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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2.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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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이종은 교장이 지은 신성일씨의 경북 영천 전원주택.


최근 ‘힐링’이 뜨고 있다. 백년 전으로만 돌아가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은온통 힐링이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시멘트 건축물, 빌딩 숲에서 부딪기며  살다보니 원래 있던 힐링을 다시 찾기 시작 것이다. 원래 있던 힐링, 그것이 한옥이다.

한옥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옥은 문화재이기에 앞서 ‘집’이다. 엄연한 우리 생활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옥을 과거의 유산으로만 생각한다. 어느 순간 한옥은 ‘환영((幻影)’이 됐다.

한옥엔 조상의 숨결의 담긴 역사가 묻어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우수한 기술과 독자적인 풍취가 있다. 서구의 문명으로 대변되는 ‘콘크리트’가 세상에 기여한 바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달려도 너무 많이 달려왔다. 이젠 브레이크를 밟고 주변을 살펴볼 때다. 달려온 길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 그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통 건축, 한옥이다.

한옥은 자연의 일부가 아닌 자연 그 자체

한옥은 단순한 건축술이 아니다. 지난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아울러 살기 위해 노력한 지혜의 산물이다. 자연과 화해하는 방법이자, 지구를 건강하게 하는 ‘치료제’이다. 그래서 한옥은 ‘어제’의 건축이 아니라, ‘내일’의 건축이다. 우리는 내일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서구의 과학 문명만으로는 내일을 만들 수 없다. 나날이 치솟는 아파트 위에서, 우리는 공허한 하늘만 계속 확인할 뿐이다. 만물이 살아 숨 쉬는 땅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갈 곳이다.

서양건축은 경제 논리의 산물이다. 서양건축의 목적은 ‘좋은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최소비용으로 최대효율을 내는 집을 짓는 것이다. 플라스틱 공장에서 똑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찍어내듯, 서양건축 역시 좁은 지역에 다수의 인간이 살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효율성, 그것이 서양건축이 추구하는 근본 가치다.


그러나 우리 건축의 목적은 ‘자연’이 되는 것이다. 자연 속에 스며들어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전통 건축은 집터를 마련하기 위해 산을 해치거나 콘크리트를 뿌리지 않는다. 주변의 바위, 나무, 또는 언덕 등 여러 가지 자연 환경을 고려해 위치를 결정한다. 서양 건축이 지형을 만든다면, 전통 건축은 지형에 맞춰 터를 잡는다.

자연을 고려해 지은 집은 자연적으로 훌륭한 구조를 갖게 된다. 한옥은 앞마당과 뒤 그늘의 온도 차이로 대류 현상이 생긴다. 자연스럽게 바람이 불어, 공기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자연이 주인으로

또한 전통 건축은 자연의 재료를 그대로 활용한다. 나무, 흙, 짚, 돌, 억새, 굴피, 볏짚, 어느 것 하나 인위적으로 가공한 것이 없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옥은 무너질 때조차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자연이 들어와 사는 것이 한옥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 마이너스 건축 또한, 한옥은 그 해답을 가지고 있다. 목재는 자연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 저장고다. 서양건축에서도 목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서양건축에서 쓰는 목재는 2~30년이 한계다. 그러나 한옥에서 쓰는 목재는 200~300년 이상을 가뿐하게 사용한다. 한옥이 서양건축의 10배 이상은 탄소를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흙 또한 한옥을 만드는 중요한 재료다. 흙은 그냥 버려도 절대로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한옥을 짓는 데 쓰이는 흙은 아주 좋은 재료로 재사용된다.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자외선에 소독되는 과정에서 해로운 미생물이 죽고 좋은 양분만 남아 우리생활에 최고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흙에도 탄소는 존재한다. 농사를 짓고 남은 흙은 대부분 땅에 그냥 버려지는데, 이때 발생하는 탄소의 양이 상당하다. 전통 건축에서는 이 흙을 버리지 않고 집의 지붕으로 다시 사용한다.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자외선에 소독되면서, 좋은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토양이 되는 것이다.

돌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한옥에서는 기단석, 주춧돌, 담장, 지붕을 만드는 데 돌을 사용한다. 돌은 그 자체가 자연의 산물이다. 언제든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

녹색건축, 생태건축, 탄소 마이너스 건축. 그 모든 답을 한옥은 이미 가지고 있다.


(이종은·한국전통직업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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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한옥 이야기] 녹색, 생태건축 그리고 힐링…그 답은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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