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人] 서독제 대상 김이창 감독 “삶의 모든것이 수련이다”

박수연 입력 : 2013.12.09 10:09 ㅣ 수정 : 2014.02.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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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창 감독[사진=양문숙 기자]

(뉴스투데이=박수연 기자) “산다는 것은 모든 것이 수련이에요.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살 수 없으니 수련을 해야해요. 학교를 가는 것, 직장생활을 하는 것 모두가 수련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자체도 수련이었어요.”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 6일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폐막식에서 발표된 대상 작품은 김이창 감독의 ‘수련’이다.
  
영화 ‘수련’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직장도 집도 없이 버려진 체육관에서 홀로 수련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난한 무술 사범이 힘이 들면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지만 변함없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수련을 해나가는 영화다.
 
영화는 한 남자의 ‘수련’ 과정을 아름답고 지독하게 담고 있으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촬영과정은 영화를 더욱 더 깊고 완벽하게 해주었다.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뜨거운 눈물로 대신한 김이창 감독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김이창 감독[사진=양문숙 기자]

-영화‘수련’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영화를 많이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영화를 많이 접했고 당연히 나이를 먹으면 영화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현실이란 것이 하고 싶은 것만을 하며 살 순 없잖아요. 그렇게 현실에 맞춰 다른 일을 하다가 2009년 가을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영화에 올인을 했어요. 그렇게 2009년 가을에 첫 촬영을 들어갔어요. 작업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그 동안 힘든 일들이 많았죠.”
 
“모든 것을 버리고 영화에 올인을 할 때에 저는 평생에 한 작품만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한 편을 할 때에는 나에 관한 얘기, 어머니에 관한 얘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하게 됐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계속해서 해왔으니 그 두 가지를 접목시켜서 하고싶었어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작업을 5년 동안 해오셨는데 계속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그 끈기와 인내가 어디서 왔나요?
 
“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정신 차렸을 땐 너무 멀리 와버려서 완성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더라고요. 차선책이 있을 때 포기가 가능한 것인데 저한테는 차선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완성이 될 때까지 계속 할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에 할 때에는 극장상영까지는 생각을 안 했고 제 삶에 대한 기록으로 생각을 했어요. 그냥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해나갔고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영화 작업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가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영화의 기준이 있는데 거기에 다다를 때 까지 계속해서 작업을 해 나갔던 것이에요. 
 

▲ 김이창 감독[사진=양문숙 기자]

-영화의 장르가 다큐멘터리지만 극영화적인 요소도 느껴지는데 그 경계가 궁금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에요. 일단은 저의 일상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것이고요 그렇게 계속 같은 장면의 엄청난 분량이 촬영 됐는데 편집 과정에서 연출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어요. 정말 제 일상을 담았기 때문에 연출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하지만 평론가 분들이 다큐와 극영화의 경계에 있다고 많이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그런 걸 정해놓고 하지는 않았어요.”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수련’은 무엇인가요.
  
“수련이라는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에요. 영화 안에서는 무술수련이 나타나지만 사실상  삶에 대한 수련이거든요. 산다는 것은 모든 것이 수련이에요.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살 수 없으니 수련을 해야해요. 학교를 가는 것, 직장생활을 하는 것 모두가 수련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자체도 수련이었어요.”
 
-영화의 첫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긴 시간동안 계속역기를 들어 올리는 과정을 담았는데 그 장면이 영화 전체를 함축적으로 다 담아낸 것 같았어요.
  
“그 장면이 원래는 19분인데 편집이 되면서 지금은 14분이에요. 장면이 너무 길어서 부담이 많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그 부분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고요. 그 훈련이 수련 방법 중 하나인데 한계점까지 가는 수련방법이에요. 한 달에 한 번 실제 그 수련을 해서 촬영본이 많았어요. 영화에서 사용한 장면은 원래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던 장면이었어요. 몸도 제일 안 좋을 때고 힘들 때였는데 지나고 보니 좋더라고요.”
 
-화면 구성 또한 수련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풀샷에서 클로즈업으로 바로 전환이 되고 또 고정된 카메라 앞을 묵묵히 걸어가는 장면이 수련의 과정을 너무 잘 나타내고 있는데 계산된 촬영이었나요?
  
“촬영은 본능적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감각적으로 하고 편집할 때에 신중하게 하죠. 편집을 하면서 원하는 컷이 없을 때도 있었어요. 편집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영화란 틀 안에 있는 것인데 감정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을 계속 생각했어요. 영화에 점프컷이 많이 나오는데 감정의 흐름이 끊이지 않으면서 점프컷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죠.”
 

▲ 김이창 감독[사진=양문숙 기자]

-연출, 출연, 촬영, 편집 모든 것을 다 하셨는데 그런 작업에 있어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은 제한이 없다는 거에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싶은 것이 장점이에요. 단점은 객관적인 모니터링이 안 되는 것과 작업이 계속해서 지연되는 것이죠. 누군가 컷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혼자서는 그게 불가능하죠. 저도 스탭이랑 같이 하고 싶었지만 제 여건에서는 혼자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영화 삽입곡들이 전부 클래식 음악인데 영화에서 음악의 역할과 그 곡들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영화에서 음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을 해요. 제 영화에서의 음악은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면서 안정을 취하는 요소들이 들어간 것이에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음악을 들을 때에 그 음악을 듣던 그 때를 기억하고 떠올리고.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받고 해소하는 편이에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이 되었고요.”
 
“영화에서 사용된 음악이 주로 50년대, 60년대에 녹음된 음반이에요. 좋은 음악들은 그 음질이 떨어져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그게 제 영화와 더 맞다고 생각을 했고요.”
 
-이 영화를 완성을 하고 또 상영을 하고 가장 크게 얻은 것이 무엇인가요.
 
“우선 생활의 변화는 거의 없어요. 없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하고요. 지난여름 무주에서 상을 받았을 때도 다음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출근을 했고요 주변 사람들 아무도 몰랐어요.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영화적 스타일의 확신이에요. 거기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오래 했으니 그 확신이 생긴 것이 가장 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죠. 고민도 오래 하다보면 정리가 돼요. 그리고 프로필을 얻었죠. 철거될 건물에 몰래 들어가서 촬영을 하고 그러면 경찰서에 잡혀갈 수도 있는데 전에는 잡혀가서 영화감독이라고 얘기를 해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하지만 영화를 만들고 상영을 하고 상을 받으니 영화감독이라는 것을 증명 할 수 있는 프로필을 얻은 것 또한 큰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수상 소감 부탁드릴게요.
 
“일단은 저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과분한 상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고마운 것은 묻힐 수 도 있었던 영화를 계속 발굴해서 찾아내주신 분들에게 감사해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상을 받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의 계획 말씀해 주세요.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이 구체적으로 두 개가 나와 있어요.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련 만드는 동안에도 아이디어가 많이 있었는데 여건이 안 되니까 못했죠. 다음 영화는 극 영화에요. 이미지로 구상하는 그런 스타일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나중에는 긴 시간이 함축 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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