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2년만에 매출 2배 키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강신봉 대표, 배달의민족 '빅딜'이 어깨 위에

김태진 기자 입력 : 2020.04.13 07:26 ㅣ 수정 : 2020.04.13 13:40

배달의 민족 인수합병 성공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 지속이 양대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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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주도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 코리아’의 사령탑인 강신봉 대표이사(51)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배달 수수료 정책을 두고 배달앱 기업들과 소상공인 간의 갈등을 빚는 가운데 DH가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달 앱 시장은 지난 2013년 3000억 원대 규모에 불과했지만 2018년 3조 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5조 원 규모를 형성했다는 분석까지 나올 만큼 급성장하는 시장이다.

 

DH 코리아의 모기업인 DH는 지난해 12월13일 국내 시장 점유율 55.7%의 1위 기업 ‘배달의민족’을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DH가 운영 중인 요기요(33.5%)와 배달통(10.8%)을 더해 앱 간 중복 사용자를 제외하면 국내 전체 배달 앱 이용자의 98.7%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강대표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과 함께 인수합병의 실무적 과정을 진행해야 할뿐만 아니라 향후 경영전반에 걸쳐 역할 분담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과정에서의 '독점 논란'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 등은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3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첫 번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연세대 경영대-듀크대 MBA출신, 배달의 민족 인수합병 과정에서 강점 발휘 기대감
 
DH 코리아의 모기업인 DH는 스웨덴 출신 니클라스 외스트버그가 2011년 30살에 창업한 음식 배달 서비스 회사이다. 현재 DH는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운영되며 25만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파트너를 맺고 있다. 2018년에 3억670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했다.
 
DH는 2011년 한국에 ‘알지피(RGP, Restaurant Growth Partner) 코리아’를 출범했다. 이듬해 요기요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국내 배달 업체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차례로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2018년 12월 지금의 사명인 DH 코리아로 변경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의 명문대인 듀크대 경영학석사(MBA)출신인 강신봉 대표는 글로벌 기업인 이베이코리아에서 잔뼈가 굵은 온라인상거래 전문가이다. 이공계 출신이 다수인 IT업계에서 흔치 않은 경영학도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것이다. 한국 특유의 정치경제적 환경 속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상대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 많다.
 
[표=뉴스투데이]


■ 예고 바이올린 전공자에서 경영학도로 변신한 IT기업 CEO
 
강 대표는 전형적인 경영학도 출신이지만 의외의 학력을 갖고 있다.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서울대 음대 진학을 목표로 했지만 낙방했다. 그 후 인문계로 바꿔 재수와 삼수를 시도했지만 실패 후 군 전역 후 다시 도전해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예술가 기질'을 갖고 있는 CEO인 것이다.
 
강 대표는 DH 코리아의 채용 면접을 볼 때 매번 지원자에게 도전 정신을 확인한다.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 대표의 도전 정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97년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보스턴컨설팅그룹(BGF)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듀크대에서 경영대학원(MBA) 석사 과정을 밟았다. 당시 전 세계 151개국에서 매년 6000명의 인재들을 위해 지원되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별됐다.
 
강 대표는 2006년부터 DH 코리아에 영입되기까지 약 10년간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강 대표는 △2006년 이베이 코리아 전략실장 △2009년 이베이 차이나 최고 보안 책임자(CSO)·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2014년 이베이 아시아태평양(APAC) 국경 간 거래(CBT) 사업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주요 직군을 맡아왔다. 당시, 대표적 성과로는 이베이 코리아의 지마켓 인수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학력과 경력을 쌓아온 강 대표는 2016년 1월 DH 코리아에 COO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서비스운영본부와 세일즈본부를 총괄하면서 2016년 요기요가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주문 성장을 이룬 강 대표는 공로를 인정받아 DH 코리아 입사 1년여만인 2017년 7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 요기요와 배달통, 강 대표 합류 2년 만에 매출 2배 이상 성장

DH가 발표한 한국 지역 매출 자료에 따르면, DH 코리아의 2018년 매출은 9440만 유로(약 1233억 원)이다. 전년(7300만 유로) 대비 29% 증가했다. 강 대표가 DH 코리아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2016년(약 4100만 유로)과 비교하면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데이터플래폼 기업인 아이직에이웍스는 요기요와 배달통의 11월 사용자 수가 각 490만3213명, 42만7413명이라고 보고했다. 지난해 12월13일 40억 달러에 인수한 배달의민족까지 합하면 DH 코리아의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98.7%에 달한다.
 
성장하는 국내 시장에 따라 DH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본사에서 한국시장을 중요하고 큰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맞춰 강 대표는 국내 배달 앱 시장의 성장을 위해 올해 인재 채용과 마케팅 관련 투자를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DH 코리아의 사원 수는 7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