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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1.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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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의 동반자 _ Companions of fear _ Rene Magritte, 1942 [출처 : scanopia]

(뉴스투데이=김준홍 객원기자) 몇 번 가본 것을 두고 정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류는 38만 4천km 떨어진 달을 정복했다. 1969년의 일이니 거의 50년이 되었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 지구 하나도 제대로 정복하지 못했다. 바다 이야기다.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전체 면적의 90%가 수심 2km 이상의 심해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인류가 탐사한 심해는 겨우 2%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우주보다 심해를 탐사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심해를 한 차례 탐사할 때마다 새로운 종이 대거 발견될 정도로, 심해는 아직 인류에게 있어서 미지의 영역이다.

미지는 공포를 일으킨다. 그래서 심해는 공포의 영역이다. 깊고 어두운 바다에 대한 공포증인 바다공포증(Thalassophobia)은 실존한다. 이 두려움은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물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데서 온다.

호러 문학의 새 지평을 연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환한 지상의 괴물이 아닌 어두컴컴한 바다의 괴물을 고안해냈다.

하지만 단순히 알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는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아이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포의 진정한 조건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쯤에서 나는 두 성인이 떠오른다. "나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고 말한 소크라테스와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라고 말한 공자다. 그들이 말하는 지혜의 핵심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놀랍게도 위에서 언급한 공포의 조건과 일치한다. 결국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지혜로운 자가 아니며, 지혜로운 자는 두려움을 아는 사람이다.

마침내 부엉이 이야기다. 부엉이는 어둠 속을 노려본다. 밤눈이 밝아 작은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엉이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예민한 청각을 발달시킨 것도 이 경계심의 산물이다. 부엉이는 자신이 어둠 너머를 완전히 꿰뚫어보지 못함을, 즉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 등 수많은 신화 속에서 부엉이가 지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부엉이의 두려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lookane@gmail.com)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정치를 재미있어 하는 20대 청년. 2014년에는 정치 팟캐스트 '좌우합작'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흡연문화 개선을 위한 잡지 '스모커즈'의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
http://www.thesmoker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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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그림읽기] (32) 두려움의 동반자 : 지혜로운 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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