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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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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의 비밀 _ The secret of the clouds _ Rene Magritte, 1927 [출처 : mattesonart]

(뉴스투데이=김준홍 객원기자) 현재에 불만족할지언정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오만한 자들이 있다. 나 또한 오만한 사람들 중 한명이라 평소에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떠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시간을 돌려 과거의 어느 한 시점으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 수많은 구름들이 생성되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구름이 어떻게 피어나고 그 형태를 변화시키는지를 궁금해 했다. 하지만 이 의문은 여태껏 풀리지 않았다. 구름을 오랫동안 관찰하려 마음먹어 보았지만 나의 인내심은 늘 구름의 여유를 이기지 못했다. 아차 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마다 구름은 이미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변화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은 재미있는 개념이다. 동시에 위대한 개념이기도 하다. 보도여행자가 걸어서 전국을 횡단할 수 있는 것은 어느 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매일 걸음을 딛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학비를 마련하는 고학생, 한 달 월급으로 대출금의 이자를 겨우 충당하는 가장들의 삶은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충분히 위대하다.

구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순간을 지켜본 이는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구름의 시작과 끝은 영원한 비밀이다. 나는 운 좋게도 딱 한 번 구름의 소멸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때 거대했지만 거친 파도에 쓸려 잔해만 남은 함선처럼, 한때 거대했던 구름은 조각구름이 되었다. 그조차 점차 엷어지더니 결국 푸른 배경에 완전히 녹아들고 말았다. 하늘의 짙푸름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
lookane@gmail.com)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정치를 재미있어 하는 20대 청년. 2014년에는 정치 팟캐스트 '좌우합작'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흡연문화 개선을 위한 잡지 '스모커즈'의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
http://www.thesmoker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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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그림읽기] (34) 구름의 비밀 :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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