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 (24)] 패브릭으로 감싸는 차가운 세상…원주 ‘달콤한 재봉틀’ 신혜림 대표

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7.08 05:05 |   수정 : 2020.07.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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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 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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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림 대표[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원주에 있는 미싱공방 ‘달콤한 재봉틀’ 신혜림 대표(35)가 재봉틀 앞에 앉은 것은 아기를 임신하고서다. 그녀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곧 태어날 아이의 태교를 위해서, 그 아이에게 입혀줄 옷을 만들기 위해 학원을 다니며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스로가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아기용품을 만드는 일은 무척 재미 있었고, 만족도도 높았다.
 
지금 초등학교를 다니는 그의 아들은 엄마가 만든 옷으로 학교의 ‘패셔니스트타’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크고 좋은 우물과 배 사과 등 과일이 풍부해서 이름 붙여진 원주시 무실동(茂實洞)에 ‘달콤한 재봉틀’이라는 공방을 열었다.
 
■ 아기 옷, 유아용품 등 50가지 넘는 패브릭 제품…클래스도 운영
 
아파트 숲과 학교들의 한복판에 위치한 ‘달콤한 재봉틀’에 가면 천조각과 미싱으로 만드는 의류와 소품들, 그리고 신혜림 대표의 기술을 전수받으려는 수강생들을 만날 수 있다. 아기 옷, 유아용품으로 시작해서 신혜림 대표가 만드는 물품은 50가지가 넘는다. 가방과 텀블러백, 최근에는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페브릭을 이용한 각종 핸드메이드 소품들이다.
 
신혜림 대표의 ‘달콤한 재봉틀’은 작년 하반기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으로 선정됐다. 로컬크리에이터로서 그녀가 꿈꾸는 사업적 비전은 패브릭을 이용한 의류 등 핸드메이드 제품의 제작 및 인력 양성이다. 최근에는 패브릭에서 끝나지 않고 등공예나 유리공방과 콜라보된 작품들의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달콤한 재봉틀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모든 소품을 만들 수 있다. 쇠와 나무, 천즉 패브릭은 인류가 변치않고 사용하는 3대 소재다. 패브릭은 옷이 그렇듯 따스한 질감으로 사람들을 감싸준다. 달콤한 재봉틀이 만드는 패브릭 소품들에는 차가운 세상을 감싸는 손길이 느껴진다. 맞춤 제작은 물론 원데이 클래스와 월 단위 클래스를 운영한다. 원데이 클래스는 2시간 40분, 월 단위 클래스는 주2회 4주간 20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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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인 신혜림 대표와 수강생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패턴과 색의 천, 실, 단추, 라벨을 골라 직접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미리 예약을 받아 2대1로 소규모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어서 더욱 디테일한 수업이 가능하다. 그 덕분에 초보자도 수업을 듣는 동안 작은 소품 1개를 뚝딱 만들어낸다.
 
신혜림 대표는 재봉틀로 태교를 할 때 행복함을 느꼈다. 아이를 기다리는 설렘 속에서 온전히 아이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었다. 손싸개, 배냇저고리, 이불, 기저귀 패드 등... 아이가 태어나서 엄마가 만든 옷을 입을 것을 생각하니 만드는 시간이 즐겁고 기뻤다. 임산부 수강생을 대할 때면 저 때의 마음이 기억나서 더욱 기분 좋게 수업을 하게 된다.
 
“재봉틀은 정말 재미있어요. 내가 원하는 천으로 내가 원하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나중에 제품이 나왔을 때 만족도가 정말 높아요. 수강생분들도 정말 설레면서 수업을 받으세요”
 
■ 강원도에서 높아진 ‘핸드메이드’ 수요…코로나 시국에 ‘마스크’ 만들기도
 
취미로 시작했던 재봉틀을 직업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지역 프리마켓에 참여하면서 부터였다. 강원도 지역에서 과거보다 핸드메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시장도 커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핸드메이드 제품 뿐만 아니라 직접 가방이나 소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수요도 생각보다 높은데, 이를 만족시켜줄 곳이 많지 않았다.
 
프리마켓을 3년 정도 다니면서 창업 생각을 굳혔다. 결국 2019년 12월에 ‘달콤한 재봉틀’을 오픈했다.
 
생각한 대로, 수요에 비해 경쟁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원주 미싱, 원주 소잉’ 등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노출이 잘 됐다. 자연스럽게 공방에 수강 문의전화가 왔고, 적은 홍보활동으로도 금방 수강생을 모을 수 있었다.
 
“2대1 수업이어서 한 타임에 많은 사람을 받을 수가 없어요. 10명에서 12명까지 수강생을 받을 수 있는데 지금 수강생이 10명 정도예요. 거의 다 찬 거죠”
 
신혜림 대표는 재봉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꼼꼼함, 원단을 고르는 센스를 꼽는다. 바느질은 3년 이상 경력이 되면 기초는 탄탄해지기 때문에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하고 예쁜 티를 내려면 원단을 고르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
 
또 핸드메이드가 공장제품과 비교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섬세함과 디테일이다. 아이옷을 만들 때 시접 방향에 따라서 애들이 불편한지 안 불편한지까지 생각해서 만드는 꼼꼼함이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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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앞으로 강원도 원주 안에 있는 다른 공방 사장님들이랑 콜라보 제품도 많이 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 경기도 지역이나 서울 지역 공방과도 콜라보하고, 작품을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게 목표다.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는 부모와 아기의 커플옷 시장이다.
 
최근 코로나의 유행으로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제품 주문도 들어오고, 수업 중에 수강생들이 마스크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코로나로 개인 사업자나 원데이 클래스 사업자들이 시련을 겪고 있지만, 신혜림 대표의 수강생들은 답답해진 일상 속에서 “이거라도 하고 싶다”며 계속 찾아오고 있다.
 
신혜림 대표의 작품에는 “내 가족, 내가 쓸 것처럼 만든다”는 철학이 녹아 있다. 바느질 하나하나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다 뜯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작품은 내놓지 않는다. 이런 정성 덕분에 자연히 고객의 만족도도 높아져서, 50% 이상의 고객이 재구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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