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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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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행운 _ The stroke of luck _ Rene Magritte, 1948 [출처 : pinterest]

(뉴스투데이=김준홍 객원기자) 설날이 지난 지 꽤 되었으니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연락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연락하는 사람의 마음은 대개 '너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겠어'보다 '설날을 구실로 오랜만에 한번 연락해 볼까?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랜 미풍양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에 나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대답하지만, 서로가 이 인사의 속뜻을 알고 있는 마당이기에 딱히 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보통 이런 연락은 잘 지내라는 인사 - 혹은 다음에 보자는 인사 - 를 멋쩍게 주고받는 것으로 마무리되기 일쑤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열심히 주고받았던 새해 '복'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노력과 성공의 관계는 생각보다 분명하지 않다. 두 사람이 똑같은 정도로 노력한다 하더라도 성공하는 것은 한 사람일 수도 있다. 심지어 덜 노력한 사람이 성공하고 더 노력한 사람이 실패하기도 한다.

이처럼 성공에는 마치 우연처럼 보이는, 훗날 돌아보기 전에는 그것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없는 요인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파악할 수 없는 요인을 통틀어서 복(福) 혹은 운(luck)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운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의 무지에 대한 고백이다. 돌이켜보면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필연이듯, 운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했던 사건 역시 일어날 법했기에 일어난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실패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고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이 성공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다만 그 이유들을 미리 알 수 없었고 지금도 모두 알지 못하기에 운이 좋았다거나 나빴다고 말할 뿐이다.

성공하기 위한 상세한 지침과 함께 더 노력해 봐라고 조언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명절 덕담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입바른 말은 십중팔구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덕담을 듣는 사람은 성공하기 위해 저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히 할 말이 없는 상대에게 복을 빌어주는 것에는 설날을 즐겁게 보내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스며들어 있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카톡방을 간신히 부활시킨 수고를 헛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교환하는 것이 역시 무난하다.

(
lookane@gmail.com)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정치를 재미있어 하는 20대 청년. 2014년에는 정치 팟캐스트 '좌우합작'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흡연문화 개선을 위한 잡지 '스모커즈'의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
http://www.thesmoker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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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그림읽기] (36) 뜻밖의 행운 : 새해 복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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