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흥국생명 조병익 대표, 이재영·이다영 ‘학폭’ 사태를 CEO리스크로 키워

박혜원 기자 입력 : 2021.02.18 07:20 ㅣ 수정 : 2021.02.18 09:45

배구단 실무자만 사과, 구단주인 조병욱 대표와 홈페이지는 ‘잠잠’/흥국생명 향한 네티즌 분노, ‘불매운동’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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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연루된 학교폭력 사태의 불씨가 ‘CEO 리스크’로 번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두 선수가 GS칼텍스와의 경기에 출전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연루된 학교폭력 사태가 ‘CEO(최고경영자)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네티즌 여론은 현재 선수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흥국생명 불매운동’으로까지 비화한 상황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이다. 당사자인 학교폭력 가해 선수들 탓만을 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사안이 중대해진 원인으로는 배구단 구단주로서 책임의 중심에 있는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의 4가지 ‘부실 대응’이 지적된다.

 

■ 폭로 이후 징계 의지 없이 ‘가해자 심신안정’ 먼저 챙겨

  

첫째는 피해자 폭로 직후 구단 측이 보인 ‘가해자 감싸기’다. 

 

지난 10일 한 네티즌은 인터넷에 ‘현직 배구선수 학폭(학교폭력)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10여년 전 저지른 구타, 협박, 욕설 등 학교폭력 전력이 담겼다.

 

폭로 직후 인터넷상에서는 두 선수를 엄격하게 징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으나 정작 흥국생명은 가해자를 감쌌다. 지난 12일 흥국생명 관계자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런 발언은 '피해자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해자 감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미지를 자초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내부사정으로 인해 당장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 배구협회의 국대 자격 박탈 뒤에야 ‘무기한 출전정지’로 뒷북징계 / ‘복귀 가능성’ 열어둔 징계 수위도 논란   

 

둘째는 최초 폭로 5일 뒤인 지난 15일에야 이뤄진 ‘뒷북징계’다.

 

흥국생명은 이날 두 선수에 대한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날 대한배구협회 역시 두 선수를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는 징계를 내리면서,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다는 논란을 빚었다.

 

징계 수위 역시 논란이 됐다. 무기한 출전정지는 구단 결정에 따라 추후 취소가 가능하다. 흥국생명 역시 징계 조치를 발표하면서 “피해자와 팬들의 용서할 경우에 한해 (복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피해자와의 합의에 따른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넘기는 또 다른 압박이 될 수 있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은 피해자와 이야기할 부분이며 현재로서 징계 재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 “흥국생명 불매운동하자”는 분노 여론에도 구단주 조병익 대표 ‘무대응’

 

셋째는 선수와 구단을 넘어 흥국생명을 겨냥하고 있는 분노 여론에 대한 흥국생명의 ‘무대응’ 이다.

   

기업구단의 실책은 기업과 무관치 않다. 기업은 구단에 스폰서 역할을 한다. 더욱이 배구단 구단주가 CEO인 조병익 대표다.

 

구단 측이 사태의 조기수습에 실패하면서 체육계의 학교폭력 전반으로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체육계 폭력이 근절되도록 각별하게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 상의 비판 여론은 흥국생명으로 향했다. ‘흥국생명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재영·이다영 선수 징계 관련 뉴스 댓글을 보면 “불매운동을 해야 정신차린다”, “프로구단 운영목적이 기업 이미지 제고 아니냐”는 등의 주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3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무기한 출장정지가 아니고 퇴출이 맞는거 아니냐”며 “(컴백하면) 배구중계에 쟤네 둘 다시 보일 때마다 모기업 이미지는 시궁창 들어갈 텐데”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 박미희 감독, 김여일 단장만 사과 / 흥국생명 관계자, "배구단의 사과가 곧 흥국생명의 사과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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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흥국생명 홈페이지 갈무리.

 

넷째로 현재까지 흥국생명이 17일 현재까지 홈페이지에 통상적인 사과문조차  게시하지않고 있다는 사실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블라인드에서는 "반성하는 척이라도 하려면 적어도 홈페이지 메인은 좀 바꾸지"라는 글이 떴다. 작성자는 그 밑에 흥국생명 배구단이 랭킹 1위라는 사실을 홍보하는 홈페이지 화면을 캡쳐해서 올렸다.

 

17일 오후 현재까지 흥국생명은 홈페이지에 별도의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이재영·이다영 선수와 관련한 입장표명 및 수습은 모두 구단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11일 박미희 감독은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 직전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 김 단장이 기자들과 만나 “주목 받는 배구단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문 역시 흥국생명 배구단 홈페이지에만 게시됐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통화에서 “흥국생명 배구단의 사과가 곧 흥국생명의 사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도의 사과문을 발표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부적절한 초기대응과 사안의 중대성에 대한 과소평가 등과 같은 잘못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 경영리스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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