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이슈 진단 (24)]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에 필요한 3가지 추가 조치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0.09.02 09:22 |   수정 : 2020.09.09 08:39

핵심품목 기준 마련하고 수의계약 차등화 방안 적용과 재개발국산화 범위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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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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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9일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한경 기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지난달 7일 ‘무기체계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을 개정했다. 부품국산화개발 제도의 문제를 상당기간 연구해온 한국방위산업학회(이하 방산학회)의 꾸준한 제도 개선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방산학회는 그동안 하부 조직으로 ‘부품국산화 연구회’를 발족하고 심도 깊은 연구를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12월 9일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관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보완 작업을 거친 자료를 국회 국방위원회와 방사청에 제출했다.

 

통합비용, 과다 산정되면 부품국산화율 왜곡시켜 기술개발 의지 퇴색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01년에 만들어진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이 계속 변화하는 과정에서 조립비용(현재 통합비용으로 명칭 변경)이 국산화 노력의 범주에 포함됐다. 이 통합비용이 전자 분야의 부품국산화에는 타당할 수 있지만 과다 산정될 경우 부품국산화율을 왜곡시켜 기술개발 의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왜냐하면 현행 부품국산화율 인증 요건은 원천기술 개발과 무관하게 개발품목의 원가 기준으로 국산화율이 70%(일반부품 국산화 기준)를 넘으면 국산화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일단 국산화율 70%만 달성하면 어떻게 개발했는지 따지지 않고 해당업체에 수의계약 5년이란 혜택이 동일하게 주어진다.

 

이로 인해 국내 구매한 재료 및 핵심 수입부품을 통합하여 국산화율을 충족한 업체와 어렵게 기술 개발에 성공해 자체 제조하는 업체 간 부품국산화 혜택에 차이가 없어 굳이 개발 위험을 무릅쓰고 업체가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일단 국산화율 70%를 달성하면 국산화가 된 품목으로 분류돼 실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국산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기술 개발 여부와 무관하게 국산화율이 달성된 품목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핵심·원천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 이원화…기계·전기류 부품은 통합비용 제외

 

이런 문제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 방사청은 이번 규정 개정에서 부품국산화율 산정공식 적용을 이원화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우선 제17조(국산화율 산정)에서 부품 종류를 기계·전기류 부품과 전자류 부품으로 구분한 다음 통합비용이 의미가 있는 전자류 부품은 기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통합비용이 문제된 기계·전기류 부품은 산정공식에서 통합비용을 제외했다.

 

또한 전자류 부품에 적용하는 통합비용도 ‘소프트웨어 통합에 사용한 인건비 및 관련 경비 등을 말한다’라고 제17조 4항에 명확히 담았다. 즉 통합비용이란 애매한 명칭을 이용해 기술 개발보다는 국내외 구매를 통한 조립 위주로 부품을 만들어 원가 기준만 달성하면 국산화율이 부풀려질 수 있는 ‘꼼수’를 부릴 수 없게 했다. 

 

이와 함께, 제13조 3항에는 ‘부품국산화 개발 대상품목을 선정할 경우 국산화개발업체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하는 핵심품목을 지정한다’고 명기했고, 제19조 2항에는 ‘제13조 3항에 따라 지정된 핵심품목을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한다’고 기술해 국산화개발관리기관이 지정한 핵심품목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로 충족하도록 규정화했다.

 

금번 규정 개정으로 그동안 가장 문제가 됐던 통합비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부품국산화 인증 기준에 국산화개발관리기관이 지정한 핵심품목은 자체 개발 또는 제조해야 하는 요건이 추가돼 이제 핵심품목으로 지정된 부품의 경우 조립에 의한 국산화율 충족이 불가능하게 됐다.

 

개정된 규정에 담긴 ‘핵심품목’ 구분하는 기준 마련되고 지정돼야

 

그럼에도 추가로 보완돼야 할 조치사항들이 남아 있다. 이 분야를 깊이 연구해온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핵심품목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고 적절히 지정돼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면서 “해당 조항을 규정에 담아 개정한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내용이 발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체제조율에 따른 수의계약 차등화 방안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방안은 유 센터장이 세미나에서 적용 방법까지 제시했으나 이번 개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는 국산화율만 충족하면 업체 혜택이 동일해 기술 개발 유인 요인이 약하다. 하지만 자체제조율에 따라 수의계약을 차등화하면 기술 개발을 많이 한 업체는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이 핵심품목이 지정되고 자체제조율이 적용될 경우, 마지막으로 재개발국산화의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최성빈 방산학회 수석부회장은 “기존에 이미 국산화된 것으로 인증 받았어도 여전히 수입품이 사용돼 자체 개발 또는 제조가 필요한 품목을 식별하여 국산화율과 무관하게 재개발하여 국산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3가지 추가 조치 규정에 반영되고 수입부품 정보 접근 원활해야

 

이와 같은 3가지 추가 조치가 규정에 반영된다면 부품국산화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으며, 정부도 내년도 부품국산화 개발 지원에 88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해 왕정홍 방사청장은 “8만개가 넘는 품목이 아직 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개발할 것은 많지만 “개발을 신청하려고 해도 정보가 차단돼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동안 방사청과 방산학회가 부품개발업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고 국회 국방위원회도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업계와 더욱 많이 소통하면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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