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SK케미칼이 첫 도입한 나파모스타트, 코로나19 ‘구세주’인가 ‘희망고문’인가

이원갑 기자 입력 : 2020.05.16 07:40 |   수정 : 2020.05.16 14:03

임상 통과할 경우 코로나19 치료 위한 대량공급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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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SK케미칼이 국내에 처음 도입한 췌장염 치료제이자 혈액 항응고제인 후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 메실산염’이 세포 단계 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관련 제약사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 물질이 임상 시험을 최종 통과하는 ‘1할’의 대열에 설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지난 14일 혈액 항응고제로서 ‘헤파린’을 대체하고 급성 췌장염을 치료하는 물질인 나파모스타트가 세포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효능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나파모스타트는 지난달 말 기준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인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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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한 SK케미칼의 급성 췌장염 치료제 '주사용 후탄' [사진제공=약학정보원]

 

■ 3월부터 나파모스타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기대감 증폭/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산하

 

‘신약 재창출’ 접근 방식을 택한 이번 임상시험은 기존의 나파모스타트 성분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보는 것으로 최종 시험까지 통과하게 되면 기존에 다른 곳에 쓰던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역시 이 같은 신약 재창출 방식이며 신물질이 아닌 이미 시중에 계속 공급하고 있던 제품을 쓰기 때문에 동물실험 단계를 건너뛸 수 있고 빠른 공급이 가능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SK케미칼의 '주사용 후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14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그 이전부터 일선 의원에 췌장염 치료제이자 혈액 항응고제로 계속 공급되고 있는 제품이다. 이미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는 경우에도 렘데시비르와 달리 대량생산을 통한 수급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파모스타트는 지난 2001년 SK케미칼이 일본 제약사 ‘토리이’로부터 도입한 물질로 주사형 항응고제 ‘주사용 후탄’의 주성분이며 일본에서 전량 수입돼 SK케미칼과 같은 제약사가 제품으로 만들어 판다. 지난 2016년 8월부터는 나파모스타트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일약품, 녹십자, 종근당, 한국BMI 등의 경쟁사들 역시 나파모스타트를 기반으로 한 췌장염 치료제 겸 항응고제를 출시하기 시작해 지금에 이른다.

 

이 물질은 앞서 지난 3월 일본 도쿄대 세포 실험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능력이 검증됐고 관련 제약사들의 주식시세가 이 무렵부터 폭등을 시작했다. SK케미칼 주가는 3월 13일 4만 9100원의 최저가를 기록한 후 국내 세포실험 성공 이튿날인 15일 11만 7500원으로 2.39배 뛰었다. 같은 기간 제일약품은 2.29배, 녹십자는 1.62배, 나파모스타트 임상시험 연구기업인 뉴지랩도 1.98배로 주가가 올랐다.

 

특히 SK케미칼은 지난 1994년 출시돼 2011년 영유아 집단 사망 사건으로 판매가 중단된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사로서 당시의 ‘악역’ 이미지를 씻어내고 막대한 수익 창출의 기회도 잡게 됐다. 이 회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 최창원 그룹 부회장이 경영하는 SK디스커버리 산하 소그룹에 속해 있다.

 

■ 신약임상시험 ‘합격률’ 9.6% 불과…식약처 “임상 중엔 유효성 판단 불가”

 

다만, 실제 임상시험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의 실험 결과는 통계적으로 ‘열에 아홉’은 뒤집힐 공산이 크기 때문에 나파모스타트의 코로나19 대항 효능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미국 바이오산업협회(BIO)의 지난 2016년 집계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임상시험 1단계 신약의 63.2%, 2단계의 30.7%, 3단계의 58.1%만이 다음 단계로 넘어올 수 있었고 미국 식품의의약안전청(FDA)의 신약허가신청(NDA)과 품목허가신청(BLA) 승인을 최종 통과하는 경우까지 더하면 전체의 9.6%만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다.

 

임상시험 속행에 적극적인 입장인 식약처도 지난 1일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임상시험과 관련해 “해당 의약품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며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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