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동안 아무것도”…경산경찰, 성폭행 사건 부실수사 논란

김덕엽 기자 입력 : 2020.06.06 23:43 |   수정 : 2020.06.0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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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경찰서 전경 [뉴스투데이/경북 경산=김덕엽 기자]

 

[뉴스투데이/경북 경산=김덕엽 기자] 경찰이 성폭행·절도 사건을 7개월여 간이나 수사를 벌이면서 피의자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거나 또 다른 여성들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경북지방경찰청과 경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해여성 B(36)씨가 지난해 8월 남성 A(30)씨가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성폭행과 절도를 당했다”며 경산경찰서에 신고했다.

당시 B씨는 A씨를 5년 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사건 당일 ‘A씨가 경산에 왔다. 술 한잔하자고 했고, B씨와 A씨, 지인 C씨 등과 함께 술자리를 마친 뒤 A씨가 B씨를 집으로 데려다준다고 해놓고 A씨가 “배가 아프다. 화장실을 잠깐 쓰자”며 집으로 들어온 뒤 B씨를 성폭행한 뒤 현금과 반지, 지갑, 이어폰 등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경산경찰서는 7개월 간 A씨의 성폭행·절도 혐의를 수사하며, 피해여성이 남성의 장을 반박한 점과, 성폭행 직후 씻지도 않은 상태로 여성 경찰관 입회하에 산부인과 진단까지 받은 점, 피해여성이 남성의 신병을 경찰에 수차례 인계한 점 무엇을 수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여성 B씨는 “경찰에 수회에 걸쳐서 전화하고 찾아가 범인을 잡아 처벌해 달라고 요구 했으나 경찰은 고작 ‘집에 가보니 없더라’는 등으로 7개월을 끌어오다 지인으로부터 A씨가 한 술집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범인을 잡아 직접 경찰에 넘겼지만 경찰은 잡아줄 때 마다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대질신문 과정에서 B씨는 ‘사귀는 사이’란 거짓말에 반박하기 위해 자신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부분과 또 다른 주장 등으로 상세하게 증명했다”며 “하지만 A씨는 ‘일 하고 있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나타나지 않음에도 경찰은 구속하지 않고, 7개월 간 시간을 끌더니 결국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A씨에 대해 미진하게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똑같은 피해여성 2명이 발생했다”며 “자신이 SNS 등에 B씨에 대한 피해사실과 조심하라는 글을 게시하자 피해여성 2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해당 여성들 또한 자신과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했다”고 성토했다.

특히 “A씨로부터 추가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이 발생한 이유 또한 경찰이나 검찰이 A씨를 구속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자신은 경찰이 수사하는 것을 보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범인을 직접 잡아 3~4번이나 경찰에 넘겼지만 도대체 범인을 풀어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반드시 알고 싶다”고 반문했다.

경찰은 7개월 간 A씨에 대한 부실수사에 이어 피해여성이 성폭행 검사를 받을 당시 여성 의사가 아닌 남성 의사에게 데려다 주거나 성폭력상담소가 있다고 안내만 한 것으로 드러나 성범죄 사건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배려했다는 비판과 함께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피해여성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직후 씻지 않은 상태에서 경산경찰서를 찾 으나 여성 경찰관이 데려간 산부인과는 여성 의사가 아닌 남성 의사였다.

B씨는 “경산에 여성의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 여경이 하필이면 남자 의사에게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했다. 그때 느꼈던 수치심은 말로 다할 수 없다”는 심경을 전했다.

앞서 해당 사건은 CKN뉴스통신의 적극적인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특히 CKN뉴스통신 기자는 한 여성단체를 피해자와 연결시켰고, 피해여성 B씨는 대구성폭력 상담소에서 상담을 통해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다.

현재 피해여성 B씨는 추가 피해가 두려워 자신의 거주지를 옮겼다. 피해여성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인 대구지검에 “내가 죽으면 이번 사건이 끝나겠냐”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목소리로 피해자를 구속하지 않는 점을 항의했다.

대구지역 성폭력 전문 변호사는 “현재 경산경찰서의 수사 내용에 대해선 피해자 본인을 비롯한 그 어느 누구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가해남성들은 항상 써먹는 수법으로 ‘사귀는 사이다’ 등으로 피해여성이 범인을 직접 잡아 경찰에 인계한 점과 피해여성을 통해 제기된 A씨에 대한 추가 범행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B씨 상황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증거는 사라지지만 피해와 고통은 점점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성폭행 직후 경찰서를 찾은 피해여성에게 남성 의사가 운영 중인 산부인과로 데려가거나 성폭력상담소 연결 등을 해주지 않은 것은 경찰의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뉴스투데이 대구경북본부가 경북경찰청에 경산경찰서의 성폭행 사건 부실수사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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