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본질적 구성과 시간적 구성’ – 자연은 각각의 존재자체로 순수체이며 존재체이다.

윤재은 수석전문기자 입력 : 2014.02.04 18:32 |   수정 : 2014.02.0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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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기자


‘본질적 구성과 시간적 구성’ – 자연은 각각의 존재자체로 순수체이며 존재체이다.

(뉴스투데이=윤재은 수석전문기자) 
세상에는 인간을 포함해 참 많은 것들이 있다. 어떤 것들은 생명체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물질(物質)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들도 있다. 세상을 이루는 각각의 물질과 각각의 생명체는 세계를 이루는 구성물들이다. 만약 이러한 구성물들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계는 존재자체가 무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수많은 구성물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며 세상에 존재한다. 세계는 이러한 것들에 의해 존재체(存在體)가 형성되고, 하나의 세계로 나아간다. 이처럼 수많은 구성체들의 ‘자연은 각각의 존재자체로 순수체이며 존재체이다.’

세상에는 본질적(本質的) 구성물과 시간적(時間的) 구성물로 나뉜다. 본질적 구성물은 보편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공간, 시간, 빛, 공기, 바람, 물, 흙, 나무, 인간, 동물 등을 말한다. 이러한 구성요소들은 세상을 이루는 모든 구성물의 최상위층에 해당한다. 여기서 언급된 본질적 구성물들 중 어떤 것들은 물질을 가지기도하고 어떤 것들은 현상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물들의 조화를 통해 세계는 이루어진다.

본질적 구성은 세계가 이루어져있는 자체를 말하는 것이며, 그것 자체가 세계이며 본질이다. 고대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B.C. 492-432)는 세계는 위의 본질적 구성물들 중 4원소에 의해 이루어져있다고 보았다. 그는 물, 불, 흙, 공기가 세상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로서 각각의 구성물들은 사랑과 미움을 통해 서로를 결합하고 분리시킨다고 보았다.

세상은 본질에 의해 존재되어지고 본질을 제외한 그 이외의 것들은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임시체(臨時體)로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임시체란 시간성에의해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구성체로서 보편성을 지닌 본질에서 벗어나 본질적 성질만을 지닌 유사한 형태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구성요소를 시간적 구성물이라 한다.

시간적 구성물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로부터 시작된다. 보편적 구성물에서 나온 인간이 A인간, B인간, C인간 등으로 분화하고, 나무의 본질적 구성물은 A나무, B나무, C나무 등으로 분화한다. 이처럼 세계는 많은 분화(分化)를 통해 수많은 구성체를 이루어간다.

고대철학자 아낙사고라스(Anaxagoras, B.C. 500-425)는 이렇게 수없이 다른 구성체로 이루어진 세계는 스펄메이트(Spermate)라는 많은 씨앗이 누우스(Nous)라는 운동에 의해 세계를 구성하고 진화시킨다고 보았다. 여기서 누우스(Nous)란 세계를 이루는 물질이 형태를 부여받고 운동을 하게 하는 원리로서 이성의 힘,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후 플라톤(Plato, B.C. 428-348)은 누우스를 현실세계와 반대되는 이데아의 세계로 인식하고 이를 마음, 정신, 이성이라고 하였다.

시간적 구성물의 하나인 각각의 인간은 시간에 의해 존재되어지기도 하고, 시간에 의해 존재되어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시간적 구성체들에게는 각각의 구성물 자체의 존재적 유한성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인간의 보편성을 세계에 던져버리고 물질적 구성물만을 본질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물질은 시간에 따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시간적 구성물의 하나인 우리는 시간의 중요성이 세상 어느 것 보다 고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속에 있으며, 그 것의 가치 또한 우리들의 자신 속에 있다. 세상의 그 어떤 황금보다도, 그 어떤 명예보다도 소중한 것은 시간이라는 본질적 구성체이다. 우리는 시간적 구성체로서 나 자신이고, 본질적 구성체로서 인간이다. 나 자신에게서 인간으로 나아가는 것, 시간 속에서 본질 속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필연적 여정이다.

하지만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다보면 이러한 본질인식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수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인 사람들에게 본질이나 시간이라는 것은 형이상학적 단어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기계처럼 일만하면서 자신의 유한한 인생을 허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이란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이지, 일을 위해 삶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삶을 위한 인간으로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내 자신에 대한 삶의 방향 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삶의 방향 설정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할 뿐만 아니라 내 삶의 행복도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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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은(Yoon Jae Eun)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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