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코로나19 시대 '성장산업 지도' 나왔다, 의미심장한 삼바와 엔씨의 약진
김태진
입력 : 2020.05.20 07:31
ㅣ 수정 : 2020.05.20 10:22
영업이익률 순위 상위 20곳 중 제약바이오 5곳, 게임 2곳 /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경제 중심축 이동 가능성 대두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시대의 ‘성장산업 지도’가 나왔다.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기업들은 오히려 강력한 실적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개별기업의 경영역량 못지않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촉발되는 삶의 방식 변화와 직결된 결과라는 측면도 크다.
즉 ‘언택트 산업’, ‘제약바이오’ 등과 같이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업종이 성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코스피 상장사 592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해 19일 발표한 올 1분기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상위 20개 기업의 업종을 뉴스투데이가 취합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상위 20곳 중 제약바이오 분야가 5곳, 게임 산업이 2곳, 살균제 기업 2곳 등이었다.

산업 및 업종별로 달라지는 코로나19 효과는 올 2분기뿐만 아니라 21세기 전반에 걸쳐 글로벌 경제를 재편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률 상위 20위 중 가장 많은 순위를 차지한 분야는 제약바이오 업계이다. 셀트리온(2위), 삼성바이오로직스(3위), 동아에스티(7위), JW생명과학(14위), 국제약품(17위) 등 총 5개 기업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백신 제품에 대한 해외 수출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은 피하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올 2월부터 유럽시장에 본격 출시됐다.
또한, 국내에서는 영업사원들의 병원방문이 제한되면서 비용지출이 감소했고 환자들이 장기처방이 많아진 것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전년 동기(34.89%)의 영업이익률에서 32.25%로 2.64%p 하락했음에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728억4700만원, 영업이익은 1202억41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2%와 55.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의 감소는 실적 악화가 아닌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 발생한 결과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8.66%였지만 올해에는 30.2%를 기록해 48.86%p나 급등했다. 이 외 제약바이오 업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동아에스티 12.01% △JW생명과학 0.42% △국제약품 9.01% 상승했다.
■ 게임기업 2곳...엔씨소프트·더블유게임즈, 언택트 문화에 따른 반사이익 톡톡히 누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유럽 및 미국은 외출 금지령까지 실시했다. 언택트 일상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게 됐고 그에 따라 게임 업계는 코로나19 반사 이익을 받은 대표 업종이 됐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33.0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셀트리온을 넘어서 코로나19 최대 수혜자로 거듭났다. 이는 전년 동기(22.16%) 보다 10.86%나 증가한 수치이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또한 3월19일 50만4000원으로 최저를 기록했지만 지난 14일 75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311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나 급상승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2M과 출시 3년째를 맞은 리니지M이 기록 경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선 소비 행위로 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 상위 20위 중 다른 게임 업체인 더블유게임즈(5위)는 전년 동기(29.9%)보다 1.97%포인트(p) 감소한 27.93%를 기록했다. 게임업체임에도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이유는 이용자의 70%가량이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여파가 3월 중순부터 시작되면서 1분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최근에는 하루 평균 결제액이 1분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이용자 또한 대다수 국적이 미국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영업이익률의 본격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 DB하이텍,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버와 PC 등 비대면 수요 증가 / 화학 살균 기업 2곳, 음식료품기업 오리온 등도 눈길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회의, 화상강의 등과 같은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서버 수요 증대가 지속적 현상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경기 부천과 충북 음성 사업장의 2개 공장 모두 풀 가동하고 있는 DB하이텍은 28.67%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4.02%)보다 14.65% 상승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버와 PC 등 비대면 관련 제품 수주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담배 제조업 케이티앤지(6위) △화학 살균ㆍ살충제 및 농업용 약제 제조업 경농(8위)·동방아그로(16위) △카지노 및 관광사업 GKL(9위) △기타 기초 무기 화학물질 제조업 한솔케미칼(10위) △인터넷 더존비즈온(11위) △피혁산업 양통상(12위) △비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 SK D&D(13위) △화물운송업 KSS해운(15위) △정수기·공기청정기 코웨이(18위) △음식료품 오리온(19위) △전자코일, 변성기 및 기타 전자 유도자 제조업 디피씨(20위) 등과 같은 다양한 산업군도 새로운 성장지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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