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폰 싸게 사는 게 뭐가 문제”…보조금에 속은 민심 어쩌나

이원갑 기자 입력 : 2020.06.17 15:11 |   수정 : 2020.06.17 16:01

단통법에 대한 적개심과 공짜폰에 대한 열망…‘단말기 보조금→출고가상승→보조금상승’ 악순환 제대로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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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에 상한선을 걸어 궁극적으로 출고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제도가 ‘공감도 효과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간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기기값을 올려놨다는 식의 엉뚱한 법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단통법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판매점 등 유통 단계별로 투입되는 단말기 구매 보조금에 최대값을 두고 지급 내역은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출발했다. 제조사와 이통사가 휴대전화 값이 싸 보이게 하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면 그 비용이 휴대전화 출고가에 반영돼 휴대전화 값이 뛰고, 다시 비싼 휴대전화에 겁먹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는 식의 ‘악순환’을 막는다는 게 단통법의 취지다.
 
하지만 이 법이 갖는 기능과 제정된 이유는 태생부터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불협화음이 났다. 지난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당시 전 국민이 ‘호갱(호구 고객)’이라는 자조가 나왔고 윤종록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제조사들이 높은 출고가를 매기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증대된 측면”이라고 맞섰다. 검색 포털 연관 검색어는 ‘단통법 폐지’가 가장 첫 번째로 나타났다.
 
6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론은 차갑다. 시장 왜곡을 막겠다는 취지에 공감하기보다는 당장의 ‘싼 핸드폰 값’을 찾는 모습이다. 선택약정의 형태든 공시보조금의 형태든 할인을 원하는 심리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 댓글란에서는 ‘싸게 팔아도 벌금 이런 나라가 있나’, ‘자본주의 국가인데 서로 경쟁해서 싸게 팔면 왜 처벌하는 건지’ 등 보조금 제한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유통 현장에서도 무덤덤한 반응이 돌아왔다. 지난 16일 용산전자상가 내 휴대전화 집합상가의 한 판매점주는 삼성전자 ‘갤럭시 S20’ 구매 상담 끝에 통신사를 옮기면 리베이트를 붙여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단통법 관련 정부 단속은 걱정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방통위요? 몰라요, 오면 오는 거구요”라고 반응했다. 온오프라인을 고사하고 ‘공짜폰’에 대한 수요가 건재하니 공급이 줄어들 리가 없다.
 
이런 가운데 단통법 관할기관인 방통위는 조만간  전체회의를 열고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 이래 첫 단통법 관련 제재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일 방통위가 이통사들에 ‘시정조치안에 대한 의견제출 요청’을 보냈기 때문에 제재 규모는 이미 확정됐고 전체회의에서의 의결만 남겨놓은 마지막 수순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무려 700억원대의 과징금을 예상한다.
 
단통법 위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불법보조금이 판을 치고 있어 열심히 단속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지난 수 년간 등을 돌린 여론을 되찾으려면 단통법의 ‘쓸모’를 인지시켜야 한다. 지금껏 제대로 알려줘본 적 없는, 단말기 유통시장의 왜곡 프로세스와 폐해가 무엇인지에 대해 최대한 쉽고 정확히 안내해야 한다. 단통법에 대한 적개심과 공짜폰에 대한 열망으로 남녀노소, 진보와 보수가 한 뜻으로 뭉치는 지금 상황은 아무리 좋게 봐도 법의 제정 취지와 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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