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진그룹 노조가 조원태 체제를 지지한 4가지 '속마음'

임은빈 기자 입력 : 2020.02.23 14:23 |   수정 : 2020.03.10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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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노조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를 지지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하는 '3자연합'을 비판한 것은 '주주 이익' 못지않게 '임직원'과 '국가이익'도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진그룹 노조 고위관계자,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서 '공중분할론'과 '소탐대실론' 설명

'주주이익' 못지않게 '임직원 이익'과 '국가이익'도 중요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대한항공과 (주)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3개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공동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하는 ‘3자연합’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과정에서 KCGI에 대해 ‘한진그룹 공중분할’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도건설을 겨냥해서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3자연합이 한진그룹의 투명경영을 경영권 분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노조들은 왜 이처럼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일까. 뉴스투데이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한진그룹 노조 한 곳의 고위관계자와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를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체제를 지지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설명을 청취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진그룹 노조들은 '주주 이익' 못지않게 '임직원'과 '국가이익'도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체제를 지지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주도하는 '3자연합'을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① 호텔사업 재검토는 당초 KCGI의 요구사항, 조 전 부사장은 원인 제공자와 협력

노조의 고위관계자는 “공동입장문에서 왜 ‘KCGI의 한진그룹 공중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측은 성격상 오랜 기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지난해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에도 구조조정을 하라고 요구를 해왔다”면서 “단기 순이익을 위해서 호텔사업이라든지 기타 사업을 정리하라고 해왔다고”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최근 한진그룹내 호텔, 레저 관련 사업을 대부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진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서귀포 KAL호텔 인근 제주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매각하고, 그룹 전체의 호텔사업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권 복귀 루트를 차단하고 반도건설의 개발이익 가능성 등을 봉쇄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따라서 이러한 관측과 노조 관계자의 주장은 상당한 온도 차이가 나고 있는 셈이다. 호텔사업 정리는 당초 KCGI측이 조원태 회장 측에 요구해왔고, 이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반발해왔던 사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CGI의 호텔사업 구조조정 요구에 대해 가장 강하게 반대해왔던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은 셈이다. 이는 조원태 회장이 KCGI의 호텔사업 재검토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경영복귀가 어렵게 되자 오히려 원인제공자인 KCGI와 공동전선을 구축했다는 게 노조 측의 분석이라고 볼 수 있다.

② KCGI는 '공중분할' 계획, 돈되는 사업만 남기고 국민 서비스 도외시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전 세계 호텔사업은 직접적 이익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동산이라든지 호텔을 연계한 관광이라든지 다른 걸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면서 “그룹 내에서 보면 모든 사업들이 밀접하게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위 문어발식 경영의 하나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또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돈이 되는 사업만 남기고 돈 안되는 사업을 정리를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구조상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이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서 한진그룹은 제주 등 기타 지방에서 수십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보면서 항공화물 운송을 하고 있는데 그런 곳을 버리고 흑자 나는 데만 집중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한진그룹이 교통 및 항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은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현아 측은 돈 되는 것만 남기고 돈 안되는 것은 정리하자 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야지 이제 주주가치가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③ 한진그룹은 인위적 해고한 적 없어, 사모펀드는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주주이익 추구

3자연합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 국가경제나 한진그룹 구성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서 가혹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게 노조 측의 판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공중분할’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이 관계자는 “펀드의 속성상 단시간 내에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 그룹들 중에서 한진이 최상위층은 못가지만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직원을 인위적으로 잘라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면서 “대한항공도 희망퇴직을 대대적으로 실시를 했는데 2만명 중에 30명밖에 안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④ 선대회장과 인연깊은 반도건설, 더 욕심내다가 소비자 신뢰상실 우려

한진그룹 노조관계자는 반도건설의 '소탐대실'에 대해서는 “결국 반도건설은 건설회사이고 소비자의 평판이 가장 중요한 업종인데 재무적인 투자자로만 있다가 전혀 모르는 항공이나 운송분야에 욕심을 낼 경우 소탐대실이라는 이야기이다”면서 “지금 상태에서도 충분한 이익이 보장되는데 더 욕심을 내다가는 이익은 고사하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비슷한 연배로 두터운 친분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그룹 노조는 조양호 전 회장이 ‘사이좋은 가족경영’을 유지로 남겼는데 반도건설 측이 그 유지와는 달리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을 부추기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 3개 계열사 노조는 지난 17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몰아내고 한진칼을 장악하려는 조현아 전 왕산레저개발 대표와 반도건설, KCGI의 시도를 지켜보며 깊은 우려를 밝힌다"고 했다. 3개 계열사 노조에는 전체 직원 2만4000여 명 중 1만20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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