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2030년대 ‘세계 5위 방산수출국’ 도약 위한 4가지 제언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1.04.05 13:40 ㅣ 수정 : 2021.04.05 14:06

한국, 방산수출 ‘세계 9위’로 글로벌 위상 급등…향후 도전적 수출혁신전략 마련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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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3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5년(2016~2020) 간 글로벌 방산수출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세계 9위’로 역대 최고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과거 5년(2011~2015)과 대비해도 210% 증가했으며, 10년 전(2006~2010)과 비교해서는 무려 649%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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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은 2.7%로 기존 방산강국인 이태리(2.2%)와 네덜란드(1.9%)를 제쳤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는 과거 ‘방산수출 변방국가’에서 현재 ‘세계 10대 방산수출국가’로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급등했음을 의미한다. 불과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순위권 밖에서 세계 9위까지 방산수출 실적이 급증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역량 보유…세계 6위인 영국 0.6% 포인트 차이로 추격

 

이는 정부의 일관된 방산수출 산업화 정책 추진과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첨단무기체계 개발 역량, 구매국 요구에 맞춘 우수한 후속군수지원 능력 등이 종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몬 베제만 SIPRI 연구원도 “한국의 최근 무기수출 급증 원인은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우수한 방위산업 역량(arms industry’s ability)을 보유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2000년대 후반까지 60여년간 세계 무기시장은 미국과 유럽(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이태리), 러시아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2010년대에 접어들어 중국과 한국, 터키, UAE, 인도 등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구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2016~2020) 기준 시장 점유율이 2.7%인 한국은 세계 6위인 영국(3.3%)을 불과 0.6% 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향후 지속된다면, 한국은 머지않아 이스라엘(3.0%), 스페인(3.2%), 영국(3.3%)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희망적인 기대와 지난 10여년간의 방산수출 성과를 기반으로 2030년대 진정한 ‘방산수출 5대 강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와 도전적인 수출혁신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점협력국가’ 위주 수출추진전략과 ‘전 주기 방산협력’ 강화해야 

 

이를 위한 제언으로 먼저, 과거 성과를 보다 견고화하는 ‘방산수출 중점협력국가’ 위주의 수출 추진전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글로벌 방산수출 강국들은 대부분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처럼 ‘방산수출 중점협력국가’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국가’로 격상하고 소요 제기부터 개발, 생산, 운영유지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 차원의 방산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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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최근 5년(2016~20) 세계 10대 방산수출국 실적. [자료=SIPRI Arms Transfer Database]

 

최근 5년(2016~2020) 기준으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무기 수입의 79%를 차지하며, 러시아는 중국의 최대 무기수입국(77%)이다. 한국도 필리핀(42%)과 태국(26%)의 최대 무기수입국으로 올라섰다. 방산협력의 실례로, 중국은 파키스탄과 JF-17 전투기 공동개발 등을 통해 파키스탄 방산시장의 74%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도 일본과 SM-3 블록 II 미사일 공동개발 등을 통해 무려 99%의 일본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소요 제기단계부터 중점협력국가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선진국 대비 강점인 기술이전과 후속군수지원 능력을 십분 살려 무기 공동개발과 생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선진국 수준으로 무관 및 방산협력관 증원, 현지 전문가 채용, 불용·잉여 군수물자 제공 등을 통해 중점협력국가들이 중장기적으로 한국 방산제품에 락인(lock-in)되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주요무기 수입국의 방산시장 진입에 구매력 적절히 활용해야

 

둘째, 주요무기 수입국가의 방산시장 진입에 구매력(Buying Power)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5년 기준 우리나라의 무기 수입은 미국(58%)이 가장 높고, 독일(31%)이 뒤를 따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수십조원에 이르는 무기 수입에도 불구하고, 구매력(Buying Power)을 활용한 공동개발과 부품 수출(buy-back), MRO 시장 확보 등은 저조했던 게 사실이다. 

 

금년 2월 방위사업청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혔듯이 향후 국외 무기구매 시 국내·외 업체 간 컨소시엄 구성 제도화와 절충교역 비중 확대, 산업협력 쿼터제 등을 보다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의 동맹국 방산협력 강화정책 추진과 연계하여 미국산우선구매법(Buy American Act)을 우회하는 상호방산구매협정(RDP-MOU) 또는 국방기술·무기거래협정(DTTI) 수준의 방산협정 체결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의 신속획득사업 활성화 정책과 연계하여 유무인복합체계(MUM-T), 드론, 우주 분야 등을 중심으로 공동연구개발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 미 국무부 부장관 캐더린 힉스는 지난해 한국의 한 세미나에서 “향후 방산협력 분야로 고고도 장기체공 시스템, 무인차량, 무인잠수정 등 ‘무인이동체(Remotely Crewed Vehicle)’ 분야가 유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한·미 간 비교우위를 고려한 공동개발·생산, 제3국 수출 등 방산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중·러 수출 부진 등 글로벌 방산시장의 다양한 ‘틈새시장’ 주목해야

 

셋째,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무기수출 부진을 새로운 방산시장 진출의 호기로 삼는 등 글로벌 방산시장의 다양한 ‘틈새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대 중반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중국 은 최근 5년 간 세계 5위로 주저앉았다. 가격이 낮음에도 성능 및 품질 불량, 후속군수지원 미흡 등으로 구매국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 역시 최근 5년 간 자국 최대 방산시장인 인도 무기수출이 절반 이하(53%)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은 2012년 인도와 국방기술·무기거래협정(DTTI) 체결 이후 방산협력을 강화해 온 결과, 2008년 제로 수준에서 2020년 아파치 헬기, 해상작전헬기, 대전자전 장비 등 무려 20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향후 인도와 베트남,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 새로운 시장에도 관심을 두고 중장기적인 방산수출 전략을 도모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수출 산업화’ 정책에 걸맞은 방위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방위사업청(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산수출(통관 기준)은 2016년 2.7조원대를 정점으로 2017~19년 간 1.7~2.1조원 대에 머물러 있다. 더 이상 ‘소수 완제품’ 위주의 수출전략만으로는 세계 5위권 진입은커녕 10위권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 

 

선진국 수준 컨트롤 타워 강화해 ‘수출 고려한 무기개발’ 추진해야

 

우선적으로, 방산수출의 정부 간 계약(G to G) 특성을 고려하여 선진국 수준의 컨트롤 타워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은 지난해 극심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무부 차관 주도의 해외군사판매(FMS)로 무려 508억 달러의 무기수출 계약실적을 올렸다. 또한, 대규모 무기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선진국 및 중점협력국가와의 공동개발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출을 고려한 무기개발’ 방식을 추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선진국 수준으로 국방부(또는 합참) 내 ‘수출가능성 검토위원회(가칭)’를 두어 방산기업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무기개발을 추진토록 제도화해 나가야 한다. 국내용 무기 개발 방식만으로는 방위산업의 ‘수출산업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행 수출용 개조개발 사업과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제도 등의 활성화와 함께 기존 완제품 중 수출가능성을 고려한 ‘신속성능개량사업(가칭)’ 신설 등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방산수출은 국가의 경제적, 군사적 위상과 함께 전 세계에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등극했음을 알리는 새로운 지표다.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는 부단한 노력으로 방산수출 ‘세계 9위’에 올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를 기반으로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수출산업화’ 정책 추진에 매진함으로써 2030년대 ‘세계 5위 방산수출국’으로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연구원,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前 국방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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