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던 어린 시절로 떠나는 여행…‘안녕? 앨리스’展

강이슬 기자 입력 : 2013.05.08 09:17 ㅣ 수정 : 2013.05.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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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미 ‘스티브와 스티브의 파란색 물건들’ (50.8x50.8cm, 2006) [사진=갤러리JJ]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잊고 살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자.
 
갤러리 JJ가 오는 14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우리들의 멀어진 기억, 환상, 그리고 감춰진 욕망에 관한 전시 ‘안녕? 앨리스’를 개최한다.
 
‘안녕? 앨리스’ 전시에서 형태와 색상에서 톡톡 튀는 참여작가 서유라와 윤정미는 집적된 이미지를 매개로 하여 이 시대에 만연되고 있는 허구적 이미지에의 욕망과 현대인의 기호,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비밀스런 기억들까지도 섬세하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스치는 풍경 속에서, 무심히 바라 본 사진 한 장에서, 우리는 문득 가슴을 찌르는 무언가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커다란 가르침을 주는 문장이나 화려한 수사적 풍경이 아니다.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인형,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던 만화책, 플라스틱 칼,... 이러한 사소한 것들로 인해 삶이 기록되고, 시간이 기억된다. 이것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때의 기억은 과거의 그것들과 같지 않고, 다른 층위의 낯익은 모습들을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다시 만나는 그 세상이 우리를 새삼 즐겁고 설레게 한다. 마치 마르셀이 차에 적신 마들렌 한 조각을 맛보던 순간처럼, 흰 토끼와 마주친 어느 한 낮의 앨리스처럼.
 
윤정미의 ‘핑크&블루 프로젝트’는 ‘남자아이는 파랑, 여자아이는 분홍'이라는 코드화된 색상을 통해 사회적인 관습과 성정체성, 나아가 소비주의까지, 소비사회의 이면에 숨어있는 권력구조와 미디어의 무차별적 수용으로 인해 규격화되고 표준화되는 우리의 일상을 일깨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핑크와 블루의 화면은 화려하고 즐거우며, 동화적 상상력을 부추긴다. 화면을 압도하듯 메우고 있는 사물들은 다름 아닌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바비 인형, 헬로 키티와 문구류, 슈퍼맨 캐릭터, 공룡 따위들로 사람들은 그것들 안에서 밀어두었던 자기 안의 소녀, 혹은 소년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 서유라에게 ‘책’이란 초등학교 때 만들었던 ‘유라의 일기’에서부터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서유라는 책을 매개 삼아 자유자재로 자신의 욕망과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정렬되어있는 책들에서 느꼈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장난감블록 놀이를 상상함으로서 시작되었다는 서유라의 작업은 쌓이거나 모여진 책들 사이에 파편화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심어놓음으로서 의미가 부여되기 시작한다.

▲ 서유라 ‘The Christmas Story Book’ (100x100cm, oil on canvas) [사진=갤러리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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