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관광재개 현지르포③끝] 마지막 퍼즐 중국인관광객 맞이할 채비 분주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1.29 23:34 ㅣ 수정 : 2023.01.29 23:37

중국인에 대한 엄격한 방역규제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 중국인 단기비자 자체는 막지 않아,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일본 찾은 중국인만 1678만명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52%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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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코로나19 기간 중 굳게 닫았던 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풀기 시작한지 4개월로 접어들면서 관광산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작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90만명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한국인으로 집계될 정도로 한국인의 일본관광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특히 규제해제가 본격화된 작년 12월 한달에만 한국인 45만명이 일본을 방문해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규제를 통해 관광산업 살리기에 나선 일본정부의 과감한 조치가 역대급 엔저와 맞물려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르포를 통해 되살아난 일본 관광붐 현장모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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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시내 유명 붕어빵 가게. [후쿠오카=정승원기자]

 

 

 

[후쿠오카=정승원기자] 일본이 작년 10월부터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해제하면서 한국인을 비롯한 해외관광객들이 일본 전역에 걸쳐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다. 바로 코로나 규제가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지난 1월8일을 기해 제로코로나 정책폐기를 통해 국경을 사실상 개방하자 발빠르게 중국발 입국자 규제에 나섰다. 제로코로나 폐기와 함께 코로나 확진자가 중국내에서 무섭게 증가하자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엄격한 검역정책을 적용해 일본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 조치 여파로 아직 일본 내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후쿠오카 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나, 시내에서도 중국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간혹 중국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어디서 왔는지를 물어보니 대만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은 중국인들에게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면서도 한국과 달리 입국 자체를 봉쇄하는 단기 비자발급은 중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 관광업계는 중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면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규제마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3188만명 가운데 중국인 입국자는 1678만명으로 전체의 절반이상인 52.6%를 차지했다.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1조7700억엔, 당시 환율로 18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명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이 거의 3배 가까이 더 많았던 셈이다.

 

입국규제 해제와 더불어 한국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일본 관광업계는 오랜 침체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정상화될 경우 일본은 내수 진작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제 후쿠오카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대형 쇼핑몰 이온몰의 경우 매장 내에는 일본어와 함께 중국어 안내방송이 한창이었다. 중국인들이 많지 않음에도 중국어방송을 재개했다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이미 마쳤다는 얘기다.

 

장난감 코너에 근무하는 고바야시씨는 “코로나19 이전에 이곳 쇼핑몰 이용객의 40% 정도가 중국인이었다”면서 “입국규제가 풀리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온다면 매출 증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일본인들 사이에 중국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전히 87%(2022년 조사)에 달하고 있다. 2021년 조사 당시 91%의 일본인이 중국인을 싫어한다고 응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간 수치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국에 대해 부정적 감정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일본인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국내 관광업계를 살리고, 궁극적으로 일본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기자가 묵었던 후쿠오카 시내 호텔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코로나에 걸린 상황에서 특별히 중국인들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모든 입국규제가 하루빨리 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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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벳푸온천. 중국인관광객들은 거의 없었다. [벳푸=정승원기자]

 

 

정부정책에 좀처럼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호텔 관계자의 말은 방역규제에 대한 관광업계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역과 경제적 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본정부와 달리, 일본 관광업계는 간절하게 중국인 입국규제가 풀리기만은 고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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