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스타 혹은 맹탕’…국조특위 청문위원들 평가 엇갈려

정진용 기자 입력 : 2016.12.16 14:13 ㅣ 수정 : 2016.12.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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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술실 게이트 청문회가 큰 기대 속에 시작됐지만 핵심증인들의 대거 불참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최순실 게이트 국조 청문회 “절반의 성공”

미국은 일상화된 청문회 오래전 자리잡아



청문회(hearings)의 유래는 오래다. 미국에서는 이미 1800년대부터 국회에서 청문회를 시작했다. 美 국회의사당 기록으로는 1824년이 시초로 돼있다. 하지만 청문회 발언 등 전 과정이 기록으로 남기 시작한 것은 1924년이다. 美 국회의사당에 따르면 1824년이후 지금까지 6만8500건의 청문회가 열린 것으로 집계됐다.

청문회는 국회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911 테러와 관련된 청문회는 22차례 열렸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비아 반군기지 벵가지에 대한 미군과 서방의 폭격과 관련해선 21차례 청문회가 진행됐다. 특별조사와 관련한 청문회 외에도 입법과 관련된 것들이나 인사와 관련한 것들도 많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열리는 것이 미국의 청문회다.

한국의 경우 청문회가 도입된 것은 1988년 국회법이 개정되면서 시작됐다. 그 해 11월 5공비리 조사특위 일해재단 청문회가 열렸다. 노무현 당시 통합민주당 의원은 재벌회장과 장세동 전 안기부장을 상대로 추상 같은 질의로 단박에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요즘 표현으론 ‘핵사이다’ 같은 질의를 통해 증인들을 몰아붙였던 노 전 대통령의 활동은 지금도 온라인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박영선, 장제원 의원 등 청문회 스타 등장

현재 진행중인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안민석 의원,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의 활약이 돋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청문위원들의 활약 보다 오히려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이 더 스타대접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순실 씨 비행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다가 자리에서 쫓겨난 후 재벌의 조폭적 행태를 비판한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 문체부의 비정상적인 행정을 폭로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 1950년대 청문회를 통한 공산주의자 색출로 맥카시즘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조셉 맥카시 상원의원(오른쪽). [출처=히스토리닷컴]


청문회는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인지도를 높이고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등용문으로 통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청문회를 통해 정치생명에 종지부를 찍은 사례도 있다.

1950년 비미(非美)활동 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레드 퍼지(Red Purge·적색분자를 공직·기업 등으로부터 추방하는 일)’운동에 나서면서 반공신드롬을 일으켰던 위스콘신주 출신 조셉 맥카시 미국 상원의원이 그 예다.

맥카시는 반공 청문회를 통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가 무차별적인 ‘마녀사냥’ 등 공포정치에 따른 역풍에 휘말려 오히려 정치생명이 끝장난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경우는 다르지만, 이번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일부 청문위원들은 대중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청문회와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지난 14일 간사직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퇴의 변을 밝히면서 계속해서 진동이 울리는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뜨거워서 못 사용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전해 올린다. 쓴 소리 고맙게 받지만 자식이나 부모가 자기와 견해가 다르다고 육두문자를 쓰는지 묻고 싶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제보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청문회 제도의 맹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청문위원들은 사전에 관계 부처 등에 자료를 요청하고 언론보도를 모니터링 하는 등 기초조사를 하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는 대부분 제보를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위원인 안민석 의원실은 “사전조사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들은 제보를 통해 얻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하태경의 국정조사, 최순실 국정농단 피해 사례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