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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5.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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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조선업 부실대출, 밑빠진 독에 돈퍼붓기
책임자 가려 민·형사상 책임 물어야 국민여론 비등
 
(뉴스투데이=권부원 경제 ·문화 에디터) # 시중은행 지점장 두 명이 이번 주 서울 근교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 하며 나눈 대화. 요즘 금융권의 관심사는 구조조정과 빡빡해진 일상이다.
 
A은행 지점장 K가 B은행 지점장 P에게 물었다. “그쪽은 얼마나 물렸어요. 우리도 수천억 빌려주고 떼일판인데.”
 
P가 답했다. “우린 그보다 많은 것 같아. 담보도 없이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주고 회수 못하면 누가 책임지려고 하는지.” 자신들은 매일 ISA계좌, 카드가입 실적에 시달리고 있는데 은행장은 한방에 수천억씩 날리는 현실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들은 상시적인 은행권 구조조정에 대해 얘기하다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화제를 옮겨 금융권의 대출규모와 회수 불능 시 책임문제를 따지고 있었다.
 
은행에 들어가 30년 가까이 근무한 지점장들은 대출시스템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요즘 일선 은행창구를 통해 1000만원 신용대출을 받더라도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연말정산증빙서를 제출해야 할 만큼 까다롭다.
 
또 대출심사는 마지막 단계에 본점 승인을 거쳐야 대출로 이어진다. 때문에 몇 천억, 몇 조원 대출이 걸린 정책금융 시 은행장 결심은 물론 그 윗선의 협의과정을 거쳐 결론이 난다는 사실. 은행에서 밥먹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 IT업체 임원 C와 서울시내 한 대학 교수 D가 지난 월요일 저녁에 만나 막걸리 잔을 부딪히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자잘한 일상을 얘기하다 다다른 화제는 역시 구조조정에 관한 얘기였다.
 
C가 대화 중 언성을 높였다. “신문은 안 봐도 인터넷을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아. 조선업 말이야. 거기에 국책은행이 나서 왜 몇 조원씩 지원하고, 그 돈 다 어디서 나오는거야.” C는 대우조선해양이 국책은행으로부터 수 조원 지원받고도 적자 늪에 허덕이는 현실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D교수가 말을 받았다. “맞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책임을 묻고 넘어가야해. 누가 그 많은 돈을 어떤 과정을 통해 대출했는지. 대통령이든 은행장이든 사장이든 책임지게 해야 다시는 그런 식으로 국민세금을 못쓰지.”
 
두 자리에 함께 머물며 대화에 참여했던 필자가 내린 결론은 조선업 몰락과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대출에 대해 대중이 분노하고 있고,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털 관련기사에 붙는 댓글에서도 대중의 비판여론은 거세다. 
 
STX조선해양에 지원한 4조5000억원, 대학생 1백만명에 450만원 장학금 가능
 
STX조선해양이 곧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는 소식은 들끓는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2013년 자율협약이후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추가 지원한 돈이 4조5000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됐다. 밑 빠진 독에 돈 붓기였고, 지금까지 헛돈을 쓴 셈이다.
  
STX조선해양에 지원한 4조5000억원. 그 돈이면 대학생 1백만명에게 450만원씩 장학금을 줄 수 있다. 신혼부부 4만5000쌍에게 1억원씩 지원, 보금자리를 꾸미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사회의 청년, 실업, 노인정책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면 나라가 보다 따뜻해 질 수 있는 돈이다. 너무 아깝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 돈을 한 푼도 못 건지거나, 상당한 액수를 탕감해줘야 한다고 하니 말이다.
 
국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들만의 밀실에서 자율협약이란 미명하에 진행했을지 몰라도, 세상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조선업의 몰락과 구조조정이 어떤 정권하에 일어났고,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 속에는 구체적인 요구가 담겨있다. 우선 진상조사에 이은 책임자 처벌이다. 조선업이 서서히 몰락하고, 그에 따른 정책금융지원을 받은 시기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와 겹친다.
 
청와대, 금융당국, 산업은행으로 이어지며 조선업의 현실과 미래를 오판하고 밑 빠진 독에 돈을 부은 책임을 따져봐야 한다. 또한 당시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같은 조선사 경영진들이 그렇게 받은 자금을 어떻게 썼기에 회사가 부실덩어리가 되었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나아가 그렇게 무책임하고 무능한 인사를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임명했는지도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보자.
 
민심은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명령까지 내리고 있다. 책임자에 대한 민·형사상처벌까지 요구한다. 재임당시 성과급 반납과 퇴직금 환수조치와 함께 배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고 있다. 책임자 확인과 처벌을 분명히 해야 이번 사태에 대해 분노한 민심이 가라앉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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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부원의 세상만사]누가 한국조선업을 망하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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