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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3.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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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지난주에는 좋은 터에 대해서 알아봤다. 좋은 터를 정하였으면 집을 지어야 하는데 '좋은 날(손 없는 날, 집주인의 명운(命運)에 맞는 날)'을 택하고 좋은 재목과 건축재들을 골라잡아 법도에 맞춰여 공사를 시작한다.

무릇 가사(家舍, 家는 큰집 舍는 작은 집)는 식구의 반을 계산하여 짓는 것이니 커야 24간(間) 정도면 된다. 1간이 1.81m 정도이니 총 28m가 된다.

큰 규모의 집을 피하는 이유는 재력과 인력의 동원이 어려울 뿐 아니라 심히 사람들의 눈을 어지럽게 하여 자손들을 고스란히 양육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큰집은 무덤에 이르고 작은 집은 좋은 일을 부른다'고 하였다.

우리 조상들이 집을 지을 때 여러 가지 살펴야 할 것들이 있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었다.

첫째, 집은 대체로 높고 밝게 지어야 한다.

둘째, 집 평면의 형상이 '日,月,口,吉'의 글자처럼 한즉 좋고, '工,尸'의 형상이면 불길하다.

셋째, 수의 사용에서는 홀수를 씀이 가장 좋다고 하며, 따라서 1간, 3간처럼 정한다. 척수(尺數)나 서까래,도리,보의 규모 등도 모두 홀수로 치목한다.

넷째, 배치에서 문,창,벽이 서로 마주보도록 함은 불리하다. 부득이 창을 마주보게 하여야 한다면, 두 짝으로 구성하는 분합문 보다는 외짝문을 설치함이 좋다.

다섯째, 뒷동산의 툭 불거진 벼랑이 대청 뒤쪽에 있으면 나쁘다. 또 집 한 채만이 홀로 위치하도록 함도 나쁘다. 여러 채의 건물이 배치됨이 좋은데, 사방에 결합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또 새로 지은 집이 기왕에 있던 집에 너무 바싹 다가서는 것도 나쁘다. 더구나 새 집의 규모가 작으면 더욱 나쁘다.

여섯째, 살던 집의 벽을 뚫고 창을 내면 재앙이 뒤따른다. 뒷방을 구획하여 마루를 깔면 나쁘나 마루를 구획하여 마루방을 만드는 일은 괜찮다.

일곱째, 집에 마루만 있고 방이 없음은 가난함을 초래한다.

여덟째, 사람 사는 집안은 깨끗하고 산뜻해야 한다. 그래야 영기(靈氣)를 고스란히 받아들여 인격이 훌륭하게 형성된다. 그렇지 못하면 사람에게 나쁘며 사람 또한 깨끗하게 처신하지 못하면 불길하다.

아홉째, 집을 지을 때 집주인은 남의 집 상례(喪禮)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상량 전에는 이를 피하는 것이 속법이다.

이와 함께 살림집을 꾸미는 데에도 법도가 있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울타리는 집 둘레 전부에 설치되어야 마땅하고, 연못과 수구(水溝, 도랑)는 높낮이가 분명하고 좌향이 구비되어 있어 야 하나, 그것들이 집밖으로 향하면 불리하다.

둘째, 만일 선조의 무덤과 집이 같은 터에 자리 잡게 될 경우, 집이 무덤 앞쪽에 있어야 마땅하며 무덤이 집 앞에 있으면 안 된다. 무덤은 집의 기운을 빼앗는 고로 무덤을 집 앞에 위치시키면 집의 맥을 끊어 집이 쇠락해진다. 집이나 무덤을 막론하고 뒤편에서 흘러드는 용맥(龍脈) 을 억누르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는 그 생기(生氣)를 빼앗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집에 다섯가지 허(虛)한 점이 있으면 주인을 가난하게 한다.
1허 : 집이 큰 것에 비해 사람 수가 적은 것
2허 : 대문은 큰데 집이 작은 것
3허 : 담장과 울타리가 불완전한 것
4허 : 우물과 부엌이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것
5허 : 집터가 지나치게 넓어 집이 차지한 터전보다 마당이 엄청나게 넓은 것

넷째, 집에 다섯가지 실(實)한 점이 있으면 주인은 부귀하게 된다. 
1실 : 집이 작은 데 비해 사는 사람이 많은 것
2실 : 집이 크고 문이 작은 것
3실 : 담장이 완전한 것
4실 : 집이 작으며 가축들이 많은 것
5실 : 수구(水溝)가 동남으로 흐르는 것

다섯째, 부잣집 터의 흙을 몰래 얻어 맑은 물에 개어 대문 위에 바르면 부자가 되고 그 부잣집도 해치지 않는다. 또 쇠똥을 축(丑)의 땅에 묻고 쇠뼈(牛骨)를 동남에 묻으면 좋아진다.

여섯째, 큰돌을 집 네 귀퉁이에 눌러 두면 재이(災異)가 일어나지 않고, 섣달 그믐날 큰돌 또는 돌기와를 네 귀퉁이에 묻으면서 복숭아씨를 일곱 알 깨뜨리면 길(吉)하다.

일곱째, 집 지을 때 기둥에 쓰는 나무를 뿌리 쪽이 하늘로 향하도록 거꾸로 쓰면, 사는 사람들을 거꾸로 섰어도 좋다고 자꾸 외쳐야 겨우 길함을 얻을 수 있고, 사는 사람들은 두고두고 온포(溫飽)하여야 겨우 길함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조상들은 집터를 잡을 때 길흉화복에 큰 비중을 두었다. 또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다. 현대에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들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오직 길흉화복에 매달리면 안 된다. 위의 글이 껍데기를 이야기 했다면 오천년을 면면히 이어 오는 우리 전통 속에 흐르는 진정한 속살을 들여다 봐야한다. 진정한 풍수는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인 나를 살필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종은·한국전통직업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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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한옥이야기] 집짓기② 가난하게 만드는 집, 부자로 만드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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