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의 고공비행] 추미애 장관이 화성 용주사에서 놓친 정조의 부동산 정책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7.22 05:05 |   수정 : 2020.07.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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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수사지휘권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 7일 휴가를 내고 화성 용주사를 찾았다. 이 투쟁의 결과 윤석열 총장 이 이른바 ‘검언 유착의혹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수용, 추 장관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남은 것은 윤석열 총장의 거취다.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천정배 당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한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를 자신과 검찰총장직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사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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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휴가를 내고 화성 용주사에 들른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진=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용주사를 다녀온 추미애 장관은 법무부장관의 업무와 상관없는 부동산 이야기를 했다.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의 집갑 문제는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 이래 부패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땅장사를 하고 금융권을 끌어들여 생긴 문제”라고 규정했다.
 
추미애 장관의 왜 용주사를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추 장관이 경기도 화성의 용주사에서 보지 못하고 온 것이 있다.
 
■ 추미애가 들른 화성 용주사,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위해 만든 절
 
224년 전 1796년 9월 9일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대왕은 '화성'을 완공했다. 화성(지금의 수원)은 정조임금이 야심찬 계획으로 만든 신도시였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화성 남쪽 융릉으로 이장한 뒤 용주사를 짓고, 병자호란 때 겪은 북쪽으로 부터의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수원 팔달산 아래 벌판에 성을 쌓고 유사시 수도기능을 할 도시를 만들었다.
 
화성의 성곽둘레는 5.7km로 오늘날 수도권에 지어지는 웬만한 신도시보다 규모가 크다. 반듯한 대로에 집과 시장, 상가는 물론, 서당 등 배움터와 임시 왕궁(행궁)를 만들어 전국에서 주민들을 이주시켰는데 금방 성이 꽉 찼다. 흡족한 정조는 재임 중 매년 한차례 이상 화성을 찾았다. 화성 축조 및 도시건설 과정에서 백성을 수탈하지도 않았다.
 
정조의 명을 받은 실학자 정약용이 축성 설계를 맡아 기중기를 비롯, 실학자들의 근대적 기술이 적용되고 화성축조 과정에서 지불한 임금의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는 덕분에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정조의 야심찬 '화성신도시' 수원, 성공한 대한민국의 상징도시
 
71년전인 1949년 8월 15일, 인구 5만명의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했다. 지난해 수원시(시장 염태영)는 추석연휴에 앞서 이를 자축하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수원시 인구는 130만명을 돌파했다. 수원에서 분리된 화성, 오산시까지 합치면 250만명에 육박한다. 대전, 광주, 울산 등 광역시는 물론 전북 충북 강원도 보다 많다.
 
수원 화성의 성공사례를 놓고보면 정조임금이야 말로 조선시대 임금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몇 안되는 부동산정책 성공 지도자로 꼽을 수 있다. 도시공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신도시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로 주거기능 뿐 아니라 일자리(직장)와 교육(학교)까지 완비된 자족적 기능을 꼽는다.
 
200년이 넘는 수원, 정조의 화성신도시가 오늘날 비약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자족기능 중 특히 일자리, 기업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기업, 삼성전자 없는 오늘날의 수원은 상상하기 힘들다.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일원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를 비롯,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 연구소들이 밀집한 삼성디지털시티, 가까운 기흥의 삼성반도체 등이 웬만한 도(道)나 광역시보다 더 크고 번성한 수원을 만든 기업들이다.
 
삼성전자 한 회사가 수원과 화성 두 도시에 낸 세금이 2018년 한해에만 5000억원에 달했다. 수원시가 추정하는 삼성관련 부직간접 고용인원은 5만명 정도. 매년 수조원의 돈이 지역에 풀린다. 일자리(직장)에 교육기관까지 완비돼야 완전한 도시로 보는데 최근 이와관련 수원에 의미있는 징후가 나타났다.
 
경기도에 있는 유일한 로스쿨인 수원 아주대 로스쿨이 2012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8년간 변호사 누적합격률에서 75.4%로 서울대(83.8%) 연세대(80.7%),고려대(78.4%)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이다. 로스쿨 기준으로 볼 때, SKY 대학 다음 명문대가 수원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정조임금의 '화성신도시' 수원은 200년 후 성공한 대한민국의 상징도시가 됐다.
 
■ 울산 창원 구미 등 '박정희 신도시'는 직장과 학교 주거 완비
 
도시전문가들 중에는 대한민국의 신도시를 '박정희 신도시'와 노태우 정부 때 부터 '베드타운 신도시'로 구분하는 사람이 많다. 울산 창원 구미 등 1970년대 산업화시대에 건설된 '박정희 신도시'는 일자리 즉 기업, 공장을 가운데 놓고, 주거(아파트) 및 대학 등 교육시설을 필수적으로 배치했다.
 
그러나 분당과 일산, 평촌 등 노태우 정부의 '주택 2백만호 공급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1기 신도시 및 이후 신도시들은 거대한 아파트단지, 베드타운이 되고 말았다. 도시 전체가 일자리도 없고 교육시설도 없는 아파트 숲이 되다 보니, 오늘날 수도권의 극심한 난개발과 교통정체를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얼마전 세곳의 3기신도시 후보지를 발표하는 등 신도시 건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충돌하기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반대하고 길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교통체증과 일자리 문제 등 자족적 기능을 문재인 정부 3기 신도시 계획의 선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잠만 자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200여년전 정조대왕 때부터 알고 고민했던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의 신도시, 부동산 정책은 정조임금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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