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개인회생 신청해도 10명중 3명만 구제

정진용 기자 입력 : 2016.09.20 09:56 |   수정 : 2016.09.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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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갱생을 위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는 사례는 해마다 줄고 있다. ⓒ뉴스투데이


가계빚 급증 개인회생 신청자 연간 10만명 넘어

법원의 심사 강화로 회생 인가율은 28%에 불과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가계빚이 급증하면서 빚에 짓눌려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법원으로부터 면책판결을 받는 비율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 신청자 10명중 3명 정도만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반면 나머지 7명은 아예 갱생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다.

개인회생에 실패한 이들은 대부업 등의 가혹한 채권추심에 쫓겨 사회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연령대별 개인파산·회생 사건 현황'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2011년 6만5171건에서 지난해 10만91건으로 4년 사이 53.5% 증가했다.

개인회생 신청건 수는 2012년 9만368건, 2013년 10만5885건, 2014년 11만703건 등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6월중 개인회생 신청은 4만7223건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자 중 실제로 면책을 받는 건수는 최근 4년 사이 크게 줄었다. 2011년 전체 개인회생 사건 중 면책된 경우는 2만9867건으로 신청 대비 45% 가량이었으나 지난해엔 면책 건수가 2만8365건으로 28% 정도에 그쳤다. 4년 사이 17%나 감소한 것이다.

면책 비율이 줄어든 이유는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면서 법원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등을 막는다는 이유로 보다 깐깐하게 심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원은 개인회생 신청자의 일부가 빚 탕감을 위해 개인회생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과거에 비해 자격요건 등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법원의 심사강화로 인해 개인회생에 실패한 사람들은 사실상 기댈 곳이 사라지게 됐다. 개인회생제도는 사회적 패자들을 위한 부활의 성격을 갖고 있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사람 중 소득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정된 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3년 내지 5년간 변제하고 나머지는 면책시켜주는 제도이다.


패자에게 갱생할 수 있는 최소 기회는 주어져야

패자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어 다시 한 번 사회, 경제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패자부활전’ 같은 성격인데, 이마저 기회가 줄어들면서 패자를 위한 버팀목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회생심사를 거쳐 면책결정을 받은 사람들도 높은 변제율로 인해 갱생은커녕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개인회생제도의 취지대로라면 빚을 진 채무자도 적어도 최저생계비 만큼은 생활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지만 현실은 중위소득에 100분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계비만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 틈을 노리고 대부업체들은 개인회생 신청자 혹은 개인회생 인가자 등을 겨냥한 대부상품들을 쏟아내며 대출을 유혹하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노리는 것은 개인파산면책, 개인회생절차 진행으로 채무자가 받게 되는 법률상 제약이 채권추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저 생계비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급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고리의 대출을 새로 떠안는다면 이는 사실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기존에 갚아야 할 변제금마저 갚지 못해 개인회생절차가 폐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제계획을 이행하지 못해 법원이 회생신청을 폐지하는 결정은 2011년 7956건이었으나 지난해엔 1만7180건으로 9224건이나 늘었다. 올해도 벌써 1만2679건에 폐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회생 폐지결정이 내려지면 법의 보호막이 사라져 채무자는 또 다시 불법채권 추심 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어 사망신고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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