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국거래소 차기이사장 인선 두고 ‘손병두 낙하산’ 논란, 인선과정 최대쟁점 부상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1.19 07:23 ㅣ 수정 : 2020.11.19 07:23

노조 관계자, “이사장 모집절차 지연은 손병두 전부위원장을 위한 판 깔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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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한국거래소의 유력한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청와대 낙점’이라는 주장이 노조에 의해 제기됐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사장 모집 절차를 지연시킨 것은 갑작스럽게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손병두 전 부위원장을 위한 판 깔기”라고 주장했다.

 
[그래픽=뉴스투데이]
 

■ 거래소 노조 관계자, “내부 인사 후보 따로 없지만, 애초에 출마 불가”…“출마하면 사표내거나 금융위에 찍힌다” 주장

 

이 관계자는 “노조 측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내부 인사가 따로 없다”면서도 “금융위 출신의 거물급 인사후보가 다수 포진해 있는데 자칫 도전장을 내밀었다간 사표 내기가 십상이다”고 말했다. “이를 무시하고 출마했다가 금융위에 찍힌다는 우려도 크다”는 설명이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부터 차관급인 부위원장직을 수행해왔다. 부위원장 임기가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22년 5월까지가 임기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지난 1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 금융위를 포함시키며 신임 금융위 부위원장에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내정했다. 재임기간을 2년 이상 넘긴 차관들에 대해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됐다.

 

거래소에는 한국사무금융노조 소속 노조와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 혁신노조 등 두 개의 노조가 있다. 본지와 통화한 노조 관계자는 사무금융노조 소속 노조간부이다. 혁신노조는 아직 차기 이사장 인선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거래소 노조, 그동안 '금융위 및 정치인 출신' 내정 철회 주장 / 3명의 거론 후보들 법적 자격조건엔 부합

 

거래소 노조는 그동안 차기이사장으로 거론되는 금융위 출신 2명, 정치인 출신 1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노조관계자가 그 중에서 손 전 위원장이 ‘진짜 낙하산’이라는 주장을 폈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출신 또는 퇴물 정치인의 내정을 철회하고 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투명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차기 이사장으로는 거론되는 손 전 부위원장, 정은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사(전 금융위 부위원장) 등 금융위 출신 인사들과 민병두 전 국회정무위원장(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조는 “(추천위) 위원 9인 중 4인이 금융위가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투자회사의 대표이고, 나머지 3인도 무늬만 공익대표 사외이사”라며, “금융위에 완전히 포획된 추천위의 독립성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즉 이사장 후보군을 추리는 추천위에 금융위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애초에 거래소 내부 인사가 이사장 후보로 나올 수 없는 ‘구조적 병폐’가 답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 3인의 후보군은 거래소 이사장 자격조건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노조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거래소 이사장 자격 요건은 △한국은행 또는 금감원 검사대상기관에서 합산 1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1항) △금융·경제 관련 분야에서 고위공무원단에 속했거나 2급 이상의 공무원의 직에 있었던 자(2항) △국내·국외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금융·경제 관련 분야에서 부교수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직에 합산 15년 이상 있었던 자(3항) 등이다.

 

손 전 부위원장과 정은보 전 대사는 1항, 민 전 정무위원장은 2항의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노조는 사측이 뒤늦게 낸 모집 공고가 금융위 출신 내정자를 위한 ‘구색 맞추기용’이라고 주장해왔다.

 

전임자인 정지원 이사장은 3년 임기로 2017년 11월2일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공식적으로 정 이사장의 임기는 11월1일자로 만료됐지만 거래소는 11월13일이 돼서야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9월초 구성된 이래 두 달 보름 간 아무 일도 하지 않던 이사후보추천위(추천위)의 그간 행보를 볼 때 느닷없는 일”이라며, “법에서 정한 임기를 열흘이나 넘기고서야 첫 걸음을 뗀 내막은 ‘내정(內定)’”이라고 해석했다.

 

■ 노조 관계자, ‘손병두’로 압축 거명 / 향후 인선과정서 최대 쟁점 불가피

 

하지만 노조는 공식적으로는 누가 ‘내정자’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위 출신과 퇴물 정치인 출신이라는 복수의 후보군을 언급했을 뿐이다.

 

노조 관계자가 손병두 전 부위원장이 ‘내정자’임을 언급함으로써 향후 거래서 이사장 인선과정은 ‘손병두 낙하산’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이사장 선임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세한 건 내부적인 사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현재 정 전 이사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일까지 후보 지원을 받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