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실업자 100만 시대에 가려진 ‘취포자’ 50만명, 구원(救援)이 필요하다

이지우 기자 입력 : 2017.01.12 11:43 |   수정 : 2017.01.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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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취포자’ 포함하면 청년체감실업률은 34%

‘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이다’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교훈이다. ‘영포자(영어 포기자)’,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에게 ‘포기’란 단어를 쓰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수많은 ‘포기’를 강요받아야하는 사회가 됐다.
 
지난 해 12월 실업자가 2000년 이후 100만명을 처음 돌파했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5배 수준인 9.8%로 이는 2015년 9.2% 역대 최고치를 1년 만에 뒤엎은 것이다. 하지만 실업자 100만명 돌파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간과하기 쉬운 대목이 있었다. 바로 ‘취업포기자(이하 ‘취포자’)’들이다.
 
통계청의 실업자 구분은 만 15세 이상의 인구 중에서 노동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으나 일자리가 없어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말한다. 때문에 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일자리를 구할 의지가 없는 자는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물론 ‘실업자 100만명’으로도 고용한파를 체감하기엔 충분한 수치였다. 하지만 일할 능력이 되지만 의지가 없는, 즉 ‘취업포기자’들까지 포함하면 그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단념자가 49만9000명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 청년실업자 평균(43만5000명)보다 많다. 따라서 청년실업률은 9.8%이었으나, 타기관분석에서는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해 집계할 경우 청년체감실업률을 34.2%까지 치솟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수포자’는 희망이 있지만, ‘취포자’는 절망의 선택

이렇게 구직단념자가 50만명에 육박하게 된 것은 최근 풀리지 않는 ‘취업 한파’ 때문이다. 경제 악화에 채용문은 더 좁아지고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좌절감을 맛보면서 취업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해가는 것이다.
 
‘영포자’, ‘수포자’의 경우 영어나 수학 한 과목을 포기하고 나머지 과목에 집중한다. 오히려 이 점이 대학 입학 전형을 볼 때 유리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취포자’에게 다른 대안이 없다. 스스로 취포자로 부르는 A씨(27)는 “대학 졸업 후 이력서만 30장 가까이 넣었다. 물론 한 번도 입사연락을 받아보지 못했다. 대학동기 중에도 10명 중 2명만 취업을 하고 나머지는 공부를 하거나 놀고 있다.

동기들끼리 만나면 최근에는 ‘경기가 나아지고 취업난이 풀리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오겠지’라는 이야기를 한다. 잠시 취업을 포기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회가 언제 올지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말했다.
 
취업난에 실업자가 늘어난 것도 당장 큰 문제이지만,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마음을 돌린 이들을 설득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며 그 수는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이다.’고 이야기하기엔 취포자들은 고등학생들처럼 순진하지 않다.
 
정부는 올해 청년 일자리에만 예산 2조6000억원을 1분기에 조기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특단의 조치를 내린 셈이다. 다만 실업자만 챙길 것이 아니라 취업난에서 좌절감을 맛보고 구직의사를 잃은 이들도 챙겨야 할 것이다.
 
취포자의 전형적인 3대 스펙은 ‘지방대 학력’, ‘인문계 출신’, ‘여성’ 이라고 한다.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구원투수’가 되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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