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대웅제약, 폐섬유증 신약으로 글로벌 6조원 시장 노크…베링거 ‘닌테다닙’ 뛰어넘을까
폐섬유증 치료제 ‘피르페니돈’ 국내 260억원 매출, 베링거 ‘닌테다닙’ 글로벌 3조원 매출
국내외 6개 기업 폐섬유증 치료제 ‘베스트 인 클래스’ 노린다 연구 개발 박차
제약 사업 격전지 미국・중국 시장 진출, 아직 미국 파트너사 선정 못해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DWN12088)를 지난 1월 31일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CS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하며 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대웅제약은 934억원(7600만달러)의 기술료와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향후 적응증이 확대되면 4천130억원(3억3600만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특히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우상향 하고 있어 대웅제약의 매출 비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폐섬유증 치료제 ‘피르페니돈’이 물질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7개 이상 출시돼 있는 상황이라 출시 후 진입 장벽이 클 것으로 보여진다. 또 CS파마슈티컬스가 중국 내 상업화를 목적으로 라이선스 인을 받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아직 매출을 특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를 목표로 폐섬유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외 기업만 6곳이라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개발 중인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은 미국과 한국에서 다국가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받았으며 국내에서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국가 신약 개발 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에 따르면, 전세계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2억7800만달러(3조9965억원)에서 매년 7.89% 이상 성장해 오는 2027년 52억6800만달러(6조4237억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기술 수출 후인 지난 1월 31일 “전 세계 60억달러에 달하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에서 중화권 기술 수출(CS파마슈티컬스) 계약을 발판 삼아 글로벌 제약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손상되고 상처를 입어 두껍고 딱딱하게 변성돼 정상적 기능을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을 특정할 수 없을 경우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불린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폐섬유증 치료제는 ‘피르페니돈’ ‘닌테다닙’이 대표적이다. 이들 치료제는 폐의 섬유화 과정을 억제하고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르페니논은 일본 시오노기사(社)가 개발한 폐섬유증 약으로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피레스파’로 판매하고 있다. 피레스파는 지난 2020년 282억원 매출에서 2021년 312억원, 2022년 3분기 누적 260억원으로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물질특허가 만료돼 현재 7개의 제네릭이 출시된 상황이다.
닌테다닙은 독일 소제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국내 외에서 ‘오페브’로 판매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오페브로 지난 2020년 21억유로(2조82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21년에는 25억유로(3조358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5% 성장했다.
대웅제약이 베르시포로신의 상업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국내외 시장에서 얼만큼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국내 시장에서 피르페니논이 26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베르시포로신이 이 이상 성장하기는 어렵다.
닌테다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베르시포로신은 중국과 미국, 한국에서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게 전부다. 의약품 최대 격전지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베르시포로신이 닌테다닙의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베르시포로신의 미국 내 파트너사(라이선스 인 기업)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상위에 랭크된 기업과 손잡지 않은 이상 지난 2020년부터 미국 판매가 시작된 닌테다닙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베르시포로신의 폐섬유증에 얼만큼의 효능을 보여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가 될 수 있냐는 점이다. 국내외에서 베스트 인 클래스를 노리고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중인 기업은 6개(대웅제약 포함)다. 경쟁이 치열하단 얘기다. 효능과 투약 방법 등이 월등히 우수해야 시장 점유을을 높일 수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