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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2.30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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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락 원칙 _ The pleasure principle _ Rene Magritte, 1937. [출처 : wikiart]


(뉴스투데이=김준홍 객원기자)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주장하는 조형물들이 아니다. 우리는 노을을 반사해대는 강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 등 굳이 아름다움을 내세우려고 하지 않는 풍경들을 보고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 역시 연예인들의 기부나 정치인들의 봉사활동이 아니다. 지하철에서 어머니의 등에 업힌 아기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리고 사람들이 그 어머니를 위해 선뜻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을 보고 나는 세상이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인용하면서 삶의 목적이 일시적인 기쁨이나 쾌락이 아닌, 장기적인 행복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행복'은 이상적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 신기루에 가깝다. 대학을 가면 행복하겠지. 취직을 하면 행복하겠지. 연애를 하면 행복하겠지. 하지만 이런 것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다. 무엇을 한다고 해도 예상했던 행복은 좀처럼 얻기 어렵다.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거창한 행복이 아닌 일상 속의 기쁨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식사를 하는 기쁨은 행복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기쁨, 혹은 쾌락에 어울린다. 쾌락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간적이라고 해서 쾌락이 행복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엄밀히 말해 과거는 지금 시점에서 재구성한 회상의 산물이고, 미래 역시 지금 시점에서 구상한 상상의 산물이다. 결국 과거와 미래는 허구다. '장기적 행복'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 역시 그래서일 것이다. 이 순간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에게, 순간에 불과한 기쁨이라면 그걸로 족하다.


(
lookane@gmail.com)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정치를 재미있어 하는 20대 청년. 2014년에는 정치 팟캐스트 '좌우합작'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흡연문화 개선을 위한 잡지 '스모커즈'의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
http://www.thesmoker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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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그림읽기] (28) 쾌락 원칙 : 쾌락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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