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워라밸] ‘스티브 잡스 그 사진’ 찍은 작가, ‘알버트 왓슨 사진전’
세계적인 영국출신 사진가 알버트 왓슨,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 개최
한쪽 눈 시력장애 극복한 ‘사진작가 중의 사진작가’

[뉴스투데이=정수연 기자] 2011년 10월 말, 월초 세상을 떠난 애플의 창업주이자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 발간되었다. 특히 마치 잡스가 눈앞에 서있는 듯 그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표지 사진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그는 사진 속 그대로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티브 잡스 사진을 찍은 작가, 알버트 왓슨이 한국 관객을 찾았다. 2023년 3월 30일 (목)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알버트 왓슨의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는 그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외부에 최초 공개되는 최신작까지 총 125여점을 엄선해 소개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점, 설렘과 동시에 막연함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현대인들에게 본 전시 관람을 권한다.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줄 알버트 왓슨 사진전의 주요 관람포인트를 짚어보았다.

■ 사진작가들의 사진작가.. 아시아 최초 왓슨 대규모 회고전
21살 아내에게 처음 카메라를 선물 받았던 순간부터 80대에 들어선 지금까지, 현역 사진작가로 왕성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알버트 왓슨은 말 그대로 ‘사진작가들의 사진작가’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사진작가의 단점은 절대로 은퇴할 수 없다는 것이고 장점 역시 절대 은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며 “지금도 12-16시간씩 작업을 할 만큼 카메라가 너무 좋다.” 고 했다.
이번 전시는 알버트 왓슨에게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가져다 준 상업 사진들부터 유명인사의 포트레이트(인물사진), 풍경과 정물이 있는 개인 프로젝트와 실험적인 사진들까지 반세기 넘게 축적된 그의 사진 인생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호정은 큐레이터는 “기존의 사진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도 다음에 나올 작품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전시 흐름의 강약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색다른 연출과 풍부한 참고자료들이 작가의 사진 철학과 인생관을 생생히 전달할 것” 이라 했다.

■ 알프레도 히치콕부터 스티브 잡스까지. 시대의 아이콘
1973년 알버트 왓슨은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표지 모델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촬영하며 상업사진 분야에 입문했다.
거위의 목을 쥐고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히치콕의 사진으로 그는 커리어에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 때의 경험이 훗날 알버트 왓슨 특유의 미니멀하고 강렬한 인물 사진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노하우에 대해 그는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특히 유명인을 촬영할 때는 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임한다고 전했다. 이런 그의 꼼꼼한 성향 덕분에 스티브 잡스의 촬영이 20분만에 끝났다는 점은 이미 유명한 일화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알버트 왓슨의 인물사진 커리어의 시작을 알린 알프레드 히치콕(1973)은 물론, 그의 가장 아이코닉한 여덟가지 작품과 촬영 비화로 구성된 비하인드 더 씬 BEHIND THE SCENES 섹션을 만날 수 있다.

■ 장애와 나이,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사진에 대한 열정
이번 전시는 알버트 왓슨이 선천적 장애를 딛고 완성한 결과물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었지만, 카메라의 눈을 빌려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봤고 이를 사진에 담았다.
장애와 세간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작품 세계에 열정을 쏟아낸 그의 결과물들은 현대인들에게 진한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80살이 넘은 나이 또한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50년이 넘게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도 카메라를 들면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표현한 그는 “죽을 때까지 사진을 찍고 싶다” 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알버트 왓슨은 1977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패션 잡지 보그의 표지를 100회 이상 촬영하며 패션 사진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그는 상업 사진작가에 머무르지않고 자연과 인물, 정물 등 개인적인 예술 프로젝트 진행으로 예술 사진의 영역으로까지 그 활동무대를 넓혔다.

성공한 상업 사진 작가에서 예술성을 인정받는 마에스트로가 되기까지 왓슨이 걸어온 사진 연대기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3월 30일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 관련 상세 일정과 예약정보는 예술의전당, 네이버, 멜론티켓 등에서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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