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시대] (3) '인기 자영업' 된 '에어비앤비 호스트'…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새일자리 키워야

김연주 입력 : 2020.02.28 18:32 |   수정 : 2020.03.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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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게스트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어비앤비]

 

 

20세기의 노동자는 기업에 소속됐다. ‘기업 노동자’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했고, 소속된 기업을 발전시켰다. 이제 기업노동자는 감소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노동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지식노동자들도 각종 플랫폼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에 도달했다.이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하는 경제주체는 플랫폼 자체이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맞물려 빚어내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삶의 근원적 변화’가 인공지능(AI)에 의한 ‘기존 일자리의 격감’이라는 복병을 만남으로써 가속화되는 거대한 전환이다. 뉴스투데이는 도처에 존재하는 플랫폼 노동 현상(1부)과 그 경제사회적 의미(2부) 그리고 정책적 과제(3부)에 대한 연중기획을 통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에어비앤비 사용자 A씨 “저렴하고 질 좋은 숙박시설에 호스트와 직접 소통도 매력”

B씨 “리뷰와 다른 곳도 많아…복불복 심해 호텔 선호”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에어비앤비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슬로건을 내건 숙박공유 플랫폼 서비스다. 어느 나라를 가나 비슷한 인테리어와 서비스의 호텔보다 그 나라와 지방의 주거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자주 사용해왔다. A씨는 “친구들과 단체로 스키장에 갈 때 에어비앤비를 잘 활용했다”며 “돈 없는 학생 여럿이 모여 호텔에 가면 방을 여러 개 빌려야 하는데, 에어비앤비의 경우 넓은 개인 별장을 렌트할 수 있어서 확실히 숙박비 부담이 줄었고, 생각보다 싸고 좋은 별장이 많아 여행의 질이 올라가는 느낌이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할 곳을 예약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에어비앤비 홈페이지를 통해 여행하려는 곳, 인원수, 원하는 숙박형태(집 전체, 개인실, 다인실) 등을 설정하면 이에 맞는 곳이 제시된다. 게스트는 방 상태, 크기 등을 확인 후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면 된다.
 
이후 모든 것은 집주인(호스트)과 소통을 통해 조율할 수 있다. 숙박 시에도 불편한 점이 있으면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이용 후에도 메시지를 통해 집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A씨는 “집주인과의 소통이 원활한 것이 좋았고, 사용자의 리뷰를 통해 집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점도 믿음이 갔다”고 밝혔다.
 
A씨는 “혼자 여행을 다닌다면 청소도 해주고 샤워타월도 챙겨주는 호텔이 편하고 좋기는 하다”면서도 “단체로 여행을 간다면 숙박비 절감에 도움이 돼 에어비앤비를 계속 이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A 씨와는 다르게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에어비앤비 이용자 B씨는 “사진과 리뷰를 확인하고 가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를 때도 많다”며 “로마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을 때는 집 관리가 잘 되어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지난번에 일본에 가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을 때는 집이 너무 오래되고 이불이 더러워서 머무는 게 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씨는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되면 호텔에서 더 쾌적한 여행을 즐길 것 같다”며 “에어비앤비는 저렴하지만, 복불복이 심해 좋지 않은 곳에 머무르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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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홈페이지 화면. [사진=에어비앤비 캡쳐]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플랫폼 노동자’?…‘공간’ 빌려주는 과정에서 ‘노동’ 필요

자산과 노동이 결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젊은 직장인에게 매력적인 부업
 
에어비앤비를 통해 단순히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면, 플랫폼을 통해 게스트를 유치하는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로 지칭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란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근로 형태를 말한다”며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공간을 돈을 받고 빌려줄 뿐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플랫폼 노동자’라는 말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 숙박뿐 아니라 아침 제공, 공항 픽업 서비스, 청소 서비스 등 호스트의 선택에 따라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또한, 에어비앤비로 숙박업을 하면 게스트의 질문에 답해야 하고, 문제가 생긴 것은 해결해줘야 한다. 쾌적한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도 필수다. 공간을 빌려주는 것이 목적이지만, 결국 일정 부분의 노동은 피할 수 없기에 ‘노동자’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게다가 에어비앤비는 2016년부터 체험 서비스를 도입했다. 숙박뿐 아니라 ‘체험’도 판매한다. 시장 투어, 모델처럼 사진 찍어주기, 각종 소품 만들기 클래스가 체험 호스트들을 통해 운영된다. 호스트의 노동력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파는 것이므로 ‘플랫폼 노동자’라고 칭할 수 있다.
 
자산 혹은 자본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에어비앤비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자영업을 하는 것이다. 즉 자산과 노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에어비앤비 호스트인 셈이다. 이렇게 보면  '광범위한 의미의 노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숙소의 종류(집 전체, 개인실, 다인실 등)를 선택하고, 숙소 설명을 입력, 사진을 찍어 올린다. 이외에 최대 숙박 인원은 몇 명인지, 어떤 편의시설을 제공 가능한지 등의 정보를 입력한다. 게스트가 지켜야 할 숙소 이용 규칙, 숙소 요금 설정도 한다. 이렇게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면, 남은 것은 게스트를 기다리는 일이다.
 
한국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활동하는 C씨는 “집에 남는 방을 이용해 에어비앤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단기투숙객을 꾸준히 받는다면 월세와 함께 추가 수익도 낼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청소·관리 등은 감수해야 한다. C씨는 “계속해서 투숙객을 받다 보면 투숙객이 왔다 갈 때마다 관리를 해줘야 한다”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브잡으로 하려면 조금 피곤한 점이 있지만, 에어비앤비야말로 부가 수익을 내기 좋은 모델”이라며 말했다.
 
부가 수익을 창출하려는 용도로 에어비앤비를 시작했다가 본업으로 바꾼 경우가 있다. 호스트 D씨는 “에어비앤비로 인한 수익이 직장 월급보다 많아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이 일에 집중했다”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부터는 투자하는 시간도 적어지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더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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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에어비앤비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3%, 이용자 70%는 내국인이라 상당수 불법
 
에어비앤비 규제 많아 걸림돌…규제 완화로 관광산업 활성화 목소리도 
 
에어비앤비 호스트 지망자를 위한 족집게 강의도 생겨
 
에어비앤비가 가져가는 호스트 서비스 수수료는 예약금의 3%다. 숙소 등록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요금도 호스트가 결정한다. 에어비앤비는 비슷한 숙소와 여행 트렌드를 고려해 요금을 제안하는 역할만 한다. 요금 수령 문제는 에어비앤비가 처리해준다. 게스트가 체크인하고 24시간 후에 호스트에게 요금이 자동 입금되는 시스템이다.
 
사업 시작이 비교적 간편하고, 집에 남는 방을 이용하면 월세 정도는 벌 수 있다. 좀 더 부지런히 단기 고객을 유치하면 그 이상의 부가 수익도 가능하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꽤 수입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부업으로 호스트를 하려는 사람은 늘어났다. 직장을 관두고 ‘전업 호스트’가 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유료 강의를 열기도 한다. 에어비앤비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기본 설명부터 게스트를 끌어들이기 위한 브랜딩 방법, 에어비앤비 호스팅이 잘 안 될 때 대응 방법, 집 관리 방법, 나라별 게스트의 특징과 응대 방법 등을 공유한다.
 
이는 본래 에어비앤비의 취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본래 취지는 ‘집 안의 빈방을 공유한다’는 것인데 ‘공유하기 위해’ 집을 빌리는 형국이 됐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손님을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투룸이나 쓰리룸을 임대하는 경우도 많다.
 
에어비앤비를 ‘제2의 수입원’으로 생각하고 호스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행법의 규제로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 현행법 규제에 걸려 불법 영업을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행법상 에어비앤비에서 공유숙박 형태로 영업이 가능한 경우는 한옥체험업, 농어촌민박업, 외국인도시민박업이다. 농어촌민박업은 읍·면이거나 농어업과 관련된 지역에서만 허용된다. 도시에서는 한옥체험업, 외국인도시민박업 형태로만 영업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자 290만 명 가운데 70%는 내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도시민박업에 따르면 도심지역 공유숙박 이용 가능자는 ‘외국인’이다. 농어촌 지역 외 도심에서 한옥이 아닌 가정집에 내국인이 공유숙박을 이용했다면 이는 ‘불법’에 해당한다.
 
정부는 제한적 내국인 공유민박 허용 추진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시장 혼란 해소해야
 
이에 정부는 지난해 1월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연간 180일 이내에 도시지역에서 내국인 대상 공유민박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유민박업’을 별도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한다는 분석이다. 에어비엔비 코리아 측은 “현재 공유숙박을 위해 쓸 수 있는 제도는 한옥체험업, 농어촌민박업,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세 가지인데, 정부가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숙박 제도는 네 가지로 늘어난다”며 “이는 관련 법 체계의 복잡성을 가중하고 행정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영업일이 제한된 공유민박업 형태를 호스트가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현재 도시민박 상당수가 내국인 이용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영업은 계속될 거라는 얘기다. 오히려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시장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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