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스타트업 청년 CEO에게 70대 퇴직자가 필요한 이유

이지우 기자 입력 : 2016.12.15 15:31 |   수정 : 2017.01.20 14:44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실패의 벼랑에 선 청년 CEO와 제2의 인생을 강요당하는 고령층
 
우리나라가 올해 최악의 취업난을 맞이하면서 청년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성공스토리는 드물다. 성공은 드라마 속 이야기이고, 현실은 잔인하다. 실패 확률이 더 높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사업을 접는다.

청년 창업자들의 반대편에는 50대 중.후반쯤 정년 퇴직한 장년층과 고령층이 서성이고 있다. 100세 시대에 제 2의 인생을 강요당하며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다. 최근 기자는 각종 (재)취업 및 고용, 창업 박람회 등을 다녀봤다. 흰 머리에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효율적 인간이라고 판단돼 일선에서 퇴직한 이들을, 어느 기업이 다시 채용할까” 기업이 이들을 청년들과 견줄 때 합당한 채용 이유가 필요해보였다. 
 
고령층은 자신이 재직했던 회사와 비슷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원하게 되지만,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예컨대 60대 퇴직자 김 모씨는  A기업에서 정년 채우고 나왔다. 그는 안타깝게도 비슷한 규모와 업종인 B기업 채용공고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B기업 또한 정년을 채운 직원이 떠나보냈을 것이다. 자기 사람을 보내고 남의 사람을 새로 쓸 이유는 없다. 김 모씨가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B기업은 A기업에서 정년퇴직한 김 모씨를 원하지 않는다.


청년 CEO의 열정과 고령층의 경험은 성공을 부르는 ‘화학적 결합’의 요소 
 
그렇다면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일까. ‘스타트업’일 수 있다. ‘상호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청년 CEO는 아이디어와 의욕이 넘치지만, 대부분 재무,회계, 조직관리 등에서 꼼꼼하지 못하기 쉽다.
 
오랫동안 기업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고령층의 풍부한 경험은 청년 CEO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스타트업의 청년 CEO와 퇴직한 고령층이 만나면 성공을 부르는 ‘화학적 결합’이 탄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일종의 윈-윈(win-win)게임이다.  
 
이 점에서 영화 ‘인턴’은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30대 여성 CEO 줄스(앤 헤서웨이)는 의류 스타트업 창업 1년 반만에 직원 200여명 고용하는 중견기업을 키워낸다. 전화번호부 제작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 퇴임한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줄스 회사의 ‘시니어 인턴’광고를 보고 인턴으로 들어간다. 
 
‘의류와 무관한 일에 오래 종사했던 벤이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적응할 확률은 낮아 보였다. 젊은 여성 CEO 줄스도 처음엔 벤을 탐탁치 않아했다. 70대인 그를 불편해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둘의 벽은 허물어진다. 줄스는 벤을 방치하지만, 벤은 ‘자신의 관점’에서 일을 시작한다. 잡동사니로 가득한 책상을 치우거나, 줄스가 약속 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자 지름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고령층의 경험’이 사소한 위기 상황에서 줄스를 구해내는 셈이다.
 
 
상대방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이 윈-윈 게임 탄생의 핵심조건
 
마음의 문을 열게 된 줄스는 벤에게 다가가 페이스 북을 가입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젊은 CEO가 고령층에게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전수해주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에서처럼 현실은 감동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고령층에게 스타트업 문화는 이질적이거나 배타적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인턴’ 에서도 줄스는 회사 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기도, 소비자 불만 전화를 직접 받아 불평을 들어주는 등 자유분방한 기업문화를 선보인다. 자신이 다녔던 직장과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벤은 ‘열린 마음’을 보여준다. 줄스에게 부드럽게 경험을 전해주면서도, 스스로는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고령층 근로자가 스타트업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처럼 열린 마음이 필수적이다. 기자는 최근 채용 박람회에서 모 기업 인사담당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푸념을 들었다.
 
“인턴이 임원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한 연령이면 면접에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 고령자는 입사 후에도 임원들과 의견충돌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고령층은 입사 한 두달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유는 ‘적응’과 ‘직책에 대한 불만’이었다.” 
 
스타트업의 청년 CEO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고령층의 경험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내려면, 서로 상대방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이 핵심 조건인 것 같다.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자의 눈] 스타트업 청년 CEO에게 70대 퇴직자가 필요한 이유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