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20) 성폭행과 주먹질을 성추행으로 덮으려 한 최일화에 분노한 A씨

박혜원 기자 입력 : 2018.02.27 16:36 |   수정 : 2018.02.28 17:54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지난 25일 스스로 성추행 가해자임을 자진 고발하고 나섰으나 다음달인 27일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 가목자로 지목당해 논란이 된 최일화 배우 ⓒ뉴스투데이


한국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최일화, 지난 24일 성추행 전력 고백하며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에서 자진 사퇴

하루 뒤인 25일 전직 여배우 A씨, 최일화의 25년전 성폭행 및 폭행 사건 폭로

24살의 나이로 '애니깽' 여주인공에 캐스팅된 A씨 발성연습 기간에 성폭행

2차 성폭행 시도에 강력 저항하자 최씨가 주먹으로 폭행
 
최일화 씨 측, 최초의 성추행 고백 이후 A씨 폭로에 대해서는 언급 없어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검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언론계, 학계에 이어 연극계로 번진 가운데 지난 25일 스스로가 가해자임을 밝힌 내부고발자가 나타나 출현해 대중의 시선을 모았다.  
 
연극배우 출신의 인기 탤런트인 최일화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몇 년 전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바가 있으며 자신이 해당 사건의 가해자임이 맞다고 시인했다.
 
최일화 배우는 2003년 연극 ‘서안화자’, ‘삼류배우’ 등에 출연하여 연극 배우로 데뷔한 후 방송계로 진출하여 드라마 ‘패션70s’,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 ‘간신’, ‘꾼’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캐스팅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 씨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을 맡는 등 연극계의 권력자로 자리 잡고 있는 인물이었으며, 이에 대해 최 씨는 “현재 맡고 있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광고, 세종대 지도교수직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자진하여 성추문 가해자임을 밝힌 이유에 대해서 “성추행 피해자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일화의 ‘자진 고백’은 피해자가 공개 폭로를 하기 전에 먼저 잘못을 인정하며 과거의 성범죄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첫 사례로 기록될뻔 했다. 

일각에서는 최 씨의 자진 고백을 두고 “변명과 회피가 중심이었던 형식적인 사과에서 벗어나 폭로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단계를 거쳐 폭로 전에 미리 고백하는 단계로 나아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씨의 자수는 '작은 범죄'로 '큰 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였음이 드러났다. 최씨가 충격적인 고백을 한 지 하루만인 지난 25일 메가톤급 폭탄이 터졌다.
 
25년 전 최일화 배우와 같은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여성 연극배우 A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일화는 성추행 뿐만 아니라 성폭행도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A씨는 대학 졸업 직후 '신시'라는 극단에 들어가 ‘애니깽’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 당시 A씨의 나이는 24살이었다.
 
A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최일화 배우는 A씨의 발성 연습을 돕겠다며 일주일 동안 A씨를 새벽에 불렀다. 그러다 최 씨의 제안에 A씨는 그와 함께 술을 마셨고, 최 씨는 이때 취해서 잠든 A씨에게 성폭행을 저질렀다.
 
이어서  "당시 강하게 저항을 하며 뿌리치려고 했지만 마음 먹고 달려드는 사람의 힘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A씨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이었던 상황 탓에 아무에게도 사건을 알리지 못한 채 극단으로 돌아갔다. 
   
사건이 발생한 후 며칠 뒤, 최 배우는 다시 A씨를 불렀다. A씨는 이때 "이상한 골목으로 가길래 싫다고 했더니 손목을 붙들고 끌고 갔다"며 "울면서 이러지 말라고 했더니 얼굴을 때려 길바닥에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애니깽' 공연을 마친 후 연극계를 완전히 떠났으며 20년 간 아무에게도 해당 사건을 알리지 못했다. 또한 이때의 충격으로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해당 사건으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직에 종사하고 있으면서 실명으로 성폭력을 고발했던 내부고발자들의 고발 사례와 달리 최일화 배우에 대한 고발은 당시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 업계를 완전히 떠난 인물이 익명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성범죄 사건이 개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의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미투’ 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A씨는 최 씨가 자진 고백을 하기 전에 '미투' 운동에 동참하지 못한 이유로 "무고죄를 고소를 당할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추행'을 했다는 최 씨의 고백을 본 후 최 씨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에게도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A씨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직접 출연해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있다.
 
최 씨는 자진 고백을 함으로써 오히려 피해 사실을 축소하려고 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다수 나오고 있다. 성범죄 가해자들이 ‘미투’ 운동에 의해 지목되는 것을 우려해 이를 ‘역이용’하는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최 씨와 최 씨의 소속사는 A씨의 고발 이후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내부고발자] (20) 성폭행과 주먹질을 성추행으로 덮으려 한 최일화에 분노한 A씨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