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60주년과 이성희의 개혁(3)]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과 커지는 농민의 몫

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5.24 08:02 ㅣ 수정 : 2021.05.24 15:29

지난 10년간 손대지 못했던' 재무구조 개선' 궤도 위에 올려 / 재무구조 개선은 디지털농업 육성 등 촉진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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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이 오는 8월 15일로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해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60주년을 계기로 새로운 100년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제시한 개혁과제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유통 대변혁이다.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함으로써 농민은 생산물을 제값에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농업 개혁을 통해 농업을 미래유망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셋째,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과감한 미래투자이다.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올해로 72세의 노익장인 이 회장의 개혁드라이브가 성공할 경우, 한국 농민의 삶은 대전환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 개혁의 현주소와 과제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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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과감한 미래투자를 3번째 개혁과제로 삼고 있다. 그야말로 체질개선 작업이다.  씀씀이가 헤픈 부분을 철저하게 점검해서 과감하게 도려내고 내실을 다진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자금을 농민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과거 중앙회장이 시도하지 못했던 개혁이다. 조직 내부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보다 지출이 더 큰 재무구조를 반드시 바꾸어나가겠다는 게 이 회장의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희 회장은 올해 올해 신년사에서 "범농협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지난해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구조 개편 이후 올해 처음으로 중앙회의 차입금  규모를 감축하고 재무구조를개선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지고 농업과 농촌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년사에서 강조된 재무구조 개선 원칙, 이미 가시적  성과 / 차입금 800억원 줄이고 연말까지 1600억원 추가 감축

 

이 회장의 선언은 속도감있게 실천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이미 차입금 규모를 800억원 정도 감축했다. 농협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제기 되어 왔던 투자 대비 단기실적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착안한 것”이라며 “금융지주의 배당을 늘리고 운영비용을 절감하며 차입금을 일부 상환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의 현금배당성향은 2018년 4.92%에서 2019년 28.1%, 2020년 20% 등으로 증가했으며 금융지주의 농업지원사업비 또한 2019년 4136억원, 2020년 4281억원으로 집계되었다. 

 

감축한 8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은 농·축협의 지원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재무구조가 개선될수록 농산물 직거래 시스템 구축 및 디지털농업 인재 육성을 위한 미래 투자등이 탄력을 받기 마련이다. 유통구조 개혁 및 디지털농업 개혁과 재무구조 개선은 상호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과제인 셈이다.

 

올해 연말쯤 되면 차입금 상환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농협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운영비용을 줄이면서 판관비와 고정투자를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도 차입금 16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고 앞으로도 차입금 규모를 줄여나가며 2023년 말에는 13조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 지난 10년 간 불어난 적자  규모 방대해, 아직 갈 길 멀어 / 이성희 회장의 추진력에 농협의 미래 달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지난 10여년 동안 불어난 적자 규모가 방대한 탓이다. 농협중앙회는 2010년대 들어서며 '신경분리(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를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경제지주와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금융사업의 연이은 흑자로 농협의 본업인 농산물 유통보다 금융사업에 집중이 쏠렸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업구조개편은 재무구조 악화를 낳았다. 농협이 경제사업 활성화와 경제지주 자회사 설립 등에 필요한 자본금을 차입금으로 마련해서다. 2012년 9조3400억원이던 차입금이 2019년에 13조4200억원이 되는 등 매년 차입금이 늘어났다. 따라서 이자비용도 3400억원까지 증가했다.

 

따라서 이같은 농협의 재무구조는 국정감사의 주된 먹잇감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업구조 개편이 농협중앙회 재무구조만 악화시키고 있다”며 “재무구조가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이 회장이 이 같은 적자의 악순환 고리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막중하다.  농협의 개선된 재무구조로 인해 마련된 자금은 전국 회원 농·축협의 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농협 관계자는 “당장 어떤 결과가 나온건 아니지만 현재도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디지털 농업인재 육성, 1·2차 유통과정 혁신, 디지털 금융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전국의 회원 농축협에 이같은 지원자금을 전달하고 관련 사업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농촌의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성희 회장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추진력에 농협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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