특히 기동성 부족 이슈와 관련해서는 “병력 수송이 주 임무인 마린온에 완전군장 병력이 전원 탑승하면 무장헬기보다 중량이 더 나가게 된다”면서 “이 경우 무장헬기가 수직상승속도와 제자리비행고도 등 기동성 면에서 우세하며, 단지 최대순항속도는 무장 장착에 따른 항력 증가로 느리지만 임무 수행에는 제한이 없다”고 KAI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미 해병대의 AH-1Z(시속 257㎞)도 기동헬기인 UH-1Y(시속 272㎞)보다 최대순항속도는 느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대전에서 생존성은 헬기의 비행 성능보다 위협을 사전 탐지해 대응하는 항전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 국내개발 이점 많고, 산업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돼   다음은 세계 최고성능의 외산 헬기와 다소 성능은 떨어져도 국익 창출이 가능한 국산 헬기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정책적 결심 문제다. 방위사업관리규정에는 선행연구 단계에서 국내 개발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게 돼 있고, 사업추진 기본전략 수립 시 운영유지 비용까지 분석하여 획득 방안을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노태우 정부 시절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앞두고 F-18과 F-16이 경쟁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공군은 신기종인 F-18을 원했지만 이종구 국방부장관은 F-16으로 결정했다. F-18의 성능이 더 뛰어나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고, F-16은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해 더 많은 대수를 도입할 수 있는데다 국내 항공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도 당시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운용유지 비용까지 고려하면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다, 정비 지원이 원활해 작전가동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미래전 양상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 게다가 약 5조원의 항공산업 파급 효과와 9천여명의 일자리 창출까지 기대된다고 한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서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이다.   ■ 근거 없는 의혹 제기보다 국익 차원에서 성공 지원하는 자세 필요   그러나 KAI의 기술력이 부족하여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장헬기를 만들 능력이 없다면 당연히 해외도입으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견해도 대두된다. 그래야 개발에 성공하면 해외수출의 길도 열리며 국내 방위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니면 말고’식의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상륙공격헬기의 국내개발에 부정적 시각만 제기해서는 방위산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국내개발이 ROC도 충족하고 국익 차원에서 의미 있는 접근이란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KAI가 성공할 수 있도록 밀어주면서 당분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8-18
  • [뉴투분석] 방사청 ‘신속시범획득사업’의 패러독스, 신속 획득은 없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신속시범획득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기술발전 속도가 가속화되자 기존 무기체계 도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군이 필요한 무기체계를 신속히 획득하는 제도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신속시범획득 1차 사업으로 드론 분야 4개 제품을 선정한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지난달 25일 일반경쟁 입찰로 4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들은 10월까지 제품을 납품하고 사용자 교육 및 기술을 지원하며, 군은 약 6개월간 제품을 시범 운용하면서 군사적 활용성을 확인하게 된다.   지난달 25일 신속시범획득 1차 사업으로 선정된 드론 분야 4개 제품에 대해 일반경쟁 입찰로 4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방위사업청. [사진제공=연합뉴스]   ■ 업체, 시범 운용 후 신속 구매 기대…방사청, 제도 개선 아직 없어   이와 관련, 방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무기체계 사업은 도입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걸리는 반면,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확보하는 제품은 최초 기획에서 납품되기까지 약 10개월이 소요돼 군에 도입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과연 어디까지 진실일까?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제품이 군에 도입되는 기간은 10개월이 맞다. 하지만 이 제품은 단지 시범 운용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 시범 운용 결과 특정 제품이 ‘군 운용성 적합’ 판정을 받더라도 사업은 그대로 종료된다.   이 사업에 제품 공모부터 참여한 업체들은 제품 선정 과정에 1차 경쟁을 했고, 다시 동일한 조건에서 업체 선정을 위한 2차 경쟁을 거쳤다. 두 차례 경쟁을 통해 계약에 성공한 업체들이 고작 시범용 몇 대 팔려고 그런 어려움을 감수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들은 시범 운용이 끝나면 군이 필요한 만큼 대량 구매를 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런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이 사업을 통해 ‘군 운용성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대해 군이 신속히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방사청은 아직까지 이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은 내놓지 않으면서 마치 신속한 획득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만 하고 있다.   ■ 신개념기술시범(ACTD) 사업처럼 성과 없는 제도로 전락 우려돼   이런 상태에서 군이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처음부터 사업 소요를 다시 제기해서 획득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경우 방사청이 앞서 보도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걸려 신속한 획득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 방사청이 내놓은 ‘신개념기술시범(ACTD) 사업’도 민간의 성숙한 기술을 이용한 무기체계를 개발해 군사적 실용성만 입증되면 신속히 획득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결국 사업이 종료되면 다시 기존의 획득절차를 밟아야 했기에 성과가 거의 없었다. 신속시범획득사업도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방사청이 올해 발간한 ‘방산육성·국방조달 길라잡이’에서는 질의응답 코너에서 ‘시범운영 결과 적합 판정을 받으면 구매로 이어지나’란 질문에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사업은 종결되지만, 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중기소요 또는 긴급소요로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기술돼 있다.   ■ 곧바로 대량 구매 가능하고, 적합 판정 받은 업체 인센티브 줘야    이 책자에서는 신속시범획득사업을 ‘시범 운용 후 소요 결정과 연계하여 후속 물량을 신속히 전력화하는 사업’이라고 기술한 대목도 눈에 띤다. 즉 방사청은 신속시범획득사업의 성패가  신속한 획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단지 아직 그런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지 않을 뿐이다.   이와 관련, 중기소요 또는 긴급소요 반영 수준의 제도 개선보다는 곧바로 대량 구매가 가능한 제도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군 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에게는 미국처럼 수의계약이 가능하거나 경쟁에서 가점이라도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 방사청은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이미 길라잡이 책자에서 밝혔듯이 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신속한 획득이 가능한 제도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업체들도 ‘군 운용성 적합’ 판정을 받으면 대량 구매가 이어질 것이란 확신을 갖고 사업에 임하게 되며, 정부 또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8-03
  • [방산 이슈 진단 (20)] 문 대통령이 ADD에 주문한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 조성’의 전제조건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대전 유성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가진 연구진과의 간담회에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4와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 성공을 축하하면서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 단기과제 매달려 ‘성공률 90% 이상’은 ADD 연구와 맞지 않아   문 대통령은 “연구라는 것은 국방과학 연구뿐만 아니고 모든 과학의 연구 또는 기초연구까지도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 가면서 그 실패를 딛고 발전해 가고 드디어 성공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패가 용인되지 않으면 금방 성공할 수 있는 단기 실적 과제에 매달리고 ‘성공률이 90%가 넘는다’고 자랑하게 되는데, 그것은 원천기술을 고도화해 나가는 연구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패한 경험조차 자산으로 삼아 나가는 분위기를 꼭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이미 지난 2017년 방위사업법 제46조의2(성실한 연구개발 수행의 인정)를 신설하여 핵심기술 연구개발에 성실수행인정제도를 적용해 왔다. 또한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에는 핵심기술은 물론 협약 방식의 무기체계 연구개발도 포괄하는 ‘국방연구개발’ 전반에 성실수행인정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제도의 미비를 지적했다기보다 ADD가 무기체계 적용 소요가 없더라도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힘을 실어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우선 그동안 국방연구개발의 성공률이 90% 이상이라고 평가하게 된 성공 기준부터 살펴봐야 한다.   ■ 성공률 98.4%에 활용률 35.9%…성공 기준 살피고 활용률 높여야   현재 국방연구개발은 평가위원들이 과제를 평가한 종합점수가 80점 이상이면 성공한 것으로 판정한다. 그동안 평가위원들이 온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인지 2012년 이후 ADD가 착수한 61개 과제 중 60개가 성공 판정을 받았다. 과제 성공률이 무려 98.4%에 이른다.   반면, 국방연구개발에 성공한 과제들이 무기체계에 적용된 실적은 매우 낮은 편이다. 감사원이 ADD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2012∼2017년 사이 종료된 무기체계 연계형 기술과제 92건 가운데 무기체계에 적용된 실적이 있는 과제는 33건으로 35.9%에 불과하다.   국방연구개발은 최종적으로 무기체계에 적용할 목적으로 수행된다. 만약 개발 성공의 기준을 무기체계 적용 여부로 판정했다면 성공률이 낮아서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미래 첨단무기체계 확보를 위해 도전적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는 동시에 개발 결과물의 활용률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기술보다 무기 개발에 관심…성실수행 판정 기준 주관적 요소 많아   이 분야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모두들 무기 개발에만 관심이 있고 기술 개발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개발된 결과물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패를 용인할 테니 도전적인 기술을 개발하라고 독려하면 개발된 결과물의 활용률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는 소요가 결정되지 않거나 소요가 예정되지 않은 무기체계에 적용할 목적으로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대한 예산투자 성과를 과연 어떻게 평가하고 입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한 실패 용인에 따른 일부 연구자의 도덕적 해이나 평가위원의 온정적 평가가 우려된다면 성실 수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방위사업법 시행령(제61조의3)에 연구수행 방법 및 과정이 체계적이고 충실하게 수행되었는지 여부 등 판정 기준이 제시돼 있지만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부분이 많다.   ■ 성실수행 평가에 연구노트 활용…무기체계 도전적 개발은 부적절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성실한 연구인지 아닌지 구분하려면 연구노트에 연구과정을 충실히 작성하도록 의무화하여 연구자가 자신이 개발한 결과물의 가치를 입증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 부처는 과기정통부가 정한 연구노트 지침에 따라 국가연구개발사업 간 연구노트를 작성하고, 성실수행 여부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실패한 경험도 자산으로 축적되려면 실패한 연구결과물을 기반으로 하는 후속연구계획 또는 결과물 활용계획 등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계획들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지 성실수행 여부 평가에 포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한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 그 계획이 실제로 진행되는지 별도로 조사하여 평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편, 협약 방식의 무기체계 연구개발도 이제 성실수행인정제도가 적용된다. 하지만 양산을 전제로 명확한 군 소요에 기반한 무기체계 개발이 도전적으로 수행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유 센터장은 “업체 주관 무기체계 개발이 확대되기 때문에 성능, 기간, 비용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국가정책사업 지정, 진화적 개발방식 적용 등 업체가 안정적으로 개발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이 당부한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 조성은 ADD 연구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투자된 예산 이상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일각에서 지적하는 연구원의 도덕적 해이 우려를 해소하려면 현행 법규에 누락된 취약점을 면밀히 살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7-30
  • [뉴투분석] 사이버안보 역량 미약한 한국에 나카소네 미국 사이버사령관 행보가 던지는 시사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4차 산업혁명 고도화로 국가의 안보 역량에서 사이버안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한·미 양국 정부의 서로 다른 대응으로 인해 실질적 기능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미국 사이버사령부는 2018년 5월 10번째 통합전투사령부로 승격되는 등 강력한 기관으로 점차 정비돼 가상의 적국인 강대국들과의 사이버 전장에서 적시에 안보적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 화상 세미나에서 발언하는 폴 나카소네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사진제공=연합뉴스]   반면에 한국의 사이버작전사령부는 군의 정치개입 방지라는 오랜 딜레마에 사로잡혀 사이버심리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등 일부 기능을 축소하고 힘을 빼는데 역점을 두어온 측면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남북관계의 경색, 주한미군 감축 등 급변하는 안보상황 속에서 한국군의 사이버안보 전략이 어떻게 전개돼야 하는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정치적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 나카소네 사이버사령관, 러·중 등 미국 대선 개입하면 조치 취할 것   지난 20일(현지시간) 폴 나카소네 미국 사이버사령관은 한 세미나에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을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영향을 미친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개입을 시도하면 FBI, 국토안보부 등과 공조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카소네 사령관은 “2020년 대선이 적국에 의한 사이버공격으로부터 보호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방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며 “이들 기관과 협력해 적국들이 어떻게 작전을 벌이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발전시켰다”면서 “적국들이 스스로 자신들에 대해 아는 것보다 더 그들을 잘 안다"고 자신했다.   이와 같이 미국의 사이버사령관은 국방 컴퓨터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전장에서 전투 임무를 지원하며 국가의 중요기반시설 보호를 지원하는 등 3가지 임무를 수행하면서 관련 정보기관과 공조해 국가 사이버안보의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 NSA 국장 겸임하며 사이버직위 역임한 전문가로 통상 4년 근무   또한 미국 사이버사령관은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겸임한다. 해외 신호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암호해독에 관여하며 미국정부의 통신과 정보시스템 등에 책임을 지는 NSA는 사이버사령부와 함께 메릴랜드 포트 미드(Meade)에 위치해 있고 관련 분야 전문가와 고위직까지 모든 인력자원을 상호 공유할 수 있게 설계됐다고 한다.   2010년 5월 창설된 미국 사이버사령부의 3대 사령관인 폴 나카소네 육군대장은 2018년 5월 4일 부임해 2년 2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초대 사령관인 키스 알렉산더 육군대장은 창설 당시부터 2014년 3월 28일까지, 2대 사령관인 마이클 로저스 해군제독은 2014년 4월부터 2018년 5월 4일까지 사령관 직을 맡아 모두 4년 정도 근무했다.   알렉산더 사령관은 육군 정보보안사령관 출신이고, 로저스 사령관은 합참정보본부장 및 함대 사이버사령관 출신이며, 나카소네 사령관 또한 육군 사이버사령관을 역임했다. 이들 모두 정보와 사이버안보 분야의 수장으로 근무하다가 사이버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국의 사이버사령관에 임명된 케이스이다.   ■ 한국 사이버작전사령관, 사이버 직위 경험 일천하고 1년 내외 근무   반면 2010년 1월 창설된 한국 사이버작전사령부의 현 사령관은 김한성 육군준장으로 9대 사령관이다.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창설됐지만 한국 사이버작전사령관은 통상 1년 내지 1년 6개월 정도 근무하며, 특히 조현천 사령관의 경우 6개월 만에 기무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그동안 9명의 사령관이 부임했지만 사이버안보 분야에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령관은 옥도경, 변재선 그리고 현 김한성 사령관 정도다. 나머지 6명은 이 분야에 전혀 문외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임명돼 근무하게 됐고, 조현천 사령관 외에는 모두 임기가 끝나면 전역해 사이버작전사령관은 한직으로 인식된다.   사령관의 계급도 초창기에는 준장이 임명되다가 소장으로 승격됐으나 이번에 다시 준장이 보직돼 현 사령관이 차기 장군인사에서 소장 진급이 되지 않는다면 사이버안보를 군이 대단히 소홀하게 여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 정치권 반대로 기무사 예하 창설 무산…사이버심리전 말도 못 꺼내   한국도 미국과 유사하게 사이버사령부를 만들면서 당시 이 분야에 가장 전문 인력이 많고 민간 기관 및 단체들과 협력이 용이한 국군기무사령부 예하에 창설하는 것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무사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을 우려한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되고 갑자기 국방부 직할 부대로 창설됐다.   창설 부대는 기존 부대에서 인력이 와야 하고 예산 지원은 물론 법규와 제도 정비 등 국방부 관련 부서와 기관, 각 군 등으로부터 도움 받고 협조할 일들이 많음에도 사령관의 계급이 준장에 불과해 힘이 없는데다 기무사가 준비를 하다가 손을 뗀 상황이라서 창설 과정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댓글 사건에 연루된 일부 사령관들은 계속 소송에 휘말리는가 하면, 이로 인해 사이버심리전은 아예 얘기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만일 한국 선거에 북한이 사이버공격을 통해 어떠한 사이버심리전을 펼쳐도 우리는 미국처럼 자신 있게 말하기는커녕 정치적 상황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현실이다.   ■ 안보지원사령관이 사이버작전사령관 겸임하면 시너지 효과 상당   사이버사령부가 합참이 작전을 통제하는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됐지만 여전히 예산과 인력, 법규 정비 등은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고 평시 사이버작전은 여러모로 제한요소가 상당히 작용해 미국 같은 역량 발휘는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미국이 NSA 국장을 겸임하듯이 기무사의 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사령관이 사이버작전사령관을 겸임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사이버작전사령부가 그동안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개선을 추진해왔지만 한계도 많았었기에 양 기관이 일원화되면 상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나카소네 미국 사이버사령관의 행보를 보면서 얻어야 할 시사점은 먼저 사령관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근무기간, 계급 구조 등이다. 또 국방의 사이버안보가 감당할 임무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성 부족 문제와 관련 정보기관 및 정부 조직들과 협조 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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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7
  • [방산 이슈 진단 (19)] S&T중공업의 K2전차 변속기 국산화 성공을 위한 유일한 조건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8년 9월 12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방위산업전에서 K-2 전차 파워팩을 살펴보며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방사청, 변속기 국방규격 개정해 K2전차 완전 국산화 돌입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정상급 전차인 K2전차의 변속기 국산화를 다시 추진한다. K2전차의 심장인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로 구성되는데,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한 엔진은 이미 국산화가 완료됐지만 S&T중공업이 개발한 변속기는 국방규격을 충족하지 못해 아직 독일제를 수입해 쓰고 있다.   방사청은 지난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K2전차 변속기 내구도 시험 기준과 관련된 국방규격의 모호성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그동안 국방규격 개정을 검토해왔다. 지난 15일 형상통제심의회를 통해 논란이 있었던 국방규격을 개정한 방사청은 드디어 K2전차 완전 국산화의 마지막 단계인 변속기 국산화에 돌입했다.   이번에 개정된 국방규격은 내구도 결함의 정의와 최초생산품 검사 결함의 재검사 방법을 구체화했다. 기존 국방규격에는 결함의 정의가 없었는데, 이번에 “변속기 기본기능(변속·조향·제동)을 상실하거나 심각한 성능 저하가 발생하여 더 이상 시험을 진행 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최초생산품 검사 결함에 대해서도 “수정 및 정비 후 재검사를 하여야 한다”는 기존 국방규격을 “원인이 밝혀지고 수정이 완료될 때까지 검사를 중단하여야 하며, 결함이 해소되면 해당항목에 대하여 재시험을 실시하고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단, 결함의 조치내용이 장비 성능에 영향을 미칠 경우, 최초 시험 항목부터 다시 검사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구체화했다.   ■ 국회 국정감사 지적 보완했지만 규격 논란 여지 여전히 존재   즉 사소한 미비점은 내구도 결함으로 보지 않으며, 최초생산품 검사에서도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소한 결함이라면 해당 항목만 재검사를 실시하고 전체 시험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결함에 대한 해석 차이로 논란이 됐던 부분을 많이 보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생길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K2전차는 외산 파워팩을 적용해 2003년부터 체계개발이 추진됐다. 그 후 파워팩까지 국산화해 완전한 국산 전차로 거듭나기 위해 2005년부터 964억원(엔진 488억원+변속기 476억원)이 투자됐다. 2014년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1500마력 파워팩 기술이 개발됐다. 이로써 K2전차 2차 양산부터는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K2전차 2차 양산 적용을 위한 국산 파워팩 최초생산품 검사에서 엔진은 국방규격을 충족했지만 변속기는 내구도 기준 320시간 중 237시간(74%) 달성으로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차 양산에서도 국산 파워팩이 아닌 혼합 파워팩(국산엔진+외산변속기)이 적용됐고, 올해 드디어 3차 양산을 앞두고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내구도 기준 완화 내지 대통령 동문 기업 지원 의혹도 제기돼   이번 국방규격 개정 과정에서 변속기 내구도 기준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고, 업체의 국산화 의지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방사청 관계자는 “국방규격의 내구도 기준 320시간은 변함이 없으며, 수년간 꾸준히 논란이 됐던 국산변속기의 최초생산품 및 내구도 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국방규격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모 언론의 문 대통령 동문 기업 밀어주기란 의혹 보도가 있었고, 이에 대해 방사청은 입장자료를 통해 “변속기 기술수준을 낮추는 등 업체에게 특혜를 제공한 일이 없으며, 문 대통령 동문 기업 밀어주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고, 수용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K2전차 변속기 국산화가 성공하려면 이번 국방규격 개정만으로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S&T중공업이 개발한 변속기는 2차 양산 적용을 위한 최초생산품 검사에서 독일제 볼트가 문제돼 74% 수준에서 멈췄다. 만일 3차 양산 적용을 위한 최초생산품 검사에서도 내구도 기준인 320시간에 도달하기 전에 결함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이 문제는 지난 13일 개최된 ‘방위사업협의회’에서 다뤄져 “최초생산품 검사 결과에 기관별 이견이 발생해 판정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 및 판단하는 등 공정성을 강화할 계획”이란 입장을 정리했다. 아울러 방사청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이 과정을 그대로 보고해 K2전차 3차 양산계획이 합리적으로 결정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 검사 과정에서 결함 발생해도 업체에 힘 실어주는 판단해야   결국 검사 과정에서 다시 결함이 나오면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실질적으로 결정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개정된 국방규격의 문구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며, 방사청·기품원 관계자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업체의 기술력을 평가해 추후 보완 가능한 사항인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산화 개발의 어려움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산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로 이해관계자들이 똘똘 뭉쳐 업체에 힘을 실어주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혹시 나중에 책임질 일이 생길까 우려해 국방규격 문구에 과도히 얽매이면 국산화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 K2전차 변속기는 영영 독일제에 의존해야 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산화 추진 방향에 대한 방사청의 이번 결정은 향후 무기체계의 핵심 구성품 및 부품 국산화는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선도형’ 방위산업 육성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면서 “업체도 소명의식을 갖고 반드시 마지막 기회를 살려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모두의 염원이 실현되려면 업체부터 국산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방사청과 기품원도 성공을 위해 가용한 모든 힘을 보태야 한다. 이와 같이 ‘진정한 협력’이 빛을 발할 때, 3차 양산에 국산 파워팩이 장착될 길이 열리면서 K2전차는 완전 국산화된 명품 전차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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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2
  • [방산 이슈 진단 (18)] 구멍 난 ADD 보안시스템 강화하려면 ‘연구소장 책임’ 제도화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최근 정보수사기관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병주 의원, 정보수사기관에 조사권 부여하는 법 개정 추진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산기술 유출 사건을 두고 국회에서 방산기술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보수사기관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유출을 예방할 책임이 있는 ADD 연구소장의 문책 등 신상필벌을 제도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보안 강화를 위한 선결 과제란 지적이 높다.   더불어 민주당 김병주 의원(비례대표, 전 연합사 부사령관)은 지난 6일 방산기술 유출 위험에 대해 정보수사기관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방산기술 유출·침해가 우려되거나 발생한 때 방위사업청장 또는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은 빠져 있다.   김 의원은 “방위산업기술 유출 및 침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조사 제도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골자”라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가정보원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지사), 검찰, 경찰이 방위산업기술 유출 및 침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산기술 유출 예방을 강조한 김 의원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정보수사기관이 앞장서 조사를 진행하게 하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산기술 유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보수사기관이 조사 권한을 갖지 못해 방산기술 유출이 빈번히 발생했는지 의문이 생기며,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 방사청, ADD 전격 감사해 식별된 문제점 및 조치사항 공개   이번 법 개정 추진은 ADD 퇴직 연구원들의 기술자료 유출 사실이 두 달 전 SBS 보도로 대외에 알려지면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5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ADD의 방산기술 보호 실태를 전격 감사해 식별된 문제점과 일부 조치사항을 지난달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그 내용을 보면, ADD는 기술자료 유출 예방을 위한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보안검색대 및 보안요원을 운용하지 않아 USB 같은 휴대용 저장매체의 무단 반출이 용이했고, 비밀용 외에는 사용을 제한하는 일반용 저장매체를 3635개나 운용하고 있었다. 얼굴 확인 없이 출입증만으로 출입이 가능했고, 차량 보안검색도 제한적으로 수행됐다.   또한 문서암호화체계(DRM)를 도입했지만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아 중요 파일인 설계도면, 소스코드, 실험 데이터 등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정보유출방지시스템(DLP)도 운용하고 있었으나 연구시험용 PC의 62%인 4278대가 DLP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았고, 정보자산으로 등록되지 않고 운영하는 연구시험용 PC도 2416대가 발견됐다.    국방기술보호 업무 총괄부서는 본부 직속이 아닌 부설기구 소속인데다 퇴직자의 자료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임의로 종결 처리했으며, 보안관리 총괄부서는 퇴직 예정자에 대한 보안 점검을 최근 3년간 실시하지 않았다. 2016년부터 4년간 퇴직자 1079명을 조사한 결과, 퇴직 전에 대량의 자료를 휴대용 저장매체로 전송해 유출한 정황 등이 발견됐다.   ■ 문제는 연구소장 보안 관심 미약…보안 강화 조치 이뤄지지 않아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대다수 보안전문가들은 아연실색했다. 최고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방의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일개 방산업체보다도 보안 상태가 훨씬 못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그동안 ADD를 거쳐 간 수많은 연구소장들이 보안과 관련해서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보안 전문가들은 “정보수사기관에게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이미 기술 유출이 거의 발생한 지점에서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예방 차원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권한 부여보다는 조직의 장이 보안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도록 제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ADD의 기술자료 유출 사례만 보더라도 가장 큰 문제는 연구소장이 보안에 대한 관심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안 담당 부서는 아무리 보안 취약점을 개선하려고 해도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보안검색대나 보안 솔루션 구축에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소장의 관심이 부족하면 이런 보안 강화 조치들은 이루어질 수 없다.   방산보안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ADD가 기본적인 보안검색대조차 운용하지 않은 것만 보아도 그동안 얼마나 보안에 무관심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설사 보안검색대를 운용하더라도 소형 USB까지 찾아내기는 어렵다”면서 “보안 정책을 수립하고 직원들의 보안교육을 통해 이를 준수하게 만드는 관리적 보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로봇·AI 등을 개발하는 연구시험용 PC들은 대부분 리눅스 환경이지만 이에 적용할 DRM과 DLP 프로그램이 개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연구시험용 PC는 소프트웨어 충돌로 DRM과 DLP는 물론 백신 프로그램도 설치하기 어려워 방산기술의 유출 위험성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보안감사관과 보안실장 전문성 부족…검증된 보안전문가 기용해야   일각에서는 “ADD를 비롯해 대다수 방산업체 보안실장에 군 출신 예비역들이 보직돼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ADD 및 업체의 보안감사를 담당하는 안지사 감사관들도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다, 감사 점수가 업체의 사업 수주에 점수로 반영됨에 따라 기무사(현 안지사) 출신을 보안실장에 기용해 감사를 잘 받으려는 편법이 작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방산업체 관계자들은 “기무사가 오랫동안 ADD 보안감사를 했는데 기본적인 접근통제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역할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보안 전문성을 구비한 책임감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고액 연봉을 주더라도 검증된 보안전문가를 선발해 보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방산 대기업에서 보안 업무를 경험한 한 전직 보안실장은 “보안 예산을 더 투자하라는 CEO와 예산을 그렇게 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CEO가 있다”면서 “보안이 강화되려면 무엇보다도 CEO의 관심과 예산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부서는 조직, 인력,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CEO 직속으로 편성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 의원이 발의한 법 개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조치는 ADD 소장이 보안을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직속 조직을 편성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하며, 과감한 예산 투자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차제에 안지사 또한 본연의 임무 수행에 합당한 역할과 전문성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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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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