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7) 관광객 게스트하우스와 로컬 위한 문화기획…속초 ‘완벽한 날들’

염보연 입력 : 2020.03.10 05:59 |   수정 : 2020.03.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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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을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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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들은 최세연-하지민 부부가 공동으로 대표를 맡아 운영한다.[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로컬크리에이터 혁명과 관련,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과거 어느 때 보다 '어디(Where)'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한 센터장은 “산업혁명 이후 100년 이상 사람들은 기계가 대량으로 찍어내는 익명의 물건들을 소비하며 그 위에 현대문명을 쌓아 올렸다”며 “하지만 이제 물건을 살 때도 이게 어디서 만들어져 누구의 손을 거쳐 온 것인지 생각하고,가벼운 외출을 하거나 멀리 여행을 할 때에도 ‘장소성’에 집중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함께 점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비하는 먹거리와 물건 혹은 자신이 소비하는 먹거리와 물런 혹은 자기가 소비하는 공간의 원산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사람들은 대형 음식점의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고급 식단 보다 로컬의 식재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선보이는 젊은 세프의 테이블 작은 레스토랑을 더 좋아한다.

 

로컬은 하나의 작은 공간일 수도 있고, 거리일 수도 있고, 마을일 수도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은 이 장소성에 집중해 그 장소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과 작은 시장을 형성, 그곳이 좋아서 찾는 소비자들과 새로운 마이크로 경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 속초시 로컬 복합문화공간 ‘완벽한 날들’ 최세연 하지민 대표


강원 속초시 수복로259번길7 완벽한 날들은 속초 시외터미널 바로 뒤편에 위치한 북카페 겸 게스트하우스다. 속초의 역사를 간직한 구도심에 있으며, 오래된 건물 특유의 감성에 지역에 대한 애정을 덧입힌 지역 복합문화공간이다.

 

바다, 호수와 가까운 고즈넉한 이 공간은 1층은 북카페,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된다. 1,000여종의 책들과 그림액자들이 비치되어 있고, 책을 소개하는 문구와 시가 곳곳에 적혀 조용하고 아담한 분위기다.

 

완벽한 날들을 찾는 손님들은 다양하다. 1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며, 가족단위도 있고 학생도 있다. 비중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반반으로 비등한 편인데, 관광객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지역 주민은 문화기획을 통해 많이 참여한다. 남성보다는 독서인구가 많은 여성이 좀 더 많이 찾는다.

 

특히 ‘북스테이 투어’ 여행객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북스테이 투어란 책을 들고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완벽한 날들에 숙박하는 손님의 대다수가 북스테이 투어객들이다. 따뜻한 조명과 인테리어, 특색있는 분위기가 이들의 취향에 알맞다. 1층에서 책과 커피를 즐기고, 2층 게스트 하우스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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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들 내부 모습[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소설 제목에서 따온 완벽한 날들...다른 책 안팔려 치우기도


완벽한 날들은 지역을 사랑하는 최세연-하지민 부부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됐다. 남편 최세연 대표는 속초가 고향이다. 그런 만큼 지역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민도 뚜렷했다. 최 대표는 “속초에서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는 고유의 역사, 한국의 현대사에서 속초만이 가진 특수한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관광업, 한국 현대사 등 속초만의 스토리가 있는데 그런 게 드러나지 않고 다른 신도시들처럼 변화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용어에 대해 적잖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아무래도 이 단어가 갖고있는 혁신적 의미에 대한 부담감, 완벽한 날들의 업종과도 상관이 있어 보인다.

 

완벽한 날들은 획일화된 길과는 다른 방향을 모색한다. 식도락 중심 여행문화가 주류인 가운데 로컬과 관련된 책, 지도 등 인문학적 요소로 속초를 소개하는 시도를 한다.

 

그래서 ‘너무 잘 팔려서’ 판매대에서 책을 치우기도 했다. 책방 이름을 메리 올리버 작가의 ‘완벽한 날들’이라는 책에서 따왔는데, 마치 기념품처럼 돼서 그 책만 가장 잘 팔렸다. 그로 인해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다른 책들이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역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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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들에 비치된 책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 정기구독 서비스 운영.. 좋은 책, 더 많이 알리고자


완벽한 날들은 작년 1월부터 정기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개하고 싶은 좋은 책이 있지만, 막상 잘 팔리지는 않는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유난히 소개하고 싶은 책들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  정기구독 서비스를  알게 됐고, 타지에서 온 손님이 한권씩 보내줄 수 있냐고 해서 회원을 모아 작년 2월에 첫 책을 보냈다. 


완벽한 날들의 정기구독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있다. 우연치 않게 이 서비스가 SNS에 노출되면서 회원이 세 자리 수로 늘었다. 이들이 정기 구독자로 자리잡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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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연 대표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최 대표는 “(운영은) 업종만의 특수한 어려움은 아니지만, 새로 시작한 일이다보니까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고 말한다.


완벽한 날들은 강원도에 있는 온다프레스라는 출판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온다프레스는 ‘온다씨의 강원도’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속초로 새로 이주하는 주민들에게 먼저 온 주민들의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게 만든 책이다. 

 

처음 문을 열 당시 통영에 있는 출판사 남해의 봄날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남해의 봄날은 지역 콘텐츠를 잘 담아 만드는 출판사다. 통영의 ‘예술가의 길’ 콘텐츠로 지도를 만들며 다양한 작업을 하는데, 지역을 보는 관점에 좋은 영향을 줬다.


최 대표의 목표는 어려움을 잘 견뎌내어 좋은 사례로 살아남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청년들도 도전하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본보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 어떤 것이 올바른 지역발전인가? 좀 더 고민 필요


최 대표는 어떤 것이 올바른 지역발전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핵심은 지역발전의 방향이다. 


“죽은 골목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선별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로지 관광객들을 위한 골목으로 만들어 소비만 추구하는 것이 정말 옳은 길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안에서 어떤 필요한 상호간의 관계가 있다. 당사자도 그렇고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도 그렇고, 이것과 관계없이 서울에서 핫한, 힙하다고 하는 예쁜 가게들이 늘어나는 것이 과연 지역에 좋기만 한 것일까?


완벽한 날들은 관광객 뿐 아니라 지역주민과도 가까워지고자 문화기획을 많이 한다. 북토크, 공연, 독서모임을 하고 책의 저자도 초청한다. 의자들을 빼고 메인 무대를 만들어 10~30명 정도 규모로 진행하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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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들 전경[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취재 및 자료협조=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모종린 박민아 강예나 연구보고서 ‘The Local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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