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진 공모주 ➂] 기관 좌지우지 시초가 결정, 3일 상장 카카오페이 주가 촉각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11.01 08:14 ㅣ 수정 : 2021.11.01 08:14

막대한 자금력 동원해 공모주 시초가 결정 좌지우지, 상장 첫날 가격 최대한 올려놓고 물량 처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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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에 성공하면 따상(시초가 2배 결정 후 상한가 직행) 기대감이 팽배했던 공모주 시장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공모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으나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모주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청약경쟁률이 시들해지면서 상장 첫날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거품이 꺼지고 있는 공모주 시장을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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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반청약을 마치고 3일 상장예정인 카카오페이.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공모가(1만7400원) 대비 37.9% 높은 2만4000원에 시초가 결정 후 곧바로 상한가까지 직행했으나 기관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결국 종가는 1만9200원에 마감.

 

지난달 29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된 지엔비에스엔지니어링이 상장 첫 날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고점에서 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하룻새 마이너스 38.4%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날 상장한 리파인은 공모가(2만1000원) 대비 10% 하락한 1만8900원에 시초가가 결정되고 하루종일 시초가를 회복하지 못한채 결국 24.34% 떨어진 1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31.9%의 청약성적표를 받아쥐게 됐다.

 

최근 공모주의 시초가 결정을 놓고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시초가는 상장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 사이에 공모가의 90%~200% 수준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만나는 가격으로 정해진다.

 

이 과정에서 막강한 돈의 힘을 자랑하는 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초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실제 스팩주 열풍이 불었던 지난 9월 상장한 IBKS제16호 스팩은 시초가 결정 과정에서 상한가 사자물량이 1억주이상 몰리면서 공모가 대비 200%인 4000원에 시초가가 결정되고 순식간에 상한가인 5200원으로 치솟았다.

 

1억주의 사자물량은 단순계산으로 2000억원 이상의 매수주문이 필요했는데, 이 정도 사자금액을 동원하려면 기관의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시초가 거래량과 상한가로 치솟는 과정에서 실제 거래된 물량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상한가로 치솟은 이후 기관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결국 IBKS제16호 스팩은 시초가 대비 15.75% 하락한 3370원에 장을 마쳤다. 만약 상한가에 이 주식을 매입했다면 하룻새 35.1%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다.

 

동시호가 시간대에 무지막지한 사자물량을 쌓아두고 시초가를 높인 후 배정받은 물량을 쏟아내는 방식은 상장 첫 날 공모주 투자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은 그나마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겠지만 신규상장주를 매매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투자손실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앞서 예로 든 리파인의 경우처럼 아예 상장 첫날 공모가 이하에서 시초가가 결정되고 곧바로 급락하는 종목들도 적지 않아 청약투자자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공모가 이하에서 시초가가 결정됐다면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산정됐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

 

최종공모가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된다. 최종공모가 결정에서 시초가 결정에 이르기까지 기관이 마음 먹기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크다는 게 공모주 투자의 문제다. 3수끝에 오는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카카오페이의 시초가 결정은 어떻게 진행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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