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감스러운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 신종코로나보다 중요한 기업의 목소리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2.13 12:36 |   수정 : 2020.02.2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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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졸속 행정 비판받은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

올해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으로 간판 바꿨지만 신종 코로나로 연기

참여 동기 찾기 어려운 기업들, 힘있는 정부부처 눈치보기?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지난해 1월 처음 개최된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가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으로 간판만 교체해 올해도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해 졸속 진행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식해서 이름만 바꿨다는 지적이다. 행사의 주무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다.

‘한국판 CES’로 불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 1월 29일 처음 열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서 선보인 한국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국민들의 요구 바탕으로 꾸려졌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CES 참여 기업들이 이 행사를 준비하는 기간은 채 열흘이 안 됐다. 당시 방문객들의 기대가 컸던 LG전자의 롤러블TV는 단 한 대만 전시됐고, 이마저도 다음 달 열리는 해외 전시 일정으로 개최일 밤에 철거됐다. 행사가 급조된 탓이었다.

'다른 간판'으로 올해도 진행될 예정인 이 행사는 원래대로라면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우한 폐렴으로 잠정 연기됐다. 주최 측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로 행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의 상황을 살피면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해 행사에 참여했던 업체들 사이에서는 “미국 CES는 기업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홍보 효과 등을 얻을 수 있어 참가 목적이 뚜렷한, 반면 이 행사는 어떤 취지로 열리는지 알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해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통상 18만 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박람회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에는 1만여 명 수준에 그쳤다. 더욱이 ‘한국판 CES’의 참여 업체들은 정부의 요청에 마지못해 응한 듯한 분위기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굳이 참여할 동기를 찾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힘있는 정부부처들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집단이다. 정부의 압력을 느껴 불필요한 행사에 끌려다니면 결국 손해보는 측은 국민이다. ‘대한민국 혁신가전대전’을 언제 개최할지 저울질하기에 앞서서, 정부 부처의 '생색내기'를 위해서 기업이 동원되는 구태가 되풀이되는 상황이 아닌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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